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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 새 (252)-선천적 얼간이들, 세 번째 이야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上)
2017년 07월 732

연재_낚시 꽁트 씁새

 

선천적 얼간이들, 세 번째 이야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上)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내 차 쓴다매?”
호이장놈이 일행들을 쏘아보며 물었다.
“그려.”
총무놈이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려서 차 주인인 나두 간다는겨.”
호이장 놈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팔이 그려서 우치키 낚시 헐라고?”
씁새가 다시 물었다.
“관전!”
“지랄!”
씁새가 호이장놈의 엉덩이를 걷어차며 말했다. 토요일, 오랜만에 방파제낚시나 가자고 의기투합한 상황이었는데, 개차반낚시회의 공식 운전기사인 호이장놈이 오른손을 다쳐서 깁스를 한 상태였다. 아파트 5층에 살고 있던 호이장놈이 운동 삼아 엘리베이터를 두고 걸어서 계단을 오르내리기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무릇 도가 지나치면 화가 생긴다고 했거늘, 녀석이 계단을 내려오다가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지면서 오른팔을 부러트린 것이었다.
“차 주인 내비두고 니덜만 내 차 끌고 가겄다는겨? 내는 그리 못하네!”
호이장놈이 왼팔을 휘두르며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개차반낚시회 네 놈이 한꺼번에 타고 낚시장비를 넣을 큰 차는 호이장놈의 승합차 외에는 없었다. 차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씁새는 아예 차가 없었고, 총무놈은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외제 승용차, 회원놈은 국민 소형차뿐이었으므로, 호이장놈의 승합차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호이장놈에게 차를 빌리기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오른팔을 다쳐서 낚싯대 휘두르기도 어려운 호이장놈이 자신도 가야겠다고 막무가내였다.
“정히 안되겄으면 총무놈허구, 회원놈 차에 나눠 싣고 두 대로 가문 되잖여. 여허튼 내가 빠지문서 니놈덜만 내차 빌려 주문서 낚시 보내기 싫다니께.”
호이장놈은 완강했다.
“내차는 마님이 쓰시기루 혔어.”
총무놈이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쓸 데 없는 부르조아 자식!”
씁새가 총무놈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차두 없는 프롤레타리아 하층계급 자식!”
총무놈이 지지 않고 씁새를 노려보았다.
“그라문, 운전은 내가 헐티니께 호이장 차 쓰자구. 그러고 호이장은 팔 때문에 낚시두 못 허잖여. 괜시리 낚시 헌다구 깝치다가 왼팔마저 해 먹덜 말고, 관전이나 혀.”
결국 회원놈이 중재를 하면서 시덥잖은 말싸움이 해결되었다. 팔 다친 호이장놈이 따라온다고 해서 별다를 것은 없다. 어차피 녀석은 관전이나 하겠다는 것이었고. 그러나 개차반낚시회의 팽배한 이기주의는 용납되지 못했다. 결국 팔 다친 놈 끌고 가봐야 귀찮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내 차는 스틱이여! 조심혀!”

 


결국 호이장놈의 승합차를 회원놈이 몰고 가게 되었고, 뒷자리에 앉은 호이장놈은 계속해서 잔소리를 퍼부어댔다.
“스틱이라니께. 그리 찹아채문 뿌러져! 내 팔 뿌러지고, 내 차 스틱도 뿌러지란겨?”
“저 개놈을 휴게소에 유기하고 갈까?”
회원놈이 조수석에 앉은 씁새에게 물었다.
“오랜만에 합당한 소리를 하는군.”
씁새가 씩 웃으며 말했다.
“다 들린다, 개눔들아! 근디 오늘 주종이 뭐여? 감싱이여? 우럭이여? 오! 학꽁치 좋다! 학꽁치.”
여태껏 개차반낚시회가 만들어진 후, 주구장창 운전기사 노릇을 해야 했던 호이장놈이 뒷자리에 편히 앉아가게 되니까 흥이 나고 말이 많아진 모양이었다.
“어이! 함부루 밟덜 마! 이 차는 고속도로서 시속 백키로 이상 밟아 조지문 차가 진노혀서 가덜 안혀. 살살 달래서 가야 혀. 어허! 밟덜 말라니께. 감생이 다루듯이 조심조심 다뤄야 혀.”
호이장놈이 계속해서 회원놈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저 개놈이 팔이 아니라, 조동아리가 뿌러졌어야 혀!”
씁새가 뒷좌석 쪽으로 몸을 돌려 소리쳤다.
“꼽냐?”
“지랄맞은 자식!”
씁새와 회원놈은 분기가 오를 대로 오른 상태가 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총무놈은 이들의 싸움에 아랑곳하지 않고 잠에 빠져 있었다.
“근디 워디루 간다구 혔냐?”
호이장놈이 운전석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물었다.
“니놈 집구석!”
회원놈이 불퉁맞게 대답했다.
“아서라. 어차피 어딜 가든 나는 관전허는 몸이니께. 니놈덜이 뭣 하나 잡겄다구 용 쓸 적에 나는 넓은 바다 보문서 유유자적 할라니께.”
“지랄을 무더기루 하구 자빠졌네.”
곤히 자고 있던 총무놈이 부스스 잠에서 깨며 말했다.
“자! 어여 더 처자!”
호이장놈이 총무놈의 얼굴을 내리누르며 말했다.
“이 개놈을 왼손마저 부러트릴 방법이 없을까?”
총무놈마저 성질을 내며 소리쳤다.
“운 좋은 줄 알어, 이놈들아. 그나마 내가 이런 승합차 한 대 있으니께 네 놈들이 개차반낚시회가 우쩌구 허문서 낚시 댕기는겨. 이나마 없으문 니덜은 씁새마냥 넘의 차에 빌붙어서 가야 허는겨. 그니께 늘 나헌티 감사하는 마음이루 살아야 허는겨.”
호이장놈이 목소리를 내리깔며 말했다.
“지랄 염병을 해요. 우덜은 차가 있으니께 갈라문 혼자서라두 갈 수 있는겨.”
회원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건 그려. 난두 차가 있으니께 갈라문 얼마든지 갈수 있지. 암만.”
총무놈도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일동의 눈이 씁새에게 몰렸다.
“뭐? 왜? 난두 다시 면허 따서 차 사면 돼!”
씁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면허는 개뿔!”
“트라우마!”
“대청댐 비니루 귀신!”
“과수원 배나무 값!”
세 놈이 씁새를 보며 저마다 한 소리씩 퍼부었다.
“인민재판이냐? 개썩을 놈들아! 그려두 니놈덜이 변변한 낚시회 하나 없이 김치 겉절이루 돌아댕기다가 내가 나서서 개차반낚시회를 만들었으니께 모여서 화목시럽게 낚시 댕기문서 행복해 허는 중인 것이나 알어, 썩어질 놈들아.”
씁새가 지지 않고 소리쳤다.
“개차반낚시회두 낚시회냐?”
“워디서 개차반낚시회라구 얘기두 못 혀!”
“화목시럽다구? 맨나닥 사고만 치구 돌아 댕기문서, 화목혀?”
“이눔의 개차반낚시회를 조져 버려야 혀!”
결국 정말 쓸 데 없는 말들이 오가며 각자의 마음속에서 이기심이 팽배해지고 있었고, 이 철없고 든적스러운 놈들이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해서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휴게소! 세워.”
총무놈이 휴게소 이정표를 보고 회원놈에게 말했다.
“지랄 말어! 물때가 지나가기 전에 서둘러야 혀!”
“그려! 논스톱이여!”
“정이 급허문 페트병에 싸! 니놈은 페트병 뚜껑도 과분헐 껴!”
누군가 말이라도 한 마디 던지면 세 놈이 물어뜯자고 덤비는 중이었다.
“그려두 어디서 점심은 먹고 가야 헐…”
“지랄! 밥이 넘어 갑니까? 이 와중에 밥이 넘어 가냐고요?”
“굶어! 아프리카의 우간다에 사는 와투탕카라는 어린이가 오랜 내전으로 굶어 죽어 가고 있다! 호사시럽게 낚시나 댕기는 놈들이 원제부터 삼시세끼 처먹고 댕긴겨?”
“와투탕카는 누구여?”

 


“있어! 그런 애가.”
네 놈들이 그런대로 마음이 맞은 것은 오로지 낚시가게에 들러 미끼를 살 때뿐이었다. 서로 숨소리만 내도 물어뜯기며 도착한 곳은 거제도의 구조라 방파제였다. 서둘러 왔다고 했는데도 방파제의 구석구석으로 낚시꾼들과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이 포진해 있었고, 어느 한 구석 들어설 자리조차 없어 보였다.
“언놈이여? 구조라를 찍은 놈이?”
“능지처참 해버려!”
“워디서 던질껴? 저 등대 위에서 잡아 던질껴?”
“조져버려!”
몇 번을 돌아보아도 마땅한 자리가 없자 모두들 한 마디씩 떠들어 댔다.
“우짤껴?”
회원놈이 일행을 보며 물었다.
“아무리 둘러봐두 자리가 없는디….”
총무놈이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놈은 자리에 연연허덜 안허잖여? 낚시를 패션쇼 하러 오는 지주집안 자식!”
씁새가 총무놈을 보며 쏘아부쳤다.
“나는 암시렇지두 안혀. 나는 관람자니께.”
호이장놈이 흥얼거리며 대답했다.
“저 개놈을 등대에 매놓고 가버릴까?“
씁새가 이번에는 호이장놈을 보며 말했다.
“지랄덜 말고 얼른 우치키 헐 것인지 생각을 혀!”
회원놈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라문, 몇 년 전에 왔었던… 이 건너 쪽 작은 방파제는 우뗘?”
총무놈이 손가락으로 구조라의 끝자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려. 거기는 아는 사람이 없는 작은 방파제니께 사람도 없을 껴.”
“그 동네가 자그마허니 이뻤었는디….”
애초에 구조라에서 자리가 나오길 기다렸다가 낚시를 했어야 옳았을지도 모른다.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은 오후 되면 떠날 것이고, 자리는 충분히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왠지 모를 이기심에 들뜬 개차반들은 다시 차를 돌려 먼지 풀풀 나는 비포장길을 달려가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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