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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낚시 꽁트 씁새-고지전 (상)
2016년 11월 922

연재_낚시 꽁트 씁새

 

 

고지전(상)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지금부터 약 30년 전 이야기입니다.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이러한 행동은 법에 위배되며 절대로 하면 안 될 것입니다. 철없고 낚시에만 눈이 멀어 있었던 시절의 이야기임을 감안하시어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슨배님들! 총 끌지 않습니다. 슨배님들! 꿩 총 하지 않습니다! 슨배님들! 오와 열 맞춥니다!”
그려유. 그니께 시방부텀 약 30년 전, 안적 눈이 똥글똥글허고 대구리 영글던 젊은이 시절이었지유. 한창 낚시에 미쳐서는 주말이면 온 동네 사람덜 돌림병을 창궐시켜서 죽여가며 조퇴혀서 낚시 댕기고, 돌아가신 친척덜 다시 한 번 돌아가시게 허는 부관참시까정 해대문서 낚시 댕기던 개차반 시절이었구먼유. 그때가 한창 예비군 중고참 시절이었고, 경기도 워디 교장이루 동원훈련 중이었구먼유. 그때는 개차반낚시회가 맹글어지기 직전이었구유, 단짝 친구인 호이장놈허구 죽이 맞아설랑 돌아 댕기던 때였슈. 물론, 호이장놈두 저랑 같이 예비군 동원훈련 중이었지유. 한여름인디, 각개전투 교장이루 이동 중이었구먼유.
“슨배님들! 오늘 부대장님 참관 오신답니다. 오와 열 맞추시고, 상의는 바지에 집어넣습니다.”
조교놈이 한창 우덜을 인솔하문서 말도 더럽게 안 들어 처먹는 예비군들 때미 개고생 중이었지유.
“얌마 대충 혀! 자식이… 우덜이 임마, 전방에서 60미리 무반동총 쏘던 놈덜이여!”
“얌마! 나는 나이키, 호크 미사일 부대 출신이여! 철원의 눈보라를 맞아 봤어?”
“나는 임마!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스키 타고 다녔어, 임마!”
“대충 그늘에서 쉬었다가 돌아가자! 이 나이에 각개전투 하리? 우리 때는 임마, 최전방에서 내무반만 나가면 모든 게 각개전투였어, 임마.”
여기저기서 예비군덜의 잔소리가 쏟아지고, 그때마다 조교는 거의 울 듯헌 얼굴로 어쩔 줄 몰라했지유. 뭐, 독자분덜두 예비군 훈련 가시면 다들 그러잖여유? 그러다가 예비군 본부대 옆 산길을 따라서 각개전투 교장이 바라보이는 언덕으로 올라섰구먼유.
“뜨헉! 호이장아!”
올라서서 아래쪽 경치를 바라보다 딱! 그곳이 눈에 보인겨유.
“뭐여? 잘 가다 말구 왜 그려?”
호이장놈이 M16 소총을 꿩 총처럼 둘러메고 올라오다가 물었지유.
“저거! 저거!”
아! 각개전투 교장 바로 아래쪽 시퍼런 들판 가운데에 너무도 아름다운 둠벙이 하나 눈에 뵈는겨유. 크기는 이삼백 평 정도 돼보이는디, 물빛이 시퍼런 것이 깊이가 꽤 있어 보이드라구유.
“슨배님들. 여기서 10분 쉬고 이동합니다.”
조교가 계속 툴툴거리는 예비군들 때미 어쩌지 못하고 겨우 15분 걸어서 올라온 언덕에서 휴식을 시키드만유.
“우뗘?”
호이장놈헌티 넌지시 물었지유.
“숨어있는 보물단지 아녀?”
“주위에 민가도 없구, 여기는 군 시설이라 손도 안 탔을껴.”
갑자기 손바닥이 근질거리기 시작허는 거여유.
“저기가 예비군 교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배밭이었답니다. 그리고 배밭 주인이 저 저수지에 메기하고 붕어들 기르면서 매운탕집도 같이 했답니다.”
갑자기 조교가 철모를 벗어서 깔고 앉으며 우덜 말에 끼어 들더만유.
“그라문, 저 배밭이 없어지문서 누가 저 둠벙서 괴기라도 잡았는가?”
호이장이 조교에게 물었슈.
“예전에 부대에서 중사 하나가 고기 잡는다고 저기다가 다이나마이트 깠답니다. 고기가 허옇게 깔렸는데, 결국 그 중사는 영창 가고 나중에 옷 벗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조교가 넙죽넙죽 대답도 잘 허드만유.
“그려? 그라문 그때부텀 손을 하나도 안탔다는 거여?”

 


“군부지에 들어올 사람도 없고, 바로 옆이 각개전투 교장이고, 그 옆이 사격장이라서 누가 들어오거나 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라문 저 둠벙까지 군부지여?”
“그렇습니다. 슨배님. 저 저수지까지 군부지입니다.”
“그… 그려? 그라문… 저 둠벙에 괴기덜이 엄청나겄는디?”
“각개전투 교장으로 초소 근무 나가서 돌아오는 아침에 보면 엄청 큰 고기들이 뛰어 오르고는 합니다, 슨배님.”
마치 조교 녀석은 우리 교장은 이런 것도 있다 하는 자랑에 들뜬 녀석 같더만유. 물론, 이런 사실들 - 야간 초소가 어디에 있고, 주위에 무엇이 있는지 하는 것이 군사기밀에 속하겠지만, 그 당시의 대부분의 예비군 교육대라는 예비대들이 실제로 전투를 수행하는 전투부대가 아닌 이상, 그렇게 경계가 확실하거나 하진 않았지유. 동네 한가운데에 있는 부대도 있었으니께유. 그러구 예비군부대가 현역군인덜이 그리 많지 않았잖여유? 당연히 느슨허기두 허구, 수행하는 업무가 그닥 비중이 크덜두 않았으니께유.

“슨배님들, 일어섭니다. 총 버리고 가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 각개전투 교장에서 두 눈에는 그 둠벙만 뵈드라구유. 교관이 차트를 들고 와서 각개전투 어쩌구 설명하는디, 뭐 다들 아시잖여유?
“에헤이, 교관. 그거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여.”
“그렇지. 그딴 식으루 돌격허문 죽어. 엄호병들이 있어야지, 그리 개돌허문 되간? 이게 뭐 다방구여?”
“적들 화력을 먼저 파악해야 돼. 적들이 발칸 쏘는데 딱총 들고 개활지를 뛰어 가라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이야?”
“동부전선은 엄폐물이 많아서 각개전투 해도 될 걸?”
“서부전선은 개활지여! 기갑부터 올려 보내고 땅개들이 들어가는 게 정석이지.”
결국 교관은 한 마디도 못하고 멍청히 서 있었지유.
“호이장아! 저 노다지를 그냥 보고 있을껴?”
예비군들이 저마다 군사전략을 떠들어 대고 있을 때, 호이장에게 물었지유.
“뛰까? 동원 끝나고 들어오문 될 것도 같은디?”
“그려. 모레 토요일에 동원 끝나니께 후딱 집이 가서 준비해서 오문 시간이 맞겄다.”
“휴일에는 동원병력 안 받으니께 훈련도 없구 조용헐 껴. 저 둠벙의 괴기덜은 인자 도륙 당허는겨.”
낭중에 터질 그 무시무시헌 일은 생각도 못허고 두 놈이서 미친 듯이 즐거웠지유. 그런디, 그 결행의 시간이 어이없게도 금방 다가왔구먼유. 각개전투 교육을 끝내고 부대 복귀해서 연병장에 모였는디, 조교가 소리치는 거여유.
“슨배님들. 저기 헌혈차 보이심까? 오늘 헌혈함다. 헌혈하시는 슨배님들은 오후 교육 열외 하시고 내일 오전 퇴소식까지 내무반에서 쉬시면 됨다.”
갑자기 야멸차면서도 야무진 생각이 떠 올랐슈! 이 지역에 유명한 저수지들이 많은지라, 낚시가게들이 엄청 많았거든유? 그러구 부대를 끼고 도는 큼직한 냇가가 있어서 여름 피서 겸 천렵 오는 사람들도 꽤 많다는 것이지유. 부대 앞 동네의 구멍가게에서두 소소헌 낚시장비를 팔 정도니께유. 어차피 내일 퇴소식허구 예비군 동원 버스루 집에 가서 장비 꾸려서 다시 이곳으로 오려면 밤 늦게서야 아까의 둠벙으루 오게 된다는 거지유. 그러느니 헌혈을 하고, 오후 교육 열외시간에 정문을 통과한 후 구멍가게에서 써금써금헌 낚싯대 두어 대 사고, 미끼 사고, 써금써금헌 살림망을 사서 돌아 왔다가 내일 퇴소식이 끝나자마자 둠벙으로 튄다는 생각이었지유.

“니놈 별명이 왜 학교 때부텀 씁새인 중 알어?”
제 계획을 들은 호이장놈이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하드만유.
“뭐여? 썩을 놈아.”
“잔머리가 하늘을 찌르니께 씁새여. 당장 실행혀!”
호이장놈이 씩 웃으며 대답했지유.
“헌혈하실 슨배님들 나오심다!”
조교가 꾸물꾸물 일어서는 예비군들에게 다시 한 번 소리쳤어유.
“헌혈은 내가 하마! 나의 동맥을 끊어라!”
“헌혈 따위 핏방울로 되겠는가! 목숨을 내어주마!”
신이 난 호이장놈과 제가 호기롭게 소리치며 뛰어나갔구먼유.
그때였슈.

 

 

“나의 피를 뿌리고 생명을 구하라! 맑고 고운 피가 샘솟는다!”
우덜 뒤에 앉아있던 예비군 한 놈이 같이 일어서며 소리쳤슈.
“통성명합시다. 나는 김아무개요.”
헌혈이 끝나고 곰보빵 하나씩 꿰차고 그늘에 앉아있는데 녀석이 다가와서는 말했어유.
“두 분 얘기 하시는 거 들었시다. 사격장 밑에 저수지 공략하려는 모양입디다.”
“그… 그런디유?”
“뭐, 같은 꾼들끼리 통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도 낚시깨나 합니다. 옥수동에서 곤들메기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시다. 낍시다!”
갑자기 둠벙 탐사팀에 한 사람이 더 늘었지유.
“문제는 정문입니다. 위병초소 애들 후려서 구멍가게까지 가서는 장비를 사 오는 게 문제지요.”
곤들메기가 눈을 빛내며 말했슈.
“그러지유. 위병 애덜이 고분시럽게 내보내주덜은 않을껴유.”
호이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지유.
“방법은 있지요. 제 말대로 합시다.”
아… 웬지 신뢰가 가는 놈이었슈.
“위병소 앞에서 두 분이 쪼그려 앉아 있습시다.”
그러더니 녀석이 성큼성큼 위병소 쪽으로 걸어 가드라구유.
“슨배님! 교육 중에는 안됩니다.”
“얌마! 저기에 쪼그려 앉은 우리 전우가 헌혈하다가 피를 너무 빼서 죽겠대잖어! 어지럽대! 술 사오는 것도 아니고, 빵하고 우유라도 제대로 멕일라고 하는 거야! 짬밥 먹고 피가 돌아오겠냐?”
“슨배님 죄송합니다. 규정상 안 됩니다.”
“너 임마! 나중에 북한놈들하고 총질하다가 다치면 헌혈 받을 거지? 내 전우 피 한 방울이라도 수혈 받으면 내가 죽일껴!”
“스… 슨배님!”
“조기, 조기. 저 구멍가게야, 임마. 오 분도 안 걸려 임마! 따라 올래?”
“그… 그러면 딱 오 분입니다. 슨배님. 대신 들고 오시는 물품 검열합니다.”
“알았어, 임마!”
그리고 녀석은 오 분도 안 걸려서 모든 장비(라고 해야 보잘 것 없지만)를 사들고 돌아왔지유.
“슨배님… 이… 이게… 웬 낚싯대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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