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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24-수위변동 작을수록 호수 생태계는 건강하다
2017년 05월 869 10762

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24

 

 

수위변동 작을수록 호수 생태계는 건강하다

 

 

김범철

강원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환경융합학부 에코환경과학전공
전 한국하천호수학회 회장

 

초여름에 충주호나 소양호와 같은 대형 댐에 가보면 수변에 식물이 살지 않는 나대지가 넓게 드러나 있어서 보기 흉한 모습이 펼쳐진다. 그러나 팔당호나 춘천호 등의 호수에서는 수변에 나대지가 없고 수생식물대가 잘 발달되어 보기 좋은 경관을 형성한다. 이러한 차이는 호수마다 수위변동의 폭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수위변동이 작은 자연호에서는 수심에 맞추어 서로 다른 식물들이 오랫동안 적응하여 수변을 따라 띠 모양의 식생대가 형성되는데, 식물의 종류에 따라 물에 대한 친화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뿌리가 공기가 통하지 않는 물속이나 물로 포화된 토양에 잠겨 있으면 산소부족으로 살기 어려우므로, 뿌리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공기통로 기능은 수생식물의 중요한 생존요건이다. 물가로부터 먼 곳에는 건조토양을 좋아하는 나무들이 살고, 물가에 가까이 갈수록 뿌리가 물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식물이 우세해진다. 즉, 물에 대한 친화도가 다른 종들이 각기 다른 수심을 차지하며 정교한 띠 모양의 식생이 형성된다. 그런데 호수의 수위가 오르내리면 식물이 적응하기가 어려워진다. 수위가 내려가는 계절에는 물을 좋아하는 식물들이 말라 죽고, 수위가 올라가면 침수내성이 없는 식물들은 물에 잠겨서 죽는다. 그러므로 수위가 크게 오르내리는 호수에서는 수변에 식물이 살기 어려우며 변동구간에 나대지가 형성되는 것이다.

 

수위변동이 커서 수변 식생이 빈약한 나대지가 형성되는 소양호.

수위변동이 작아 수변 식생이 발달한 의암호.

 

 

소양호의 동식물 다양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자연호에서는 인위적인 수위 조작이 없고 오랜 세월 지형이 안정되어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인공호는 물을 가두어 두었다가 이용하기 위하여 만드는 것이므로 태생적으로 수위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상류에 위치한 대형 댐은 여름 홍수기에 물을 모았다가 갈수기에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홍수기에는 수위가 올라가고 이듬해 여름까지 물을 사용하면서 계속 수위가 내려간다.
우리나라에서 수위변동이 제일 큰 댐은 소양댐인데 수면이 여름에는 해발 190m에 이르도록 채워지고 이 물을 1년간 용수로 공급하고 나면 해발 160m까지 내려간다. 수변에 살던 식물은 수위가 올라갈 때 물에 잠겨서 모두 죽고, 수위가 내려가면 수생식물과 저서동물은 말라서 죽기 때문에 수변의 식생과 동물상이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 홍수기 수면과 갈수기 수면의 사이에 해당하는 이 구간의 수평거리는 경사에 따라 수백 미터에 이르기도 한다.
인공호 가운데에도 수위변동이 작은 호수들이 있다. 물을 저장하는 목적이 아니라 발전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거나 용수를 취수하기 쉽도록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취수용 보의 역할을 하는 호수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춘천호와 의암호가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댐의 사례이며, 팔당호는 발전과 취수의 편의를 위해 이용되는 수위변동이 작은 호수의 사례이다. 이들 호수는 상류에 대형 댐이 있기 때문에 상류에서 흘려보낸 물이 잠시 머무르는 곳이며 자체적으로 저수를 하는 기능은 없으며 수위변동이 작아서 수변에 수생식물대가 잘 발달할 수 있다.

 

수질보다 수위변동이 생태계 건강성 결정
수생식물대의 발달은 호수에서 동물의 다양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많은 수생동물은 수생식물에 알을 낳고, 유생과 치어가 수초 사이에서 성장한다. 수생식물이 없으면 동물의 산란장과 치어 보육장이 없어지는 것이다. 식물이 있다 하더라도 저수지의 물을 일시에 방류하여 수위가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이 있다면 물고기의 알과 저서동물들이 갑자기 공기 중에 노출되어 말라죽게 된다. 특히 수변이 완만하여 넓은 바닥이 급격하게 드러나는 지역에서는 많은 저서동물이 하강하는 수위를 따라 이동하지 못하여 말라죽는 현상이 나타난다. 어류 산란기에 수위가 급격하게 내려가면 수초에 말라붙어 죽는 알들이 많이 발생하여 피해가 더욱 커진다. 따라서 수위변동이 크면 수생식물이 감소하고, 그에 따라 수서곤충, 어류 등의 동물 다양성도 크게 감소하여 전체적으로 호수생태계의 건강성이 나빠진다.
필자의 연구팀은 전국의 여러 호수의 생물상을 조사하고 수위변동과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우리나라의 인공호에서 호수 식물상과 동물상의 건강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수위변동인 것으로 밝혀졌다. 흔히 수질이 호수생태계의 건강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인공호에서는 수위변동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소양호의 예를 보면 수질은 매우 좋은 곳이지만 수위변동이 커서 수생식물이 거의 없고 동물 다양성과 개체수가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고, 팔당호는 수질이 소양호보다 나쁘지만 수위변동이 작아서 수생식물과 동물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최근에 4대강사업으로 만든 보에서 녹조현상이 심해지자 인공적으로 물을 일시에 흘려보내는 펄스방류에 의해 조류 밀도를 줄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펄스방류란 상시 일정하게 흐르던 물을 모았다가 일시에 방류하고, 다시 물을 가두어 정체되는 현상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런데 펄스방류를 위하여 수위를 급격하게 낮추자 하상이 노출되어 조개류 등 미처 피하지 못한 많은 저서동물이 말라 죽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급격한 유량변동이 녹조현상을 줄이고 겉보기에 수질이 좋아지는 것으로 보이는 데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급격한 수위변동이 전체적인 수생태계의 건강성에는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인공호에서는 태생적 목적으로 인하여 수위변동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한 급격한 수위변동이 적어지도록 댐의 수위를 관리한다면 조금이라도 호수생태계의 건강성을 높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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