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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 새(184)_개차반낚시회 쿠데타 사건(하)
2012년 02월 757

씁 새 (184)

 

개차반낚시회 쿠데타 사건(하)

 

 

‘저 낯빤대기를 어디서 보긴 봤는디…’
씁새와 눈이 부딪힌 남자가 얼핏 시선을 돌렸다. 분명히 그 남자도 역시 씁새를 알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에또, 새해도 되고 혔으니께, 우리 수천낚시회와 개차반낚시회가 합심혀서 새롭고도 웅장헌, 그야말로 대전서 첫째가는 대형 낚시회로 발전허기를 빌문서 잔을 들겄습니다.”
좌중으로 술잔이 다 돌려진 것을 확인한 대전낚시점 박 사장이 자신의 소주잔을 높이 쳐들며 말했다.
“밴댕이 콧구녕에 지랭이 처넣은 소리 허덜 마시고, 시방 이 사태가 우찌 된 것인지 설명부터 들어봅시다. 우덜 개차반낚시회라문 사고뭉치덜 집단이라문서 개새끼가 굉이 낯짝 보드키 허시는 박 사장님이 우째 우덜 개차반낚시회허고 수… 무신?”
“수천이라는구먼…”
씁새의 말이 막히자 총무놈이 거들었다.
“그려. 수천… 그 낚시회허구 뭔 합심을 헌다는겨유? 그러고, 수천낚시회라고는 듣도 보도못헌, 시쳇말로 듣보잡낚시회인디, 워디서 나타난 낚시회가 우덜허구 합병인지 뭣인지를 허겄다는겨유? 그놈의 합병이란 것이 누구 맘대루 허겄다는겨? 호이장 니놈여? 회원놈여? 총무놈이 합병허자구 지랄헌겨?”
씁새가 눈알을 부라리며 물었다.
“어허… 고것이 아니구 말여. 내는 박 사장님께서 개차반낚시회를 좀 더 크게 일으키자 허는 취지루다 말씀허시길래… 그러구 아닌 말루 우덜끼리만 대충 낚싯대 휘두르고 다니느니…”
호이장이 큼큼 헛기침과 함께 말을 쏟아냈다.
“그려서 그 합병이라는 생각이 똥 누다가 생각헌겨? 아니면 밑 닦다가 생각헌겨?”
씁새가 호이장을 노려보며 물었다.
“그러고, 수천낚시회 호이장님이 누구여유? 어느 분이 호이장님이고, 회원분덜여유? 지가 보기에는 난생 첨보는 양반덜이 앉아 계시는디, 우덜 알어유? 그러고, 낚시는 댕겨 보셨슈?”
씁새가 맞은편에 포진하고 앉아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합병이고 지랄이고, 뭔 뜻이 맞든가, 낯빤대기라도 친숙해졌어야 논의를 하는 거 아닌감유? 수천낚시회는 원제부터 맹길어진 낚시회여유?”
씁새가 힐난하고 나서자 맞은편의 남자들이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며 말이 없었다.
“그것이 말여. 씁새, 화만 내덜 말고 들어봐. 원이가 이 양반덜이 혼자서 출조를 허시다가 우리 정 사장님이 쓸쓸히 출조헐 것이 아니라, 기왕이면 다 같이 모여서 낚시회 팻말을 달고 출조를 허는 것이 워떻겠는가… 그려서 맘이 맞아서니 수천낚시회를 조직헌 것이여. 그러고 자네덜 낚시회가 망나니낚시회루다가 소문은 났지만, 인맥은 넓덜 않는가? 그려서 자네덜 개차반낚시회와 합치문 더 좋겄다… 그려서 얘기가 된 거여.”


박 사장이 들고 있던 소주잔을 슬며시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러자 뱃살 좋은 남자가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씁새와 안면이 있는 듯한 남자가 정 사장인 모양이었다.
“그려서유? 언놈이 맘대루 합병허겄다구 나선겨유? 우덜 개차반낚시회에서 합병허자니께 얼씨구 깨춤추고 그러자고 헌 놈이 누구여유?”
씁새가 술상을 내리치며 물었다. 순간, 박 사장의 눈길이 호이장에게 머물렀고, 호이장이 황급히 그 시선을 피했다.
“이 배라먹을 밴댕이 호이장놈이 깨춤춘겨? 그라문, 총무놈, 니놈두 덩달아 헛춤을 춘겨?”
씁새가 총무놈을 바라보았다.
“그것이… 뭐, 우덜끼리 대충 댕기는 것 보담은…”
총무놈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그라문, 저기 몬태나 후라이 낚시쟁이 조지두 찬성헌겨? 저 코쟁이는 우덜 회원두 아닌디?”
총무놈이 조지를 바라보자, 열심히 삼겹살을 뒤집던 조지가 뭔 소리냐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참이루 개쓰벌눔덜이 앉아있구먼. 저기, 그 짝에 아자씨. 혹시 낚시 경력이 몇 년이나 되남유?”
씁새가 이번에는 정색을 하고 건너편의 키 작은 남자를 쳐다보며 물었다.
“지… 지 말인가유? 그… 낚시는 꽤 댕겼는디유?”
지적당한 남자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민물여유, 바다여유?”
“그… 바… 바다유.”
“그라문 민물서는 붕어가 30cm 넘어서면, 월척이라구 허잖여유? 바다는 놀래미루다가 30cm 넘어서문 월척이라고 허는디… 월척은 몇 수나 허셨는가유?”
씁새의 눈초리가 가늘어졌다. 동시에 그 남자 패거리들의 얼굴에서도 황급한 표정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씁새에게 질문을 당한 남자가 삐질거리며 대답했다.
“그… 월척 놀래미루다가… 한 이십 여 수… 혔구먼유.”
“그라문 월척을 혔다는 증명이루 어탁두 뜨는디, 어탁두 많이 떠 놓으셨겄구먼유?”
씁새의 눈이 반짝반짝 빛을 뿜어냈다.
“그… 그람유. 어탁. 그거 떴지유.”
남자의 대답이 떨어지자, 주위에서 탄식이 흘렀다.
“그라문, 저기 알어유? 낚시잡지. 매주일마다 나오는 낚시정보 신문인디, 낚시춘추라고…?”
씁새의 입가에 웃음까지 흘러나왔다.
“그람유, 알지유. 주일마다 낚시가문서 사보는 신문인디… 근디, 왜 나한테 이라신대유?”
떠듬떠듬 대답하던 남자가 진땀을 뽑아내더니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미 좌중은 굳어버렸고, 개차반낚시회에서는 탄식의 소리가 터져 나오는 중이었다.
“그라문… 거시기가 인자 거시기루 거시기 했남유?(그러면, 낚시춘추가 이제 월간지에서 주간지루 탈바꿈한 것인가요?)”
거시기가 씁새의 어깨를 툭툭 치며 물었다.
“지랄허는겨? 낚시춘추가 원제부텀 주간지루 변했다는겨? 주간지루 바뀌문 낚시춘추 편집장님은 피똥 싸고 입원헐 것이다.”
버럭 소리를 지른 씁새가 자신의 외투를 집어 들었다.


“아까부터 그 짝에 정 사장님 얼굴을 워디서 뵌 듯허다 생각혀서 계속 생각해봤는디, 사거리서 건재상 크게 허시는 정 사장님이시지유? 그 건물 이층에 보신탕집 단골이시고. 그 보신탕집이서 개뼈다구 뜯음서 몇 번 얼굴을 뵌 기억이 나는구먼유. 낚시춘추가 주간지라고 말씀허신 이짝분은 정 사장님 운전기사시구. 공사가 다망허신 사장님 뫼시구 댕기시느라 낚시는 가 보셨겄슈? 보아허니… 그 짝에 정 사장님 따라오신 양반덜은 직원들이신 듯 허구먼유.”
씁새가 피식 웃고는 일어서서 외투를 입었다. 거시기와 회원놈이 씁새를 따라 일어섰다.
“박 사장님, 대체 얼매를 받아먹었는지 모르겄지만, 이런 식이루 낚시점 출몰허는 낚시회 마다 수천인지 개뿔인지 허는 낚시회와 통폐합 작업 허시느라 고생이 막심허시구먼유. 결국은 정 사장님을 그 통합된 낚시회 호이장이루 맹길어서 작당질허시겄다는 뜻 아닌가유? 지랭이에 떡밥 쪼가리 팔아서는 낚시점 운영이 힘드신개비구먼유.”
씁새가 방문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이봐, 씁새. 무신 말을 그리 걸지게 허는겨?”
낚시점 박 사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씁새는 박 사장에게 대꾸도 없이 정 사장을 보며 말했다.
“정 사장님. 이런 자리는 차라리 선거관리위원회 양반덜까지 불러 모아서 같이 의논허시는 것이 좋덜 않겄슈? 우째, 오늘 일을 선관위에 설명을 허야 할까유?”
씁새의 말에 아무런 말도 없이 정 사장의 고개만 상 밑으로 파고들듯 내려가는 중이었다.
“삼겹살 안 처먹구 갈껴?”
씁새가 방문을 나오자 주모가 말했다.
“오늘은 삼겹살이 아니라, 든적시런 얼굴들을 숯불에 지글지글 구워 먹고 싶다네.”
씁새가 씩 웃으며 말했다.
“참이루 거시기철이 다가오니께 거시기덜이 맹렬히 거시기 허는개벼유.”
밖으로 나오자 거시기가 부르르 몸을 떨고는 말했다.
“저따위 싸가지가 젬병인 놈덜이 국정을 허겄다고 허문서 지 뱃때지 불릴라고 작당질을 허는 것이여. 이럴 때일수록 눈 똑바로 떠야 헌다니께.”
“호이장허고 총무놈은 정 사장이라는 작자가 총선을 염두에 두고 저 짓거리를 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호이장허고 총무놈두 정 사장헌티서 뇌물이라두 받아먹은 것일까?”
회원놈이 식당을 돌아보며 물었다.
“지놈덜 양심이 허는 대로 허라구 혀. 구정물처럼 썩은 맴이루 청순시런 강물과 바닷물을 오염시키덜 말고. 그나저나 배두 고프고, 술도 땡기는디, 닭내장탕집이서 우덜끼리 소주나 한잔 허자고.”
씁새가 앞서서 가볍게 걸어가며 말했다.

“뭐여? 니놈덜은 수천낚시횐지 부정비리낚시횐지 거기 소속 아니여?”
토요일 아침, 낚싯대를 둘러메고 나타난 호이장과 총무놈을 보며 회원놈과 씁새, 거시기가 놀라 물었다.
“어따, 쓰벌눔들. 우덜이 원제부텀 그따위 듣보잡 낚시회 소속이었간디? 우덜은 죽으나 사나 개차반낚시회 소속이여.”
호이장놈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우덜두 박 사장이 좋은 취지루 그런 모임을 허는 중 알었다니께. 여튼 그따위 드러운 심보로 모임을 갖는 중 알았으문 참석두 안했을껴. 니덜 나간 대미 욕을 바가지루 던져주고는 쫓아 나오니께 고새 워디루 다들 가고 없대?”
총무놈이 헤헤 웃으며 말했다. 그때였다.
“하이, 씹새!”
하얀 승용차 하나가 그들 옆으로 주차하더니 조지가 창문을 열고는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뭐여? 뭐여? 저 몬태나 후라이 낚시쟁이는 또 뭐여?”
씁새가 흠칫하며 물었다.
“인자 조지두 우덜 개차반낚시회 회원이 된 거여.”
“이 씨불넘들이! 대체 개차반낚시회 명예종신 호이장님이신 씁새님을 뭣이루 알고 지덜 맘대루 이라는겨?”
“씹새!”
씁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차에서 내린 조지가 씁새를 부르며 등을 쳤다.
“그라문… 인자 우리 거시기가 거시기루 거시기 하남유?”
거시기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이 씨불넘이 뭔 소리여? 조지가 우덜 회원이니께 미국 몬태나루 정기 출조를 허는 것이냐고? 이눔두 정신머리가 글로벌 호구가 된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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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ibma 개차반이라지만 씁새의 정신은 말짱허구먼유! 201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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