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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36-붕어 산란의 비밀 댐에는 인공산란장이 필요하다
2018년 05월 903 11639

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36

 

붕어 산란의 비밀

 

 

댐에는 인공산란장이 필요하다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교수

 

초봄이 되면 산란기를 맞이하여 여기저기서 호조황 소식이 들려온다. 깊은 곳에 머물던 붕어들이 얕은 수초밭을 찾아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양호에서는 산란기 호조황 소식이 없다. 오히려 여름철 홍수 후에 수위가 올라 육초가 물에 잠기면 산란이 활발해지고 붕어들이 물가로 몰려나온다. 그 이유는 봄에 붕어가 산란할 수생식물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류는 종류마다 사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알을 낳는 장소가 다르다. 유속이 빠른 하천에 사는 어류는 주로 자갈밭에 알을 낳고, 정체수역에 사는 어류는 수초에 붙이는 것을 좋아한다. 산란 장소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산소의 공급이다. 모든 동물이 산소를 필요로 하듯이 알도 산소호흡이 필요하다. 그런데 성체인 어류는 헤엄치면서 산소가 많은 곳을 찾아가고 아가미 뚜껑을 움직여 아가미로 물을 유입시키며 능동적으로 호흡을 할 수 있지만, 알은 자신이 물을 움직일 수 없으니 수동적으로 주변에서 확산해 들어오는 산소를 흡수할 수밖에 없다. 유속이 느린 정체수역에서는 알 주변의 산소가 쉽게 고갈된다.
그러므로 알은 성체보다 더 높은 산소농도를 요구한다. 어류 성체는 대개 2 mg/L의 산소이면 살 수 있지만 알이 부화하기 위해서는 4 mg/L 이상의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는 주로 대기로부터 공급되므로 얕은 곳일수록 산소가 많다. 빠르게 흐르는 여울이나 호수의 표수층에서는 산소가 풍부하지만, 호수의 깊은 곳에서는 산소가 적다. 특히 호수 바닥의 뻘표면은 호수에서 산소가 가장 적은 곳이어서 아예 동물이 살기 어려울 정도로 고갈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정체수역에서 바닥에 알을 낳으면 생존가능성이 낮으며, 얕은 물가의 수초를 찾아 알을 붙여 두어야 유리하다.
틸라피아처럼 얕은 바닥에 구덩이를 파고 산란하는 종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붕어는 아직 이렇게 진화하지는 않았다. 중국 양쯔강에 사는 백연어는 물속에 알을 낳고 알이 수중에 떠내려가면서 부화하도록 진화한 사례이지만 알이 가라앉지 않도록 적당한 속도로 일주일 이상 흘러 내려가는 큰 강이 있어야만 부화가 가능하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자연번식을 하지 못한다.

 

대청호에 설치된 부유습지. 동물의 서식지와 산란장을 제공한다.

부유식 인공산란장의 모식도. 수면에 식물이 살고 수중에 인공어소를 매달아 주고 자갈판 산란장도 붙일 수 있다.

 

댐은 수위변동 때문에 알 붙일 수초 못 자라
문제는 지난 세기 동안에 우리나라 붕어가 진화의 과정에서 겪어보지 못한 대형 댐들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수위변동 때문에 알을 붙일 수초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소양댐의 예를 들면 연간 수위변동폭이 30미터나 된다. 홍수기에 많은 양의 물을 가두어 수위가 최고로 올라가고, 이후 겨울과 봄에는 서울에 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배수가 이어지고 수위가 지속적으로 내려간다. 여름에는 수변식물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겨 죽고, 이후에는 계속 노출되어 말라 죽으므로 수위변동 구간 내에서는 식물이 살기 어렵다.
만수위선 근처의 육상식물이 수위가 올라가면 일시적으로 물에 잠기게 되는데 이 때 붕어들이 찾아와 산란을 한다. 봄에는 알을 붙일 수생식물이 없어 대형댐의 주요 산란기는 봄이 아니라 홍수 후 수위가 올라가 육초가 물에 잠기는 시기인 것이다.
호숫가 얕은 돌바닥에 알을 낳는 어류도 있기는 하다. 뻘바닥에 낳는 것보다는 생존 가능성이 조금 높겠지만 이것도 산소가 부족하기 쉽고 봄에 수위가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댐에는 노출되어 말라 죽을 위험성도 높다. 수위변동이 작은 편인 춘천호에서도 초여름에는 수위를 2미터쯤 낮추는데 이 때 수생식물이 노출되면서 많은 저서동물과 어류의 알들이 말라 죽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대형댐의 수위변동은 식물과 동물에게 큰 스트레스이다.
이에 대해 대형댐의 붕어들이 선택한 대책은 산란기를 바꾸는 것이었다. 봄에 산란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육초가 잠기는 여름에 상류를 찾아가 육초에 산란하면 부화에 유리하고 홍수 후에는 플랑크톤도 크게 증가하므로 치어의 생존확률도 높아진다. 진화의 과정에서는 학습하지 못하였을 인공호의 수위변동에 대한 붕어의 적응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부유식 인공어소가 새로운 산란장 역할
한편 인간이 만든 대형댐의 어류를 위해 고안한 인위적인 대책도 있다. 바로 부유식 인공어소이다. 수면에 떠있으므로 수위변동과 무관하게 얕은 수심을 유지할 수 있는데, 플라스틱 섬유로 빗자루 모양의 인공어소를 만들어 띄워 주기도 하고, 수생식물을 수면에서 키워 수중으로 뻗은 식물의 뿌리에 알을 낳게 하기도 한다. 식물을 키우면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하고 경관도 좋으므로 우리나라 여러 호수에 설치되어 있지만, 인공어소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규모가 충분하지 못하다.
부유식물섬은 원래 열대의 자연호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를 더 키워서 사람이 사는 인공섬으로 만들기도 한다. 1980년대 일본에서 인공적으로 갈대와 버드나무가 엉켜서 사는 부유식물섬을 만드는 연구를 하였는데 이를 부도(浮島)라고 이름 지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인공식물섬 또는 부유습지라고 부르고 있다. 부력을 가지는 테두리를 만들고 중앙부에는 그물과 야자섬유 매트를 깔아 주면 식물의 잎은 공기 중으로 자라고 뿌리는 수중으로 뻗을 수 있다. 뿌리는 많은 동물플랑크톤의 서식지가 되고 어류 산란장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당초에는 수질개선효과를 기대하였으나 수질개선효과보다는 동물의 서식지를 제공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배스가 산란장으로 선호하는 자갈판을 달아 놓고 배스의 알을 제거하는 방법이 고안되기도 하였다.
인간이 수위변동이 큰 대형댐을 만들었으니 이곳에 사는 붕어를 위하여 부유식인공산란장도 만들어 주는 것이 도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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