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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의 경고인가? - 해파리의 공격
2009년 11월 1127 1185

에코피싱

 

대재앙의 경고인가?

 

해파리의 공격

 

 

노무라입깃해파리가 과다번식하여 어민들의 조업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뉴스가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 해파리 중에서도 가장 큰 종류에 속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독성이 강한 해파리는 아니지만 전 해면을 떠다니며 어부들의 그물을 물고기 대신 점거하여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조홍식 理博, <루어낚시100문1000답> 저자

 

▲ 어선의 그물을 가득 채운 해파리. 해파리의 대량발생으로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 바닷속을 유영하는 거대한 노무라입깃해파리.

 

해파리는 불로불사 

‘노무라입깃해파리(학명 Nemopilema nomurai, 일본명은 에치젠 쿠라게)’는 일본식 이름 탓에 저 멀리 남방에서부터 조류를 타고 떠밀려오는 해파리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은 우리나라 근해를 텃밭으로 삼고 살아가는 해파리다. 주요 서식지는 우리나라 전 해역과 동지나해, 중국 발해만이다. 냉채나 양장피와 같은 중국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맛좋은 숲뿌리해파리(비젠 쿠라게)의 아종으로서 식용은 가능해도 맛이 별로라서 쓸모가 없다.
갓의 크기가 무려 2m, 무게는 150kg에 달한다. 피부에 닿았을 때 사람을 쏘는 피해사례는 거의 없지만 최근의 연구를 보면 독성은 갖고 있다고 판명되었다. 생태에 관해서 밝혀진 바는 극히 단편적이지만, 이 대형 해파리의 일생은 <그림>에 표시한 바와 같이 어떤 의미에서 영원히 사는 불사의 생명체다.
성숙한 암수 노무라입깃해파리에서 알과 정자가 수중으로 방출되어 수정된다. 수정란은 ‘플라눌라(Planula)’로 변화한다. 풀라눌라는 섬모를 이용해 물속을 헤엄치다가 어딘가에 부착되어 ‘폴립(Polyp)’으로 변태한다. 성장한 폴립은 세포의 일부(포드시스트)를 남기면서 몇 번 걸어가듯 이동하는데 이들 남아 있는 ‘포드시스트’에서도 모두 새로운 폴립이 생겨난다. 즉 자신의 분신을 몇 개나 만드는 것이다. 수온상승과 같은 자극을 받으면 폴립은 ‘스트로빌라(Strobila)’로 변태하고 5~10마리 정도의 ‘에피라(Ephyra)’를 방출한다. 에피라는 ‘메테피라(Metephyra)’를 거쳐 약 1개월 반 후에 갓의 크기가 10cm 정도인 해파리(Medusa)의 모습을 하게 된다. 어린 해파리는 성숙하는데 3~4개월쯤 걸리고 성체의 수명은 1년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폴립단계에 있다. 폴립은 성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어린 시절로 회춘하기도 하고 걸어 다니면서 분신을 만드는 등 영원불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마리의 해파리가 산란한 수정란은 성장과정 중에 특별히 다른 천적에게 먹히지 않는 한 어마어마한 숫자로 늘어난다. 단순하게 한 개의 수정란이 폴립단계에서 딱 두 번만 이동한다고 하고 각각에서 에필라가 5마리씩만 발생하다 해도 15마리로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때 폴립단계에서 이동이 잦거나 다시 회춘해 버린다면 그 수는 짐작을 할 수 없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산란 수는 1억 개라고 하니 한 번의 산란으로 늘어나는 양은 수십억 마리가 될 수 있다.

 

노무라입깃해파리의 고향은 우리나라 서해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러나 이 해파리의 고향은 우리나라 서해다. 정확히 하면 군산 앞바다와 중국의 절강성 단산제도 연안으로 압축된다.
일본에서는 날이 갈수록 문제가 되고 있는 노무라입깃해파리의 발생에 대해 근본적인 연구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발생 근원지가 우리나라라는 데에 대해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지만 신문기사를 스크랩할 수 있었다<사진 참조>.
해파리의 고향이 우리나라 연근해라면 예로부터 해파리가 많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다가 해외의 자료를 통해 과거에도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대량발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920년, 1958년, 1995년이었다. 다만 최근인 2003~2005년의 대량발생은 과거와는 규모가 달라 바다가 해파리로 꽉 차있는 그런 상태의 특별한 대발생이다. 결과적으로 어업에 타격을 주고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등 제반 피해금액은 천문학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해파리에 접촉사고로 발생하는 비용이 170억, 원자력발전소 등의 국가기간산업에 발생하는 피해액이 566억원, 어민의 피해는 약 2053억원에 이른다.

 

▲‘해파리의 발생지는 한국과 중국 사이의 바다’라는 내용의 일본 신문기사.

 

대발생의 원인은?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외래동물이 아니라 토종이라면, 왜 이렇게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인가? 외국학자들의 연구를 빌자면 다음의 몇 가지가 주요 원인이다.
1. 어류자원의 남획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중국의 연간 어획고 중 발해만에서의 어획량은 1959년에 최고치를 나타낸 후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1998년에는 1959년의 20분의 1로 떨어졌다. 한국수산과학원의 발표에 의하면, 서해의 어류 연간어획량은 1980년대 중반에 약130만 톤이던 것이 1990년 이후 급감해 현재는 약50만 톤이다. 물고기가 줄어든 만큼 해파리는 늘어났다. 어류의 남획에 의해 동물성 플랑크톤 밀도가 높아져 이를 먹이로 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늘어나고, 다시 해파리에게 물고기의 치어가 잡아먹혀 더욱 어류가 줄어드는 악순환이다.
2. 온난화
서해의 수온은 최근 25년 동안 연간 1.7℃ 상승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이를 겨울철로만 한정해 본다면 2℃나 상승한 것으로 해파리 발생에 아주 좋은 환경이 되었다.
3. 자연해안의 상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위해 중국은 연안개발계획을 진행하였다. 인공해안, 인공구조물의 증가가 해파리 폴립의 부착면적을 늘렸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우리 서해 연안의 난개발도 같은 면에서 해파리 증식의 원인이 되었을 수 있다. 
4. 먹이사슬의 변화
중국 양쯔강(揚子江)은 동지나해의 수질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강변 경작지와 도시에서 하수 유입이 늘면서 하구 부근의 용존질소 농도가 높아져 부영양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영양염(榮養鹽)의 구성비가 변화를 일으켜 먹이사슬 최하층인 플랑크톤의 질적, 양적 구성비가 달라지면서 결국 먹이사슬 자체에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경제발전을 목표로 하는 중국이 당분간 연안지역 개발과 인구집중을 규제하리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으므로 오염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산샤(三峽)댐의 본격적인 운용도 양쯔강의 수질에 큰 영향을 줄 것이므로 동지나해의 수질은 악화될 것이고 해파리 대발생의 지속적 원인이 될 것이다.

 

▲ 해파리를 뜯어 먹는 쥐치. 일본에선 쥐치어업용 미끼로 해파리를 사용하기도 한다.

 

해파리 대량발생의 원인은 우리에게 있다

해파리의 대량발생 원인이 남(다른 나라)에게 있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있다. 이 사실을 빼버리고 피해만 부각시켜버리면 누구를 탓하며 누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인가? 현시점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의 대발생을 진정시킬 방법은 없다고 한다. 한 가지, 쥐치가 집단으로 노무라입깃해파리를 공격해 먹이로 삼는다고 판명되어 일본의 경우에는 쥐치어업용 미끼로 해파리를 사용해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한다. 또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체내에 다량의 ‘뮤신(Mucin)’이 함유되어 있어서 이를 화장품이나 의료용품으로 이용하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바다는 각종 어류가 많아야 풍요로운 바다다. 해파리만 득시글거리는 바다는 풍요의 상실을 의미한다. 어쩌다 목격되는 해파리를 신기하게 여기던 시절은 지나가고 낚싯줄 옆을 흐르듯 지나가는 거대 해파리를 피해 미끼를 투척하는 때가 오고 있다. 조금이라도 그 속도를 늦출 수 없을까? 노무라입깃해파리의 대발생은 우리 어민들에게 또 낚시인들에게 바다의 환경보전이라는 문제를 말하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실은 인류 전체에게 환경변화로 닥쳐올 식량생산의 지속성 문제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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