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장바구니 주문배송조회 고객센터
과월호신청
Home> 뉴스&칼럼 > 전문가컬럼
캐치&릴리스의 불편한 진실 - 방생하려면 잔챙이보다 대어를 택하는 것이 낫다
2009년 10월 692 1184

에코피싱

 

캐치&릴리스의 불편한 진실

 

방생하려면 잔챙이보다 대어를 택하는 것이 낫다

 

 

조홍식 이학박사 '루어낚시100분1000답' 저자

 

21세기는 에코피싱(eco-Fishing), 에코앵글러(eco-Angler)를 목표로 낚시인 모두가 힘을 써야 하는 시대다.
후대에 물려줄 귀중한 환경을 보호하면서 낚시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중에 하나, 낚은 물고기를 죽이지 말고 다시 놔주자는 캐치프레이즈, 바로 ‘캐치&릴리스(Catch & Release)’가 주제다. 놔주느냐? 가져가느냐? 요즘 들어 상당히 어렵고도 껄끄러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족의 보호’라는 대전제는 변함이 없다. 세월이 흘러도 물고기가 잘 보존되어 오늘과 같이 낚시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 올바른 방법을 생각해보자.

 

▲ 몽골에서 낚은 타이멘을 재방류하고 있는 필자.

 

재방류의 의미 
‘캐치&릴리스(재방류)’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낚시로 낚은 물고기를 다시 돌려보내는 행위를 말한다. 낚시의 목적이 식재료의 획득이 아니라 단순히 오락행위로 즐기기 위한 경우에 무익한 살생을 피하고 나아가 생물자원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낚은 물고기를 그 자리에서 다시 방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공존하고 있고 조금 깊이 들어가다 보면 극단적인 의견충돌마저도 일어나는 ‘뜨거운 감자’다. ‘캐치&릴리스’의 의미가 너무 과해져서 동물애호론자의 생각과 같아진다면, 물고기가 그렇게 불쌍하면 낚시를 하지 말라는 반론도 나오고 말 것이다.
우리 낚시인들 사이에는 낚은 물고기를 먹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낚은 물고기를 요리해 먹는다는 것에 불쾌감을 표하는 사람도 있고, 물고기를 끌어냈다가 다시 놔주는 것을 자랑거리로 삼는 사람도 있다. 모두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어 옳고 그른 판단의 기준은 없다. 그러나 낚시를 하지 않는 제3자가 보기에, 10마리를 낚았다가 10마리 다 놔주는 것과 1마리만 낚는 대신에 그 1마리를 먹는 것, 이 두 경우를 보고 어느 쪽이 더 좋다고 평가를 할까?

 

룰(Rule)을 만들자
낚시를 사냥과 비교하기도 하는데, 총이나 활로 사냥을 한다면 잡은 동물을 놔주는 경우란 있을 수 없고 잡았다는 것은 이미 죽였다는 의미다. 생존을 위한 수렵이 아닌 현대적 오락으로서의 사냥은 규제와 룰이 존재한다. 대가를 지불하고 법으로 정한 일정한 기간 동안 허가된 수렵장에서 허가된 종류의 동물을 정해진 마릿수만큼 사냥하고 즐긴다. 낚시 역시 내용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강력한 규제와 룰이 있어야 평등하다.
이미 어디서나 잘 낚이던 시대는 가고 어자원의 감소가 뚜렷한 현실에서 낚시는 즐겨야겠고, 결국 아껴서 낚는 수밖에 없어서 생긴 것이 바로 ‘캐치&릴리스’가 아닐까? 이는 공적인 규제가 아니라 낚시에 대해 강한 법률이 없는 시절, 우리 낚시인 스스로가 만들어낸 자구책이란 의미가 강하다고 본다. 국가(특정단체)에서 유어용 어류를 항상 방류해 주거나 잘 관리해 주고 낚시인은 이에 해당되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낚시를 한다면, 놔주느냐 가져가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이다. 멋지게 한 마리 낚아 가족이나 동료들과 함께 잘 요리해서 입맛을 즐기는 것도 낚시의 매력이고 낚는 과정에만 집중해서 신나게 파이팅을 즐긴 것으로 만족하는 것도 낚시의 묘미다. ‘일정기간 동안 1인당 하루 몇 마리’라는 규칙은 이미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 한 계곡에서 낚인 두 산천어. 나이는 똑같은데도 하나는 30cm나 되고 하나는 15cm에 불과하다. 이 경우 큰 산천어는 가져가고 작은 산천어만 살려주면 크게 자라는 산천어의 유전형질이 사라질 수도 있다.

 

대물과 치어, 무엇을 놔줄까?
이론은 접어두고 실제 ‘캐치&릴리스’를 어찌 할 것인가로 돌아가 보자. 일반적으로 너무 작은 것이 낚였다면 더 커서 오라는 말과 함께 돌려보내곤 한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보아서는 대물을 한 마리 낚아가는(죽이는) 것보다는 어린 것을 낚아가는(죽이는) 것이 오히려 어족보호에 좋다는 사실, 이를 어찌할까?
물고기는 알을 아주 많이 낳는다. 수 천 수 만 개의 알을 낳지만 무사히 성장하는 것은 몇 마리 되지 않는다. 치어는 천적에게 먹히고 약한 것은 도태되며 가장 우수한 개체만 살아남는다. 한 가지 예로, 토종 산천어는 라이프사이클이 짧아 만3년이면 성어가 되어 산란하고 생을 마친다. 산천어를 낚다 보면 같은 나이인데도 작은 사이즈인 15cm 정도가 있는가 하면 특대형이라 할 수 있는 30cm급도 있다. 한자리에서 낚인 이 두 마리, 15cm의 작은 개체를 작다고 놔주고 30cm의 대물은 기념으로 가져가 버린다면 30cm급으로 크게 자라는 우수한 유전자는 사라지고 작은 열성 유전자만이 남는 꼴이 된다. 이와 같이 낚시인은 막상 놔주려고 할 때, 작은 것을 놔 주는 모순에 빠져있다. 그러므로 놔줬다는 사실만으로 생색을 내기보다는 놔주려면 치어보다는 성어를, 작은 것보다는 대물을 놔줘야 좋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수산자원보호령에는 채포금지체장이 정해져 있다. 작은 개체를 놔주라는 것이다. 반면에 호주의 경우, 대표적인 낚시 대상어이자 최고의 요리재료로 각광받는 ‘바라만디’는 체포금지체장이 작은 쪽으로도 큰 쪽으로도 있다. 58cm 이하와 120cm 이상을 금지하고 있다. 치어보호와 산란개체를 보호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우리도 몇몇 어종에 대해서는 금지체장에 최소와 최대를 구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릴리스하려면 파이팅시간 줄여야
가는 낚싯줄에 유연한 낚싯대로 물고기의 힘을 서서히 빼가며 손맛을 충분히 즐기는 것이야말로 낚시의 묘미지만, 물고기를 다시 살려줄 예정이라면 이것은 안 될 말이다. 어류는 포유류와 달리 간이 매우 작다. 인간과 같은 포유류는 격한 운동에 의해 생긴 젖산이 충분히 간에서 분해되지만, 간이 작은 물고기는 버둥거릴 때 생성된 젖산을 바로 분해하지 못해서 자가중독현상이 나타나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그러므로 속전속결, 물고기가 저항할 틈도 주지 말고 끌어내야 생존율이 높다. 이러기 위해서는 굵은 낚싯줄과 강한 낚싯대, 튼튼한 채비가 필요하다. 빨리 꺼내기에 주의를 기울여도 생각지 못한 대물이 걸렸다면 파이팅 시간이 길어지고 만다. 이 경우 물고기는 상당히 지쳐버리고 마는데 이때는 잘 요리해 먹는 것이 놔주는 것보다 오히려 좋을 것이다.
물고기가 소생이 불가할 정도로 지치는 시간은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 저서성 어류가 강한 측에 속하고 회유어가 약하다. 특히 바닷물고기 중에서 고등어, 가다랑어와 같은 소위 ‘등 푸른 생선’으로 불리는 붉은 살의 물고기들은 거의 릴리스가 불가능하다.
해외의 빅게임 트롤링의 경우, 낚시손님이 릴리스를 원한다면 선장은 입질이 온 후 파이팅 시간을 단축시키는데 노력한다. 낚시도구에 의존치 않고 보트의 힘으로 신속하게 물고기를 끌어들여 ‘태그&릴리스’를 실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가미와 점막의 손상은 치명적이다
널리 알려진 릴리스 방법은 지친 물고기를 손으로 받치고서 머리를 상류로 향하게 하여 자력으로 숨을 고르고 움직여 나갈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위에 설명한 시간이 중요하고 다음에는 치명상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통각이 없고 재생능력도 뛰어나 입 주위의 찢어진 상처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입속으로 삼킨 바늘이 아가미에 걸려 피가 났다면 십중팔구 죽는다. 아가미는 인간의 폐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성능이다. 공기 중에는 약 21% 산소가 있고 인간의 폐는 이 산소의 20%를 호흡으로 이용한다. 한편 물속에는 약0.004~0.006%밖에 산소가 없는데 아가미는 이 산소의 80%를 호흡에 이용할 정도로 성능이 좋다. 인간의 폐를 일반 승용차의 엔진이라 한다면 물고기의 아가미는 포뮬러1의 엔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예민한 기관이 손상을 입으면 바로 죽음으로 이어지고 만다. 캐치&릴리스의 기준은 아가미의 상처 유무에 두어도 좋다.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물고기에게 공기를 먹이면 바로 힘이 빠진다고 말하는 이유도 고성능 아가미 때문이다. 물속에서 흡수, 배설이 잘 되다가 공기 중에 아가미가 노출되면 갑자기 숨이 막히게 되는데 워낙 성능이 좋다 보니 산소 절대부족이 되는 동시에 배설이 막혀버려 다량의 노폐물 축적, 바로 암모니아중독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물고기 표면에 있는 끈적끈적한 점막도 물고기의 생사에 상당히 중요한 관계가 있다. 아가미의 손상이 바로 생사를 가르는데 비해 점막의 손상은 당장은 아니지만 물고기를 서서히 죽음으로 몰아간다.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가장 먼저 물고기를 보호하는 장치가 이 점막인데, 점막이 없으면 아주 작은 자극에 상처를 입고 세균이 침투한다. 낚은 물고기를 흙바닥에 뒹굴게 한다거나 거친 장갑을 낀 손으로 다루거나 뜰채에 담거나 하면 점막이 닦여 버린다. 낚아 올린 물고기를 다룰 때 몸체의 점막이 손상 입지 않게 주의해야 잘 놔줄 수 있다. 땅에 올려놓을 때도 젖어있는 장소를 고르고 맨손을 사용해야 하며 뜰채를 사용한다면 그물이 고무재질로 만들어진 릴리즈 전용 뜰채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인간의 맨손 피부온도는 환경에 따라 심하게 차이가 난다. 따뜻한 경우라면 30℃에 가까운 경우도 있는데 이 정도라면 냉혈동물인 물고기에게는 화상을 입는 온도다. 릴리스할 때 물고기를 만지게 된다면 미리 물속에 손을 넣어 체온을 충분히 식힌 후에 만지도록 하자. 

환경파괴로 세상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로 골치 아픈 21세기이지만, 100년이 지난 후에도 가까운 낚시터에 어자원이 그대로 보존되어 나의 자손이 똑같이 낚시의 즐거움을 만끽한다면 최고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그러려면 낚은 물고기를 모두 가져가지 말고 놔주는 아량이 중요한 때이다. 놔주더라도 건강히 번식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가능한 한 만지지 말고 바늘만 살짝 빼서 물속으로 돌려보내면 만점이다. 걸었을 때 너무 놀리지 말고 후다닥 재빠르게 낚되 메마른 흙바닥에 놓지 말고 손을 충분히 차게 식히는 것도 잊지 말자. 그리고 오늘, 운 좋게 대물을 2마리나 낚았다면, 아쉬워도 그중 한 마리를 놔줌으로써 더 풍요로워지리라.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