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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오히려 반가운 이유
2009년 02월 284 1201

 

 

 

 

 

한파가 오히려 반가운 이유

 

새해 벽두부터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얼음낚시를 기다려온 수도권의 붕어낚시인들은 이번 한파가 반가울지 몰라도 대다수 낚시인들은 반갑지 않을 것입니다. 루어낚시인들은 낚시할 장소를 잠시 잃어버렸고 바다낚시인들은 폭풍 탓에 섬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 낚시인은 오랜만의 이 한파를 반겨줘야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물고기들은 더운 물보다 찬 물을 좋아하고, 바다는 차가워질수록 오히려 더 풍성해지기 때문입니다.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요? 
바다는 수온이 내려갈수록 그 속의 생명체가 더 풍성해집니다. 그 이유는 물은 온도가 낮을수록 산소가 많이 녹아들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산소를 호흡하는 영양염류가 풍부해지고 그 영양염으로 몸을 구성하는 식물성 플랑크톤과 조류(藻類)가 번성합니다. 바다의 김, 톳, 미역과 민물의 말풀이 언제 자라는지 생각해보십시오. 모두 추운 겨울에 자라지 않습니까? 물고기는 물만 먹고 사는 게 아닙니다. 플랑크톤과 조류가 있어야 그것을 먹고 사는 패류(貝類)와 작은 물고기들이 생기고, 그래야 그 모든 생명체들을 포식하는 큰 고기, 즉 낚시대상어들이 많아지게 됩니다.  
지구 전체를 놓고 봐도 적도해역의 생물군이 가장 빈약하고 베링해나 남극해 등 극지해역의 생물군이 가장 풍성하다고 합니다. 언젠가 남극 세종기지 연구원들이 남극바다에서 낚시하는 모습을 TV에서 본 적 있는데 팔뚝만한 우럭이 담그면 올라오더군요. 얼음물 속에 그렇게 고기가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적도해역에는 해초가 없어서 일부 산호초 지대에만 옹기종기 고기들이 모여 있습니다. 우리가 열대바다에 고기가 많다고 생각하는 것은 수중촬영이 열대바다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폭풍과 혹한의 극지해역은 사람의 접근 자체를 불허하니까요.
흔히 우리는 물고기가 잘 안 낚일 때 ‘수온이 떨어져서’라는 이유를 댑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수온이 떨어지면 물고기의 소화효소 분비가 약해져 식욕이 감퇴하는 게 사실이니까요. 그러나 수온이 떨어져도 물고기가 죽지는 않습니다. 겨울 감생이는 갯바위에 던져놓아도 살아 있으며 붕어는 빳빳하게 얼었다가도 물속에 넣어주면 다시 살아나 헤엄칩니다. 그러나 수온이 높아지면 잠깐은 물고기의 식욕이 나아질지 몰라도 종국에는 죽습니다. 수온이 높아지면 물속 산소량이 격감하여 질식사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 바다는 해수온 상승으로 해초들이 녹아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바다 속 산소와 영양염류가 희박해져서 김, 파래, 감태 등이 격감하고 있는데, 갯것이 녹아 사라진다고 해서 ‘갯녹음’이라 부릅니다. 한국국립수산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동해 수온이 최근 17년 동안 1.5도 상승하면서 여의도 면적 8.3배의 해초밭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제주도 낚시인들도 “제주 연안 갯바위와 방파제의 해초들이 다 사라졌다. 그래서 해초를 먹고 사는 소라, 고동, 전복이 줄어들고, 해초를 먹고 사는 벵에돔과 고동을 먹고 사는 감성돔, 돌돔도 격감했다”고 말합니다.
‘해수온이 상승하면 난류어가 증가해서 낚시하기엔 좋겠다’고 생각하는 낚시인들이 더러 있나봅니다. 그러나 과연 남녀군도와 오키나와의 물고기들이 우리 바다로 들어오고 있습니까? 그보다는 플랑크톤과 해조류의 감소로 인해 줄어드는 토착 물고기들의 감소를 더 걱정해야 한다고 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추운 겨울이 반갑습니다. 사나운 한파가 우리 바다가 자칫 사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식혀주고 있습니다. 

 

낚시춘추 편집장 허만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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