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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 물고기 감각기관 - 메기는 피부로 맛을 느낀다
2016년 04월 948 9593

 

어류의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에 관한 진실

 

Writer's Profile

김준형

1976년생. 부산국립수산과학원 연구기획과에 근무, 어류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연구하고 있다. 루어낚시를 즐겨하며 2013년 울진 왕돌초 해상에서 메탈지그로 59.5cm 쥐노래미를 낚아 그 부문 한국 최대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낚시춘추에 2년 간 ‘물고기이야기’를 연재했다.

 

 

 

낚시는 자연을 이해해야 자기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실현할 수 있는, 자연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취미이다. 직접적으로는 대상어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부터 생태까지 전 분야에 걸친 생물학적 정보의 습득이 필요하고, 간접적으로는 바람, 지형, 물(담수 혹은 해수) 등 많은 주변 환경에 대한 지식 역시 필요한 상당히 전문적인 취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정보 중에서도 낚시라는 취미를 잘 즐기기 위해서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부분 중 하나가 대상어의 감각기관에 대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일단 낚시를 시작함에 앞서 낚시의 목적이 되는 물고기가 어떻게 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지 등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본인이 하고 있는 행위가 어떻게 물고기의 입질을 유도하게 되는지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좀 더 재밌고 다양한 방법으로 낚시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물고기의 감각기관 전반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하고, 다음호부터는 낚시인인 필자의 시각에서 궁금했던 내용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볼까 한다.

 

시각 

흔히 우리는 하등한 생물에 대해 인간의 시각으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류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가장 잘못 알고 있는 점이 어류는 색맹이라는 속설이다. 필자가 만나본 많은 낚시인들이 물고기는 색맹이라 얘기하거나, 색맹이냐고 물어보곤 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대부분의 물고기는 컬러를 잘 구분하며,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시각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눈과 마찬가지로 어류의 눈에는 간상세포(rod cell)와 원추세포(cone cell)가 모두 존재하는데, 간상세포는 명암과 물체의 형태를 감지하고, 원추세포는 물체의 명암과 형태뿐만 아니라 색깔까지 모두 잘 감지하는 세포이다. 어류는 이들이 서식하는 환경조건에 따라 이 간상세포와 원추세포의 분포나 밀집도 등이 각각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표층에 가깝고 빛이 풍부한 조건에서 서식하는 어종의 경우 원추세포가 발달하고, 깊은 곳이나 탁도가 높은 곳에서 서식하는 어종의 경우는 간상세포가 더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은 적녹청(RGB-Red, Green, Blue) 3가지 색을 조합해 가시광선이라고 얘기하는 빨주노초파남보 7개의 파장으로 색을 구분한다. 육식성 어류의 대부분은 여기에 더해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자외선(UV-ultra violet)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미대륙에 주로 서식하는 곤들매기의 일종인 Lake trout을 대상으로 이들이 빛이 거의 통과하지 못하는 어두운 호수 바닥에서 먹이를 인지하는 방법에 대한 실험을 한 결과 이들은 가시광선이 모두 흡수되어 사라지는 수심 20m가 넘는 깊은 호수바닥에서도 움직이는 물체를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들이 인간은 인지할 수 없는 자외선 영역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한 야행성 어류나 심해어 중 일부 종의 경우 망막에 막층(tapetum)이라는 하나의 막이 더 존재하여 망막을 투과한 빛을 다시 한 번 반사시키고 투과시켜 빛이 상당히 부족한 환경에서도 사물을 잘 인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메라 렌즈 중에 어안(fish-eye)렌즈라는 제품이 존재하는데, 마치 볼록렌즈처럼 표면이 불룩하고 둥글게 나와 있어서 사람이 육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보여준다. 실제 대부분의 경골어류는 이 어안렌즈처럼 물속이라는 특수한 환경 하에서 사물을 더 가까이서 잘 볼 수 있도록 수정체가 발달하였다. 따라서 이들은 평상시에는 가까이 있는 것을 더 잘 볼 수 있으며, 멀리 볼 필요가 있을 때에는 인간에게서는 볼 수 없는 견인근(retractor lentis)이라는 특수한 근육을 이용해 수정체를 망막에서 멀어지도록 조정하여 보아야 한다.

 

청각

물속은 육지와는 달리 물이라는 매질의 특성으로 소리가 더 빠르게, 더 멀리까지 전달되지만, 공기 중의 소리는 물속으로 잘 전달되지 못하는 특징을 가진다. 어류는 이를 보상하기 위해 특별한 청각기관이 발달하였는데, 대부분의 어류는 옆줄(측선, lateral lines)과 이석(otoliths)을 이용해 소리를 감지하며, 잉어나 청어 등 일부어류는 부레가 수중에서 소리를 감지하는 데 관여를 하기도 한다. 이들은 베버기관이라는 특수기관을 이용하여 부레로 느낀 진동을 내이기관까지 전달하여 상당히 뛰어난 청각능력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류의 청각능력에 대해서는 방법상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상어의 경우 아주 먼 거리에 있는 먹잇감의 소리까지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부 상업적 주요 대상종에 대해서는 이들이 수중소음에 따라 모이거나 또는 도망치는 특정 음압(db)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낚시의 대상어가 되는 고등어, 연어, 농어, 숭어 등은 제법 높은 수중소음에서도 도망가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이 결과가 이들 어종이 소리에 둔감하다거나 청력이 나쁘다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후각

많은 낚시인들이 어류가 냄새를 맡을 수 있는지, 맛을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고, 이러한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어류가 냄새를 맡을 수 있고, 맛을 느낄 수 있다면 루어나 플라이 같은 가짜 먹잇감에 현혹될 이유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집어제 같은 어류의 후각을 자극하는 제품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실제로 낚시에서도 꽤 유의미적인 조과의 차이를 나타내는 경우도 많은 것을 보면 분명 후각이 발달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쯤 되면 어류의 후각에 대해서는 낚시인들마다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실제 어류의 후각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많은 어류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후각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는데, 특히 강에서 바다로 내려갔다 다시 강으로 돌아오는 소하성어류인 연어의 경우는 자기가 이동해온 경로에 존재하는 담즙산(bile acid)이나 특정 아미노산 등 화학물질의 농도를 기억하고 이 자취를 따라 처음에 태어난 모천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소하성 어류의 후각이 가지는 역할을 알기 위해 연어나 칠성장어 등의 콧구멍을 막아서 풀어준 결과 이들은 방향을 잃고 자신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관찰하였다는 결과도 있으며,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강에 살충체, 제초제나 중금속 등의 오염으로 인해 소하성 어류자원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일부 집어제 제조회사의 경우 포식성 어류는 특정 먹잇감이 가지고 있는 냄새(화학적 정보 또는 구성)를 기억하고 있어, 주요 먹이의 화학적 정보를 담은 집어제를 사용할 경우, 다른 루어에 비해 수배에 달하는 입질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미각

생물은 당연히 먹이의 맛을 느끼는 감각기관을 가진다. 인간의 경우는 혀에 분포하는 미뢰를 통해 음식의 맛을 느낀다. 그렇다면 어류는 어떻게 맛을 느끼는 것일까?

대부분의 어류는 입 뿐 아니라 몸의 피부를 통해서도 맛을 느낄 수 있다. 상어나 일부 송어의 경우 물체를 스치는 것만으로도 이 물체가 먹이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결정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항상 옳다면 스푼 같은 쇳조각이나 아무 맛도 없는 실리콘 덩어리 같은 루어나 플라이를 물고 나올 리 없지 않겠는가. 이러한 피부를 통한 맛을 느끼는 감각이 가장 발달한 어종은 메기로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는 메기를 ‘움직이는 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들의 피부는 인간의 혀에 분포하는 미뢰가 분포하고 있어서 말 그대로 우리가 혀로 느끼는 것과 같은 맛을 똑같이 몸으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촉각

육상동물에 비해 어류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감각기관 중 대표적인 것이 옆줄(측선, lateral lines)이다. 어류는 이 옆줄을 이용해 미묘한 압력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는데, 수압은 옆줄을 통해 전기적 신호로 바뀌어 어류의 몸으로 전달된다. 어류는 이를 이용하여 무리를 지어 이동하면서도 서로 충돌하거나 하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여 움직일 수 있고, 해류를 찾아낼 수 있으며, 포식자를 피하거나 먹잇감을 찾아내기도 한다.

어류가 헤엄칠 때는 고유의 도넛 모양의 작은 파장을 남기며 이동하게 되는데 포식어류는 이러한 작은 파장의 경로를 따라 먹이 고기를 쫓기도 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어도를 이용하는 어종의 일부는 어도를 통과하는 물에서 유사한 파장을 발견하여 공격성을 나타내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메기같이 시력이 퇴화한 어종의 경우는 이러한 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옆줄뿐만 아니라 비늘이 없는 피부와 수염 등의 기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상 어류의 감각기관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는데, 아무래도 루어낚시나 플라이낚시의 경우는 어류의 시각을 자극하는 것이 입질을 받아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다음호에서는 낚시를 하면서 느꼈던 어류의 시각적 능력에 대한 의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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