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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 새(195)_노변정담(상)
2013년 01월 707

노변정담(상)

 

 

“그래서? 그 재춘인지 뭣인지 허는 그놈 때미 죄다 씨러졌다는겨?”
낚시점 박 사장이 혀를 끌끌 차며 물었다.
“그렇다니께유! 그 무녀리 잡놈이 토악질을 해대는디, 낭중에는 씁새까정 토악질을 해대드만, 김 선장까정 토악질을 해댔대니께유?”
호이장놈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시상에… 평생을 배를 몰아온 김 선장까정?”
“말두 마셔유. 죄다 토악질을 해대니께 김 선장이라구 별 수 있간디유? 죄다 널부러져서는 낚시구 뭣이구 아무 생각두 안 나드먼유. 결국 그 지랄루 뱃전에 퍼져 있다가 그냥 되돌아왔구먼유.”
호이장놈이 탁자를 두들기며 대답했다.
“우째 니덜 개차반낚시회는 모이는 인물덜마다 요상시러워. 그라니께 낚시만 가문 사고나 치구 그러겄지만.”
박 사장이 킬킬 웃었다.
“그니께 저 씁새놈부텀 지대루 된 놈이 아닌 거지유. 그 쓰부랄놈은 내 인생에 지랄맞은 상처라니께유. 학교 같이 다닐 때부텀 그놈하구 엮이문 되는 일이 없었슈. 그 씁새놈이 고등핵교 때 경복궁에 백일장을 갔었는디, 거기서두 연못에다가 낚싯대 드리우다가 관리인헌티 걸려서는 쫓겨난 놈여유. 그 일루다가 일주일간 화장실 청소까정 했대니께유.”
호이장놈 이야기에 박 사장이 배를 꺾으며 웃었다.
“참이루 씁새놈은 낚시를 위해 태어난 놈이구먼. 대단헌 놈여.”
“낚시를 위해 태어나유? 그놈이유? 그놈은 낚시를 파괴할라구 태어난 악마여유. 든적시럽구 사악한 놈.”
호이장놈이 이를 악물고 대답하자 박 사장이 다시 허리를 꺾으며 웃었다.

“계셔유?”
박 사장이 막 웃음을 거둘 때쯤 낚시점의 문이 열리며 웬 놈이 고개를 디밀었다.
“월레? 재춘이 아녀?”
호이장놈이 반쯤 들이민 머리통을 보며 말했다.
“호이장님이 여긴 웬 일이래유?”
“눈도 오구 휴일날, 헐 일두 없으니께 놀러왔지. 자네는 웬일여?”
“그게유, 저기… 씁새 성님이 여기서 보자든디유?”
여전히 머리만 안으로 들이민 채 재춘이 놈이 대답했다.
“들어올껴? 말껴?”
박 사장이 소리치자 재춘이 놈이 비척비척 들어섰다.
“그라문 염치불구허구 들어가겄구먼유.”
“이 사람이 아까 말허든 그 토악질의 주범이여?”
박 사장이 전기난로 옆 의자에 주저앉는 재춘이놈을 보며 물었다.
“우치키 그 사실을 안대유? 호이장님이 얘기허셨슈?”
재춘이놈이 호이장을 보며 물었다.
“그려. 그런 대대적인 사건은 심히 공유헐 필요가 있는 벱이여.”
“그래두 그렇지, 그게 뭣이가 즐거운 얘기라구 널리 공표허신대유? 그러구 시상에 그따위루 파도가 치는디 배를 몰고 나가는 선장이 워디 있대유? 그러구 그 목숨이 위태로운 바다루다 낚시를 가는 그런 무지몽매시런 사람덜은 또 뭐래유? 시상에 목숨 내놓구 낚시를 가는 것이 낚시여유? 차라리 죽으러 가는 것이지.”

재춘이놈이 침을 튀기며 말했다.
“든적스럽기가 씁새놈이랑 한 패거리구먼. 얘기 들어 보니께 대략 3메다 파도가 쳤다는디, 그 정도면 안전시러운 상태였구만.”
박 사장이 킬킬거리며 말했다.
“그것이 우찌 3메다 파도래유? 집채만 한 파도가 쳤다니께유!”
“시끄럽고! 낚시라면 치를 떨던 자네가 낚시방에는 우짠 일이여?”
호이장놈이 재춘이놈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
“씁새 성님이 여기서 보자구 혔구먼유. 그… 낚싯대를 구입허는디 조언을….”
재춘이놈이 궁시렁거리듯 말했다.
“뭣이여? 자네가 낚시를 허겄다는겨?”
호이장놈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렇구먼유. 대충 우덜 집사람헌티 접때 배낚시 갔다 온 이야기를 혔드니, 씁새 성님허구 낚시나 계속 다니라구 허든디유? 워낙이 취미가 없으니께 그런 취미라두 하나 배우라문서유.”
재춘이놈이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웃었다.
“예미 시벌. 그니께 자네두 우덜 개차반낚시회에 들어온다는 얘기구먼. 거시기놈 감당허기두 벅찬디, 자네마저 들어오시겄다? 증말루 개차반낚시회가 번영의 단계루 접어드는구먼.”
호이장놈이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째 거시기만 있는가? 봄 되문 낚시 같이 가겄다구 벼르는 외국놈. 그 조지라는 외국놈두 있잖여? 그야말로 글로발적인 낚시회구먼. 인물덜은 죄다 모이는겨. 으허허허.”
박 사장이 또다시 허리를 꺾으며 말했다.
“그래, 그래서? 자네가 또다시 3메다 파도 앞이서 목숨을 내놓구 우덜허구 낚시를 가겄다 이 말이지?”
호이장놈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그야… 뭐… 씁새 성님이 지대루 가르쳐 주겄다구 혔으니께.”
“참이루 재미진 놈덜여. 거시기놈에 조지놈에 인자는 재춘이, 니놈까정 씁새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구먼.”
호이장놈이 킬킬 웃으며 말했다.
“뭣이가 문제가 있남유?”
재춘이놈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눈두 내리구, 때는 조사덜이 숨을 죽인다는 겨울인디, 우덜 박 사장님은 우치키 이 한겨울을 나신대유?”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씁새가 들어서며 너스레를 떨어댔다.
“니놈이 걱정헐 문제는 아녀. 겨울이라 장사가 안 되야두 처먹구 살 대비는 해 놨으니께.”
박 사장이 씁새를 보며 이죽거렸다.
“비켜보셔유. 우째 손님이 왔는디 주인장이 난로 옆이서 버티구 앉아서는 자리를 안 내준대유?”
씁새가 박 사장이 앉아있던 전기난로 옆으로 비집고 들어오며 말했다.
“개눔! 알량한 지랭이 한 통씩 사가는 놈이 꽤나 큰 손님처럼 지랄이여.”
박 사장이 자리를 비켜주며 말했다.
“그건 그렇고, 씁새, 자네가 이 친구를 제자루 맞아 들인겨?”
호이장놈이 씁새와 재춘이 놈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아녀! 내는 거시기놈 하나루 벅차니께 재춘이놈은 니놈이 제자루 받아들이는겨.”
씁새가 난로 앞으로 바짝 다가서며 대답했다.
“뭣이여? 니놈이 우덜 낚시회에 허락을 했으니께 니놈이 책임을 져야 옳은 일이지, 우째 내헌티 떠넘기는겨?”
“내는 거시기놈허구 조지놈 건사허기두 힘들다구 안 했는가?”
“씨불놈! 니놈은 포청천의 개작두를 대령허야 쓰는 놈이여!”
호이장놈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개눔의 시키! 내가 네놈의 마빡에 초생달을 그려주랴?”
씁새도 지지 않고 소리쳤다.
“얼쑤! 개차반낚시회놈덜이 사생결단이루 싸우는구먼. 언놈이구 하나 뒤지문 대한민국 낚시계가 경축일루 선언헐 것이다.”
박 사장이 박수를 치며 웃어댔다.
“이 개눔의 호이장아! 니놈이 명색이 그려두 개차반낚시회의 호이장인디, 이쯤에서 제자 하나는 받아들여야 허는 것 아녀?”
“이 썩어가는 좀비 같은 씁새 새키! 언제쩍부텀 니놈이 내를 호이장이라구 대접허문서 내 허락을 득허고 회원들 허락을 득허문서 회원을 받아들인겨? 니놈 맘대루 어중이떠중이 받아들였잖여?”
“저기… 그려두 어중이떠중이는 심히 듣기가 거북시러운….”
재춘이놈이 반쯤 일어서며 말했다.
“시끄러! 이 떠중이 새키야!”
씁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서슬에 재춘이놈의 입이 바짝 다물어졌다.
“우째 낚시가게가 미사일 쏘겄다는 이북놈덜보담 더 시끄럽대유?”
또다시 출입문이 열리며 총무놈과 회원놈까지 눈을 털어내며 들어서고 있었다.
“옘병! 오늘 니놈덜 개차반낚시회가 여기서 모임을 갖기루 헌 것이여? 죄다 행차를 허구 뭔 일이여?”
박 사장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오늘 새로운 회원이 들어온다구 여기루 모이자든디유? 근디 그 새로운 인물이 재춘이 자네여?”
총무놈이 뻘쭘하게 난로 옆에 앉아있는 재춘이놈을 보며 물었다. 재춘이놈이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문제는 그것이 아니여! 이 씁새 씨불놈의 돼먹지 못한 관행을 오늘에야말로 조져 버리구 말껴!”
호이장놈이 모자를 벗어 탁탁 털며 말했다.
“그려! 오늘 니놈이 개작두로 내 목을 따겄다구 혔으니께 한번 오지게 따보거라. 씨불놈의 호이장!”
씁새가 눈을 부라리며 대답했다.
“월레? 따땃시러운 난로 옆이서 정담을 나누는 것이 아니구 이것은 무신 못돼먹은 개수작들이여?”
회원놈이 의자를 끌어다 난로 옆에 앉으며 독기 서린 씁새와 호이장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좋다! 그라문 씁새 네놈의 알량시런 작태를 낱낱이 까발려 주마.”
“얼씨구! 그라문 아예 판을 만들어 줄 테니께 호이장놈의 깨춤을 구경해 보자꾸나. 개눔의 호이장!”
씁새가 이를 부득 갈았다.
“내가 네놈 작태를 까발리기 시작하문 네놈은 개차반낚시회에서 영원히 퇴출이여! 오뉴월에 말라비틀어진 지랭이 같은 놈아!”
호이장놈이 이죽거렸다.
“하여간… 아조 지랄맞은 놈덜이여. 맨날 저 지랄루 쌈박질을 허문서 안 보이문 죽구 못살지. 희한한 새키들!”
박 사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주방으로 향했다. 온갖 고성과 입에 담지 못할 험담이 난무하겠지만, 저러고 난로 옆에 앉아있는 놈들 모두가 명색이 손님이므로 커피 한 잔씩은 대접해 주어야 마땅할 것이므로.
“그라문, 네놈이 대청댐이서 비니루 귀신에게 뒤질 뻔한 때부텀 까발겨주마! 그때 니놈은 비니루 귀신에게 뒤졌어야 허는겨!”
호이장이 작심한 얼굴로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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