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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낚시 꽁트(253)-선천적 얼간이들, 세 번째 이야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하)
2017년 08월 714

연재_낚시 꽁트(253)

 

선천적 얼간이들, 세 번째 이야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하)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염병… 낚싯대두 그 지랄루 휘두루문서 여지껏 낚시 댕긴다구 깝친겨?”
“때려쳐라, 이눔아! 니눔 채비를 보니께, 괴기덜헌티 비웃음만 사겄다.”
“지랄… 허리 힘이 그따구루 음쓰문서 원투대 던진다구 깨춤 추는겨? 꼴을 보니께 초딩애덜 허구 씨름을 혀두 지겄어.”
“뒷줄을 견제허란 말여! 미친년 치마끈 풀듯이 풀어 제끼문 우쩌자는겨?”
“경사 났네. 낚시 실력이 워낙이 출중하시니께 눈깔만 겨우 붙은 놀래미 새끼들만 걸려드시네. 참이루 낚시계의 전설적인 존재여.”
구조라에서 방향을 바꿔 찾아온 작은 동네의 방파제였다. 몇 년 전, 구조라에서 완벽한 허탕을 치고는 낚시가게에서 소개 받아 찾아왔던 방파제였다. 의외로 규모에 걸맞지 않게 학공치와 우럭, 큼지막한 농어로 재미를 본 곳이어서 문득 떠올랐던 것이다. 방파제의 길이도 겨우 50미터 남짓한 그야말로 동네의 소규모 어선이 접안하는 선착장을 겸하는 방파제이다. 도착하자마자 마을의 작은 공터에 주차하고 서둘러 텐트를 친 후, 낚싯대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른손에 깁스를 한 호이장놈은 아이스박스에 걸터앉아 일행들의 낚시하는 모습을 보며 쉬지 않고 떠들어 대는 중이었다.
손은 다쳐서 낚싯대조차 들기도 어렵거늘, 일행들의 낚시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죽이나 배 아프고 손이 근질거렸겠는가. 하지만, 호이장놈의 쓰린 가슴을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녀석의 비아냥과 농담은 슬슬 인내의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었다.
“저눔을 바늘에 매달아서 집어 던지고 싶구먼….”
미동도 없는 막대찌를 보며 총무놈이 중얼거렸다.
“저 조동아리를 깁스혀야 되는겨.”
원투대를 던진 회원놈이 줄을 정리하며 맞장구를 쳤다.
“에헤이, 회원놈아! 지금 니놈이 던진 곳은 여들이 뭉친 곳이여. 괴기 잽혀두 바위에 걸려서 끌어내질 못혀. 세시 방향이루 잡아 던져야 혀. 우치키 낚시 경력이 30년을 넘어가문서 바닥두 못 읽는겨?”
호이장놈이 아이스박스에 앉은 채로 다리를 까딱거리며 소리쳤다.
“이 개눔아! 니놈이 바다 속에 들어가 본겨? 우치키 바닥이 돌밭인지, 모래밭인지 우치기 아는겨? 세 시 방향? 개똥을 싸라 이놈아!”
회원놈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보면 몰러? 물빛만 봐두 뵈는겨! 낚시 경력은 방구석에 낚싯대 세워 논 세월이 30년이라구 낚시경력이 되는 것이 아니여. 우째 애덜이 그 세월을 물가에서 흘려보냈으면서 학습효과가 없어요. 참이루 딱헌 놈들이여.”
호이장놈이 피식피식 웃으며 대들었다.
“내가 저놈을 바다 속에 빠출껴. 말리덜 말어!”
회원놈이 벌떡 일어서더니 호이장놈에게 달려가며 소리쳤다.
“그만혀. 이 잡것들아!”
“그래, 조져라. 한 놈은 바닷물에 수장되는겨!”
말리는 놈, 응원하는 놈으로 갈리며 소란이 이어졌다.

“그려. 패라, 패! 한 쪽 손 쓰덜 못하는 힘없고 가여운 사람 두들겨 패서 이겨라. 어여 패라!”
호이장놈이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회원놈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그 바람에 호이장놈의 발이 총무놈이 벗어 놓은 구명조끼 줄에 걸리며 휘청거리다가 씁새의 품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씁새놈은 덮쳐오는 호이장놈의 몸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며 회원놈의 아이스박스에 걸쳐놓은 낚싯대를 깔고 앉았다.
“딱!”
순식간에 회원놈이 아끼는 낚싯대가 부러졌고 놀란 씁새가 호이장놈을 밀치자 이번에는 총무놈이 부딪히며 자신의 낚시도구함을 발로 차버렸다.
“첨벙”
총무놈의 발에 차인 도구함이 그대로 날아가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으아아아!”
총무놈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도구함을 보며 머리를 쥐고 비명을 질렀다.(참고로, 그 도구함에는 총무놈이 ‘부루조아 자식, 지주놈의 자식’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모아 온 고가의 외제 찌들과 낚싯줄, 고가의 루어와 낚시용 소품들이 들어 있었다. 녀석의 말로는 웬만한 소형차 한 대 값이 들어 있다고 자랑을 하는 도구함이었다.) 비명 소리를 계속 질러가며 총무놈이 부랴부랴 낚시가방을 열고는 뜰채를 꺼내기 시작했다.
모든 일은 엎친데 덮쳐야 한다. 그래야 스릴 있고, 개차반낚시회다운 사고가 터지는 법이다.
뜰채를 꺼내며 총무놈이 돌아서다가 이번에는 씁새의 아이스박스를 건드렸고, 가뜩이나 방파제 끝에 아슬아슬하게 놓아두었던 아이스박스가 그대로 방파제 벽을 타고 굴러 바닷물로 떨어졌다.
“우앗! 씨벌!”
회원놈의 낚싯대를 부러트리고 주저앉아있던 씁새가 벌떡 일어서며 같이 비명을 질렀다. 이 모든 일이 한순간에 전광석화와 같이 일어난 것이다. 한순간에 방파제는 폭탄을 맞은 듯, 살벌한 비명소리가 넘쳐났다.
호이장놈은 방파제 바닥에 누워 다친 팔을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회원놈은 부러져버린 애지중지하는 낚싯대를 들고 비명을 질렀으며, 총무놈은 되지도 않게 방파제 벽을 타고 내려가 도구함이 빠진 쪽에 대고 뜰채질을 하며 비명을 질렀고, 씁새는 물에 떠내려가는 아이스박스를 보며 비명을 질렀다.
딱히 누구에게 무어라 화를 낼 처지도 아니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각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비명 소리는 그 때문에 더욱 길었고, 처절했다. 차라리 어느 놈의 실수라면 욕지거리라도 퍼부어 주겠지만, 서로의 실수였고, 자신들의 실수였기 때문에 자신들에 대한 욕과 같은 비명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 대한 욕이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호이장놈이 인상을 쓰며 바닥에 주저앉았고, 회원놈은 부러진 낚싯대를 손에 쥐고 주저앉았다. 총무놈도 방파제 벽에 기대어 아무 소득도 없이 물속을 휘젓던 뜰채를 쥔 채 주저앉았다.
씁새는 방파제 끝에 서서 이제는 가물가물하게 멀어져 가는 아이스박스를 하염없이 쳐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지나가는 배라도 있으면 부탁을 해 보련만… 이곳은 배의 왕래도 드문 곳이었다.
“물이… 빠지문… 공구통이 보일라나….”
한동안의 침묵이 지나간 후, 총무놈이 방파제 위로 기어 올라와서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염병을 해요… 이게 큰 맘 먹구 꼬박 6개월을 마누라 몰래 돈 꼬부쳐서 산 일제 낚싯댄디….”
회원놈이 한숨을 폭 쉬며 말했다.
“팔… 내… 팔….”
호이장놈이 인상을 벅벅 쓰며 신음 소리와 함께 조그맣게 소리쳤다.

 


“아조, 환장질을 해. 허다 허다 이제는 방파제에서 단체로 깨춤을 추누만. 아조 긍정적이루 미친놈들이여. 워디 가서 든적시럽게 웃기는 종자들이라고 욕 먹을깨비 말두 못 허겄어. 아주 아름답고 드러운 새끼들이여. 방파제서 시트콤 찍는 놈덜은 우덜밖에 없을껴.”
방파제 끝에서 터덜터덜 걸어오던 씁새가 그들 앞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씁새의 말에 누구하나 토를 다는 놈들이 없었다. 씁새의 말은 씁새는 물론,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우쩌냐….”
멋쩍은 침묵이 흐른 뒤에 호이장놈이 여전히 얼굴을 찡그린 채 물었다.
“예미… 가자.”
총무놈이 부스스 일어서며 말했다.
“이대루?”
“그라문 뭣을 헐껴?”
“그려두 낚시 왔는디, 이대루 깨춤만 추구 돌아가는겨?”
“그건… 그려….”
“우짜면… 물이 빠지문… 공구통이 들어날지두 모르잖여….”
“혀. 낚시 혀!”
개차반낚시회에 좌절이란 없다. 더럽게 긍정적으로 미친놈들이기 때문이다.
“월래? 허리에 힘을 팍 주란 말여! 그따구루 던지니께 니놈 오줌 줄기 마냥 쫄쫄거리문서 날라가잖여. 그리 던질라문 그냥 손이루 던져!”
또다시 호이장놈의 잔소리가 방파제에 울려 퍼졌다.
“잽?어!”
회원놈이 원투대를 거두어들이며 소리쳤다.
“예미, 니놈 쓰잘데없는 꼬추만허네. 앞뒤루 썰면 두 점이여. 버려!”
호이장놈이 핀잔을 주며 말했다.
“저 씨불놈을 내 낚싯대 마냥 허리춤을 동강 분질러트려야 되겄어. 오늘 살인의 추억 한 방 찍는겨!”
회원놈이 손바닥만 한 쥐노래미를 바다에 다시 던지며 소리쳤다.
“그려. 조져. 어느 놈이든 내 아이스박스처럼 바닷물에 떠내려가는 꼴을 봐야 시원허겄다.”
씁새가 두 놈을 노려보며 말했다.
“떠내려가기 전에 물에 빠진 내 공구통이나 잠수혀서 찾아와, 이 썩을 종자덜아.”
이번엔 총무놈이 소리쳤다.
“좋다! 개차반낚시회 오늘로 종치는겨. 덤벼 이 쓰벌 잡것들아! 오른손은 망가졌어두 안적 왼손이 남아있다!”
호이장놈이 일어서며 분에 못 이겨 라면을 끓이기 위해 방파제에 놓아두었던 코펠을 발로 차 버렸다.
“아….”
호이장놈의 발에 차인 코펠들이 바다 위 하늘을 난분분 흩어지며 날아가고 있었다. 뉘엿뉘엿 석양을 받으며 코펠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려… 아름다운 놈들이다.”
방파제에 다시 쪼그려 앉은 씁새가 이제는 바닷물에 둥둥 떠내려가는 코펠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증말 우덜… 이 지랄루 살아두 되는겨?”
“씁새, 저 놈만 꽁트 소재 만들어 주구 우덜만 바보 되는겨.”
“참이루 니놈덜 만나고서 지대루 풀려 나가는 꼴을 볼 수가 없다. 참 지겨운 새끼들이다.”
방파제 끝에 나란히 앉은 네 놈들이 빨갛게 익어가는 석양을 보며 저마다 중얼거리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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