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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례천 붕어에 대해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글 남깁니다.
efahem 2020-05-04 428

담양 오례천에 맞닿은 제월리에 살고있는 주민입니다.

제가 이곳에 회원가입을 하고 글을 남기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낚시를 즐기시는 분들께 제 마음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바람에서입니다.

오례천은 매우 아름다운 천입니다. 그냥 붕어를 낚을 수 있는 천이 아닙니다. 여름에는 많은수의 반딧불이 날아다니고 참수리가 멧비둘기 사냥을 하는 모습은 장관이죠. 새벽에 붉은머리오목눈이가 갈대 사이로 숨박꼭질을 하고, 꾀꼬리가 날고, 파랑새, 뻐꾸기가 휘파람새와 함께 웁니다. 겨울이면 원앙이와 많은 수의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아주 드물지만 호반새가 목격되기도 하며 밤에 운이 좋으면 좁은 뚝방길을 가로지르는 너구리 가족을 목격할 수도 있는 그런 곳입니다.

그러나 이곳에 붕어가 많이 잡힌다는 방송이 나간 이후 오례천의 상황이 급격히 변했습니다. 이곳을 이용하시는 대다수의 낚시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오례천처럼 마을과 가깝게 붙어있는 강이 이토록 오래 깨끗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마을사람들의 각별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저희 주민들은 오례천을 많이 아끼고 있어요.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군청의 도움을 받아 벌초도 하고 추석과 설이면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청소도 하며 깨끗하게 돌보고 있습니다. 축사에서 분뇨를 배출하는 것을 막으려고 싸웠고 결국 막아내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마을을 찾아와 낚시하시는 분들께 싫은 내색을 한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낚시하시는 분들이 너무나도 예의바르시고 메너를 잘 지키시는 분들이셨기 때문입니다. 주차도 가급적이면 차량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곳에 하셨고 다녀가신지도 모를 정도로 뒷처리도 깨끗하게 해 주셨거든요.

그런데 방송 후 몇몇 분들이 정말 몰상식하다는 말로도 다 표현하지 못할정도로 오례천을 심각하게 훼손하시기 시작했습니다. 미끼통이나 페트병, 음료수 병을 마구 버리시는 것은 물론, 뱁새들의 서식지인 갈대를 멋대로 잘라버리시고 앉을 자리를 만들기위해 수풀을 엉망으로 베어버리거나 제초제를 뿌리시는가하면 낚싯바늘이나 엉킨 실을 그냥 버리고 가시더라고요. 그때마다 군청에 민원을 넣어 치웠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2018년 방송이 나간 이후 오례천의 반딧불이는 이제 애써 찾아야 보일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꾀꼬리는 종적을 감췄고 새매는 뒷산으로 모두 이동했습니다. 원앙이도 수가 줄었고 너구리도 자리를 옮긴 듯 합니다. 호반새도 더이상 날아오지 않아요. 휘파람새와 뻐꾸기도 해가 갈수록 소리가 멀어집니다. 자주 보이던 토종 자라도 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담양은 에코 담양을 모토로 친황경 농법과 친환경 사업에 힘을 쏟고있는 작은 군입니다. 환경문제가 심각해져가는 지금 폭염과 폭한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구는 마지막 빙하가 무너졌고 대한민국은 단 하나의 환경자원이라도 더 아끼고 보존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제발 사라져가는 우리의 토종 동식물들에게 작은 관심을 보여주세요.

주차 문제도 심각합니다. 대부분의 낚시하시는 분들은 지나다니는 저희가 오히려 죄송할 정도로 주차를 잘 해두십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은 길을 거의 가로막아두세요. 오례천에 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례천의 뚝방길은 양옆이 낭떠러지인 구간이 많이 있습니다. 차를 막아두시면 집에 가야하는 주민들은 난감해집니다. 크락션을 울려도 차주분은 이미 낚시하러 어딘가 가버리셔서 오시지도 않습니다. 전화를 해도 안받으시기 일쑤죠. 그럼 한참을 빙빙 돌아 가거나 곡예운전을 해야해요. 주객이 전도된 경우입니다.

이 모든 문제를 단순히 개인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벌써 2년간 너무 자주 그리고 너무 많이 겪어야 했습니다. 오례천을 품고 사는 주민으로서 군청과 도청 정식 민원을 넣기 전에 마지막으로 낚시 커뮤니티 내에서 자정의 목소리를 내주십사 싶어서 찾아뵈었어요.

 

1. 낚시 후에는 청소를 해주세요. 쓰레기봉투를 가지고 오셔서 최소한 안 썪는 쓰레기는 챙겨와 주세요.

2. 주민들이 불편을 느낄 장소에 주차하지 말아주세요. 오례천 근처에는 면앙정 주차장이 있습니다. 넓고 무료입니다. 길에다 주차를 하실거면 오가는 통행을 고려해주세요.

3. 철새들의 번식기인 10월 11월과 반딧불 부화기인 8월 9월에는 10번 오실 것을 7번으로 줄여주세요. 부탁드려요.

4. 안먹는 물고기라고 붕어가 아니라고 외례종이라고 도로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가지 말아주세요. 외례종이라 죽이셨다면 가져가거나 묻어주세요. 도로에 버리고 가시면 주민들이 그 시체를 치워야합니다.

5. 붕어 열마리 중 세마리는 풀어주세요. 잡식성인 붕어가 사라지면 오례천의 생태계는 빠르게 무너지고 맙니다. 남획은 삼가해주세요.

 

모든 사항을 다 들어주십사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보시고 납득이 가신다는 것만 들어주셔도 됩니다. 하지만, 정말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커뮤니티 내의 자정의 목소리가 공권력의 강제성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리라 저는 믿습니다. 누구보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경치와 맑은 물, 건강한 물고기와 공존을 사랑하시는 분들이심을 진심으로 믿습니다. 낚시하시는 분들과 주민들이 오례천을 누리며 사는 토종 생물들과 함께 행복하게 공존하고 싶습니다.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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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ibma 이리 정중히 글 올리셨는데 낚시꾼임이 부끄럽고요 예선 넘 멀지만 님글을 읽으니 붕어를 떠나 그냥 찿아가 대 펴고 밤 새고 싶네요 부디 낚시인들이 이쁜게 낚시했으면 합니다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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