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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31-산소가 결핍된 물에서 나타나는 흑수현상
2017년 12월 195 11349

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31

산소가 결핍된 물에서 나타나는

 

 

흑수현상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교수

 

도시의 오염된 하천을 보면 물이나 하천바닥의 흙이 검은 색을 띠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흔치 않은 광경이지만 1970년대에는 서울의 안양천, 중랑천 등도 검은 색의 물이 흐르고 있었고 대구의 금호강도 검은 색 물이었다. 후진국의 대도시를 방문하면 아직도 검은 색 하천이나 호수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산소가 풍부한 하천이나 호수의 물은 파란색이나 녹색 등 다양한 색이지만 산소가 없는 하수로 오염된 물은 예외 없이 검은 색이다. 흙도 오염으로 산소가 없어지면 검은 색이 된다. 예전에 하수도가 완전하지 않던 시절에는 배수로를 청소하려고 바닥을 파면 으레 검은색 흙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오염된 물에 황화수소 생성되어 변색
산소가 없는 물이 검은색을 띠는 이유는 물속에서 황화수소(H2S)라는 물질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황화수소는 산소가 충분한 물에서는 쉽게 산화되어 없어지지만 산소가 없는 물에서는 미생물에 의해 생성되어 수중에 축적된다. 황화수소는 흔히 계란 썩은 냄새로 표현되는 가스인데 물에 녹아 있으면 어류와 수중동물에게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대량폐사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황화수소는 수중의 철, 망간, 등의 금속이온과 결합하면 검은 색 화합물을 만든다. 하천수에는 자연적으로 철과 망간 등의 금속이온이 소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산소가 없어진 물이나 저질토에서는 황화물이 생성되고 금속과 결합하여 검은색을 띠는 것이다. 오염된 물이 산소가 결핍되어 검은 색을 띠는 현상을 일본에서는 매수(煤水)현상이라고 명명하였다. 매연과 같이 그을음의 색을 띠는 검은색 물이라는 뜻인데, 필자는 이를 흑수현상이라고 번역하였다.
검은 색을 띠는 물과 저질토는 산소가 없고 황화물이 많다는 뜻이므로 동물이 살기 어렵다. 호수 부영양화가 심해질수록 녹조현상이 심하고 심수층에서 산소가 고갈된다. 표층에서 보면 플랑크톤이 많아서 녹색으로 보이기도 하고 황갈색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수질조사를 위해 심층수를 채취해 보면 냄새가 나고 검은색을 띠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부영양호에서 저질토를 채취해 보면 호수 가장자리의 얕은 곳의 저질토는 밝은 색을 띠고 있지만 산소가 없는 깊은 곳의 저질토는 검은 색을 띠고 황화물의 냄새가 강하게 나며 저서동물도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가을에 나타나는 망간에 의한 흑수현상
그런데 부영양화한 호수에서는 간혹 가을에만 일시적으로 표수층에서도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는 흑수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심수층의 산소가 결핍된 물이 표수층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가을에 호수물의 혼합이 일어나는 이유는 기온이 낮아지면서 표수층의 수온이 낮아져서 밀도가 증가하고 무거워져서 아래로 가라앉고 그 대신 산소가 없는 심수층의 물이 표수층으로 상승하여 검은 물이 표면에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황화물이 많이 만들어져 검은 물이 되지만 오염이 심하지 않더라도 수중에 망간 등의 금속이 많은 곳에서는 가을에만 일시적으로 짙은 갈색의 어두운 색을 띠는 경우가 있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원인은 망간이다. 여름에 심수층의 산소가 결핍되면 수중의 망간의 농도가 증가한다. 망간 등의 금속은 산소가 없는 곳에서는 환원되어 물에 잘 녹지만 산소가 많은 곳에서는 다시 산화되고 침전이 된다. 이 망간 침전물이 갈색을 띠기 때문에 물의 색이 검은 색에 가까운 짙은 갈색이 되어 멀리서 보면 검은색으로 보인다.
망간의 침전물이 가을에 나타나는 이유는 여름에 산소가 없는 심수층에서 망간이 많이 용해되어 있다가, 가을에 혼합이 일어나면서 심수층의 물이 표면으로 상승하고 대기 중의 산소가 녹아 들어가 망간을 산화시켜 침전물을 만들기 때문이다. 망간에 의한 흑수현상은 과거에 가두리양식장이 많이 존재하던 시절에는 소양호 충주호 등의 대형댐에서도 매년 발생하였다. 가두리양식장의 어류 배설물로 인하여 부영양화 현상이 나타났고 과잉증식한 조류세포가 침강하여 심수층의 산소가 고갈되고 망간이 많이 용해되어 발생한 것이었다. 망간은 자연적으로 흔히 분포하며 독성이 없는 금속이어서 물속에 용해되어도 유해하지 않은데, 물의 색이 어두운 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미관상 좋지 않은 느낌을 줄 수 있다. 가을 혼합기에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흑수현상일지라도 그것은 심수층에서 산소가 고갈되었다는 뜻이니 생태계의 건강성을 위하여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흑수현상의 발생기작. 여름 성층기에 부영양호의 심층수에서 황화수소와 망간이 증가하고 가을 혼합기에 표층으로 확산되어

  망간 침전물이 발생하고 어두운 색을 띤다.

 

 

플랑크톤에 의한 갈색물도 있다
그런데 흑수현상이 아니라 플랑크톤으로 인하여 호수의 물이 짙은 갈색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와편모조류라고 하는 플랑크톤은 가을에 흔히 우점종으로 출현하는데 갈색을 띠는 종류로서 바다에서 적조를 일으키는 종과 유사한 종류이므로 담수적조라고 부르기도 한다. 담수적조의 색은 황화물처럼 검은 색이 아니고 커피색에 가까운 갈색이다. 담수적조현상은 호수 심층의 산소고갈과 관계없는 현상이며 수질이 좋은 호수에서도 일어나므로 산소고갈로 인한 흑수현상과는 완전히 다른 현상이다.
호수물의 색을 유심히 관찰한다면 호수간의 색이 다르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색이 변하는 것도 감지할 수 있어 수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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