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장바구니 주문배송조회 고객센터
과월호신청
Home> 뉴스&칼럼 > 전문가컬럼
지구촌 낚시어종 3 - 세계 최대 담수어, 피라루쿠
2009년 11월 1082 1176

지구촌 낚시어종 3

 

세계 최대 담수어

 

피라루쿠

 

드넓은 바다에 비하면 민물은 좁다. 그래서 민물의 대어는 더욱 신비하며
종종 ‘괴어(怪魚)’로 취급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민물고기 중
가장 거대한 괴어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머나먼 남미대륙에 있다.

 

조홍식 理博, <루어낚시100문1000답> 저자

 

 

▲ 아마존강에서 1m67cm, 46kg의 피라루쿠를 낚은 일본 낚시인 사노 사다오씨. 낚시로 잡은 피루루쿠 공식기록은 4.5m, 200kg이다.

 

남미의 아마존강에는 지구상 최대의 담수어 ‘피라루쿠(Piraruku)’가 살고 있다. 피라루쿠는 ‘붉은 비늘’이란 뜻으로 몸통의 절반 정도가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아마존 현지에서 피라루쿠는 대단한 인기어종이다. 비늘은 멋쟁이들이 손톱을 다듬는 줄의 용도로 사용되고, 혀는 선반용 연마기로 쓰이며, 고기는 요리재료로 쓰인다. 한마디로 돈이 되는 물고기다.
학명은 Arapaima gigas, 몸통 길이가 7m까지 자란다고 전해진다. 낚시로는 길이 4.5m, 무게 200kg의 기록이 있다. 평균치는 1.5~2.5m 정도다.
주요 낚시터는 에콰도르의 아마존 최상류 지역이나 브라질의 아마존 하구 삼각주의 마라조(Marajo)섬과 메시아나(Mexiana)섬 인근이다. 특히 이곳에 개발되어 있는 리조트에는 아마존 각지에서 채집한 피라루쿠를 일정 구간에 방류하여 보호 번식시키며 낚시로 잡아을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루어, 플라이, 생미끼낚시가 모두 가능하다. 국내에서 통용되는 가물치낚시용 낚싯대와 릴이면 된다. 쇼크리더로 80~100lb를 연결한다. 루어는 대형 미노우, 탑워터 루어 및 이에 준하는 각종 루어나 플라이다.
다만 낚시터가 지구의 반대편으로 아주 멀어서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과 체재비용이 비싼 점 등 불경기에 원정을 떠나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어종이다.
8년 전인가? 일본의 낚시친구 S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사카 피싱쇼에서 만난 거래선이 브라질 아마존에서의 낚시를 수배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같이 가자는 유혹이었다. 그런데 당시 그 연락만 있었고 흐지부지되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겨울(12월이니까 브라질은 여름)에 ‘브라질 현지에서 팀이 짜였는데 공석이 있으니 같이 참가하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다. 비용도 파격적! 이런 찬스는 두 번 다시 없을지도 모른다고 여겼지만, 당시 일에 묶여 있던 상황이어서 선뜻 약속을 할 수 없었고 그대로 아마존 조행은 물 건너가 버리고 말았다. 당시 홀로 그 낚시여행에 참가한 S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고, 그해 늦장가를 든 그에게 조금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어 낚싯대를 직접 만들어서 주었다. 바로 피라루쿠 전용 낚싯대였다. 짤막하나마 S에게서 받은 피라루쿠 조행기를 게재한다.

 

▲ 무시무시한 피라루쿠의 라이징.

▲ 피라루쿠와 벌이는 사투. 걸었다 해도 온전히 낚아올린다는 보장이 없다.

 

일본인 친구 S의 피라루쿠 조행기 

브라질행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장기휴가를 어떻게든 받아내 준비를 하던 중, 피라루쿠라는 물고기는 브라질 현지에서 시장가격이 아주 좋은 어류로서 남획으로 자원이 급감해 브라질에서 유일하게 금어기가 설정되어 있는 물고기라는 사실을 알았다. 공교롭게도 낚시일정이 바로 금어기에 걸쳐있는 것이었다. 고민을 토로하자 이번 낚시투어를 만들어 준 거래처의 사장이 아마조네스주(洲)의 주지사에게 직접 부탁해 “딱 한 마리만”이란 단서를 붙여 허가를 받아주었다. 더욱이 아마존 본류에서는 거의 낚을 확률이 없으므로 잘 아는 인근 목장주에게 부탁해 사유지인 그 목장 안을 흐르는 지류를 개방해주기로 했고, 목장주는 고맙게도 목동들에게 피라루쿠가 있는 곳을 매일 확인하도록 지시까지 했다고 한다.
미국을 경유해 상파울로까지 30시간을 비행하고 다시 아마존의 중심도시 마나우스까지 3시간을 비행했다. 마중 나와 준 완전 글래머의 보니타가 운전하는 자동차로 또 2시간을 달려서야 목적지의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낚시는 내일부터라는 이야기에 가까운 어시장에 나가보니 금어기간임에도 불구하고 2m가 훌쩍 넘는 피라루쿠가 쌓여있고 어부들이 계속해서 들여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브라질 어부들의 문맹률은 100%에 가깝다는 사실과 거대한 피라루쿠의 어체에 자꾸 작아져만 가는 느낌이었다.
다음날, 숙소에서 보트로 20분 정도 달려 ‘베스트 포인트’라는 장소에 갔다. 강폭이 30~50m쯤 되는 장소로 목동이 준비해준 카누를 타고 살살 전진해가는데, 잔잔한 수면에 물고기의 호흡파문이 이는 것이 보였다. 안내해주는 목동이 가리키는 곳도 같은 장소. 서로 말없이 씨익 미소를 띠었다.
처음에는 폽퍼를 던져봤지만 무소식. 목동이 강력하게 미노우를 추천하기에 특대형 20cm 미노우로 교환했다. 한가운데에 마치 섬처럼 떠 있는 수초가 있어 그 너머까지 캐스팅하고 강약을 붙여가며 릴링을 시작했다. 루어가 그 수초 주위를 지날 때 ‘쿡’하고 초리가 빨려 들어가는 듯한 아니, ‘확’하고 당겨드는 듯한 입질이 왔다. 피라루쿠는 지금 눈앞에서 점프를 했다. 그리고 몸통을 1m 정도 내놓고서 헤드쉐이킹을 해댔다.

 

▲ 특대형 미노우를 공격한 피라루쿠.

 

“기긱, 기긱, 기긱” 물고기가 머리를 흔들 때마다 손에 쥔 앰배서더 릴의 드랙이 단속적으로 풀려나갔다. 이 물고기를 낚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황색 낚싯대로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하는 강력한 토크! 그런 힘으로 피라루쿠는 꿈틀거렸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15~20분이었으리라 생각하지만 감각으로는 1시간도 더 지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절대로 놓칠 수 없다.’
정말 진지하게 드랙을 조정해가며 천천히 펌핑을 반복했다. 감으면 차고 나가기를 반복하지만, 매번 10cm씩은 감겨온 것 같았다. 몇 백 번을 반복했나?  카누의 옆까지 이제 몇 미터 정도… 대충 승부는 난 것 같은데 루어가 완전히 입속으로 들어가 있어서 쇼크리더가 입에 쓸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랜딩은 단번에 하는 것이 좋지만 불안정한 카누 위에서는 자신이 없었다. 카누를 몰고 있는 목동에게 손짓발짓으로 카누를 강변으로 몰게 하고, 최후에는 물고기의 반대쪽으로 뛰어들어 펄떡이는 피라루쿠를 뭍으로 몰아붙였다. 마침내 피라루쿠를 낚아낸 것이다.
루어를 살펴보니 주둥이 안 깊숙이 식도 앞에 뒷바늘이 하나 걸려있었다. 바늘을 빼려 아가미를 통해 플라이어를 넣어보려는데 촘촘해서 들어가지 않았다. 입속으로 손을 넣자니 손목정도가 아니라 팔뚝의 절반 정도는 넣어야 플라이어가 바늘에 닿을 것 같았다. 혹시 피라루쿠가 발악이라도 하는 날에는 팔이 부러질 것이 뻔하니 입속으로 팔을 들이밀 용기는 나지 않았다. 상처가 나는 날에는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는 곳이 아마존이란 점을 고민하던 차에, 피라루쿠는 단말마와 같은 저음과 함께 깊은 숨을 토해내고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1m 67cm, 46kg의 체구. 평균 3m 정도까지 산다고 한다면 나의 이 피라루쿠는 젊어서 요절한 게 되지만, 나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바로 그 날 그대로 살아있다.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