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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탤런트 이계인 모팔모의 55년 낚시 이야기
2016년 08월 3526 10097

피플

 

탤런트 이계인

 

 

모팔모의 55년 낚시 이야기

 

 

이기선 기자

 

전원일기의 ‘노마아빠’ 주몽의 ‘모팔모’ 등 개성 강한 극중 캐릭터로 국민 모두에게 친숙한 탤런트 이계인씨를 용인 지곡낚시터에서 만났다. 특유의 너털웃음이 매력적인 이계인씨는 소문난 낚시매니아다. 연예인 중에서는 이덕화, 이용식, 이경규씨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낚시인인데 낚시를 좋아해 20년 전에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팔당호 근처 전원주택으로 이사했고 최초의 낚시방송 드라마인 FTV ‘손맛’에 출연해 열연을 펼치기도 했다.

 

▲찌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이계인씨.그는 연기에서뿐만 아니라 낚시터에서도 승부근성이 강했으며 집중력도 대단했다.

▲용인 지곡낚시터에서 만난 이계인씨가 낚시도중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다.

“하룻밤 잘 놀고 갑니다.” 밤낚시로 손맛을 즐긴 이계인씨가 낚시짐을 메고 철수하며.


 

오후 6시쯤 낚시터에 도착한 이계인씨는 내비게이션이 고장 나 찾아오는 데 애를 먹었다며 우리나라의 교통정책을 한바탕 성토했다. 늘 매니저가 운전하지만 낚시를 갈 때는 손수 운전한다고. 이계인씨는 1952년생으로 올해 예순다섯 살이다. 그런데도 그 나이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동안이었다. 얼마 전에 아들 결혼식을 치렀다고 했다. 최불암씨가 주례를 보고 연예인 100여 명이 하객으로 참석했다고. 
날 저물기 전에 낚싯대부터 펴고 저녁 식사를 하였는데, 지곡낚시터 진남두 사장과 몇몇 낚시인들이 동석하고 FTV 이갑철 제작위원도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그 자리에서 이계인씨의 이야기는 두 시간 동안 이어졌다. “사극 주몽 이후 출연료가 높아져 후속작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넋두리로 시작된 그의 이야기는 걸걸한 목소리에 위트가 넘쳐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았다.  
술을 거나하게 마신 이계인씨는 함께 동행한 조근원씨가 먼저 붕어 세 마리를 낚는 걸 보자 승부욕이 발동했는지 잠자는 걸 포기하고 낚시에 열중했는데, 결국 동행인이 3마리를 더 낚을 동안 5마리를 낚는 실력을 보여준 뒤 방갈로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방갈로 안으로 따라 들어간 기자의 인터뷰에 응하느라 그가 잠든 시각은 한참 뒤였다.

 

Q 이계인씨 하면 70년대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악역 연기자로 널리 알려졌지만 무엇보다 MBC 사극 <주몽>에서 강철검을 만드는 모팔모로 열연한 것을 잊을 수 없다. 모팔모 캐릭터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A 대본에는 강철대장 모팔모라고만 적혀 있었지 특별히 캐릭터에 대해서는 따로 요구하는 게 없었다. 드라마 초기에는 큰 역할이 아니었는데, 열심히 했고 차차 그 역할에 빠져들면서 내 나름대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간 것이 시청자들에게 먹혔던 것 같다. 이렇게까지 인기가 높아질 줄은 몰랐다. 나중에는 주연까지 위협할 정도여서 눈치를 봐야 할 정도였다. 그 덕에 연기 인생 35년 만에 처음으로 팬미팅까지 열렸다. 그러나 모팔모 때문에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 후로는 드라마 출연 제의가 들어와도 모팔모 같이 개성이 강한 연기만 시켜 이미지 변신이 어려웠다. 무난한 역할이 TV에도 자주 얼굴을 비출 수 있고, 탤런트 생명도 오래가는 것 같다.

 

Q 왜 모팔모에 사람들이 열광했다고 생각하나?
A 강철검 덕분이겠지! 호주에서 온 팬들이 나를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이 선생님의 연기는 뼈 속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한 적 있다. 연기자는 연출자의 요구에 최대한 맞춰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 간혹 인기를 의식해 너무 오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시청자들이 더 잘 안다. 오버하지 않으면서 진실한 연기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낚시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A 코흘리개 때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낚시를 배웠으니 벌써 55년이 지났다. 아버지의 고향인 양구에서 살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서울로 이사를 와 서대문구 만리동(지금의 용산구 서계동 서울역 뒤편)에서 살았는데, 당시에는 피난민이 모여 사는 깡촌이었다. 아버지가 당시 철공소를 하여 우리 집은 제법 부유한 편이었다. 주말이면 아버지는 꼭 낚시를 다녔다. 지금은 복개된 청계천에서 붕어며 잉어며 메기가 잘 잡혔다. 아버지는 낚시실력이 출중해 낚시 갔다 오는 날은 동네잔치가 벌어졌고 이웃들이 양동이를 들고 기다리곤 했다. 당시 아버지는 용인유방작, 한작, 복수작 같은 비싼 대나무 낚싯대를 사용하셨는데, 보관을 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그런데 어머니는 내가 낚시하는 걸 너무 싫어해 몽둥이로 때리기까지 했다. 당시에는 밀가루에 된장을 비벼 미끼로 사용했는데, 설날에 인절미를 먹지 많고 숨겨 놓았다가 밀가루와 버무려 사용하기도 했다.

 

Q  드라마 <수사반장>을 찍을 때 스탭들이 낚시터로 잡으러 다니기도 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정말인가?
A 수사반장뿐만 아니라 영화나 다른 드라마 촬영 때도 쉬는 시간이면 항상 낚시터를 찾았다. 드라마 촬영을 하다가도 내 신이 없으면 낚시터로 도망가곤 했는데, 그래서 당시 상대 여배우들이 기피하는 인물로 꼽혔다. 왜냐하면 낚시터에 있다가 곧바로 촬영장으로 출근하는 날이면 잘 씻는다고 해도 비린내가 났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친척이 돌아가셨다고 거짓말을 하고 낚시를 하러 갔는데, 비린내 때문에 들통이 나 혼나기도 했다.

 

Q  신문에서 “가파른 바위에서 소나무에 줄 하나 허리에 묶고 낚시를 한 적도 있는데, 깜빡 잠이 들었다가 지나가던 어선이 발견하고 자살한 것으로 착각하여 소동을 벌인 적이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A  충주호 내사리로 기억되는데 당시 3칸반짜리 대 끝에 찌를 매달 정도로 수심 깊은 직벽에서 큰 붕어들이 잘 잡혔다. 너무 가팔라 혹시나 졸다가 떨어질까 봐 소나무에 밧줄로 꽁꽁 묶고 낚시를 하다  너무 피곤해서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어부들이 지나다 목 매달아 자살한 것으로 착각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다. 추억에 남는 일화는 그것 말고도 많다. MBC 앞마당에 큰 분수대가 있었는데, 잡아온 붕어들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그곳에 넣기 시작해서 나중에는 수백 마리까지 늘어났다. 보다 못한 경비가 붕어 똥 때문에 물색이 나빠지니 제발 그만 갔다 넣으라고 사정해서 그만 두었다.

 

▲‌“아싸, 또 한 마리” 이계인씨가 동이 튼 직후 이어진 붕어 입질에 신이 났다.

▲저녁 식사 중 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낚시인 여러분 사랑합니다.” 이계인씨가 이갑철 FTV 제작위원(좌), 지곡낚시터 진남두 사장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Q  가족 중에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A  아버지야 못 말리는 낚시광이셨고, 형은 낚시를 좋아하지 않았다. 달랑 하나 있는 아들이 낚시를 좋아하면 같이 데리고 다니며 가르치고 싶은데 영 취미가 없다. 그래서 늘 혼자 다닌다.

 

Q  낚시의 어떤 면이 좋은가?
A  낚시터에 가면 유명인으로서 눈치를 보거나 체면을 차리지 않아서 편하다. 자연에 동화되어 모든 걸 잊고 낚시에 집중할 수 있고 무엇보다 한밤에 중후한 찌올림을 보면 세상 시름이 눈 녹듯 사라진다.

 

Q  연예인 중에는 누구와 함께 주로 낚시를 다니는가?
A   옛날에는 박근형, 백일섭, 가수 박일남, 박일준씨 등과 한창 다녔었고, 지금은 이덕화, 이경규를 포함해 탤런트 후배들과 곧잘 다닌다. 이덕화는 나와 나이도 같고 데뷔연도도 같아 인연이 깊다. 1972년 봄 나는 MBC로, 이덕화는 그해 가을 TBC 탤런트로 데뷔했다. 이덕화도 어지간히 낚시를 좋아하는 낚시광이다, 대낚시도 잘 했지만 특히 방울낚시를 기가 막히게 잘 던졌다. 같이 댐으로 낚시를 가면 옆에 대를 펴놓고 한쪽에서는 방울낚시를 즐겼는데, 열 틀을 던져도 줄이 엉키지 않았고 매번 똑같은 자리에 쏙쏙 들어가도록 던졌는데 그게 그렇게 부러웠다. 지금 해양수산부 낚시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낚시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보물이다. 한때는 후배 조형기를 제자로 삼으려고 한창 데리고 다녔는데 낚시에 취미가 없었고, 낚시터에서 심부름만 시키니 그 다음부터는 따라다니지 않더라. 이게 소문이 났는지 다른 후배들도 내가 낚시 가자고 말하면 슬슬 피하기 시작했다.

 

Q   낚시를 즐기는 연예인들의 모임도 있는지?
A   3~4년 전에 연예인 중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낚시회를 만들자고 해서 이경규가 낚시모임을 하나 만들었다. 경규가 단장을 맡고 내가 고문을 맡았다. 지상열 등 연예인 10여 명이 모여 발대식은 멋지게 했는데 서로 바쁘다보니 스케줄이 맞지 않아 결국 한 번도 출조를 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Q 낚시 외에 즐기는 취미는?
A  한때는 당구도 즐겼으나 재미가 없어 그만두었고, 어릴 때부터 시작한 복싱은 건강을 위해 아직까지 매일 하고 있다. WBA 플라이급 챔피언을 지냈던 김태식, WBA 슈퍼미들급 챔피언을 지낸 박종팔과도 친하게 지냈으며 지금도 왕래하고 있다. 한때는 선수생활까지 꿈꾸었으나 탤런트가 된 다음 얼굴을 보호하기 위해 그만두었다. 잠시 복싱 체육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Q  연예계에서는 최고의 주당으로 통해 태진아로부터 이루의 3집 뮤직비디오 출연료로 소주 100박스를 받았다는데 사실인가?
A  사실이다. 그러나 출연료는 모두 받았다. 100짝을 보내와 꽤 오랫동안 소주병에 누워 생활했다. 한창 마시던 때는 10병도 마셨는데, 지금은 옛날 같지 않아 3병에서 5병 정도 마신다. 나이가 드니 술친구들이 하나둘 없어지는 게 제일 아쉽다. 한창 같이 마시던 조경환 선배도 먼저 저 세상으로 가시지 않았나. 옛날부터 같이 마시던 사람들은 대부분 술을 끊었고, 지금은 독고영재, 태진아와 잘 어울리고 있다. 

 

Q  최근 근황은?
A  방송일을 꾸준하게 하고 있고, 양평 집에서 텃밭을 일구고 닭을 기르며 지낸다. 시간이 나면 친한 사람들과 어울려 낚시도 즐기고 술도 마신다. 그러나 담배는 30년 전에 끊었다. 요즘 낚시터에는 외래어종이 판치고 오염된 곳들이 늘고 있는데 산세 좋고 물 맑은 곳을 찾아 낚시를 즐기고 싶은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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