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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낚시 꽁트-씁새(239)-초짜 길들이기 2016 (上)
2016년 06월 1326

연재_낚시 꽁트-씁새(239)

 

 

초짜 길들이기 2016 (上)

 

 

박준걸 artellar@hanmail.net

 

“안녕허시지유?”
낚시가게의 문을 빼꼼 열고 들여다보며 씁새가 배시시 웃었다.
“왔으문 들어오든가, 나가든가 혀!”
낚시가게 김 사장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참이루 오랜만이여유?”
씁새가 가게 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중리동 박 사장네만 들락거리더니 여기까정 뭔 일이래?”
누구나 아는 대로 씁새와 그 패거리들이 출몰하는 본거지가 중리동임에도 모처럼 들러준 씁새가 영 이상스러웠다. 중리동 낚시가게 박 사장에게서 씁새 패거리들이 나타나면 쑥대밭이 되어버린다는 얘기를 누누이 들은지라 김 사장이 살짝 긴장하고 있었다.
“바람 부는 대루 댕기는 거지유, 지가 워디 대놓구 댕기남유?”
“달래 씁새여?”
김 사장이 진열장을 청소하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장사는 잘 되셔유?”
씁새가 가게 중앙의 테이블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나라일 헌다는 놈덜 꼬라지가 지 멋대룬디 장사가 되간디? 수십 년째 경제를 살린다문서 조둥이루만 살리구 지랄여. 노바닥 파리만 날리구 있으니께 미칠 지경이여.”
김 사장이 한숨을 폭 쉬며 대답했다.
“그놈덜 말을 곧이곧대루 믿는 놈이 바보여유. 그란디 우째 가게가 썰렁혀유?”
씁새가 가게 안을 둘러보며 물었다.
“홍가네 패거리는 군산이루 참돔 갔구, 정가네 패들은 탑정이루 붕어잽이 떠났구, 정식이허구 봉구는 무창포루 광어 떠났는디… 그란디, 자네는 우째 이 휴일에 길바닥을 헤메구 있는겨? 붕어잽이든 광어잽이든 떠나야 허는 것 아녀?”
김 사장이 의자에 앉아 배시시 웃고 있는 씁새를 보며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물었다.
“안 그려두 낚시꾼덜이 바다서껀 민물서껀 분탕질 치는디, 우덜마져 합세허문 괴기덜 죄다 거덜나유. 한번쯤은 자제허야 다른 낚시꾼덜이 재미 좀 볼 거구먼유.”
씁새가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지랄을 월척이루 허구 있네….”
김 사장이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그간 안녕허셨슈?”
다시 가게 문이 열리며 이번에는 호이장놈과 총무놈이 들어섰다.
“월래? 뭔 바람이 불었다구 그 유명시런 개차반님덜께서 우덜 가게를 떼거지루 왕림허셨대?”
김 사장이 놀라며 물었다. 김 사장이 놀라는 것은 반가움의 놀람은 절대 아니었다. 가는 곳마다 난장판에 사고 치기로 유명한 개차반들인지라 우선 겁부터 난 것이었다.
“대전지역 낚시가게 경기가 워떤지 순례 중이구먼유.”
호이장놈이 씁새의 맞은편으로 앉으며 대답했다.
“아조 국회의원이루 출마혀라, 이놈아.”
김 사장이 이죽거렸다.
“야, 씁새야! 내가 차 주차허구 오는디 말여. 워떤 아줌씨가 길을 묻는겨.”
호이장놈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예뻐?”
“지랄말구 얘기 들어. 그려서 내가 친절시럽게 갈차 줬드니, 그 아줌씨가 나더러 아자씨가 너무 친절시럽다는겨. 그려서 내 나이가 올해 환갑여유, 이랬드만 절대 그리 안 보이구 40대루 보인대는겨. 영혼이 맑아서 얼굴이 늙덜 않는디야.”
호이장놈이 신나서 떠들어 댔다.
“도를 아시느냐구 안 묻드냐? 너 그러다가 아줌씨 꾐에 빠지문 그때부텀 인생 조지는겨.”
씁새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
“이 지랄맞은 놈은 맴이 배배 꼬인 놈이여. 우찌 생각허는 게 노바닥 그 모냥이여?”
“이 병신 같은 호이장놈아, 네놈은 그렇게 아줌씨 꼬임에 빠져서 경기도 산자락 어디쯤에 있는 기도원에 갇히게 되는겨.”
“월레? 뭔 스토리가 그따구여?”
“그러문서 네놈은 그 기도원에서 무릎이 까질 때까지 한이 맺힌 조상님들께 절을 올리게 되는거여, 병신아!”
“개놈의 새끼.”
“창문 밖으로는 산 속의 저수지가 보일껴. 막 낚싯대를 담구고 싶은 욕망이 솟구치겠지만, 네놈은 그저 저수지를 바라만 볼 뿐이여. 왠지 알어?”
“뭐? 병시나!”
"네놈은 사지가 묶여 있그덩!“
“쳐 죽일 새끼.”
호이장놈이 씁새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그만 혀. 이 빌어먹을 천민들아.”
어느새 진열장에서 신상품을 고르고 있던 총무놈이 둘을 보며 말했다.
“시끄러워, 부루조아 돼지새끼야!”
씁새가 이번에는 총무놈을 보며 소리쳤다.
“아이고, 네놈덜만 나타나문 시끄러워 뒤지겄어. 자판기서 커피나 빼먹구 좀 조용히 혀!”
보다 못한 김 사장이 말했다.
“총무놈아, 네놈도 한 잔 빼주랴?”
호이장놈이 총무놈에게 물었다.
“에스프레소 아님 안 먹어.”
새로 들어온 스피닝릴을 구경하며 총무놈이 짧게 대답했다.
“낚시질 하려고 탈북한 부루조아 당간부 아들놈!”
씁새가 이죽거렸다.
“충남 논산 태생이여. 농부집안.”
진열장 위에 스피닝릴 세 개를 올려놓고 돌려보며 총무놈이 대답했다.
“그나저나 이렇게 가게가 썰렁혀서 우쩐대유?”
호이장놈이 커피를 홀짝이며 물었다.
“우쩌겄어? 시류가 그런 걸… 낚시꾼덜이 죄다 인터넷이루 물건 사구, 대형매장덜이 생기니께 우덜 같은 동네 쪼그만 낚시가게덜은 죄다 죽어버리는겨. 하루 종일 떡밥 한 개두 못 파는 날이 허다혀.”
김 사장이 쩝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건 그럴겨유. 바닷가나 낚시터 근방의 낚시가게라면 미끼라두 팔 수 있다구 혀지. 도시 한가운데 조그만 낚시가게는 우치키 헐 방법이 없을겨유. 인터넷 가격공세에 대형매장의 물량공세까정 당해낼 재간이 없는 거지유.”
호이장놈이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그러게 말여. 그렇다구 이 조그만 낚시가게서 낚시꾼덜 모아서 정기출조 헌다구 버스 섭외허구, 총무 구하구 그러자니 돈이 만만치가 않으니께 그저 하루하루 죽어 가는 모양새여.”
김 사장이 다시 한숨과 함께 대답했다.
“그라문 우덜이 해드리까유? 개차반들과 함께 떠나는 정기출조 뭐 이런 걸로?”
씁새가 헤벌쭉 웃으며 물었다.
“그날루 파산하는 꼴 보구 싶은겨?”
김 사장이 바락 소리를 질렀다,
“허문 잘 할 수 있는디?”
씁새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총무놈이 스피닝릴에서 이번에는 구명조끼 쪽으로 옮겨 신상품을 구경하고 있을 때였다.
“안녕허셔유?”
가게의 문이 열리며 수수한 복장의 청년 세 명이 들어섰다.
“어서 오셔유. 뭐 보시러 오셨슈?”
김 사장이 모처럼의 손님에 입이 함박만 해지며 물었다.
“그게 낚시장비를 좀 볼라구 왔는디유?”
한 청년이 쭈뼛거리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들의 눈은 구명조끼를 들고 유심히 그들을 쳐다보는 고급진 복장의 부루조아 차림의 이상한 놈과 테이블 의자에 앉아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해괴한 복장의 괴상한 두 놈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그려유? 그라문 워떤 장비를 보실라는지?”
김 사장이 다시 물었다.
“그게유, 담 주에 선배님이 무창포루 광어낚시를 가자구 허는디, 장비가 없어서유.”
또 다른 청년 하나가 대답했다. 순간 씁새와 호이장놈, 총무놈의 눈이 쨍하고 빛났다.
-초짜다!
“그라문 바다낚시 첨인개벼유?”
의자에서 벌떡 일어서며 씁새가 물었다.
“아니유. 지난주에 선배님허구 지허구 광어낚시 한 번 갔었는디, 선배님 장비루 허니께 우럭두 잡았거든유? 그려서 우덜이 이참에 장비를 구입혀서 지대루 배워 볼라구유.”
첫 번째 청년이 대답했다.
“그라문 나머지 두 분은 바다낚시 해보셨는가유?”
이번에는 호이장놈이 물었다.
“아녀유. 우덜허구 선배님허구 같은 직장에 댕기는디, 야만 데불구 갔었구유, 지들은 야가 우럭두 잡구 광어두 잡았다니께 재미있을 것 같아서 같이 배워 볼라구유.”
순간, 김 사장과 개차반 패거리들의 눈이 동시에 빛났다.
-대박 손님들이다!
“그라문 세 분 다 장비를 하나부텀 열까정 구입허셔야 헌다는 얘기지유?”
“한 분은 한 번 가셨고, 나머지 분덜은 첨이란 얘기지유?”
“우선은 요짝이루 앉으셔유.”
“우치키 에스프레소는 아니여두 에스프레소라구 생각하구 드실 수 있는 커피 한 잔씩 드릴까유?”
“바다낚시 재미지지유!”
“민물은 우치키 해보셨나유?”
“남자가 취미생활 정도는 하나씩 꿰차구 있어야 허는겨.”
갑자기 김 사장과 씁새 패거리들의 입에서 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느닷없는 상황에 어리둥절한 세 청년들이 쭈뼛거리며 테이블 의자에 앉았고, 씁새와 호이장놈이 냉큼 자리를 비워 주었다. 총무놈은 어느새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고 있었다. 그리고 씁새가 우리들만 믿으라는 뜻으로 김 사장에게 눈을 찡긋거리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김사장의 마음 한 구석에는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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