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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38-물관리의 갈등과 통합물관리 정책
2018년 07월 1457 11774

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38

 

물관리 일원화 법 제정으로 보는

 

 

물관리의 갈등과 통합물관리 정책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교수

 

얼마 전 국회에서 물관리 일원화를 위한 3개의 법이 통과되었다. 주요 내용은 국토부의 수자원정책국이 환경부로 이관되고, 수자원공사도 국토부 산하에서 환경부 산하로 바뀌는 것이다. 지금까지 물의 양은 국토부에서 관리하고 물의 질은 환경부에서 관리하였는데 이제 환경부에서 두 분야를 함께 관장하게 된 것이다. 수량과 수질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분리할 수 없는 업무임에도 부처 간의 장벽이 높아 물관리에서 비효율을 보이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수자원관리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정책개선안이 대두되었고,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제 시행된 것이다.
찬반양론이 다양하여 수정을 많이 거쳐 겨우 통과되었는데, 4대강사업에 대한 국토부와 환경부의 견해 차이를 계기로 대통령 지시에 의해 환경부로 통합되었다는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통합물관리의 필요성은 물을 관리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오던 주제이다. 물관리 일원화로 물관리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
수질조사와 유량조사는 함께 수행되어야 하는데 부처가 다르다 보니 긴밀한 협조가 부족하여 중복조사를 하거나 조사가 결핍되는 사례들도 많았다. 갈수기에 수질을 고려하여 상류댐의 방류량을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두 부처의 물을 바라보는 관심분야와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이 많이 있었는데, 근본적으로는 물을 ‘수자원으로 보는가?’ 아니면 ‘수생태계로 보는가?’ 의 인식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천생태계의 복원을 위해 수문을 개방한 금강 세종보의 노출된 하상. 4대강사업은 하천의 토목건설과

  환경보호가 대립한 대표적 사례이다.

 

 

하천은 수자원인가? 수생태계인가?
국토부나 토목공학 분야의 종사자들은 물을 이용가능한 수자원으로 간주하고, 댐을 많이 만들어 가뭄에 이용할 수 있도록 확보하고 제방을 많이 만들어 홍수 시에 침수되는 토지를 줄이고자 노력한다. 반면에 환경부나 생태학자들은 하천과 호수를 중요한 서식지로 인식하고 생물의 보호를 위해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어도를 만들어 어류 이동 장애를 줄이고, 불필요한 보와 제방을 철거하여 야생동물의 이동을 돕는 노력을 기울인다.
근대화의 과정은 하천의 수자원 확보와 홍수저감을 위한 댐과 제방 건설의 역사를 보여주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00년 동안 17,000여 개의 저수지와 33,000 개 이상의 보를 건설하였고, 거의 모든 하천을 제방으로 둘러싸는 공사를 완성하였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생태계 개선을 위하여 댐과 보 및 제방의 철거를 위한 노력이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댐 건설이 크게 감소하였는데 4대강사업이 시행되면서 다시 한 번 이 갈등이 크게 표출되었다.
토목공학과 환경생태학 분야의 가치관 차이는 수자원관리에서 상충하는 모습을 흔히 보였다. 갈수기에 수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댐의 방류를 줄여야 하지만, 하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방류량을 늘려야 한다. 토목공학자들은 댐을 만들어 가뭄에 수자원을 확보하고 홍수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하는 반면에, 환경생태학자들은 물 사용량을 줄이고 이용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노력한다. 토목공학이 자연을 변형하고 최대한 이용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환경생태학은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변형을 최소화하려는 목표를 지향한다. 제방 건설자들은 제방으로 하천의 폭을 좁히고 토지를 확보하고자 노력하는 반면에, 제방 철거론자들은 상류의 제방은 하류의 홍수를 유발하므로 소하천의 제방은 지양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방 건설이 주는 이익보다 제방 건설비가 더 많이 드는 사례가 많다고 주장한다.
얼핏 보기에는 개발론자들의 노력은 인간의 이익 확보에 충실하고, 환경보호론자들은 인간의 이익은 도외시한 채 야생생물만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지만 사실은 둘 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다. 다만 이익과 손실을 계상하는 범위와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목표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댐을 건설하여 수자원을 많이 확보하는 것은 당장 인간에게 필요하므로, 손익계산의 범위를 수자원의 공급에 한정하고 기간을 50년쯤으로 한정한다면 댐 건설이 이익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환경변형이 심해지면서 우리가 알지 못하였던 피해들이 감지되기 시작하였고, 야생동물 감소와 생태계 균형 파괴는 인간의 수산물 식량 감소, 상수원의 수질 악화, 생태계 파괴로 인한 인류문명 괴멸의 위험성 증가 등의 손실로 계상되기 시작하였다. 생태계 피해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날 수 있으므로 댐 건설의 손실 평가기간을 백 년 이상으로 길게 잡으면 댐 건설의 피해액은 더욱 크게 계상된다.

 

기간을 길게 잡으면 손익 계산도 달라져
제방 건설도 개발론자와 환경보호론자가 충돌하는 분야이다. 제방은 침수를 막고 토지를 이용하기 위한 것인데 하류의 평지에서는 이익이 크지만 경사가 큰 상류에서는 제방으로 확보할 수 있는 토지가 작다. 따라서 상류에서는 제방 건설비가 홍수피해 저감효과보다 더 많이 드는 사례가 흔하다. 예를 들면 50년에 한 번 확률로 홍수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이라면 제방을 건설하는 것보다 50년에 한 번 침수로 수확량 감소를 겪는 것이 경제적일 수도 있다. 또한 제방이 없다면 하류의 홍수피해도 감소하고, 하천변 식생이 발달하여 야생생물 생태계의 건강성이 개선되는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
결국 개발과 환경보호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 되고 적정수준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를 조정하는 행정체계의 뒷받침이 없는 실정이다. 이번 수자원 분야의 환경부 이관이 첫걸음이 되겠지만 통합물관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수자원량을 관리하는 부서가 이관되기는 하였지만, 가장 갈등이 많은 하천토목공사를 주관하는 부서는 아직 국토부에 남아 있고, 물사용량이 가장 많은 농업용수는 여전히 농림부서에서 관리하고, 지하수의 관리도 통합되지 않았다.
 우리의 하천을 어떻게 관리하고 이용할 것인지 국민이 장기적 안목으로 감시하고 가치관을 상호교류하여 조정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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