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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23-담수동물(하천의 야생동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
2017년 04월 1064 10711

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23

 

 

담수동물(하천의 야생동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

 

 

김범철 강원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환경융합학부 에코환경과학전공, 전 한국하천호수학회 회장

 

우리는 야생동물 보호를 위하여 사냥을 제한하고 밀렵은 크게 처벌받도록 법을 강화하여 멧돼지와 고라니가 늘어나 농작물 피해가 늘었다는 보도를 흔히 접한다. 그러면 지구 전체적으로도 야생동물이 증가하고 있을까? 야생동물 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자연기금(WWF)이라는 국제기구에서 지난해 전 세계의 야생동물의 실태를 조사하여 ‘지구생명보고서 2016’ 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지구상 척추동물의 종수와 개체수가 감소하여 풍부도가 58%나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개체수가 매년 2%씩 감소하였는데 지금도 그 감소추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육상동물이 38% 감소하고 해양동물이 36% 감소한 반면에 담수동물은 81%나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담수동물은 하천과 호수에 사는 척추동물을 말하는데, 어류를 비롯하여 개구리, 두꺼비, 도룡뇽 등의 양서류와 자라, 남생이 등의 파충류 같은 담수척추동물들이 육상에 사는 포유류, 조류 등에 비하여 두 배나 더 많이 감소하였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생물이 감소하고 멸종하는 원인을 열거하자면 서식지 훼손, 남획, 외래종의 유입,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인데, 이 보고서는 서식지의 감소와 훼손을 척추동물이 감소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고 남획을 그 뒤를 잇는 요인으로 평가하였다. 세계적으로 하천과 호수의 야생동물 서식지가 육상 서식지보다 더 많이 감소하고 훼손되었다고 평가하였는데, 이 상황은 우리나라에서도 다르지 않다. 하천은 인간의 주거지, 농경지와 인접하여 있기 때문에 도시건설, 농업, 도로건설 등의 인간활동에 의해 개발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다. 하천과 호수의 얕은 물가는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고 민감하여 최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서식지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많이 훼손되고 있다. 나무를 많이 심고 가꾸어 우리나라의 산림에 나무가 늘어나고, 야생동물의 포획을 금지하여 육상의 포유류와 조류가 증가하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한편에서는 하천과 호수의 동물들은 방치되어 여전히 감소하고 있거나 회복이 느린 상태에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하천은 사진처럼 하폭을 좁히고 급경사 제방으로 단절되어 있으며 하도가 직선형으로 단순화되었다.

▲보의 건설로 어류의 상하류 이동에 장애를 주고 있다.

 

 

인간의 주거지에 가까운 하천변 훼손 심각
하천의 서식지 훼손은 주로 물리적인 구조변형 때문에 일어난다. 가장 큰 변형은 제방을 만들어 하도를 좁히고 직선화하는 것이다. 자연하천의 원래 모습은 구불구불하게 흐르면서 깊은 소와 얕은 여울이 형성되고, 자갈바닥과 모래바닥이 공존하는 것이다. 그러면 소를 좋아하는 어류도 살고 여울을 좋아하는 어류도 공생하여 생물다양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제방을 쌓고 하도를 직선화하면 소와 여울이 사라지고, 하천정비를 하면서 큰 바위도 모두 제거하기 때문에 수심도 균일해지고 서식지가 단순화되어 어류의 종류가 줄어든다. 돌 틈이 많이 존재하는 자갈바닥에는 수서곤충이 많이 살기 때문에 어류의 먹이가 풍부하여 어류가 더 많이 살 수 있는데, 편평해진 바닥에서는 모래가 쌓이고 수서곤충이 줄어들면서 먹이 부족으로 어류도 줄어든다.
제방 건설은 육상 서식지와 하천 서식지의 연결을 차단하여 양서류에게 장애를 주기도 한다. 개구리 등의 많은 양서류는 육상에서 살면서 물속에 알을 낳는다. 하천과 주변의 육상서식지 사이를 오가는 생태통로가 연결되어 있어야만 제대로 번식하며 살 수 있는데, 제방이 이동을 방해하여 번식과 생존에 장애가 된다.
보나 댐의 건설도 어류의 서식에 장애물이다. 우리나라의 어류 가운데에는 깊은 소나 하류에서 월동하고 봄이면 얕은 곳으로 올라가 산란을 하고 상류 하천에서 치어가 성장하는 종류가 많은데, 보가 있으면 이동을 방해하여 좋은 산란처를 찾아가지 못하고 어류 감소의 한 원인이 된다. 하상을 준설하여 수심을 균일하게 변형하는 것도 서식지의 단순화에 의해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 원인이다. 얕은 곳과 깊은 곳, 돌 틈과 모래바닥 등의 다양한 미소서식지가 혼재하는 곳이라야 다양한 생물들이 은신하거나 생존할 수 있는데 일정한 깊이로 준설을 하면 깊은 수심에 적합한 종만 우점하게 되고 치어나 작은 동물들은 숨을 곳이 없어서 포식자에게 쉽게 잡아먹힌다. 댐은 또한 하천의 유량을 인위적으로 변동시킴으로써 하천생태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댐 하류 하천에서는 발전을 하는 동안에만 강물이 흐르고 발전을 중단하면 갑자기 유량이 감소하여 바닥이 드러나기 때문에 동물이 생존하기 어렵다.

 

수질오염보다 서식지 변형이 종 다양성 위협
우리나라 하천에서 흔히 나타나는 물리적인 서식지 변형의 또 하나의 요인은 모래 퇴적이다. 하천을 정비할 때는 으레 큰 바위를 제거하여 바닥을 편평하게 만들고, 유역에서 토목공사가 있거나 경사진 밭이 있으면 폭우 시 많은 토사가 유입되어 하천 바닥에 쌓인다. 하상이 모래바닥으로 바뀌면 자갈바닥에 비해 부착조류가 적고 수서곤충이 적기 때문에 먹이 부족으로 인하여 어류감소의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획도 민물고기 감소의 중요한 원인이다. 선진국에서는 어류를 식량자원이 아닌 야생동물로서 보호하기 때문에 대개 강과 저수지에서 담수어류의 상업적 어획을 허용하지 않고, 레저낚시의 어획량도 제한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많은 하천과 호수에서 어업허가를 발급하고 그물을 사용하는 대량포획을 허용하고 있다. 상업적 가치가 있는 어류만 집중적으로 포획하고 가치가 없는 어류는 방치함으로써 어류 군집을 인위적으로 변형시키고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근래에는 많은 서식지에서 배스와 블루길이라는 외래어종의 침입까지 발생하여 어류다양성 감소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민물고기가 수질오염으로 인하여 감소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은 수질오염보다도 물리적인 서식지 변형이 어류 감소, 양서류 감소의 더 큰 원인이다. 담수동물의 보호를 위해서는 수질개선뿐 아니라 서식지의 물리적인 변형을 막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하천의 생태계 복원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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