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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꽁트 씁새(224)-구타 유발자들
2015년 06월 1008

낚시 꽁트 씁새(224)

 

 

구타 유발자들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회에 환장을 한겨? 아침 식전부텀 괴기를 썰구 지랄여?”
호이장놈이 방파제에 퍼질러 앉아 감생이 포를 뜨는 씁새를 보며 소리를 질렀다.
“개눔아, 회 처먹는디 시간이 필요허다냐? 처먹구 싶을 때 처먹는 거여.”
아랑곳 않고 감생이의 껍질을 벗기며 씁새가 대답했다.
“냅둬. 저눔이 밤새 베도라치 한 마리 잡아놓고서는 배 아프니께 저 지랄인겨.”
총무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필 내가 잡은 감생이 중에서 젤루 큰 놈을 썰고 있으니께 허는 얘기여.”
호이장놈이 입맛을 쩍 다셨다.
“씁새님은 회 잘 뜨신다, 그쵸? 괴기는 못 잡아도 회만 잘 떠도 된다, 그쵸?”

 

 


그쵸가 또 나서며 씁새에게 깐족거리기 시작했다.
“니놈은 왜 또 따라와서 지랄여? 니놈 전공은 루어낚시라매, 금강변에서 루어나 팔뚝 빠지게 던지덜 않고 왜 따라와서 난리여?”
“에이, 그건 아니다, 그쵸? 루어만 하다가 조금 더 지식의 폭을 넓혀 볼라구 쫓아 왔는데 씁새님이 너무 매몰차다, 그쵸?”
녀석이 씁새의 앞에 아예 주저앉아 회 써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저리 가라, 그쵸야. 이 씁새님이 밤새 꽝 쳐서 심기가 매우 불편혀. 그러니께 니놈 선배라는 총무놈헌티 가서 놀아라.”
씁새가 그쵸를 노려보며 말했다.
“씁새님은 너무 그러신다, 그쵸? 그러구 이제 저도 개차반낚시회의 회원인데 별명이 그쵸가 뭐예요? 박격포라고 불러달라고 몇 번 얘기했다, 그쵸?”
“워떤 개놈이 우덜 유서 깊은 개차반낚시회에 네놈을 회원이루 입회시켰대는겨? 그러구 박격포는 또 뭐여?”
씁새가 회를 썰다말고 녀석을 노려보며 물었다.
“그게… 접때, 호이장님허구 총무님허구 그… 거시기 하문서 그 양반을 거시기 하문 좋겄다고 거시기 해서… 그려서 거시기 했는디유.”
거시기가 손바닥만 한 우럭을 건져내며 대답했다.
“지랄을 무더기루 싸고 있네. 이따위 남성용 끈팬티만큼이나 쓸모없는 놈을 우덜 개차반낚시회의 회원이랍시고 받아들인다는겨? 내는 찬성 안혔어. 그라니께 딴 데서 놀아, 그쵸놈아.”
“또 그쵸라고 하신다, 그쵸? 제가요, 군대서 박격포 주특기였다, 그쵸? 그래서 별명을…”
“꺼져, 그쵸놈아!”
“박격포라니까…”
녀석이 쭈뼛쭈뼛 일어서며 중얼거렸다.

“그려두 그 우덜이 참 거시기헌디… 이제 저기 거시기가 우덜헌티 거시기허문 우리두 이제 거시기한 낚시회루 거시기 헐건디유?”
거시기놈이 씁새를 보며 말했다.
“이 개눔은 원제부텀 저 그쵸놈하구 짝짜꿍이 된겨? 지랄 말구 우럭 새끼나 잡어. 우덜 개차반낚시회는 소수 정예여. 저런 잡놈덜 끌어들이는 낚시회가 아녀.”
씁새가 단칼에 거시기의 말을 잘라버렸다.
“근데, 씁새님은 저 거시기라는 사람 말을 잘 알아듣는다, 그쵸? 희한하다 그쵸?”
녀석이 총무놈 옆으로 다가가며 조그맣게 물었다.
“이눔의 낚시회에 희한한 일이 그것뿐이간?”
총무놈이 릴을 휘두르며 대답했다.
“아이고 맛나다. 역시 회는 넘이 잡은 것을 썰어 먹어야 맛나는겨. 총무놈아 어여 와서 한 점 해라.”
씁새가 방파제 왼쪽 끄트머리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총무놈을 불렀다.
“니나 처먹어. 괴기는 사먹는 게 낫어.”
“지랄 똥 싸는 놈. 그런 놈이 왜 낚시는 오구 지랄여. 그러구 또 지름신이 강림을 허신겨? 못 보던 낚싯대에 구명조끼가 일품일세?”
씁새가 소주잔을 채우며 말했다.
“낚시는 뽀대여.”
총무놈이 짧게 대답하고는 새로 산 선글라스를 모자에 걸쳤다.
“예미, 염병을 시시때때로 해대는구먼. 패션쑈하러 낚시 오는 새끼. 그 지랄루 패션쑈 할라문 그쵸하구 루어나 던지러 댕겨. 썩을 놈아!”
씁새가 소주잔을 비우며 말했다.
“당파적 발언이 심하군. 헐벗은 인민들은 회나 떠 먹어.”
총무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낚시할라구 탈북한 부루조아 새끼!”

 

 


씁새가 다시 소주잔을 비우고는 총무놈에게 감생이 대가리를 집어 던졌다.
“내 고향은 논산이여. 호국의 요람!”
총무놈이 시덥잖은 듯 대답했다.
“저어~ 산에에~ 딱따구리느으으은~ 없는 구녕도 파는데이~ 우리지입~ 서방놈으으은~ 있는 구녕도 못 파네이~”
흥이 일기 시작한 씁새가 방파제에 퍼질러 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씨불놈. 또 지랄이네.”
호이장놈이 씁새를 흘겨보며 말했다.
“우쩌겄냐… 뭐 세상 다 그런 거지. 씁새놈이 30분 이상 괴기가 안 나오면 판 뒤집는 거 알잖여. 그러려니 혀.”
회원놈이 사람 좋게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근디 저 지랄루 아침부텀 회에다가 쏘주 처먹는디 괜찮을라나?”
호이장놈이 씁새를 다시 보며 물었다.
“수시루 걸리는 선천성 혈중 알코올 농도 결핍증이여.”
총무놈이 새로 산 신상 낚시복의 주름을 잡으며 대답했다.
“이 호환 마마 같은 잡탱이들아. 개차반낚시회 명예회장님이신 씁새님 안주가 떨어졌다. 감생이 실한 놈이루 어여 한 마리 대령해 봐라.”
씁새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호… 호이장아…”
아침 낚시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 씁새가 오만상을 지으며 운전하고 있는 호이장놈을 불렀다.
“휴… 휴… 게소… 으으…”
“똥?”
총무놈이 씁새를 보며 물었다.
“그…려!”
“이 개눔이 아침부텀 회에 쏘주까정 지랄루 처잡숫더니!”
호이장놈이 백미러로 뒤를 보며 혀를 찼다.
“휴게소에 대줘라. 살다보면 급똥두 마렵고 그런 거지.”
회원놈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 저도… 마렵다, 그쵸?”
이번엔 그쵸까지 오만상을 지으며 말했다.
“뭐여? 단체루 지랄여?”
호이장놈이 조수석에 앉은 녀석을 보며 물었다. 식은땀까지 흘리며 안절부절인 두 녀석을 데리고 가까스로 휴게소에 도착하자 쏜살같이 두 녀석이 화장실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저놈덜… 지대루 똥이나 싸겄어?”
연휴에 꽃놀이까지 겹친 휴일인지라 귀경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휴게소 마당을 보며 호이장놈이 중얼거렸다. 호이장놈의 걱정처럼 화장실은 초만원이었다. 소변기 앞은 물론, 대변용 화장실 앞에도 줄줄이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다. 화장실이 발 디딜 틈조차 없어 보였다.
“예미… 소문난 맛집두 아니구 이게 뭔… 으윽…”
몸을 배배꼬며 씁새가 중얼거렸다.
“너무… 많다, 그쵸? 쌀 것 같다, 그쵸?”
녀석도 흐트러지는 몸을 겨우 가누며 힘겹게 말했다. 씁새의 눈앞이 노래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서 있기조차 힘들 지경이었고, 금방이라도 큰 실례를 할 것 같았다.

그때였다. 씁새가 서 있는 바로 뒤, 대변용 화장실 앞의 소변기가 마침 비어버렸다. 이판사판이었다. 언제 나올지 모르는 대변기를 사용하는 사람과 씁새의 앞에서 대기 중인 대변 희망자 두 사람… 이대로라면 분명히 바지에 지릴 것이다. 참다못한 씁새가 그대로 바지를 벗고는 소변기에 엉덩이를 디밀었다.
“아하…!”
씁새의 입에서 환희에 찬 쾌감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환희는 2, 3초뿐이었다. 분명 씁새는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제 아무리 뻔뻔한 씁새라 할지라도 소변기에 대변을 떨궈주는 일은 제 아무리 철면피라도 창피함과 굴욕감으로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이었다.
그제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씁새가 창피함으로 도배된 얼굴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씁새는 자신처럼 환희의 비명을 지르는 녀석을 보았다. 그쵸가 자신의 바로 옆 소변기에서 엉덩이를 까고 있었던 것이다. 녀석이 씁새를 보며 씩 웃고 있었다.
천군만마란 이런 것일까? 동병상련, 전우애, 초록은 동색… 오만가지 생각이 씁새의 머릿속을 휘젓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세 칸 건너 소변기에 바지를 내리며 엉덩이를 들이미는 낯선 사람 하나. 그 역시도 씁새와 녀석의 용감무쌍함을 보고는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씁새가 손가락을 쳐들었고, 녀석과 낯선 이도 같이 손가락을 쳐들었다. 브이! 다만, 소변을 보는 사람들의 황당한 눈초리들만 그들에게 사정없이 내리 꽂히고 있었다.
“시원하다, 그쵸? 웃긴다, 그쵸?”
녀석이 씁새를 졸래졸래 따라오며 웃음소리와 함께 말했다.
“에또, 인자부텀 박격포는 우리 개차반낚시회의 영예로운 회원이여. 그라니께 인자부텀 그쵸라고 부르면 쥑일껴. 박격포라고 불러야 할 거여.”
씁새가 매우 시원한 얼굴로 달리는 차 안에서 소리쳤다.
“뭔 바람이 분겨?”
회원놈이 씁새를 보며 물었다. 박격포로 개명된 녀석이 매우 흡족한 얼굴로 씁새를 바라보고 있었다.
“회색분자 새끼.”
총무놈이 씁새를 흘겨보며 말했다.
“낚시할려고 탈북한 부루조아 반동새끼.”
씁새가 지지 않고 총무놈에게 말했다.
“내 고향은 논산이여. 호국의 요람.”
총무놈이 발로 씁새를 걷어차며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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