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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새 (212)_벚꽃 엔딩 / 갈대엔딩
2014년 06월 622

씁새 (212)

 

 

벚꽃 엔딩 / 갈대엔딩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1 벚꽃엔딩

“캬! 참이루 밖으루 나오니께 경치가 봄 그대루여유? 우치키 이리 멋진 계절을 모름서 지냈을까유? 참이루 황홀혀유!”
낚싯대는 펼쳐놓았건만 낚시에는 관심 없이 저수지 주변으로 서있는 벚나무에서 흩날리는 꽃잎들을 보며 황홀경에 빠져있는 녀석이 연방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저 요상시런 종자는 또 뭐래유?”
씁새가 창수씨를 보며 물었다.
“우덜 동네서 쌀가게 허는 놈인디, 시상이 우치키 돌아가는 중 머르겄담서 낚시를 갈켜 달라데? 그려서 데불구 나온겨.”
창수씨가 미끼를 갈아 끼우며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평생을 골방에 갇혀서 군만두만 처먹은 놈이여, 뭐여? 봄꽃 귀경을 첨 하는 것도 아닐 것인디 웬 푼수 짓이래유?”
“내비둬. 먹고 살기 바쁘니께 바깥 귀경은 꿈에도 못 꾸던 놈이여. 이참에 저놈 잘 갈쳐서 참한 낚시꾼 하나 맹길란다.”
“우째… 허는 짓거리 보니께 참한 낚시꾼 되기는 애저녁에 글렀는디유?”
난분분하는 벚꽃잎들 사이로 이리저리 뛰노는 녀석을 보며 씁새가 고개를 모로 저었다.
“그래두 네놈만 허겄냐? 참한 낚시꾼은 커녕 개망나니 낚시꾼인 씁새만큼 되겄냐?”
창수씨가 씁새를 보며 씩 웃었다.

“예미럴! 죄다 나만 보문 나뿐놈이랴… 그란디… 저 인간이 오늘 첨 낚시람서 장비는 죄다 삐까번쩍 허누먼유?”
씁새가 녀석의 장비를 보며 말했다. 처음 낚시를 한다는 녀석의 장비는 최고급품의 신형 낚싯대들이었다.
“있는 게 돈뿐인 놈이니 워쩌겄냐? 이왕 하는 낚시 폼나게 허겄다고 돈으루 처바른 모양이다.”
창수씨가 키득 웃으며 말했다.
“돈지랄 헌다고 괴기가 잘 무는 건 아닌디 말여유.”
씁새도 키득거리며 말했다.
“그려서 네놈은 일제 바다낚싯대 구한다고 난리를 쳤던겨? 결국은 그 비싼 낚싯대를 하루 만에 아작 냈잖여?”
“예미… 안적두 아픈 가심을 그리두 후벼 파문 좋아유?”
씁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태식이! 인자 그만 깨방정 떨고 낚시나 혀.”
뻘쭘해진 창수씨가 여전히 벚꽃잎에 취한 녀석을 보고 소리쳤다.
“그짝이루 물골이 지나니께 대형 잉어들이 잘 붙는 곳이여. 입질두 못 보구 꽝 치덜 말구 진중허니 낚시 줌 혀.”
창수씨의 말에 녀석이 의자에 앉았건만 여전히 눈은 저수지 가득 휘날리는 벚꽃을 보고 있었다.
“진득허니 낚시나 헐 인간은 아니여….”
씁새가 그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때였다.
“어! 어! 찌… 찌!”
씁새가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녀석의 정중앙의 낚싯대 찌가 무섭게 솟아오르다 그대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태식이 채! 채!”
창수씨도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그 모습에 놀란 녀석이 멍하니 씁새와 창수씨를 쳐다보다가 낚싯대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찌는 그대로 물속으로 잠겨버렸고 두 대의 낚싯대를 한꺼번에 엉켜 놓고는 저수지 안쪽으로 한꺼번에 끌고 들어가는 중이었다.
“월레! 월레! 안디여! 돌아와! 안디여! 돌아와!”
녀석은 그 자리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소리치고 있었다. 급기야는 끌려가는 낚싯대를 향해 돌까지 집어 던지는 중이었다. 잠시 후, 벚꽃잎이 흩날리는 물가에 녀석이 황망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봄날의 한 폭의 그림처럼. 그리고 녀석은 다시는 낚시터에 나타나지 않았다.

 

2 갈대엔딩

“흐미! 성님. 나를 어찌 보요? 누구 말대로 나를 빙다리 핫바지로 보요?”
녀석이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치며 말했다.
“나가 이려두 루어낚시로 뼈대가 굵은 놈여요. 이따구 릴대 하나 간수헐 줄 모르는 놈이 아니지라.”
“그려두 여기는 수로여! 예미 그냥 대낚싯대루 고요히 낚시허자니께 뭔 말이 많은겨?”
씁새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따. 성님! 쪼잔혀게 뭔 낚싯대여라? 호쾌허니 릴을 잡아 던져야 싸나이 아녀라? 아짐씨마냥 낚싯대 쪼물락거리문 뭣이 되겄소?”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릴대를 꺼내고 있었다.
“아무리 그려도 여기는 좁디좁은 수로여. 여서 릴대 던지문 건너편에 저 냥반덜 마빡을 후려칠 기센디, 뭣이 릴을 던지겠다는겨?”
호이장놈도 말리고 나섰다. 갈대가 흐드러진 수로였다. 폭이라야 50m를 넘어갈까 말까 할 작은 수로에 도착하자 녀석은 조막만한 낚싯대로는 양이 차지 않는다며 릴대를 바락바락 꺼내고 있었다. 건너편에도 이미 낚시꾼들이 앉아 있었다.
“나가 저짝 양반덜 폐 안 끼치도록 헐라니께 맘 놓으쇼!”
녀석이 주먹만 한 떡밥을 달며 말했다.
“나가 루어루다 배쓰 잡아낸 것이 5톤 도라꾸로 하나 가득이여. 릴로 뽀인뜨 찝어 내는 데는 귀신이여라. 암말 말고 성님덜은 낚싯대루 소꿉장난이나 혀쑈!”

녀석이 드디어 릴낚시 채비를 붕붕 날리며 말했다. 녀석의 말대로 릴들은 정확하게 수로의 한가운데에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십여 대의 릴을 날렸건만 녀석이 건져내는 것이라고는 깻잎 크기의 붕어들뿐이었다. 씁새와 호이장이 낚아내는 붕어들의 크기와 별다를 것이 없었다.
“이거이 낚시터가 개판이구마잉.”
녀석이 또다시 전차표 붕어를 끌어내며 말했다.
“이거이 배쓰 낚시를 갔어야 허는 거인디…”
녀석이 입을 쩍 다셨다.
“예미럴눔! 루어낚시꾼의 진수를 뵈준대미, 뭔 개수작이여?”
씁새가 녀석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때였다.
“으히! 월척이여! 월척.”
건너편의 꾼 하나가 활처럼 휘어진 낚싯대를 곧추세우며 소리쳤다. 그리고는 건너편 낚시꾼들 모두 입질을 받아냈고 낚아낼 때마다 준척급의 붕어들이었다.
“성님덜. 저짝이루 뽀인뜨가 형성된 모냥이여. 나가 저짝이루 좀 더 길게 뿌려벌랑게 기대하쑈!”
녀석이 음흉스러운 눈으로 건너편을 노려보며 말했다.
“안디여! 그러다가 저짝 사람덜헌티 개욕을 먹을 거인디. 그냥 그 자리에 던져 넣어!”
씁새와 호이장놈이 말렸건만 녀석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리고 녀석은 신기에 가까운 릴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건너편의 꾼들이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정확하게 그들의 찌 사이사이로 미끼를 매단 추들이 던져졌다. 그리고는 녀석이 보란 듯이 씁새와 호이장놈을 보고는 씨익 웃었다.
하지만 씁새와 호이장놈은 좌불안석이었다. 건너편 낚시꾼들이 자신들의 찌 사이사이에 저쪽 놈들의 릴 추가 숨어들었다는 것을 안다면 심한 싸움이 터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녀석은 신기에 가깝도록 릴이 흔들릴 때마다 교묘하게 붕어들을 끌어내고 있었다. 역시 큰 놈들은 건너편으로 다 붙었는지 준척급 이상의 씨알들이었다. 킬킬 웃으며 붕어를 떼낸 녀석은 또다시 건너편 꾼들이 한눈을 파는 틈을 타 교묘하게 릴을 휘둘렀다.
“예미! 써커스를 보는 기분이여!”
호이장놈이 녀석의 솜씨를 멍하니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순식간이었다. 녀석이 던져놓은 릴 한 대가 엄청난 힘을 받으며 고꾸라질 듯 흔들렸다.

“떠윽! 큰 놈인개비여!”
하염없이 녀석의 릴만 쳐다보던 씁새가 소리쳤고 녀석은 번개처럼 릴을 낚아챘다. 녀석이 엄청난 힘을 써댔지만 릴은 요지부동이었다.
“워미! 힘 좀 쓰는 고마잉!”
녀석이 끙끙거리다 말고 소리치며 뒤로 돌아서며 어깨에 릴을 짊어지고는 언덕위로 기어  올랐다. 그리고 씁새와 호이장은 보았다. 건너편의 낚시꾼 하나가 장대 하나를 들고 죽어라고 버티고 있는 것을! 양 옆의 낚시꾼들이 모두 모여들고 있었고 그 중 하나는 뜰채까지 들고 뛰어 오는 중이었다. 팽팽해질 대로 맞물린 릴과 낚싯대의 엉킨 줄은 서서히 물 위로 모습을 보이는 중이었다.
“씨이벌! 좆 됐다!”
씁새가 중얼거리며 부리나케 장비를 챙기기 시작했다.
“개눔의 새끼!”
호이장놈도 여전히 언덕을 기어오르며 용을 쓰는 녀석을 보며 욕을 내뱉고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어이! 그 짝의 개눔들아!”
기어코 건너편에서 욕이 날아들었다. 허공에서 릴줄과 낚싯대의 줄이 팽팽하게 버티는 중이었다. 그때야 상황을 알아차린 녀석이 얼른 엉킨 릴을 끊어내고는 다른 릴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십여 대의 릴은 건너편 꾼들의 모든 낚싯대를 엉클어서 이쪽으로 끌고 오는 판국이었다.
“저 샹눔의 새끼들이! 워디서 그따구루 낚시를 배운겨! 저눔덜이 낚싯대 도적놈들 아녀?”
“거기 서있어! 저 좀마난 놈덜을 수장시키고 말껴!”
온갖 욕설을 내뱉은 건너편의 꾼들이 이쪽으로 오기 위해 저 아래의 다리를 향해 마구 뛰었다. 허겁지겁 장비를 싸든 씁새와 패거리들은 정신없이 수로를 떠났고, 그 수로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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