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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 새(152)_이규성 화백님의 4짜… 유감!
2009년 06월 907

 

 

이규성 화백님의 4짜… 유감!


박준걸  artella@lycos.co.kr / artella@nate.com

 

(1)분명히 어제 밤늦게 먹은 라면이 탈이 난 모양이다. 출출하다고 끓여는 놨는데, 막상 먹으려고 하니 입맛이 달아나 버렸다. 그래도 끓였으니 어쩌겠는가, 꾸역꾸역 입안으로 밀어 넣은 것이 아침부터 뱃속에서 요동을 치고 있었다. 헛방귀 댓 번 뀌고 나니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야… 차… 차 좀 세워라.”
씁새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호이장에게 말했다. “뭣이여, 또! 시간도 늦었는디, 부리나케 가도 자리가 없을 것인디.”
호이장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예미… 차 안에서 10년 묵은 된장냄새 맡고 싶덜 않으문 어여 세워!”
큰소리로 떠들었다가는 금방이라도 바짝 조여진 항문을 밀고 나올 지경이라 이를 악물고 씁새가 조용하게 쏘아 붙였다.
“니미럴! 우째 이 든적시런 놈은 낚시 갈 때마다 매번 말썽이여!”
호이장이 길옆으로 차를 대자 총무놈이 소리쳤다.
“그려, 이 씨뱅아. 니놈은 평생 변비에 걸려서 똥 한 번 못 누고 살아라,”
차가 서자마자 씁새가 뛰어 내리며 총무놈에게 쏘아 붙였다. 아침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지라 제법 큰 마을은 적막 속에 쌓여있었다.
대충 눈에 보이는 3층 건물을 발견한 씁새가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2층이 호프집이었기에 문 열린 화장실이 필시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밀려오는 고통을 힘겹게 조이며 씁새가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발견한 것은 3년생 블루길 등짝만한 자물쇠였다.
“예… 예미… 안적도 인분 퍼가는 놈덜이 있을깨비 똥두간을 잠궈 놓는겨!”
씁새가 신음소리와 함께 인상을 쓰며 중얼거렸다. 건물을 빠져나온 씁새가 이번에는 맞은편의 2층 건물로 종종걸음을 옮겼다.
“그래… 네가 고생이 많다.”
잔뜩 엉덩이를 움켜쥐고 종종거리는 씁새를 본 호이장이 차 안에서 중얼거렸다.
“저 쓰벌눔은 전생에 죄를 을매나 많이 지었길래 낚시 갈 때마다 저 지랄인겨?”
회원놈이 졸린 눈을 부비며 말했다.
“생각해 보문 참으루 불쌍한 놈이여. 조력 40년에 월척 한 마리 잡은 적이 없고, 늘상 사고나 치고, 욕이란 욕은 죄다 듣고 다니고… 저러고 다니기도 쉽덜 않은디.”
호이장이 혀를 차며 말했다.
“니들 그거 아냐? 씁새 삽화 그려주시는 화백님이 4짜 붕어를 잡았다던디?”
회원놈이 몸을 고쳐 앉으며 말했다.
“월래? 이화백님 말이여? 그 양반이 4짜를 잡었대여?”
총무놈이 회원놈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려! 신갈지서 4짜를 잡었대드먼. 근디… 그 이화백님두 4짜 조사가 되셨다는디, 정작 그 양반이 삽화 그려주는 씁새놈은 여즉까지도 4짜는 커녕 3짜두 못 잡았다는 것을 알문 겁나게 창피헐 것인디.”
“이 씨방새들아! 그 양반이 잡은 것은 떡붕어여! 이 촘만놈덜은 잘못된 정보를 듣구서 지랄이여! 떡붕어 4짜 잡았다는디, 뭔 삽화 그리는 것이 챙피허시다는겨?”
어느새 일을 치르고 온 씁새가 승합차의 문을 열어 제치며 소리쳤다.
“떡붕어문 워뗘? 니놈은 떡붕어 3짜두 귀경 못했잖여?”
“튿어진 입이라구 씨부리덜 말어. 내는 말이여 진땡이 토종붕어 아니면 상대를 안 헐 것이니께.”
씁새가 거칠게 승합차 문을 닫으며 말했다.
“아이구, 그러셔요? 이참에 진땡이 토종붕어루다 6짜에 도전하시지 그러셔요?”
호이장이 이죽거리며 차의 시동을 걸었다.
“어어… 후진 하덜 말어! 후… 예미…”
호이장이 승합차를 약간 후진시키자 씁새가 소리쳤다.
“왜 그려? 차를 뺄라문 후진을… 이 빌어먹을 놈! 차 뒤에서 볼 일 본 겨?”
“이미 밟았다. 얼른 가자.”
씁새가 의자에 길게 몸을 누이며 말했다.
“그 양반은 뭔 중뿔났다구 4짜를 끌어낸 겨? 남 창피시럽게…”

(2)“오늘은 뭔 바람이 불어서 씁새님이 여까지 납셨는가?”
낚시점 장사장이 화투치는 패거리들을 구경하다 일어서며 말했다.
“초릿대 줌 보여줘유. 접때 초평 가서 수초 거는 바람에 날라갔슈.”
씁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려? 초평 수초는 4짜는 넘는가?”
장사장이 킬킬거리며 물었다.
“그건 뭔 자다가 형수님 넓적다리 긁는 소리래유? 수초가 뭔 4짜를 넘어유?”
“그 니놈 삽화 그려주는 화백님이 4짜를 잡았다던디?”
장사장이 초릿대 뭉치를 내놓으며 말했다.
“또 그 얘기여유? 우째 가는 곳마다 이화백님 4짜 잡은 게 화제여? 4짜 잡은 사람이 이화백님 뿐이래유? 대한민국 천지에 낚시꾼덜 중에 4짜 잡은 사람이 그리 없대유?”
씁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라문 니놈은 대한민국의 조사가 아닌개비여. 안적두 4짜는 커녕 3짜두 등록을 못 했으니 말이여.”
“냅둬유! 지는 그저 고요히 물가에 앉아서 세상 시름을 잊고자 하는 조사니께유.”
“아이고, 그러셔? 그렇게 고요히 시름을 잊으려는 인간이 유료낚시터에서 릴 던지다가 욕을 무데기루 먹었간?”
화투패 중의 건강원 김사장이 머리를 쳐들며 말했다.
“언놈이 그래유? 유료낚시터서 내가 릴을 던졌다구?”
“옥천 유료낚시터 최사장이 얘기허드만. 괴기 안 잡힌다고 난리 치다가 슬쩍 릴 던졌다가 낚시꾼덜 헌티 욕을 바가지루 먹었다고.”
“뭔 오사마빈라덴하고 즐겁게 개다리 뜯는 소리래유? 그건 한 눈 파는 사이에 내 낚싯대가 끌려 들어가서 그거 건질라구 릴 던진 거지유!”
“핑계 없는 무덤이 워디 있간디? 좌우간 니놈 삽화 그려주신다는 그 화백님도 인자는 니놈 삽화 그려주시기 깝깝허시겄다.”
“뭣이가 깝깝혀유? 화백님 댁에 창문이 없대유? 깝깝허게…”
“4짜 조사가 3짜도 귀경 못 헌 애송이 삽화 그려주시려니 붓끝이 흔들려서 그림이나 나오시겄냐?”
“그려유! 지는 여즉까지 최대루 잡은 게 27센티니께 그걸루 만족헐거구먼유!”
씁새가 홱 돌아서며 말했다.
“월래? 초릿대 안 가져가?”
낚시점 문을 열고 나가는 씁새를 보며 장사장이 소리쳤다.

(3)“이번 주두 낚시 가유?” 한바탕 거실에 낚시장비를 쏟아놓는 씁새를 보며 씁새의 아내가 물었다.
“그려. 거제도 방파제에 벵에돔이 붙었다드먼.”
“민물 가는 거 아녀유?”
커피잔을 씁새의 옆에 놓으며 아내가 물었다.
“바다낚시 가 본 것이 하두 오래 돼서 바다낚싯대 물 좀 묻힐라고.”
“그라문… 민물은 포기헌거여유?”
“포기? 뭔 포기? 요번 주는 바다낚시 가는 거라니께.”
“4짜 못 잡아서 민물낚시 때려치우고 바다루 가는 거 아닌가 해서유.”
“그건 또 뭔 소리여? 4짜 못 잡아서 민물낚시를 때려치우다니?”
“그 당신 삽화 그려주신다는 화백님은 4짜 잡았다드먼유.”
아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월래? 이규성 화백님이 4짜 잡았다는 이야기가 9시 뉴스시간에 공중파로 방송이라두 된겨? 온 천지가 이규성 화백님 4짜 얘기 뿐이여! 이 화백님이 4짜 잡은 것이 뭔 국가가 나서서 경축할 일이라는 겨?”
씁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치적이루 웃기잖여유?”
씁새의 아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뭣이가 웃기다는 겨?”
“4짜 조사님이 3짜두 못 잡은 양반 그림 그려주시잖어유? 유치원 선생님 같구먼유.”
“그라문 내가 유치원생이란겨? 그까짓 4짜 잡은 것이 뭔 대수여?”
“그라는 당신은 나두 잡은 3짜두 여즉 못 잡는디, 대수가 아니겄어유? 월척 잡는 것두 지극시럽게 어려운 일인디, 4짜는 하늘이 점지허는 거여유.”
아내가 피실피실 웃으며 말했다.
“뭔 로또 복권이라도 맞었는가? 뭣이가 하늘이 점지헌다는 겨? 그러구 그 양반은 왜 느닷없이 4짜를 잡아내구 그라시는 겨? 조력 8년이라문서 고요히 낚시나 댕기시지, 뭔 난데없는 4짜여!”
“솔직히 부럽지유?”
“부러울 것도 없고, 배 아플 것도 없으니께, 나는 그저 고요히 물가에 앉아서 하염없이 찌를 바라보는 조사로 남을라네.”
“어련허시겄어유. 말은 그리허문서두 호이장님, 총무님, 회원님덜 월척 잡은 날에는 밤새 잡두 못하구 씩씩대시문서… 접때 창수아빠(거시기) 35센티 잡았다는 날에는 자다가 잠꼬대두 허시드먼.”
씁새의 아내가 빈 커피잔을 들고 일어서며 말했다.
“예미… 인자는 완전 동네북이여. 월척두 못 잡으문 조사두 아닌 거여? 그저 낚시가 좋아서 낚싯대 울러 메고 물가로 가는 순수시런 참조사의 모습을 이리두 폄하해두 되는 겨?”
씁새가 들고 있던 릴을 내려놓고는 담배를 들고 베란다로 나섰다.
“이거 꼴이 말이 아닌디… 뭔 수를 내야 헐 것 같은디 말여…”
담배에 불을 붙인 씁새가 창밖을 내다보다 문득 생각했다.
“수산시장서 4짜 붕어를 한 마리 사? 그러고 대충 아파트 풀밭에 눕혀놓고 한 방 박은대미… 낼름 낚시춘추로 보내는 겨. 잡았다고!”
씁새의 눈이 반짝 빛났다.
“그려! 대충 낚시터는 고복지 정도로 정하고… 그란디, 이규성 화백님 잡은 붕어가 몇 센티라고? 최소한 그것보담은 3센티 정도 큰 놈이루 사야 할 것인디… 아니여… 예미! 호이장놈 패거리덜이 지놈덜이 잡는 것을 못 봤으니께 고짓말이라고 지랄헐껴. 씨불! 뭔 도둑질을 할래두 손발이 맞아야지. 그냥 이번주두 바다낚시 때려치우고 민물낚시 가자구 헐까… 대체 이화백님은 뭔 중뿔났다고 4짜를 끌어내서 이 챙피를 주는겨….”
씁새의 손에서 담배가 빨갛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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