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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낚시 꽁트-씁새(247)-기인열전
2017년 02월 962

연재_낚시 꽁트-씁새(247)

 

 

기인열전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존경해 마지않는 낚시인 선후배 여러분들, 인자 새해가 되었구먼유. 올 한 해도 건강하시구, 어복 충만허신 한 해 되시길 빌겠구먼유.
그간 몇몇 기인시러운 사람덜 얘기 몇 번 해드렸지유? 이번에두 참이루 기인시러운 놈 얘기를 해드릴라는디, 이게 엄칭이 괴기시러운 얘기여유. 그람서두 엄칭이 지저분시런 얘기여유. 새해 벽두부텀 지접시런 얘기 헌다구 승질 내시지는 마셔유, 재밌으니께.
원이(원래)가 이놈이 지 친구여유. 고등핵교 때부텀 친구니께 호이장놈 허구두 친구지유. 이눔이 좌우간 똥이라는 똥은 죄다 맞아 본 놈여유. 오죽허문 고등핵교 때 교실서 공부허는디, 여름이라 교실 창문을 열어 놨을 거 아녀유? 그란디, 이게 공부허다 말구 새똥을 맞은겨유. 그것두 흔한 참새나 그런 놈덜이 아니라, 생뚱맞게 열려진 창문이루 까치가 들어와서 이놈 정수리에 똥을 싸드만, 그대루 유유히 창문이루 나가버린겨유. 친구들이 웃고 난리가 났는디, 이놈은 심드렁허니 말허드라니께유.
“나는 그러려니 혀. 집이서는 참새가 가끔 들어와서 똥 싸주구 나가는디, 접때는 낮잠 자다 깨니께 내 배 위에 쥐똥이 한 무더기 있드라니께….”
이놈 집이 한옥이었거든유. 좌우간 똥허구 인연이 참이루 많은 놈여유. 그려서 이 친구놈 별명이 똥지게였지유. 인자 우찌우찌 핵교 때 만나고는 사회 나옴서 연락도 끊기구 혀다가 이눔이 청주 산다구 혀서 몇 번 만나서 쏘줏잔 기울이다가 호이장놈허구 지허구 낚시 댕긴대니께 여기에 혹헌 거여유.

때는 바야흐로 주꾸미가 제철인 가을이었지유. 주꾸미낚시가 그래두 쉬우니께 이놈을 꼬셔서는 주꾸미낚시를 가게 되었지유. 모처럼 오랜 친구덜 셋이서 낚시를 가게 되니께 오죽 신났겠어유? 날두 참 좋은디, 똥지게가 새까만 승합차를 끌고 청주서 대전까지 달려왔구먼유. 삐까번쩍시러운 게 호이장놈의 고물 승합차와는 비교가 안 되드먼유. 낚시장비들을 똥지게의 차에 때려 싣고서는 신나게 달렸지유. 옛날 얘기 허문서 고속도로 위로 올라탔을 때쯤 였어유. 갑자기 앞 유리창에 큼지막시런 새똥이 턱 붙는겨유.
“워미, 재수 없게 웬 새똥여?”
지가 이라니께 똥지게가 심드렁허니 대답허드만유.
“저건 찌르레기 똥이여. 하두 똥을 맞다 보니께 똥 크기와 색깔만 봐두 알어.”
그라문서 슬픈 얘기를 허드만유.
“내가 왜 낚시를 갈라는지 알어? 원이는 내가 산을 좋아혀서 등산을 다녔거던. 우리나라의 산이란 산은 거의 가봤으니께.”
“그람 왜 등산을 포기헌겨?”
“새똥. 우리나라 산 죄다 댕기문서 대한민국의 새똥이란 새똥은 죄다 맞어봤다니께. 3년 전에는 백두대간 무박종단허문서 새똥만 스물다섯 번을 맞았다니께. 허다 못해 밥 먹을라구 도시락 열면, 귀신같이 알고서 똥을 뿌려주는겨. 예미… 청설모 똥 맞아봤어? 지랄… 커피 마실라고 열심히 타 놓으니께 나무 위에서 청설모가 정확허니 커피잔에 똥을 싸질렀다니께.”
참이루 슬픈 얘기지유?

 


“그려서 등산을 포기헌겨. 그란디, 니놈덜이 바다낚시 얘기허니께 문득, 바다로 나가문 똥 싸질러 줄 청설모도 없구, 새들두 없구, 쥐새끼두 없을 것 아녀? 그려서 이참에 취미를 낚시루 돌릴까 생각헌겨.”
똥지게가 한숨을 폭 쉬문서 말했어유. 이쯤 되문 뭔 사단이 벌어질지 짐작들 허시겄쥬? 그 사단이 벌어진거지유. 여허튼, 그리혀서 똥지게의 슬픈 똥 사건을 들음서 목적지인 홍원항에 도착했지유.

그날은 별 탈 없이 저녁 겸 술 한잔 허구서는 민박집에서 잠을 자구서는 다음 날 새벽에 낚시점으로 가서는 승선명부 쓰고 배에 올랐지유. 똥지게가 그런대루 우덜이 알려주는 대루 곧잘 허드만유. 부지런히 주꾸미를 잡아 올리문서 신이 났지유. 그라다가 첫 똥테러가 일어난겨유.
“떠힛! 옘병!”
갑자기 똥지게가 비명을 지르드라구유! 놀란 선장님이 뛰어오구, 보니께 이놈이 낚싯대를 잡은 손등에 큼지막한 똥이 올려져 있는겨유. 그러지유… 갈매기 똥여유. 그때까지는 뭐 그럴 수도 있으려니 했지유. 선장님두 “낚시허다보문 가끔썩 갈매기덜이 똥을 싸지르지유. 가끔썩 갈매기 똥 맞는 분덜이 계시지유.” 이라문서 별 일 아니라고 말했으니께유. 똥지게두 똥테러가 자신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말에 안도했는지, 안심허구서 다시 낚시를 시작했지유.
얼마나 지났을까…
“우라질!”
또 똥지게가 버럭 소리를 지르는겨유. 이번에두 정확허니 아까 싸질렀던 그 손등 위에 아주 정확허니 갈매기 똥이 얹혀져 있는겨여유.
“그… 드물게… 에… 가끔썩… 그라니께… 아주 가끔썩… 두 번 정도 갈매기 똥을… 에… 맞는 손님덜이 발생허지유. 그러지유… 가끔썩….”
또 놀라서 쫓아 온 선장님이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계면쩍게 말했시유. 허지만… 이놈은 별명이 똥지게여유. 새들과 동물들에게 맞은 똥을 모으면 지게루 몇 지게는 나온다구 혀서, 똥지게여유. 10시쯤 되어서 인자, 총무님이 커피를 나눠 주문서 다른 장소루 이동허게 되었지유.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홀짝이문서 이동허는 동안 낚시 얘기를 막 허는디…
“오잇! 썩을!”
또 똥지게가 욕을 내 뱉는겨유. 아… 똥지게의 커피잔에 소담스럽게 갈매기 똥이 들어 있는겨유. 시상에 우치케 달리는 배의 커피잔, 그것두 흔들리는 커피잔에 정확시럽게 똥을 싸지를 수가 있대유? 그 순간, 세 번째 똥테러 얘기를 들은 선장님이 허리가 끊어지도록 웃기 시작했구, 같이 배를 탄 다른 낚시꾼들두 뱃전을 구르다시피 포복절도를 할 지경였어유. 똥지게는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는 심히 무덤덤한 표정으로 얘기했어유.
“자네덜, 접때 청주 도심에 멧돼지덜이 등장혀서 난리 난 얘기 알고 있는가? 뉴스에도 나오구 혔지. 그때 그 멧돼지가 우덜 집 마당에두 들어왔다가 나갔지. 똥을 한 무더기 싸지르구서는… 그 똥을 어디에 싸지른지 아는가? 현관 앞! 내 씨레빠! 내가 대만에 가서 사온, 대만 씨레빠! 애지중지허는 내 씨레빠에! 곱게 한 무더기 싸 놓고 간겨! 우라질! 내 씨레빠를!”
배 안의 모든 사람덜이 거의 뱃전에 구르다시피 했어유.
“나는 말여… 지옥에 가문 똥지옥이 있다구 들었지. 흉악시럽고 추접시런 죄를 지은 놈덜이 가는 곳. 허지만, 나는 현실이 똥지옥이여….”
그때 우덜이 선장실 옆 뱃전에서 낚시를 허구 있었그던유. 똥지게의 얘기를 생생히 들으문서 운전허든 선장님이 갑자기 뱃고동을 빵빵거리문서 울리기 시작허는겨유.
“흐미! 실수여유. 실수. 하두 웃기니께 잘못 눌렀구먼유. 죄송해유.”

 

숨을 꺽꺽거리며 선장님이 운전을 못헐 지경이었시유. 겨우 겨우 진정을 허구서니 다음 장소에서 다시 낚시가 시작되었지유. 호이장놈허구 지허구는 또 똥테러가 일어날깨비 노심초사허는디, 똥지게는 별 무표정이드라구유. 허긴, 똥지게두 내성이 생긴 거겠지유. 백두대간 무박종주허문서 스물다섯 번 똥테러를 당했다는디, 겨우 세 번 당헌 게 뭔 대수겄어유.

바야흐로 점심시간이 되었구먼유. 선장님이 얼큰허니 주꾸미 넣은 라면을 내주셨는디, 인자 우덜만이 아닌 배에 탄 모든 사람덜이 다음에 터질 똥테러가 기대되기 시작했어유. 말은 안 혀두 눈치를 보문 알지유. 똥지게의 라면 그릇을 유심히 쳐다보는 거… 은근히 갈매기가 녀석의 라면 그릇에 한 무더기 싸지르기를 기대한거지유. 심지어는 하늘을 날고 있는 갈매기들과 똥지게의 라면 그릇을 번갈아 쳐다보드만유. 호이장놈과 지두 그런 사태가 일어나길 내심 기대하고 있었지유.
그란디… 아무 일 없대유? 그냥 조용시러운겨! 갈매기도 평안시럽고, 똥지게도 평안시러운겨! 인자는 똥테러가 끝났는개비다… 그렇게 생각이 들드만유. 어쩌면 똥지게가 우리와 같이 낚시를 다니고, 개차반낚시회에 당당히 가입을 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지유. 그러고 오후 낚시에서두 별 일이 안 생겼어유. 그렇게 즐겁게 낚시가 끝나고 항구로 돌아와서는 선장님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웃음을 안겨준 우리들에게 같이 배를 탄 낚시꾼들이 인사를 건넸어유. 모든 일이 잘 끝난 걸로 알았던 거지유. 주꾸미도 꽤 쏠쏠허니 잽혔고, 즐거운 낚시였다고 생각헌거지유. 과연… 그럴까유?
낚시짐을 바리바리 들고 이고 똥지게가 차를 세워 둔 주차장으로 왔는디… 차가 없는 거여유! 똥지게의 삐까번쩍한 새까만 차를, 분명히 홍원항 조형물 밑에 세워 뒀는디… 그 차는 간 데 없고, 웬 지붕이 하얀 차가 서 있는겨여유. 뭔 사단인지 놀라서 뛰어가 보니께… 흐미… 차 위의 조형물에 갈매기덜이 새카맣게 앉아서는 똥지게의 차에다가 마구 똥을 싸지른겨여유!
아… 결국 녀석의 똥지옥은 멈추지 않았던 거지유. 녀석의 슬픈 표정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거구먼유. 며칠 뒤에 똥지게헌티 전화가 왔어유.
“씁새야… 낚시 그거 취미 안 할란다. 어디를 가든, 어떤 취미를 하든 나의 지옥은 계속되는겨. 가끔씩 쏘주나 하자. 참! 새로운 소식을 알려주마. 우리 옆집에 개가 한 마리 있는디, 이 개새가 꼭 우리 집 마당에 와서 똥을 눈다? 그것도 내가 집에 있을 때만… 이제 개들도 똥을 싸 질러준다. 잘 있어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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