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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 쓰레기와의 전쟁-02_칼럼 계도와 캠페인으로는 한계가 있다 낚시인 스스로의 고발로 무단투기 근절해야
2017년 01월 1848 10518

낚시터 쓰레기와의 전쟁

 

02_칼럼

 

계도와 캠페인으로는 한계가 있다 

 

 

낚시인 스스로의 고발로 무단투기 근절해야

 

 

이태환 서울 낚시인

 

낚시인들은 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릴까? 잘못된 습관을 고칠 방법은 정녕 없을까? 낚시인들이 버리는 쓰레기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심각하다. 수십 년 동안 계도하고 캠페인을 벌여 왔지만 여전히 낚시터마다 쓰레기가 지천이다. 낚시인들에게 낚시터는 소중한 곳이다. 가슴 설레고 벅찬 곳이며 하루라도 더 있고 싶은 욕망의 장소이고 아름다운 추억의 현장이다. 그런 곳에 낚시인들은 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릴까?

 

쓰레기 탓에 수질오염 주범으로 낙인
물위에 둥둥 떠다니거나, 제방 석축 사이에 걸려 있거나, 혹은 수초에 처박혀 물이끼로 뒤덮인 플라스틱 지렁이통, 부탄가스통, 한 끼 식사를 대신했을 빵 봉지, 썩어서 냄새를 풍기는 음식 건더기들, 효용을 다한 케미컬라이트 포장지, 떡밥봉지들은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어떤 낚시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지금은 옛날 같지 않아서 쓰레기 문제가 덜한 편이다. 많이 좋아졌다.” 자기는 절대로 버리지 않는다고 자랑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한 번도 쓰레기를 버린 적이 없다. 오히려 주변의 쓰레기까지 모두 수거해서 지정된 장소에 버린다.”
그런데도 쓰레기는 지금도 낚시터에 가보면 널려 있다. 도시에서 출조하는 낚시인들은 “도시 낚시인들은 환경의식이 강해 쓰레기를 모두 수거한다. 주로 현지 낚시인들이 쓰레기를 버린다”고 말한다. 반대로 현지 낚시인들은 “외지에서 출조하는 낚시인들 때문에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도긴개긴이다. 결국 다 낚시인들이 버리는 거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각 지자체의 환경부서 공무원들에게 낚시터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은 변함이 없고 현재진행형이다. 수질오염 때문이 아니다. 물 바깥에 있는 쓰레기가 낚시금지구역이 늘어나는 원인이며 이로 인해 수질오염의 누명까지 덤터기를 쓰고 있다.

 

▲필자 이태환씨가 낚시터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가리키고 있다.

 

 

낚시터 취사를 없애보자
나는 낚시인이다. 낚시행위와 과정과 추억을 사랑한다. 낚시터가 선물하는 다양한 풍경은 감미롭고 격동되고 마음을 들뜨게 한다. 갈 때마다 다른 표정으로 반겨주는 섬세한 모든 다양한 요소들이 매번 나를 미치게 만든다. 고요한 밤하늘에 머리 위에서 은은한 빛깔로 나에게 미소 짓는 달을 보며 절로 흥에 겨워 덩실덩실 춤도 춘다.
많은 낚시인들은 아내의 잔소리 대신 아내와 함께 즐기는 낚시를 꿈꾼다. 나도 그 꿈을 이루고자 온갖 감언이설로 양어장으로 모시고 다니면서 낚시를 가르쳤다. 무려 2년 동안 눈물겨운 노력을 하여 그토록 원했던 남녘 원정출조도 단행했으나 결국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나의 꿈은 좌절됐다. 아내는 더 이상 양어장이 아닌 노지낚시터는 가질 않는다. 사방에 널린 쓰레기와 똥, 똥 묻은 화장지 때문이다. 
이제 낚시를 사랑하는 낚시인의 한 사람으로서 최후의 제안을 하고 싶다. 힘들겠지만 낚시터 취사를 없애보자. 버너와 코펠로 지지고 볶지 않아도 먹거리 문제는 쉽게 해결 가능한 세상이지 않은가. 이미 한차례 고통을 겪은 등산업계의 취사행위 금지를 되돌아보자. 제도 도입 초기엔 ‘등산업계가 줄도산할 것이고 등산객들의 행복추구권을 박탈한다’며 반대했지만 현재는 어떠한가. 등산업계는 몇 배로 시장이 커졌고 세련돼졌다. 사실 시장에 들러 먹거리 준비하고 낚시터에서 끓여먹는 비용이 더 들어간다. 차라리 낚시터 인근의 식당에서 밥을 사먹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 취사행위로 인한 쓰레기 발생도 줄이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낚시터 취사금지 조치만 실시되어도 현재 발생하는 쓰레기의 50%는 줄어들 것이다.

 

쓰레기 투기는 감싸주지 말고 고발해야
둘째, 쓰레기 투기자를 적극적으로 신고하자. 신고하는 행위를 더 이상 미안해해서는 안 된다. 도심에서는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면 분노하며 신고하면서 왜 낚시터에만 나가면 관대해지는지 모르겠다. “낚시인이 낚시인을 신고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데 그 생각부터 바꿔야만 한다. 낚시인이 스스로 환경오염자들을 막지 않으면 종국에는 모든 낚시터가 금지구역이 될 것이다. 낚시금지구역을 만드는 사람은 공무원이 아니라 쓰레기를 버리는 낚시인임을 명심해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현재보다 더 많은 명예감시관을 두어서 낚시터 쓰레기 무단투기를 단속해야 하며 명예감시관에게는 쓰레기 불법 투기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조사권을 부여해야 한다. 명예감시관이 아니라도 쓰레기 투기자나 투기차량을 보면 각 시, 군, 구 환경과에 신고해 반드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고는 서면신고와 전화신고 모두 가능하다. 서면신고에는 특정한 양식이 필요치 않다. 육하원칙에 입각해 신고서를 작성하고 해당 시 군 구청 환경과에 보내면 된다. 관련부서에는 수사권을 가진 사법경찰관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근거만 확실하다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무단투기행위는 과태료가 20만원이다. 단순 투기는 5만원이다. 현장소각행위는 과태료 50만원이다. 쓰레기를 버리고 소각까지 하는 것이라서 가중 처벌된다.
투기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경우에는 현장을 촬영하고 차량의 번호판이 나오게 촬영해서 해당기관에 보내면 된다. 차량번호, 차종, 색상, 성별, 날짜, 시간, 위치, 인상착의 등을 함께 신고하면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 휴대폰을 이용할 경우 지역번호와 함께 국번 없이 128번으로 전화해도 신고가 가능하다. 좋은 습관을 강제하는 것이 당사자를 위해서도 선행이 되지 않겠는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낚시터 환경의 개선을 위해 용기를 내어보자는 것이다.

 

‘낚시쓰레기 분리수거대 만들기’ 운동을 벌이자
지금까지 각 낚시단체와 조구업체, 유명 동호회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현장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선행을 연례행사처럼 진행해 왔다. 바람직한 현상이고 박수를 보낸다. 욕심일지 모르지만 한 가지 더 부탁하고 싶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낚시터 환경보호를 위해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 가운데 우선 할 수 있는 일부터 실천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낚시터 현장에 분리수거대를 설치하고 해당지자체에 위치와 장소를 통보해 정기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해 가도록 하자. 분리수거대 곁에 해당 지자체의 종량제봉투를 비치하는 것도 실천 가능한 일이 아닐까? 그곳에 대변을 파묻을 수 있는 호미나 야전삽을 비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낚시터 쓰레기 무단투기자들의 연령을 보면 젊은층보다는 40대 이후 장년층이 많다.  어른이 모범을 보여야 젊은 후배들도 좋은 습관을 이어받지 않겠는가. 나이가 어른을 만들지 않는다. 좋은 습관이 축적되어야만 비로소 어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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