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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 새(167)_동천보 난장낚시
2010년 09월 669

 

 

동천보 난장낚시

 


박준걸  artella@lycos.co.kr / artella@nate.com

 

 

“월레? 건너편에 밭일 허는 아낙들이 안 보이는겨? 워디서 시커먼 불알 덜렁거리는 모습을 봬줄라고 지랄여?”

 

여름낚시는 역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한가로이 오색찌 바라보는 강물 보낚시가 최고라고 누군가 떠들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여름 땡볕에 죽치고 앉아서 겨우 피라미 새끼들이나 건드려대는 찌만 바라보고 있어보라고 하자. 시원한 바람? 한가로운 오색찌? 단박에 “그 입을 다물라!” 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다.
“예미럴, 이것이 뭔 한여름에 개뻘짓이여? 뭔 중뿔났다고 보낚시를 하자고 지랄을 헌겨? 보낚시가 가을 참에 허는 거이지, 한여름에 허는 거여? 시원헌 바닷바람이나 쐬러 남해 쪽이루 바다낚시 가쟀드먼, 이게 뭔 지랄이여?”
땡볕이 내리쬐는 낚시자리를 피해 언덕 위 큼직한 버드나무 밑으로 피신한 채 웃통까지 벗어던지고 허덕거리던 씁새가 소리쳤다.
“씨이불넘… 보낚시 가쟀드만, 빠가사리에 모래무지 잡아서 매운탕 끓여먹자고 길길이 좋아하던 놈이 더 지랄이여.”
호이장이 파라솔 밑에서 얼굴을 내밀며 대답했다.
“시방 내 등짝에서 육수가 폭포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다. 옘병, 이대로 몇 시간 더 지나면, 이눔의 동천보가 절절 끓어서, 그대루 고추장만 풀면 매운탕 되겄다!”
씁새가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쓰벌놈. 증말루 정력 좋은 놈이여. 한 시간 내내 덥다구 지랄이구먼. 어여 저녁시간 돼서 선선헌 바람이라도 불어야 저 씁새놈 아구리가 닫혀질 거인디.”
총무놈이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이 씁새야! 더우문 홀딱 벗구 이 보 밑에 물 떨어지는 곳에서 멱이라두 감어. 네놈 지랄하는 소리 때문에 더 더워지니께.”
회원놈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오호! 그것참 올바른 소릴세.”
씁새가 벌떡 일어나며 키득거렸다.

 

 

콘크리트 보 위로 강물이 흘러내리면서 아래쪽으로 제법 큼직한 웅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어른 대여섯은 들어가 분탕질이라도 칠 만큼의 여유는 되어 보였다.
“어헉! 형님… 저기 거시기가 거시기 헌디유?”
느닷없이 버드나무 밑에서 아랫도리를 까 내리는 씁새를 보고 거시기가 소리쳤다.
“월레? 건너편에 밭일 허는 아낙들이 안 보이는겨? 워디서 시커먼 불알 덜렁거리는 모습을 봬줄라고 지랄여?”
호이장도 기겁하여 소리쳤다.
“저짝 보까지 걸어가서 거기서 옷 벗고 들어가면 되겄구먼, 왜 여기서부텀 난리를 치는 겨? 볼 것두 없는 알몸땡이 귀경시켜 줄라는겨?”
회원놈이 키득거리며 말했다.
“구찮아서 그려. 멱 감고 다시 옷 입구 일루 오는 동안에 또 육수가 폭포수 소리를 낼 것인디, 그라문 멱감은 보람이 없잖여? 그라니께 여기서 눈치를 살피다가 아낙네덜이 방심허는 틈을 타서 저짝이루 홀랑 벗구 냅다 뛰는겨. 보 밑은 저 아낙덜이 안 보이니께 괜찮을껴.”
어느새 알몸뚱이가 된 씁새가 버드나무 뒤에 숨어서 건너편 밭에서 일하고 있는 대여섯 명의 아낙들을 살피며 대답했다.
“저… 저… 저… 저 든적시러운 놈!”
후다닥, 둑길을 따라 보 밑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는 씁새를 보며 호이장이 소리쳤다. 씁새의 알몸뚱이가 사타구니의 알방울을 자랑스럽게 흔들며 보 밑으로 사라졌다. 씁새의 돌출행동을 보던 일행들이 순간적으로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건너편 아낙들은 여전히 평온한 모습으로 고추밭의 김매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동안 작금의 사태를 관망하던 총무놈이 부스스 낚시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둑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는 버드나무 뒤에서 얼굴을 빼꼼히 내놓고는 건너편을 주시하고 있었다.
“네놈도 씁새 짓을 할라는겨? 저짝편 아줌씨덜 중에는 민박집 주인 아줌씨두 있는디, 들키문 저녁에 우째 얼굴을 볼라구 지랄여? 백주대낮에 뭔 개뻘짓인겨?”
호이장이 한여름 대낮에 벌어지는 황당스러운 짓거리에 소리 죽여 떠들었다. 고추밭의 김매는 아낙들 중에 민박과 음식점, 그리고 슈퍼까지 문어발식 사업을 운영하시는 아낙이 있었고, 씁새 패거리들은 저녁을 겸한 매운탕을 이미 주문해 놓은 상태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건너편을 예의주시하던 총무놈이 후다닥 둑길을 뛰어 달리기 시작했다. 녀석의 헐벗은 사타구니 밑에서도 씁새처럼 알방울이 자랑스럽게 흔들렸다. 그리고는 불과 10여초 만에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총무놈의 알몸이 보 밑으로 사라졌다. 이제 남은 회원놈과 호이장놈, 그리고 거시기가 이 황망스런 사태에 동참해야 하는지 갈등하기 시작했다.
건너편 고추밭의 아낙들은 여전히 평온해 보였다. 이쪽의 낚시꾼들이 알몸으로 깨춤을 추든, 알몸으로 블루스를 땡기든, 한 알의 고추라도 더 수확하기 위한 숭고한 땀을 흘리는 중이었다.
지금쯤 저 보 밑의 웅덩이에서 시원한 물장난에 여념이 없을 씁새와 총무놈을 생각하자, 한여름의 폭염이 아니라 지옥의 불구덩이에 들어앉은 느낌이었다.
“씨이벌! 더위에 타죽는 것보담은 물속에서 시원허니 죽는 길을 택할 것이여!”
한 마디 비장하게 내뱉은 회원놈이 낚시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둑 위의 버드나무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거시기… 거시기…”
땡볕에 얼굴 가득 땀을 쏟아내는 거시기가 버드나무 뒤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회원놈과 건너편의 김매는 아낙네들을 번갈아 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회원놈의 자랑스러운 알방울 흔들기가 시작됐다.
역시 순식간에, 쏜살같이 한여름 땡볕을 뚫고 회원놈의 알몸뚱이가 둑길을 가로질러 풍덩 소리와 함께 보 밑으로 사라졌다.
“아… 씨벌… 아… 씨벌…”
탄식인지, 부러움인지 모를 헛소리를 연신 쏟아내며 호이장놈이 그들이 사라진 보 밑과 건너편 아낙들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형님… 그… 거시기를… 우덜두… 거시기를… 허문… 거시기 허겄는가유?”
땀을 비 오듯 쏟아내는 거시기가 애절한 눈빛으로 호이장을 바라보았다.
“씨벌… 우덜두 뛰는겨.”
호이장놈이 결심한 듯 눈을 부릅떴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씁새와 총무놈만 보 밑에 있을 때는 조용했건만, 거기에 회원놈까지 가세하자 제 세상 만난 듯 왁자지껄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낙들의 눈길이 이쪽으로 건너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낙네들의 눈에 동천보 밑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꽤 큰 규모의 동천보가 밑의 웅덩이를 가려준 형국이었다. 이제 실행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을 할 단계였다.
“미친놈덜, 물놀이 첨하는 놈들두 아님서 왜 떠들구 지랄여!”
여전히 우렁찬 물장구 소리와 무엇이 그리 좋은지 고래고래 소리쳐대는 패거리들과 그 소리에 가끔씩 이쪽을 살피는 아낙들 사이에서 조바심 난 호이장놈이 중얼거렸다.
“거시기… 해유?”
다급해진 거시기가 사타구니를 두 손으로 가린 채 물었다.
“잠깐 지달려. 저 아낙덜이 무심해진 틈을 노려야 혀.”
호이장놈이 건너편을 번뜩이는 눈으로 쳐다보며 대답했다. 하지만, 호이장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거시기놈이 튀어 나가기 시작했다.
“야!… 야!”
호이장이 만류할 새도 없었다. 역시나 거시기놈도 자랑스럽게 사타구니 밑의 왕방울을 흩날리며 둑길을 뛰어가고 있었다. 햇볕에 알몸을 반짝이며 달리고 있는 거시기의 뒷모습이 느닷없이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풍덩!”

 


아낙들의 목소리가 날아오는 순간, 보 밑의 패거리들의 왁자하던 소리도 순식간에 그쳤다.
그리고 벌거벗고 뛰쳐나갈 자세를 잡던 호이장도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역시나 순식간에 둑길을 달려간 거시기놈의 알몸이 보 위에서 사라진 후, 심장이 터질 듯한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일행들의 왁자지껄한 목소리와 웃음소리, 물장구치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건너편 아낙네들이 이쪽을 쳐다보는 빈도수도 높아져갔다.
이미 벗고 있는 몸, 언제든 기회만 생기면 뛰쳐나갈 기세였지만, 그 찬스는 호락호락 오지 않았다. 둑길을 달려 보 밑의 웅덩이까지 뛰어 드는 순간까지 대략 10여 초. 아낙들의 이쪽을 건너다보는 빈도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낚시하던 사람들이 어디로 사라졌는가 하는 호기심에 자주 쳐다보고는 있지만, 그 간격이 늘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때마침, 실행할 시간이 되었다고 느낀 호이장이 마음을 다잡고 뛰쳐나가려고 할 때였다.
“한 양반은 원제 뛰실 거래유?”
건너편에서 김매던 아낙 하나가 이쪽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지달리다가 지쳤구먼유. 어여 뛰셔유!”
“다들 뛴 거 아녀? 인자 뛸 사람이 없는 것 같은디?”
“뭔 소리여? 다섯 중에 네 사람이 뛰었으니께 안적 한 사람 남었구먼. 어여 뛰셔유. 지달리다가 궁금해 죽겄슈.”
아낙들의 목소리가 날아오는 순간, 보 밑의 패거리들의 왁자하던 소리도 순식간에 그쳤다. 그리고 벌거벗고 뛰쳐나갈 자세를 잡던 호이장도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뭐 해유? 안 뛰실껴유? 거게 버드나무 뒤에 숨은 양반, 어여 뛰셔유. 우덜 첨부텀 다 봤으니께 창피할 것 없구먼유.”
아낙들의 웃음소리가 여름 한낮의 동천보를 가득 메웠다.
“씨이벌… 뛰지 말라니께….”
호이장놈이 울상을 지으며 도로 옷을 주워 입기 시작했다. 이제는 뛰지도 못하고, 다시 낚시자리로 돌아가 낚시하기도 뻘쭘해진 호이장놈이 버드나무 뒤로 몸을 꼭꼭 숨겼다.
“씨이불넘들… 옷 입구 가서 멱 감으래니께… 이게 뭔 챙피여.”
호이장놈이 땀을 철철 흘리며 중얼거렸다.
“올 때는 한 사람씩 뛰지 말구 그냥 한꺼번에 뛰셔유. 한 사람 한 사람 귀경허기두 감질나니께.”
또다시 아낙네들의 웃음소리가 여름 햇살보다 더 낭자하게 동천보에 쏟아져 내렸다.
“어이~ 호이장, 좃됐다. 너가 우리 옷 좀 가져와라. 어허! 예미… 언제 쳐다보구 있었대?”
씁새의 풀죽은 목소리가 보 밑에서 들려왔다.
“옷? 아나, 씨불놈들아. 니놈덜이 와서 가져가든가 해라. 염병할 놈덜….”
호이장이 분기 가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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