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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 쓰레기와의 전쟁-1_실태 전국 지자체, 환경보호 이유로 잇단 낚시금지 “쓰레기는 낚시의 존립을 위협하는 암(癌)이다”
2017년 01월 3573 10517

낚시터 쓰레기와의 전쟁

 

1_실태

 

 

전국 지자체, 환경보호 이유로 잇단 낚시금지

 

 

“쓰레기는 낚시의 존립을 위협하는 암(癌)이다”

 

 

이기선 기자

 

대한민국의 낚시터가 쓰레기로 황폐해져가고 있다. 그리고 그 쓰레기가 잇따른 낚시금지 조치를 자초하고 있다. 모든 낚시터가 다 더러운 것은 아니지만 많은 낚시인들이 찾는 곳에는 대부분 쓰레기나 먹다 남은 음식물이 쌓이고 있다. 이런 낚시쓰레기는 낚시터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고,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 제기되면 해당 지자체는 그 낚시터를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어버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라남도 신안군이다. “낚시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섬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해서 제기되자 신안군은 지난 2013년 신안군내 모든 민물낚시터들을 휴식년제로 묶었다. 14개 읍면을 6개 권역으로 구분하여 1년에 1개 권역만 낚시를 허용하는 제도다. 전국의 낚시인들이 신안군청 홈페이지에 탄원글을 올리고 한국낚시단체총연합회와 전남낚시연합회에서 군수를 항의방문하여 전면적 낚시금지나 진배없는 휴식년제 시행을 만류하였으나 결국 시행되고 말았다. 

 

▲여주 귀양지 상류 입구에 버려진 쓰레기들. 이곳도 쓰레기 문제로 주민들과 마찰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낚시터 연안에 버려진 낚시쓰레기들.

 

농촌의 환경의식 높아지면서 ‘낚금’ 확산
현행법상 낚시금지구역의 지정 권한은 시장 군수 등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있고, 시장과 군수는 주민들의 투표로 선출되는 선출직이다. 투표권을 가진 주민들이 낚시인들을 막아달라고 요구하면 지자체는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장을 주민들이 직접 뽑는 지방자치시대로 접어들고 농촌 주민들의 소득수준과 환경의식이 도시 주민 못지않게 높아지면서 낚시금지구역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서울에서 가까운 수도권의 저수지와 하천 가운데 유료낚시터를 제외한 공유수면은 대부분 낚시금지되었다. 서울 도심을 흐르는 한강의 26개 구간을 비롯하여 탄천, 파주 공릉천, 구리 왕숙천, 수원 황구지천, 오산 오산천, 인천 굴포천, 양주 신천 등이 2003년과 2009년 사이에 묶였고, 화성 산척지, 용인 신갈지, 군포 반월지, 의왕 백운지 등의 이름난 대형 저수지들이 역시 비슷한 시기에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되었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지방에서도 낚시금지구역 지정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부산 낙동강, 울산 태화강, 광주천, 밀양강, 전주천이 2009년부터 2015년 사이에 낚금되었고, 창원 산남지, 군산 은파지, 고창 동림지 등의 지역 낚시명소가 비슷한 시기에 금지되었다. 청주 오창지의 경우 2011년 준공되어 2012년부터 마릿수 호황터로 떠올랐으나 낚시인들이 몰리자마자 쓰레기 문제가 대두되어 2014년에 낚시금지되었다. 전북 익산시에서는 ‘대물터 빅3’로 불렸던 금마, 용화, 왕궁지 가운데 금마지와 왕궁지가 지난 5월 2일부터 낚시금지 되었고, 내년에는 하나 남은 용화지마저 금지될 것이라 한다. 최근에는 ‘민물낚시의 본고장’ 대구에서도 시민들의 낚시공간인 금호강이 낚시금지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렇게 금지된 수면에 적용하는 법률은 대부분 수질 및 수생태계 보호법이다. 즉 낚시인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인한 수질오염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금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금지된 낚시터들은 모두 그 지역에서 가장 많은 낚시인들이 찾았고 그에 따라 쓰레기 발생량도 많았던 곳이다.
낚시금지구역 확산의 광풍은 바다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8월 남해군은 상주면, 미조면, 남면의 5개 지역 방파제와 해안 갯바위를 ‘낚시인이 늘어나 쓰레기가 쌓이고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었다. 그리고 지난 10월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신안군과 진도군의 164개 무인도를 역시 환경보호를 이유로 내세워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었다.

 

쓰레기는 이제 환경문제가 아닌 낚시생존권의 문제
이런 식으로 가다간 언젠가는 우리가 낚시를 즐길 자연낚시터는 사라지고 유료낚시터에서만 낚시를 즐기는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낚시터 쓰레기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낚시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인하여 빚어지는 낚시인과 주민들 사이의 마찰은 해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마을 근처의 작은 저수지들은 주민들이 나서서 낚시인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
낚시인들은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낚시금지 사태는 자업자득”이라며 체념 섞인 한탄만 하고 있다. 지자체의 무분별한 낚시금지구역 지정 남발을 성토하다가도 낚시터에서 목격되는 쓰레기들을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전국의 많은 단위 낚시회에서 매달 자연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낚시를 갈 때마다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치우는 사람보다 버리는 사람이 많은 듯 아무리 말끔하게 치워도 낚시인들이 몰리는 곳은 일주일만 지나면 또다시 낚시쓰레기로 쌓이게 된다.
버리는 낚시인들도 심각한 문제지만 쓰레기를 모아 버릴 곳이 없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다. 각 지방별로 주말마다 많은 낚시인이 몰리는 낚시터들은 뚜렷이 드러나 있지만 그곳에 쓰레기장을 설치한 지자체는 전무한 실정이다. 해양수산부는 ‘낚시인구 670만’이라는 통계만 들이대면서 낚시터 쓰레기장 설치와 수거에 대해선 아무런 지원이 없다. 낚시를 진정한 국민레저로 인정한다면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더라도 중앙정부가 나서서 전국의 유명 낚시터 100곳 정도만이라도 시범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대와 수세식 화장실 정도는 설치해줄 만하지 않은가.
낚시터 쓰레기와 그에서 파생된 주민들의 냉대로 인한 낚시인들의 불편과 불쾌감은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낚시인 개개인이 쓰레기 없는 낚시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범낚시계가 뜻을 모아 쓰레기와의 전쟁을 펼쳐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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