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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37-물고기들에게 심각한 스트레스 물속의 소음공해
2018년 06월 950 11710

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37

 

물고기들에게 심각한 스트레스

 

 

물속의 소음공해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교수

 

사람이나 가축이 소음에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고 청력을 잃기도 한다. 그런데 소음공해는 육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중생태계에서도 존재한다. 바다 속 세상은 조용할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수없이 오가는 선박의 엔진소음, 스크루 회전의 진동, 부두에서 발생하는 소음, 수중음파 측정기의 방출음, 해저광산의 채굴을 위한 소음, 연안 공사장의 소음 등 수많은 소음이 존재한다. 특히 해저 유정의 탐지에는 에어건 폭발로 지진파를 10초 간격으로 며칠 동안 계속 발생시킨다.
수중동물은 소리와 진동에 매우 민감하다. 물가의 작은 발소리에도 물고기가 도망가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물속은 빛이 그리 많지 않은 환경이다. 수심 수 미터 이하에서는 빛이 매우 약하여 어둠의 세계이며 육상동물만큼 빛으로부터 얻는 정보가 많지 않다. 그러나 소리와 진동은 물속에서 오히려 더 잘 전달되므로 빛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소리란 진동이 전달되는 것인데 진동은 매질이 단단할수록 더 잘 전달되므로, 수중에서는 소리의 전달속도가 공기 중보다 4배나 더 빠르고 에너지가 더 멀리 전달된다.
수중동물이 소리로부터 얻는 정보는 매우 다양하다. 포식자의 접근 감지, 먹이생물의 탐지, 동료와의 의사소통 등이 소리에 의해 이루어진다. 고래, 돌고래, 상어 등의 대형 동물일수록 소리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는다. 돌고래의 휘파람 소리는 고도의 의사소통 수단인 것으로 밝혀져 있다. 민물에 사는 빠가사리도 소리를 내며, 조기는 부레를 움직여 꾸룩꾸룩 소리를 낸다. 어류는 측선에 진동을 감지하는 세포가 있어서 수중 물체의 진동을 감지할 수 있다.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대형 어류나 돌고래의 접근을 감지하고 도망하도록 진화하였고, 배스는 어둠 속에서 진동을 감지하여 먹이를 찾을 수 있으므로 밤에 루어낚시에 낚이기도 한다.

 

수중발파음은 수중동물을 죽게도 만들어
그런데 동물이 만드는 소리에 비하면 인간이 만들어내는 수중소음은 에너지가 월등하게 크다.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면서 살아가던 수중동물에게 거대한 선박의 스크루 진동음이나 수중 발파음은 아마도 인간이 천둥소리나 핵폭발의 진동을 듣는 것처럼 크게 들릴 것이다. 필자는 동해안의 석호에서 수질조사를 하던 중에 엔진소음에 놀란 전어가 튀어 올라 보트 안으로 떨어진 경험이 몇 차례 있었다. 수중동물이 소음에 노출되면 놀라서 스트레스를 받고, 사람처럼 청력이 감퇴하거나 청력을 잃게 된다. 해저광산의 강한 진동은 근처의 동물들을 죽이기도 한다. 예전에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던 것과 같은 충격이 가해지는 것이다.
수중동물의 청력이 감퇴하면 여러 가지 피해가 나타난다. 우선 포식자의 접근을 감지하지 못하여 잡아먹히기 쉽다. 해양에서 물고기를 인위적으로 소음에 노출시킨 후 표지방류하여 연구한 결과 소음에 노출된 개체들의 생존율이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보고되었다. 소음에 노출되면 먹이를 감지하는 능력도 감소하여 먹이 섭취가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고, 동료와의 의사 소통에 장애를 주어 만성적으로 생존율이 감소하게 한다는 연구도 있었다. 동물에 따라 진동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어떤 고래는 엔진의 진동을 들으면 놀라서 깊은 바닷속으로 급격하게 잠수하여 잠수병이 생기기도 하고, 놀라서 해변으로 뛰어 나오기도 한다. 반대로 선박 소리를 듣고 선박에 다가와 스크루에 다치는 사고확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소리로 소통하는 고래류는 특히 소음 피해를 많이 받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민감한 고래종의 멸종 위협 요인의 하나가 소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캐나다에서 세계에 300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북대서양참고래의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사체 부검을 하고 있는 모습. 수중소음도

  고래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출처 :  Marine Animal Response Society (캐나다 해양동물보호협회)

미국 미시시피강에서 보트 엔진 소리에 놀라 뛰어 오르는 백연(silver carp)의 모습.

  사진출처 ;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미국 어류야생동물보호국)

 

소음으로 백연어를 몰아 퇴치한 사례도
소음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가 백연이라고 생각된다. 백연은 우리나라에서 백연어라고도 불리는 중국산 잉어 종류인데 영어 명칭은 silver carp(은잉어)이다. 미국에 도입된 후 과잉 번식하여 미시시피강의 생태계를 훼손하는 큰 요인이 되자 퇴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도 줄지 않고 퍼져가고 있다. 이 백연이 소리에 매우 민감하여 보트가 지나가면 놀라서 마구 뛰어오르는 습성을 보이는데, 아마도 돌고래 같은 포식자가 잡아먹으러 오는 소리로 오인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는 뛰어오르는 아시아 잉어(asian carp)라는 제목으로 신기한 현상이라며 유튜브 등에 많이 게시되고 있는데 이는 백연이 엔진 소음에 민감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백연을 퇴치하는 데에 소리에 민감한 이 특성이 이용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호수에서는 깔때기 모양의 몰이그물을 여러 단계 설치하고 선박을 이용하여 엔진 소음을 내거나 뱃전과 수면을 두드리며 소음을 내어 백연을 한쪽 구석으로 몰아넣고 그 곳에 자망을 설치하여 무려 10만 마리를 잡아낸 사례도 있었다.
수중의 소음공해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인간의 활동은 이래저래 자연생태계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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