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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 새 (203)_ 30만원짜리 낚시
2013년 09월 1019

 

30만원짜리 낚시

 

 

“그려서 그넘덜이 나를 떼놓구 지덜끼리만 낚시를 갔다 이거여유?”
씁새가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오죽허문 여북헌다구 니놈을 떼어 놓구 갔겄어? 지난달에 거금도 가서니 땡삐 사고 쳤다드먼. 창수씨허구 죄다덜 벌에 쏘이가 병원에 댕기구 난리두 아니었던개비드먼. 니놈허구 댕기문 그따위 터무니없는 사고만 당허구 괴기는 개뿔이나 낚시는 죽치구 돌아오는 지경인디 언놈이 니놈이랑 낚시를 갈라고 허겄는가? 안 그려? 예미럴, 창수씨가 아예 작정허고 니놈을 왕따 시킬라는 모냥이여. 호이장서껀, 총무놈, 회원놈에 거시기놈꺼정 그라구 그 뭣이여? 산에 댕긴다는… 심마니….”
낚시점 박 사장이 고개를 갸웃했다.
“하수오!”
“그놈 이름이 하수오여?”
“산에 댕기는 놈이 낚시꾼 쫓아 댕기길래 지어준 별명여유. 하수오라든가… 뭐라는 약초 캐는 놈이라서 하수오라구 지어줬구먼유.”
“그려서 그눔 차림이 그 모냥이였구먼. 웬 요상시런 배낭에 호미에 낫에 괭이에… 웬 농사꾼 차림이루 찾아왔드먼.”
“그니께 뭣이여유? 그 허수오놈두 뭣이가 워쨌다는겨유?”
“그라니께 그 하수오라는 놈까정 죄다 몰아서니 아침나절에 우덜 가게서 미끼를 안 사갔겄는가? 대청댐 방아실 쪽이루 낚시를 간다데? 씁새놈한테는 말허지 말라구 신신당부 허드만. 다시는 니놈이랑 낚시를 안 가겄다구.”
박 사장이 끙 소리를 내며 말을 끝냈다.
“개놈의 종자덜! 창수 성님은 나잇살이나 주워 처먹은 양반이 그라문 안 되는 거지유. 우치키 환갑이 낼모레인 양반이 우덜 개차반낚시회를 풍비박산을 낼라구 헌대유? 거기다가 우덜 낚시회의 고문이라는 양반이?”
씁새가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말했다.
“옘병! 니놈이 사고 쳐서 그리 된 것을 누구 탓허는겨?”
박 사장이 혀를 끌끌 찼다.
“내 이눔덜을 당장에!”
씁새가 낚시점 문을 박차고 나가며 소리쳤다.
“저… 저… 승질머리허구는… 씁새야! 그 차림이루 워딜 가는겨?”
박 사장이 뒤쫓아 나가며 소리쳤다.
“그놈덜이 들어간 방아실이야 뻔허지유. 방아실 지나서 향어 양식장이 있던 날맹이 쪽이지유. 내 이놈덜을 죄다 주리를 틀껴유. 아녀! 내가 아예 이놈덜 낚시허는 곳마다 바윗덩이를 굴려 버릴껴! 오늘 낚시 안 헐 꺼여유. 이놈덜 씁새님 알기를 좃도 파리 똥구녕이루 아는 모냥이여!”

낚시장비 하나 없이 그저 동네 어슬렁거리던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의 씁새가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세웠다.

“저눔의 승질머리는 뒤져두 안 없어질껴. 그나저나 이래두 되는가 모르겄네.”
박 사장이 씁새를 태우고 떠나가는 택시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방아실루 가유.”
씁새가 택시기사에게 말했다.
“거기는 시왼디유?”
기사가 돌아보며 말했다.
“괜찮여유. 내가 오늘 손 볼 놈덜이 몇 있어서 그류.”
씁새의 비장함에 기사가 백미러를 흠칫 쳐다보았다.
“무… 무신… 일이 있간디유?”
“방아실에 몇 놈 묻어버릴 모냥여유.”
순간, 기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무신… 중대시럼 사연이 있는 개벼유?”
“이 씨부럴 놈덜이 우정을 배신혀구 감히 내를 왕따시켰구먼유. 지나온 세월이 어언 몇 십 년인디, 그 의리를 똥 싸고 버리는 속고쟁이마냥 차버려? 존마난 놈덜! 죄다 갈아버릴껴! 창수 성님? 바위루 밀어 버릴껴!”
분이 풀리지 않는 씁새의 우악스러운 이야기에 기사의 몸이 경직되어 가고 있었다.
“그… 그려두… 이… 대화루 풀어가는 것이….”
택시기사가 땀을 삐질거리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자고로 남자덜끼리 신의를 배신허는 행위는 천하의 상놈덜이나 허는 짓이여유. 이런 썩을 종자덜은 인생의 가치를 모르는 놈덜여유. 좌우간 오늘 몇 놈은 요절날껴유!”
씁새의 독기 서린 눈과 뱉어내는 무시무시한 말 때문에 택시기사의 심장은 타들어가는 듯 했다. 인적 없는 대청댐 구석의 방아실이라는 행선지도 그렇고, 갑자기 분노하여 뛰쳐나온 행색의 손님 복장도 그렇고, 단단히 사고 칠 낌새였다.
“게다가 이 썩을 하수오놈까정… 개눔덜! 낫에 괭이까정 연장을 배낭에 넣고 댕기는 놈이 무신 우덜 모임에 들어와서니… 아예 우덜 모임을 빙다리 핫바지루 만들 모냥이여!”
또다시 택시기사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낫에 괭이라는 살벌한 연장을 배낭에 넣고 다니는 놈들이라면… 이건 필시 상당한 조직일 것이 분명했다.
“택시 요금은 괘념치 마셔유. 이 종자덜을 붙잡아 요절낸 후에 그 놈덜헌티 받아서 드릴라니께.”
씁새가 이를 빠드득 갈며 말했다.
“그… 그류. 그… 그러지유.”
택시기사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미랄! 방아실이 아니잖여유! 여기에는 개미새끼 한 마리 없슈! 지대루 알켜준 거여유?”
씁새가 휴대폰에 대고 소리쳤다.
“워디유? 문의면 선착장 쪽? 문의 선착장이면 완전히 끝인디? 방아실루 갔대미 뭔 소리여유? 박 사장님 지대루 알켜주지 않으문 내가 점포를 아예 절딴낼껴유!”
씁새가 박 사장에게 고래고래 소리치는 시각, 택시 안에서는 택시기사가 조그만 소리로 동료들에게 상황을 알리는 중이었다.
“그려! 예미 조폭인개벼. 생긴 건 오종종허니 얍살스러운디… 허는 소리가 바위로 쳐 죽이겄다구… 저짝 조직은 낫에 괭이까정 무장헌 조직인개벼. 말허는 본새루다 보니께 혈혈단신이루 저짝 조직에 쳐들어가는 개벼. 그란디 저짝 조직덜이 낌새를 채고는 이리저리 도망대니내벼. 이거 큰 사건에 휘말리겄어! 우치키 손 좀 써봐!”
조그마한 소리로 통화하던 기사가 택시로 다가오는 씁새를 보고는 얼른 휴대폰을 껐다.
“문의루 가유.”
“무… 문의유? 그니께… 신탄진 쪽 문의 말허시는겨유?”
“그류. 문의면 취수장 쪽이루 가유! 개눔의 종자덜… 기필코 요절을 내구 말껴!”
“그라문… 요금이 솔찮을 것인디… 웬만허문 대충 여기서 끝내시지유. 방아실서 문의면은 끝에서 끝이유.”
택시기사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돈 때문에 그려유? 걱정허덜 마셔유! 이 썩을 종자덜 잡아서 요절내문 드릴라니께. 이 종자덜 깝데기를 오뉴월 개털 벗기드키 홀랑 벳길껴!”
또다시 분노로 일그러진 씁새와 공포에 휘말려 새가슴이 된 기사를 태운 택시가 출발했다.
“뭣이여유? 문의라매! 문의 선착장이루 왔대매유! 그란디… 이번에는 옥천 개심지라구유? 몇 시간을 달려서 방아실루 갔다가, 또다시 몇 시간을 달려서 문의 선착장에 오니께 이번에는 옥천 개심지란 말여유? 시방 똥개 훈련시켜유? 시방 저헌티 장난치시는겨유? 박 사장님두 한 패 아녀유? 증말이지유? 이번에는 완전히 참말이지유?”
휑하니 비어있는 선착장 낚시터를 바라보며 씁새가 휴대폰에 대고 소리쳤다.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실망감과 분노에 휩싸인 씁새는 애꿎은 나무를 걷어차고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나무 난간을 후려치며 난리를 떨어댔다.
“예미! 저짝 조직덜이 옥천이루 튄 모냥이여! 확실히 이놈이 조직의 거물인 모냥이여. 저짝 조직덜이 인원이 꽤 되는 모냥인디, 이 한 놈헌티 놀라서 도망 대니는개비여! 시방 연락책이 이 놈헌티 속속들이 정보를 주는 개벼! 그려. 그니께 옥천 쪽이루 연락혀서 이놈을 잡아야 쓸 것이여. 보아 허니 행색두 현상수배범 같어!”
택시기사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연락을 하고는 휴대폰을 끊었다.
“충북 옥천!”
씁새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이미 체념한 택시기사가 차를 움직였다.

“그란디… 괜찮을까? 씁새놈이 화가 잔뜩 난 것 같은디?”
박 사장이 낚시점 테이블 의자에 앉은 일행들을 쳐다보며 물었다.
“냅둬유. 그놈은 그리 당해두 싸유. 지놈두 당해보문 자신의 죄과를 뉘우치겄지유.”
창수씨가 낄낄거리며 대답했다.
“좌우간 귓구녕두 얇은 놈이여. 이리저리 택시 타구 돌아댕기문서 우리를 찾겄다구 허는 모냥이 참이루 불쌍시럽구먼.”
호이장놈이 킬킬거리며 말했다.
“실제루 우덜이 지놈 떼놓구 낚시 간 줄로 아는 개비네. 우덜은 여기서 커피 마시는디….”
총무놈이 혀를 차며 말했다.

“그리니께… 낚시꾼이다 이거지유?”
경찰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니께유! 뭣이가 조폭이구 뭣이가 조직이래유? 지는 이 나이 먹도록 물괴기나 죽였지, 사람덜헌티 해코지는 안 해봤구먼유!”
씁새가 답답한 가슴을 치며 대답했다.
“그라문 낫이니 괭이니 허는 연장은 뭣이구, 방아실에 문의에 옥천까정 택시루 부리나케 쫓아댕긴 건 뭣이래유? 바위를 굴려서 죽인대매유? 사람을 묻는대매유?”
경찰이 다시 물었다. 택시기사의 연락을 받은 동료 기사들이 옥천의 검문소에 연락하여 옥천으로 들어오는 씁새를 잡아 놓은 상태였다. 느닷없이 옥천 경찰서로 연행되어버린 씁새는 영문도 모르는 채 자신을 증명하기에 바쁜 상황이었다.
“그것은 친헌 낚시꾼끼리 허는 얘기지유. 친헌 친구덜찌리 뭔 얘기는 못해유?”
씁새가 다시 가슴을 치며 대답했다.
“하루 죙일 택시 타구 다녔음서 택시비두 없고… 그 친하다는 낚시꾼들도 없고… 그 차림이루 낚시꾼이 말이 돼유? 그러구 택시비만 삼십만원이라는디 그건 우치키 허실래유?”
경찰이 자신도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사… 삼십만원유?”
씁새가 놀란 얼굴로 소파에 앉아 기다리는 택시기사를 돌아보았다. 피식 웃는 택시기사의 표정은 ‘뭐 저런 요상시러운 놈이 다 있는가? 어쩐지 생김새가 오종종허니 파리 새끼 한 마리 못 죽일 것 같더만… 낚시꾼이었어? 겨우 제놈 낚시에 안 데리고 갔다고 그 난리를 친 거여?’ 하는 표정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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