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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갑 기자의 놀기좋은 갯바위낚시(13) -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의 비교
2009년 01월 547 1205

 

허만갑 기자의 놀기좋은 갯바위낚시 (13)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의 비교

 

벵에돔은 수심, 긴꼬리벵에돔은 거리로 낚아라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이 녀석들은

특히 겨울에 최고의 조황을 보이면서 차가운 바다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벵에돔낚시 애호가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아직도 두 어종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몰라서 헷갈려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의 이모저모 비교!

 

 

 

습성 - 벵에돔은 붙박이, 긴꼬리는 약간의 회유성

 

벵에돔은 한 곳에 터 잡고 사는 붙박이성 물고기로서 그 습성이 볼락과 비슷하다. 한편 긴꼬리벵에돔은 벵에돔보다 넓게 회유하는 물고기로서 그 습성이 참돔과 비슷하다.
벵에돔이 볼락과 흡사하다는 의미는 잘 낚일 땐 수면 가까이 필 정도의 활성도를 보이지만, 안 낚일 땐 굴속에 처박혀 바닥을 박박 긁어도 안 낚일 만큼 변덕을 부린다는 뜻이다. 또 볼락과 벵에돔은 한 지역의 자원을 왕창 낚아버리고 나면 새 자원이 확충될 때까지 많은 기간이 걸린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긴꼬리벵에돔이 참돔과 흡사하다는 의미는 본류대 주변에서 잘 낚이고, 무리지어 다니다 소나기 입질을 보내며, 입질이 과격하고 해거름과 여명에 잘 낚인다는 뜻이다. 그런데 긴꼬리벵에돔의 회유폭도 아주 넓지는 않다. 즉 수백 킬로미터의 거리를 오가는 것은 아니고 일정 해역에서 심해와 천해(淺海)를 오가는 회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얕은 암초대에 주로 서식하는 벵에돔과 달리 긴꼬리벵에돔은 때로는 100m 수심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일본 낚시인들 사이에서 알려져 있다.


시즌 - 벵에돔은 겨울, 긴꼬리는 여름과 겨울

 

잔 씨알의 꼬마벵에돔은 여름에 잘 낚이지만 35cm가 넘는 씨알을 대상어로 보자면 주 시즌은 겨울이다. 벵에돔은 12월부터 3월까지 낚이며 45~50cm 출몰 시기는 남해 원도(추자도·거문도·여서도)가 1~2월, 제주도는 2~3월이다.
긴꼬리벵에돔은 장마철부터 9월까지 1차 시즌을 형성했다가, 12~2월에 2차 시즌을 형성한다. 추자도 거문도 등 남해 원도는 여름에, 제주도 남쪽이나 대마도는 겨울에 긴꼬리벵에돔이 더 잘 낚인다.

 

파이팅-벵에돔은 지구력, 긴꼬리는 스피드

 

같은 길이의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을 함께 들어보면 벵에돔이 훨씬 무겁다. 그래서 벵에돔의 파이팅에는 중량감이 넘치고 긴꼬리벵에돔은 빠르고 경쾌하다.
손맛의 우열을 가린다면? 벵에돔이 한 수 위다. 불도저처럼 끝까지 내리박는 지구력이 짜릿한 손맛을 선사한다. 한편 긴꼬리벵에돔은 딱딱한 이빨에 목줄이 잘 끊어지기 때문에 벵에돔보다 더 굵은 목줄이 필요하지만 초반 스퍼트만 제압하면 오히려 벵에돔보다 끌어내기 쉽다. 항간에 긴꼬리벵에돔이 더 힘세다고 알려져 있는 것은 녀석들이 목줄을 쉽게 터뜨리는 데서 비롯된 약간의 오해다.

 

목줄-벵에돔은 2.5~4호, 긴꼬리는 4~7호(대물 기준)

 

힘은 벵에돔이 세지만 목줄은 긴꼬리벵에돔이 더 굵어야 한다. 벵에돔은 이빨 대신 칫솔처럼 부드러운 융모가 있지만, 긴꼬리벵에돔은 단단하고 까끌까끌한 톱니형 이빨이 있어서 목줄이 쓸려 잘 끊어지기 때문이다.
또 긴꼬리벵에돔은 먹이를 물고 반전하는 순간의 스피드가 대단하여 임팩트 순간의 충격이 강하다. 그래서 챔질과 동시에 목줄이 허무하게 날아가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방지하려면 릴의 베일을 열어둔 상태로 입질을 받아 낚싯대를 천천히 세우면서 베일을 닫으면 챔질의 충격을 줄여서 ‘순간 줄 터짐’을 방지할 수 있다.
간혹 ‘긴꼬리벵에돔이 바늘 위의 목줄까지 삼키지 못하도록 재빨리 챔질하면 줄 터짐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순식간에 찌가 사라지는 긴꼬리 입질에 더 빨리 챈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아무리 큰 바늘을 써도 삼켜버리기 때문에 목줄이 이빨에 쓸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특히 ‘무조건 강제집행’은 금물이다. “벵에돔은 드랙을 주면 안 된다”고 하는데 잘못된 정보다. 벵에돔이 여로 파고들거나 벽으로 몸을 붙이는 습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감성돔낚시를 할 때처럼 드랙을 적절히 풀어주며 제압할 때 오히려 여에 덜 박히며 급하게 당겨내려면 오히려 더 파고드는 습성을 보인다. 무엇보다 벵에돔이 45cm가 넘으면 드랙을 주지 않고는 굵은 줄도 견디기 어렵다.
 
요리-회와 구이는 긴꼬리, 껍질숙회는 벵에돔

 

회 맛은 긴꼬리벵에돔이 벵에돔보다 낫다. 긴꼬리벵에돔 회는 돌돔 회를 능가하는, 가장 맛있는 고기로 꼽힌다. 그러나 껍질만 살짝 구워서 익힌 숙회는 벵에돔이 훨씬 맛있다.
벵에돔의 껍질은 질기고 지방층이 두터워 살짝 구우면 지방이 살 속으로 녹아들고 껍질도 부드러워져 그 식감이 대단히 좋다. 긴꼬리벵에돔 회와 벵에돔 껍질숙회 중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껍질숙회를 고르겠다. 그럼 긴꼬리벵에돔을 껍질숙회로 하면 어떤가? 긴꼬리벵에돔은 껍질이 얇아서 숙회를 하면 벵에돔만 못하다.
한편 구이나 조림은 긴꼬리벵에돔이 낫고, 맑은국(지리)은 벵에돔이 낫다.

 

▲얕은 여밭으로 형성된 전형적인 벵에돔 포인트.                     ▲ 깊은 물골과 맞닿아 있는 긴꼬리벵에돔 포인트.

                                                                                          이런 곳에서도 가까이 노리면 벵에돔이 낚이고,

                                                                                           긴꼬리벵에돔은(대형일수록) 먼 거리에서 입질한다.

 

 

포인트-벵에돔은 골창이나 여밭, 긴꼬리는 여나 곶부리

 

벵에돔은 볼락처럼 은신성을 띠어서 으슥한 지형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조류가 없어선 안 되고 본류대와 근접해 있으면서 조류의 중심에서 살짝 비켜난 직벽이나, 느린 조류가 안정되게 흐르는 얕은 여밭이 포인트가 된다. 바닥에 암초대가 발달해 있으면 6~8m 수심, 암초가 적은 직벽이면 12~20m 수심을 이루는 곳이 대형 벵에돔이 잘 낚이는 포인트다. 특히 김이나 미역 등이 자라기 시작하는 겨울에는 해거름~초저녁에 해초를 뜯어먹기 위해 2~4m 수심의 얕은 수중턱이나 여밭으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긴꼬리벵에돔은 주변에서 가장 깊은 골을 끼고 움직인다. 즉 벵에돔과 달리 깊으면 깊을수록 좋다. 깊은 곳에서 멀리 노리되 찌밑수심은 얕게 띄워서 밑밥을 이용해 낚아낸다. 조류를 활발하게 타는 고기라서 본류낚시가 잘 되는데, 얕은 여밭으로 흘러갈 땐 입질이 거의 없고(이때는 감성돔이 낚인다) 깊은 난바다 쪽으로 흘러갈 때 낚인다. 그러므로 긴꼬리 포인트를 고를 땐 깊은 바다로 가장 돌출된 곶부리나 여에 서서 깊은 곳으로 흘러가는 조류대를 노려야 한다.

 

조류-벵에돔은 훈수지대, 긴꼬리는 느린 본류대

 

긴꼬리벵에돔은 조류의 중심부에, 벵에돔은 그 주변 외곽에서 잘 낚인다. 긴꼬리벵에돔도 지나치게 빠른 급류에서는 안 낚인다. 참돔 본류낚시를 할 정도의 조류는 좀 과하고 그보다 느린 조류를 찾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직 물속이 어두운 새벽과 해거름엔 긴꼬리벵에돔도 앞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벵에돔처럼 조류가 느린 외곽에서 입질한다.

 

입질수심-벵에돔은 4~8m, 긴꼬리는 1.5~4m 수심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은 모두 먹이활동을 할 때 중상층으로 활발하게 떠올라서 먹이활동을 하는데, 긴꼬리벵에돔의 부상도가 더 높다. 긴꼬리벵에돔은 45cm 이상의 대형이라도 수면 1~2m층까지 솟구치며 입질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입질이 활발할 땐 목줄 길이를 1.5~2m로 짧게 해주면 입질빈도를 배 이상 높일 수 있다. 그리고 한낮에 멀리 노릴 때 외엔 깊이 가라앉히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벵에돔(특히 겨울철 대물벵에돔)은 8m 이하의 깊은 수심에서 입질하는 경우도 많다. 거문도, 울릉도, 제주 우도 등 직벽형 갯바위의 벵에돔들이 그러하다. 긴꼬리벵에돔은 멀리 노릴 때도 띄울낚시가 효과적이지만 벵에돔은 멀리 노릴수록 찌밑수심도 조금씩 더 깊이 주는 것이 좋다.

 

 

입질시간-벵에돔은 오후~해거름, 긴꼬리는 해거름에 집중

 

입질시간은 계절, 물색, 파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딱 이렇다고 말하기 어렵다. 겨울로 갈수록, 물이 탁하고 파도가 높을수록 낮의 입질빈도가 높아지고, 그 반대일 경우 해거름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이 함께 낚이는 포인트라면 낮에는 벵에돔부터 낚일 확률이 높다. 일단 4~5m 수심으로 갯바위 근처를 노려보다가 잡어가 많으면 더 멀리 던져서 더 깊이 가라앉혀본다. 밑밥은 발밑에만 준다. 이윽고 해거름이 되어 잡어가 거의 사라지면 주 타깃을 긴꼬리벵에돔으로 삼고 찌를 멀리 던져서 밑밥(한 주걱씩만 뿌린다)을 찌에 바로 맞추는 식으로 띄울낚시를 시도한다. 이후 해가 수평선으로 넘어가면 찌를 점점 앞으로 끌어들이되 띄울낚시를 계속 유지한다.

 

입질거리
(오후)벵에돔 10~20m, 긴꼬리벵에돔 20~60m
(해거름)벵에돔 10m 안쪽, 긴꼬리는 발밑 또는 본류대 흘림

 

이 부분이 핵심이다. 벵에돔낚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심이 아니라 ‘캐스팅 거리’다. 가장 큰 원칙은 ‘잡어가 미끼를 따먹지 않는 한 잡어의 무리에 가장 근접해서 찌를 던지기’이다.
벵에돔은 잡어들의 움직임을 보고 먹잇감이 나타났다는 것을 감지하며, 그래서 발밑에만 밑밥을 뿌려도 벵에돔이 멀리서 잡어들의 움직임을 보고 떠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벵에돔 역시 밑밥을 주워 먹기 위해 잡어 쪽으로 다가온다. 따라서 입질을 받을 빈도는 밑밥을 뿌려 잡어가 모여 있는 곳이 가장 높다.
그러나 그곳엔 미끼를 던져봐야 벵에돔이 먹기도 전에 잡어에게 먼저 뺏긴다. 그래서 잡어 무리의 외곽에 미끼를 던지는데, 그 거리가 잡어들에게서 너무 멀면 입질의 빈도는 떨어진다. 그러므로 잡어에게 미끼를 따먹히지 않으면서 잡어들에게서 너무 멀지는 않은, 아슬아슬한 지점에 찌를 던지는 것이 벵에돔낚시의 기술이다. 바로 이 거리 조절에서 입질을 받고 못 받는 차이가 나온다.
우선 낮에는 잡어들이 넓게 퍼져 있으니 최대한 찌를 멀리 던지는 것이 좋다. 밑밥은 계속 발밑에만 친다. 그러나 해가 기울고 물속이 어두워질수록 잡어들은 갯바위 앞으로 몰려들고 따라서 찌 투척거리도 조금씩 앞으로 당겨줘야 한다. 밑밥은 조금씩 멀리 쳐나간다. 이때 벵에돔은 20m 이내 근거리에서 입질할 확률이 높지만 긴꼬리벵에돔은 (특히 조류가 밖으로 흘러가는 상황이라면) 아주 멀리서도 입질한다.
그리고 해거름이 되면 오히려 긴꼬리벵에돔이 더 발밑으로 바짝 접근하고 벵에돔은 그보다 한 발 더 떨어진 거리에서 입질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때 긴꼬리는 1.5~2.5m 수심에서, 벵에돔은 3~4m 수심에서 입질한다. 해거름엔 밑밥을 극소량만 주거나 아예 주지 않음으로써 미끼에만 달려들게 한다.
따라서 오후부터 일몰까지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입질거리에 맞춰 캐스팅 거리를 수시로 조절해야 하는데 그 적중도에 따라 조황이 하늘과 땅 차이만큼 달라진다. 다시 강조하지만 ‘잡어가 미끼를 따먹지 않는 한 잡어의 무리에 가장 근접해서 찌를 던지기’가 키포인트다.

 


벵에돔과 긴꼬리벵에돔 구별법

 

-긴꼬리벵에돔 아가미엔 검은 테가 있다(가장 쉬운 구별법).
-긴꼬리벵에돔의 꼬리지느러미는 끝이 제비꼬리처럼 뾰족하다.
-벵에돔은 비늘이 크고 거칠며 긴꼬리벵에돔은 비늘이 작고 매끄럽다.
-회를 썰면 벵에돔은 흰 색, 긴꼬리벵에돔은 분홍색을 띤다.
※찌가 쏜살같이 빨려들거나 챔질하자마자 목줄이 터지면 대개 긴꼬리벵에돔이다.

 

◀벵에돔(위)과 긴꼬리벵에돔(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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