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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물고기 감각기관 - 물고기 색맹설은 사실무근
2016년 05월 895 9699

FISH|물고기 감각기관

 

물고기 색맹설은 사실무근

 

어류 중 일부는 조류와 같이 뛰어난 시력 소유

 

김준형  

 

 

낚시는 미끼를 사용하여 대상어의 ‘감각기관’을 속이는 것이다. 특히 루어낚시는 가짜미끼를 사용해 완벽하게 대상어를 속이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루어낚시에 사용되는 루어는 대부분이 어류의 시각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 색깔을 가지며 발전하고 있다. 당연히 루어낚시인도 대상어의 감각 중 시각에 가장 관심이 많을 것인데, 실제 어류의 시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물속은 빛이 물이라는 매질을 통과하면서 굴절되고, 파장이 흡수되고, 물의 유동에 따라 산란되는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육상생태계와는 다른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연 물고기들은 이러한 수중생태계에서 어떻게 사물을 바라보는 것일까?

 

 

 

참돔의 눈.

 

물고기는 색맹이다?

 

우리가 루어낚시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낚시 패턴 중 하나가 상황에 따른 컬러 로테이션(color rotation)이다. 하지만 더불어 많은 이들이 이 컬러 로테이션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낚시를 하다 만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사실 중 하나가 물고기는 색깔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왜 이런 잘못된 정보가 퍼져나갔는지는 짐작하기 힘들지만 아마도 육상과는 다른 ‘물’이라는 매질이 존재하는 수중환경의 특성과 물고기가 하등동물이라는 인식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이 문제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물고기는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아주 컬러풀하게 선명하게 바라본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명암과 물체의 형태를 구분하는데 사용하는 간상세포(rod cell)와 물체의 색을 구분하는 원추세포(cone cell)가 모두 존재하여, 인간과 마찬가지로 가시광선에 반사되는 모든 컬러를 정확하게 구분할 뿐만 아니라, 일부 어종은 인간이 인지할 수 없는 자외선 영역의 파장까지도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어린 농어를 대상으로 루어의 색깔별 반응을 실험한 연구를 보면 이들은 주로 먹는 먹이와 비슷한 컬러 순으로 반응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가장 빈번한 입질빈도를 보인 것은 투명, 초록색이다. 이는 어린 농어의 주요 먹이인 새우, 전갱이의 체색과 유사하다.

요즘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수심 100m 부근에서 참돔을 노리는 타이라바가 성행하고 있는데, 조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타이의 형상뿐만 아니라 컬러도 입질을 받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실제 해역이나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제주해역에서 수심이 50m가 넘어가게 되면 실상 가시광선은 흡수되어 사라지는 무광층이 시작된다. 이때부터는 400㎚(00000) 부근의 보라색에 가까운 청색만 투과되게 되는데, 따라서 야광(혹은 축광)이 아니면 컬러는 크게 중요한 요소가 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여러 조우들이 그러한 수심에서 컬러에 따른 입질빈도의 차이를 느낀다고 한다. 참돔의 시각에 대한 연구결과는 찾아볼 수 없어서 확신하기는 어려우나 이것은 아마도 무광층에서 월동하면서 적응한 참돔이 자외선에 반사되는 타이의 명암 차를 구분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북미의 깊은 호수바닥에 서식하는 곤들매기의 일종인 Lake trout의 경우는 실제로 빛이 도달하지 않는 무광층에서도 사물을 충분히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컬러와 관련해서 인간은 없는 또 한 가지의 특수한 능력은 일부 어식성 물고기들이 가지고 있는 편광기능일 것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우리가 편광렌즈를 끼고 물속을 보듯이 맨눈으로 물속을 본다는 의미인데, 일반적으로 먹이가 되는 멸치 같은 작은 물고기들은 포식자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번쩍번쩍하는 은빛비늘을 가지고 무리를 지어 몰려다니면서 빛을 여기저기 산란시켜 포식자의 시각을 혼란시키려 한다. 하지만 이들을 포식하는 어식성 어류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눈에 편광렌즈를 장착(?)하는 진화를 이루어낸 것이다. 보통 한낮에 베이트피시를 사냥하는 경우에는 크롬색상의 루어가 주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아마도 이런 베이트피시의 패턴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만큼 반응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표. 환경(빛의 세기)에 따른 물고기의 적응 양상

바닥층(어두운 환경)

표층(밝은 환경)

○ 간상세포가 발달

○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시력이 낮음

○ 푸른빛에 민감(자외선 영역)

○ 대부분 색맹

○ 먹이활동에 대한 시각 의존도가 낮음

○ 원추세포가 발달

○ 빛에 민감하지 않고, 시력이 높음

○ 노랑, 초록색에 민감(가시광선 영역)

○ 색깔을 구분

○ 먹이활동에 대한 시각 의존도가 높음

 

 

 

미노우에 입질한 농어.

 

잿방어은 사람보다 3배 시력 좋아

 

주로 야간에 이루어지는 농어 루어낚시의 경우 보통은 상당히 천천히 루어를 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혹자는 이 이유를 농어가 근시인데다 동체시력이 약해서 빨리 이동하는 루어를 쫓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연 이 가설(?)은 사실일까? 농어의 시력에 대한 연구결과는 없지만 통상적인 물고기의 눈에 대한 정보를 종합해보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해부학적으로 몸 크기와 비교하여 눈이 클수록 시력이 좋은 것이 일반적이다. 카메라 렌즈를 예로 들어봐도 렌즈의 구경이 크면 클수록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빛이 적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상을 촬영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물론 모든 어종이 다 시력이 좋은 것은 아니고, 서식하는 환경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물고기를 사냥하는 어식성 물고기들은 당연히 시력이 좋다. 그래야 멀리 있는 먹잇감을 발견하고, 사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물고기가 근시라고 오해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의 안구의 구조 때문인데, 대부분 물고기의 눈은 마치 볼록렌즈처럼 표면이 불룩하고 둥글게 튀어나와 있어서 물속이라는 특수한 환경 하에서 사물을 더 가까이서 잘 볼 수 있도록 수정체가 발달하였다. 따라서 멀리 볼 필요가 있을 때에는 인간에게서는 볼 수 없는 견인근(retractor lentis)이라는 특수한 근육을 이용해 수정체를 망막에서 멀어지도록 조정하여 보아야 하므로 시각적인 능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해부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진 몇몇 어식성 어종의 시력은 인간과 비교해서 훨씬 뛰어난 결과를 보여준다. Tamura&Wisby의 1963년 연구에서 보면 잿방어의 시력은 인간의 기준으로 3.0~3.2, 만새기는 2.0~3.0, 가다랑어는 2.0, 삼치는 4.0~4.2 등으로 측정되어 거의 조류와 비슷한 수준의 높은 시각적 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농어가 야간에 루어의 느린 움직임에 반응이 더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농어의 시각적 능력의 한계는 아니고, 먹이활동을 하는 시간대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물고기를 먹는 어식성 어종은 크게 낮에 사냥하는 어종과 밤에 사냥하는 어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은 각각 사냥하는 방식이 다르다. 주로 낮에 사냥하는 물고기는 무리를 지어 넓은 바다를 누비면서 먹잇감을 찾고, 이들을 추격하여 사냥을 한다. 당연히 무리에서 떨어져 패닉에 빠져 이리저리 빨리 도망 다니는 루어는 좋은 먹잇감으로 보인다. 지깅이나 삼치 루어를 해 본 낚시인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주로 밤에 먹이를 사냥하는 물고기는 연안의 장애물 근처에 잠복하여, 야간에 휴식 또는 먹이활동을 위해 연안으로 들어오는 먹잇감을 노리는 매복형 포식자가 많다. 즉 이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아무 경계심 없이 자기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천천히 지나가는 루어가 실제 먹잇감에 가깝다는 이야기이다. 농어가 은신하고 있는 주변을 재빨리 지나가는 루어는 자기를 의식하고 도피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먹잇감을 추적하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크고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쉽게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아주 가까이 곁을 지나간다면 반사적인 반응으로 루어를 무는 경우도 있다(reaction bite). 실제 야간에 간출여나 수중여 주변에 루어를 바짝 붙여 트레이스(trace) 시키게 되면 제법 빠른 속도로 릴링을 하더라도 정확하게 루어를 공격하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난다.

이상으로 물고기의 시각적 능력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러한 정보가 우리가 낚시를 하면서 대상어의 입장에서 좀 더 환경과 상황에 맞는 루어의 선택, 컬러 로테이션을 결정하는 데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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