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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27-바람 강한 날, 석호의 물고기들이 떼죽음하는 이유는?
2017년 08월 186 11033

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27

 

 

바람 강한 날, 석호의 물고기들이 떼죽음하는 이유는?

 

 

해안가 호수의 염분성층 현상과 산소 고갈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교수

 

호수에서는 여름에 표수층과 심수층이 섞이지 않고 층을 이루는 성층현상이 흔히 일어나는데, 주로 온도의 차이로 인한 밀도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 밀도란 부피 1cm3가 가지는 무게를 나타내는 것인데 물은 섭씨 4도에서 밀도가 최대가 되고 4도 이상에서는 온도가 높아지면 밀도가 작아져 표수층에 떠있고 찬 물은 무거워서 아래로 가라앉는다. 성층현상이 일어나면 위아래의 물이 섞이지 않게 되어, 표수층에서는 산소가 충분하지만 심수층에서는 대기로부터의 산소 공급이 없고 저질토 미생물에 의한 유기물 분해 때문에 산소가 고갈되는 현상이 흔히 일어난다.
성층현상은 주로 온도 차이 때문에 일어나지만 때로는 염분 차이 때문에 일어나기도 한다. 내륙의 호수에서는 염분이 낮기 때문에 물의 밀도를 좌우하는 요인이 아니지만, 해안가의 호수에서는 해수가 침투하여 염분의 변화가 크게 나타나고 밀도를 증가시켜 성층현상의 원인이 된다. 즉, 심수층에는 염분이 높은 물이 가라앉아 있고 표수층에는 염분이 낮은 물이 덮여 있는 것인데 이를 염분성층 또는 화학성층이라 부른다. 염분성층이 일어나는 경우에 표수층과 심수층의 밀도 차이는 수온성층의 경우보다 월등히 크기 때문에 상하층이 섞이지 않는 매우 안정한 성층이 형성되고 물이 섞이지 않아서 심수층의 산소 고갈이 더욱 심하게 일어난다.

 

호수에 해수가 침투하면 염분성층 형성
염분성층이 일어나는 곳은 주로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해안가의 호수이다. 염분이 민물과 바닷물의 중간을 띠는 호수를 기수호라 부르는데 우리나라 동해안에 있는 화진포호, 송지호, 향호 등의 석호가 몇 개 남지 않은 기수호이며 염분성층이 흔히 관찰되는 곳이다. 부남호, 남양호 등의 해안에 위치한 저수지들도 간혹 해수가 유입하여 염분성층이 형성된다. 청초호, 영랑호, 경포호 등의 석호는 원래 기수호였으나 지금은 인위적으로 해수 유입이 증가하도록 수로를 만들어 해수호로 바뀌었다.
바닷가 호수에서 해수가 유입하는 경로는 바닥의 모래 사이로 침투하는 지하수와 파도에 의해 넘쳐 들어오는 것이다. 동해안의 석호는 만입된 바다가 모래톱으로 격리되어 만들어진 호수이므로 호수와 바다 사이가 모래로 막혀 있다. 민물은 표수층으로 흐르면서 바다로 흘러나가는데 해수는 반대로 모래톱 아래로 스며들어 오는 것이다. 그러다가 큰 비가 내리면 호수의 수위가 높아져 갯터짐이 생기고 민물이 흘러나간다. 높은 파도가 있는 날에는 바닷물이 모래톱을 넘어 들어와 호수 바닥으로 흘러든다. 기수호에서는 상류와 하류의 염분 차이도 나타나므로 상류에는 민물고기가 살고 하류에는 바다고기가 사는 분포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석호는 일반적으로 수심이 얕은 것이 특징인데 수심 1m 정도의 호수에서는 성층이 일어나지 않고 바람에 의해 잘 혼합되어 산소가 충분하다. 그러나 준설을 한 석호이거나 인공댐으로 만들어진 간척지 호수에서는 깊은 곳이 형성되고 이곳에 강한 염분성층이 나타난다. 주문진의 향호는 골재 채취에 의해 깊어진 대표적인 석호이고 염분성층이 강한 곳이다. 영랑호와 경포호도 준설로 인하여 깊어진 호수이며 강한 염분성층이 관찰되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해수 유입 수로가 만들어져 있어 염분성층이 거의 없다.

 

해안가 석호의 염분성층과 산소 고갈. 염분이 높은 물은 심수층으로 가라앉고 황화수소가 생성되며,

  표층으로 확산되는 경우 어류 폐사가 발생한다.

 

 

부영양화 기수호에선 심수층에 황화수소 발견
염분성층으로 인하여 심수층에서 산소가 고갈되면 물고기는 표수층에서만 살 수 있고 심수층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성층이 강한 곳에서는 표수층 2~4m 이내에만 산소가 존재하고 그 이하 심수층에서는 산소가 없을 뿐 아니라 어류에게 독성이 강한 황화수소(H2S)가 생성된다. 황화수소는 수중에 흔히 존재하는 황산이온이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변형되어 만들어진다. 그런데 보통의 민물에는 황산이온이 많지 않기 때문에 산소가 고갈되더라도 황화수소가 조금 만들어지는 데 반하여 해수에는 황산이온이 많기 때문에 황화수소가 더 많이 만들어진다. 동해안의 부영양화한 기수호에서는 심수층에서 물고기 치사량의 수십 배의 농도에 해당하는 황화수소가 흔히 발견된다.
심수층에 황화수소가 있더라도 표수층에서는 물고기가 살 수 있다. 황화수소가 심수층에만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문제가 없지만, 간혹 강한 바람이 불거나 인위적으로 저질층을 교란하면 황화수소가 표수층으로 퍼져서 물고기가 대량으로 폐사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과거에 석호의 준설과정에서 어류폐사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으며, 영랑호에서는 간헐적으로 어류폐사가 발생한 날들이 바람이 매우 강한 날이었다. 필자는 당시 영랑호의 수질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었는데 기온이 높고 성층현상이 심한 초여름에 심수층에서 어류치사량의 100배 정도의 황화수소가 검출되곤 하였다. 그러므로 물고기가 죽은 원인은 강한 바람으로 심수층의 황화수소가 확산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며, 일본의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일본의 해안에 위치한 기수호에서도 유사한 현상들이 발생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수호에서 염분성층이 형성되더라도 부영양화가 일어나지 않아서 수질이 좋다면 심수층의 황화수소 발생이 적다. 결국 기수호에서 발생하는 어류폐사의 대부분은 하수로 인한 부영양화현상과 준설로 인한 수심 증가가 함께 작용하여 나타난 인위적인 변형의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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