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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 새(190)_한 여름 밤의 꿈(상)
2012년 09월 826

씁 새(190)_한 여름 밤의 꿈(상)

 

 

개차반낚시회 수난사

 

1. 악몽 : 회원놈의 이야기

 

저놈덜이 지 친구냐구유? 개뿔이나! 저놈덜이 지 친구면 똥파리두 내 친구여유. 그란디 우째 개차반낚시회라구 허문서 낚시회 맹길어서 몰려 댕기냐구유? 우쩌겄슈… 고등핵교 같이 댕기구, 그도 모질라서 이 곳 객지까정 우째 같이 몰려와서 살 부빔서 살아온 지가 어언 40년을 넘겨유. 그라다 보니께 얼굴 못 보문 궁금허다가 못해 걱정허는 사이지만, 저 따위 드런 놈덜이 지 친구라면 사양허겄슈.
저 씨불넘들은 친구가 아니구 웬수여유. 아예 곱디곱게 살고 싶은 저의 인생을 심심찮게 조져놓은 웬수들이라니께유! 우째 웬수놈덜인지 얘기 한번 들어 보실래유?
접때, 갑사지루 낚시를 갔드랬구먼유. 그란디, 지가 며칠 일이 밀려서 상당시럽게 피곤했지유. 낚시구 뭣이구 집구석에서 죽은 듯이 쓰러져 잠이나 자빠져 자구 싶을 정도루 피곤혔구먼유. 그란디 저 웬수놈덜이 지를 편히 자빠져 자라구 냅두겄슈? 피곤이루다가 몸이 만신창이가 다 됐는디, 주말이라구 낚시 가자구 지랄을 허는 겨유. 같이 안 가면 5절짜리 받침대루다가 뒤지게 패버릴 기세드라구유.
“우리의 스승이시며 낚시계의 지존이신 강태공 성님께서는 졸린 눈꺼풀을 이쑤시개루다가 받치시며 몰려오는 졸음을 떨쳐내시어 만고에 드높은 낚시인의 기상을 뽐내시었다”라고 씁새놈이 지랄을 떨드만유. 악마새키.
결국 낚시 가는 차 안에서부텀 졸면서 끌려가서는 낚시를 허게 되었지유. 근디, 강태공 성님이 진짜루 몰려오는 졸음을 이쑤시개루 물리치셨는지는 모르지만, 지는 도저히 안 되겠드만유. 날두 어둑어둑해오니께 도저히 못 견디겠는 겨유. 우쩌겄슈? 내는 자빠져 잘 테니께, 니놈덜이나 밤낚시 실컷 혀라. 이라고는 텐트루 기어 들어갔구먼유.
씨불넘들이 자빠져 자거나 말거나 신경두 안 써유. 그대루 텐트 안이루 기어 들어와서는 순식간에 잠에 떨어졌지유. 얼마나 잤는지, 무엇인가 가슴 쪽이 쌔한 기운이 들문서 눈을 떴구먼유. 분명히 어두운 텐트 안에 지 혼자 누워있고, 출입구 쪽 모기장이루 물가에서 낚시허문서 떠드는 놈덜이 희미하게 뵈드라구유. 머리 쪽 산 속에서는 밤 뻐꾸기가 구슬피 울어대는디, 뭣인가 지 가슴팍에 올라앉아 있드라구유. 아직 잠결인가 싶어서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는디, 차츰 정신이 들문서 가슴팍에 그놈이 자세히 뵈기 시작허는 겨유.
으미… 이 빌어먹을 것이 뱀이여유! 그것두 몸땡이가 지 팔뚝만한… 진짜루 팔뚝만 했다니께유! 지가 씁새놈처럼 뻥쟁이인 중 아셔유? 어둠속에서 바깥의 불빛에 비늘이 번쩍번쩍허는디, 숨이 턱 막혀 오는 겨유. 예미! 인자 뒤졌다 싶드라구유.
이 뱀이 가끔씩 대가리를 꼿꼿이 들고는 혀를 낼름낼름거리는디, 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이덜 못 허겄는겨유. 된장맞을! 그란디 저 바깥에 있는 놈덜은 이 와중에 라면이라두 끓여서 쐬주라도 처먹는지 낄낄거리고 난리가 아니드라니께유. 지 친구는 언제 물려 죽을지두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디 말여유.
물론, 저 든적시러운 웬수놈덜이 지가 뱀을 가슴팍에 올려 놓구 생과 사의 경계에서 목숨줄 붙잡고 고군분투 중인 것은 모르겠지만, 친구라면 응당히 음식 해놓고 쐬줏잔 기울이는 시간이 되었으면 아무리 곤히 자더라도 쫓아와서 “회원놈아! 자빠져 잘 때 자더라도 따끈한 라면 국물에 쐬주라도 한 모금 기울이고서 자빠져 자지 않으련?” 이 정도 배려는 해야 되는 것 아녀유? 그라문 이 무시무시헌 광경을 봤을 것 아녀유?
인간 시상이 다 이따구루 메말라서 되겄어유? 우찌 됐든간에 뱀이 올라앉은 가슴팍은 무신 차가운 얼음장을 올려놓은 듯 서늘하고 차가운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가슴은 3절짜리 받침대루 사정없이 두들겨 맞는 듯이 두근대드라구유. 대구리를 잔뜩 치켜세운 뱀허구 지허구 눈이 딱 마주치는 순간에는 이 세상 살아온 모든 광경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드라구유. 사람이 죽을라면 지나온 과거가 그리 흘러간대며유?

아… 밖에서는 쓰벌놈들의 구수한 농담과 웃음이 슬프게 들려오고, 지는 눈가에 눈물이 흐르고… 지만 딴 세상에 갇혀있는 야릇한 기분이 들드만유. 삶과 죽음은 이렇게 단절되는 것인가 싶드라구유.
온 몸은 사시나무 떨 듯이 떨려오고 손가락 하나 까딱 못할 정도로 얼어붙었는디, 사타구니께가 뜨끈해지드라구유. 이 빌어먹을 뱀은 여전히 가슴팍에 똬리를 틀고 올라앉아서는 긴 혀를 낼름거림서 내 눈을 빤히 쳐다보는디, 여차허문 내 목을 물고서는 지놈이 품고 있는 독이란 독은 모두 쏟아낼 기세였시유. 씨벌눔덜의 웃음소리가 왜 그리두 야속허구 웬수 같던지… 이 공포가 끝나는 순간 저 밖에 있는 놈덜, 개차반낚시회라고 떠들고 댕기는 놈덜을 죄다 물속에 처박아 죽이구 싶드라니께유.
그렇게 무작정 시간이 흘러가고, 밖의 놈덜의 웃음소리두 잦아지기 시작하니께 가슴팍의 뱀이 똬리를 풀더니 스르르 지 가슴에서 내려가드라구유. 그러고도 한참을 돌부처처럼 꼼짝 못하고 누워 있었구먼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는 있는 힘을 다해 떨쳐 일어나서는 밖으루 튀었지유.
“뱀! 뱀! 뱀이다! 텐트 안에! 텐트 안에!”
구르듯이 놈덜 쪽으로 달려가며 소리쳤지유. 그러자 이 쓰벌눔덜이 누가 먼저랄 것두 없이 뒷받침대를 뽑아 들더만은 텐트루 냅다 달려가는겨유!
“뱀이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뱀이다!”
씁새가 소리소리 지르면서 텐트를 탈탈 털어대고, 총무놈 호이장놈은 구석구석을 랜턴으루 비추는디, 원제 준비했는지 재빠른 놈덜여유! 총무놈은 왼손에 빈 플라스틱 소주병을 들구 있드라니께유!
그란디, 이눔의 뱀이 안 보이는 겨유. 아무리 뱀이 빠르드라두 그 순식간에 텐트를 빠져 나가진 않았을 거구먼유. 지가 잘 적에, 그러구 뱀이 지 가슴팍에 올라앉았을 적에는 출입구 모기장이 닫혀 있었거든유. 지가 뛰쳐나감서 열구 나간거구유. 결국 뱀을 귀경두 못한 놈덜이 입맛을 쩝쩝 다시문서 “아새키… 며칠 밤새 일했다드만, 인자는 헛것이 보이는겨? 이눔의 새키 몸이 허해서 헛것을 본 모냥이구먼.” 이 지랄들을 하는거여유. 오살을 맞아 뒤질놈덜.
그라더니 씁새놈이 지 사타구니를 가리키문서 “월레! 이 든적시런 놈이 오줌을 갈겼네?” 이라대유! 이 씨불넘은 눈두 밝은 놈이여유.
그 사건 이후루 이 개차반낚시회 놈덜 휴대폰 신호음이 뭣으루 변했는지 아셔유? 죄다 약속이나 한 듯이 “뱀이다. 뱀이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뱀이다.” 이걸루 변했슈. 이러구두 이놈덜이 친구라구 헐 수 있겄슈?
이놈덜은 지 얘기는 절대 안 믿어유. 텐트 안에 뱀은커녕, 몸이 허해서 악몽을 꾸고는 오줌이나 싸는 지지리 궁상인 놈이루 믿는 거지유. 차라리 머리 깎고 산이루 들어가서 속세와 절교하구 싶구먼유. 웬수놈덜….

 

 

2. 동천보 살인사건 : 호이장놈의 이야기

 

뭐… 얘기허자니 떨떠름허구 그렇구먼유. 개차반낚시회인지 뭔지 허는 낚시회에서 호이장이라는 개 뭐시기두 아닌, 직책 같덜 않은 감투 뒤집어 쓰구 노바닥 구박만 받는 호이장여유.
대체 이 씨바랄 낚시회가 도대체 뭣인 중 모르겄슈. 그 많은 좋은 이름 놔두구 개차반낚시회가 뭣이래유? 저 시상에 쓰잘데기 없는 씁새놈 때문에 맹길어진 천하에 고약시런 낚시회라니 말여유. 그러고, 아닌 말루다 지가 호이장 해달랬는가유? 씁새놈이 느닷없이 “우덜두 타의 낚시회와 어깨를 견주기 위해서는 그럴싸한 낚시회가 있어야 안 되겄는가?” 이라문서 맹긴 낚시회가 개차반낚시회구유, 씁새놈이 “너는 호이장 혀라. 네놈은 총무여. 그라고 네놈은 회원 혀라. 내는 명예호이장님 헐란다.” 이래서 떠안은 감투라 이거지유. 넘들헌티 얘기 허기두 챙피혀유.
좌우간 이눔의 개차반낚시회가 지방 지구대를 발칵 뒤집은 사건이 있었구먼유. 덕분에 그 지구대허고, 인근 동네사람덜이 개차반낚시회라문 죄다 알어유. 아마두 그 지구대 위에 경찰서, 또는 지방경찰청까정 이 해괴시런 낚시회 이야기가 보고되었을 것이구먼유. 참이루 개차반낚시회의 위상을 드높인 개뿔이나 유명시런 사건이지유.
때는 작년 여름이구유. 우덜이 충남 공주 쪽이루 유명헌 동천보루다 보낚시를 갔을 때의 얘기여유. 동천보를 아시남유? 대낮에 벌거벗고 깨춤 추다가 동네 아줌씨덜헌티 들통 나서 웃음거리루 전락한 그 동천보여유.
그래두 푹푹 찌는 여름에는 보낚시만한 시원헌 낚시가 별루 없지유. 피라미 잡아서 매운탕 끓여먹기두 좋구유, 더우문 보 아래 웅덩이에서 멱 감아두 좋지유. 동천보 도착혀서 늘상 신세지는 매운탕 집에 저녁거리 부탁혀고서 곧바루 낚시에 들어갔구먼유.
보낚시니께 뭣이라고 특별헌 것이 있겄슈? 대충 빠가사리에 모래무지에 잡다시런 강괴기덜이 심심찮게 잽혔지유. 새벽에 매운탕 끓여먹을 괴기덜은 솔찬허니 잡았지유. 매운탕 집에서 주문헌 닭백숙이 거의 올 시간쯤이었지유. 보 중간 지점에서 가끔 큰 괴기가 튀어 오르더라구유. 그려서 낚시가방에 묵혀둔 릴을 꺼내서는 애새끼 주먹만 한 떡밥허고 지렁이를 달아서는 던져 놓았구먼유.
한참을 있자니께 방울이 울리드라구유. 첫 번째루 걸려 올라온 것이 꽤 쓸 만한 메기였어유. 메기가 올라오니께 전부다 난리났지유. 피라미허고 메기하고 급이 다르잖여유? 죄다 눈이 벌개서는 지더러 “니는 낚싯대 펼 생각허덜 말고 릴이나 좃나게 쏴!” 이 지랄을 해대는디, 그때부텀 팔이 떨어지게 릴을 던졌구먼유. 저 쓰벌눔덜은 릴대가 아예 없거든유.
강붕어에 피라미에 두서너 번 잡괴기가 잡혀 올라오면 그담은 영락없는 메기였슈. 메기를 대여섯 마리 잡아 놓고서 또 릴을 던졌는디, 한참 후에 방울이 울리구서 릴을 잡아챘는디… 이게 영 심상치 않은 겨유! 묵직허니 끌려 올라오는디, 대물인거지유!

“읏싸! 큼직시런 메기인개비다! 완전 대물이 걸렸다.”
용을 쓰문서 소리쳤지유. 그러자 쓰벌눔덜이 죄다 주위로 몰려와서는 랜턴을 비추고. 이리 채라. 저리 채라, 아조 난리를 치드라구유. 거의 발치 앞에서 10여 미터쯤 끌려왔는디, 씁새가 소리치드라구유.
“야! 당기지 마! 당기지 마!”
첨엔 이 쓰벌눔이 더위를 처먹었나 싶었어유.
“릴 내려놔! 빨리! 내려 놓으라구, 드런 눔아!”
씁새가 또 소리쳤어유. 그러자 옆에 있던 총무놈이 길길이 날뛰드라구유!
“시… 시… 시…”
회원놈은 아예 그 자리에 주저앉았구유. 그때였슈. 매운탕집에서 닭백숙을 끓여서 내오던 아들놈이 큰 게 걸린 중 알고 우리 곁에 서서 쳐다보다가 그대루 닭백숙을 엎어버리고는 꺽꺽거리문서 비명을 질렀어유.
“저… 저… 사람! 시체다!”
그때서야 보이드라구유. 보 중간 지점까정 끌려온 것은 시커먼 머리카락과 머리가 둥둥 떠 있고, 허연 팔뚝이 물 바깥으루 나온 시체였던 것이지유.
그때부텀 난리가 아니었어유. 씁새놈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뭔 소린지 고래고래 외쳐대고, 회원놈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는 애새끼 경끼하듯 발버둥을 치고, 총무놈은 주저앉아서 대가리를 땅에 처박드라구유. 매운탕집 아들놈은 닭백숙 쟁반을 내던지고는 어디론가 뛰어가드라구유. 지는 그때까지 부들거리며 들고 있던 릴을 내팽개치듯 땅에 던졌구먼유. 그러자 씁새가 다시 소리쳤구먼유!
“이 빌어먹을 놈들아. 랜턴 꺼!”
그때까지 우리들 모두가 그 시체에다 랜턴을 비추고 있었던 거지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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