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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45 온실가스의 발생원 호수에 쌓인 낙엽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2019년 02월 1235 12186

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45

 

온실가스의 발생원

 

 

호수에 쌓인 낙엽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교수

 

아프리카 카메룬의 니오스 호수. 1986년 호수 심층에 축적되어 있던 이산화탄소가 일시에 분출하여 많은 사람과 가축이 몰살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댐에 퇴적된 낙엽이 메탄과 이산화탄소 온실가스를 대기로 방출하여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데 비하여 바다로 유출된 낙엽은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용해시키므로 지구온난화 위험이 없다.

 

 

1986년 아프리카 카메룬의 몇 개 마을에서 1700명의 사람과 3000마리 이상의 가축이 몰살한 사건이 있었다. 도망치지도 못하고 상처도 없이 모든 동물이 일시에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어버린 괴이한 사건이었다. 과학자들이 밝힌 사인은 놀랍게도 인근의 호수에서 분출된 유황 가스가 섞인 이산화탄소 가스였다.
마을이 위치한 계곡의 위쪽에는 화산이 있고 분화구에는 니오스(Nyos)라는 화구호가 있는데 어느 날 폭약이 폭발하듯 가스와 거품이 100m 높이까지 솟구칠 정도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분출되었다. 이산화탄소는 비중이 공기의 1.5배로 무겁기 때문에 분출된 이산화탄소의 가스구름이 지표면을 따라 흘러내렸고, 25km 거리까지 마을의 모든 동물이 산소가 없이 이산화탄소만 들이마신 후 곧바로 질식사한 것이다.
니오스 호수에 이산화탄소가 많았던 것은 호수 바닥의 화산 마그마 층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심층수에 축적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화산활동이 증가하면 이산화탄소가 암석 틈으로 새어나오는데 이산화탄소는 물에 작 녹는 기체이므로 심층수에 과포화상태로 축적되었다. 깊은 호수의 심층에는 압력이 높기 때문에 기체가 많이 녹을 수 있는 조건이며 대부분 기체 과포화상태에 있다.
기체의 과포화상태란 대기와 접촉하고 흔들어 주면  기포가 되어 배출될 수 있는 잉여분의 기체가 있다는 뜻이다. 맥주와 탄산음료에는 많은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는데 마개를 막아 압력이 높을 때는 많은 이산화탄소가 녹은 상태로 존재한다. 마개를 열면 압력이 낮아져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데, 흔들지 않고 조용히 방치하면 빨리 배출되지 않고 일시적으로 과포화상태로 유지된다. 탄산음료를 흔들어 주면 곧 거품이 생기면서 과포화되어 있던 가스가 빨리 배출되는 것처럼 니오스 호수의 심층에 수백만톤이 넘는 이산화탄소가 과포화상태로 있다가 어떤 이유인지 갑자기 물이 흔들리면서 기포가 폭발적으로 배출된 것이었다. 이후 조사에서 호숫가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물속으로 무너져 들어가면서 호수 심층수를 흔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바다로 흘러갈 낙엽, 댐 생기면 호수에 퇴적
호수의 이산화탄소 발생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작년에 백두산 천지의 바닥에서 이산화탄소의 기포 발생이 크게 증가한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백두산 화산 폭발의 전조증상이라고 해석하고 있는데, 이산화탄소와 유황가스의 분출도 피해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보도를 보면서 사실 이산화탄소 과포화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호수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인데 이를 너무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호수에서 이산화탄소 과포화는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의 배출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호수와 하천에서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것은 주로 낙엽의 유입과 석회암의 용해 때문이다. 석회암 지대의 지하수에는 석회암이 용해되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탄산수 맛이 나는 지하수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함유된 것이다. 그리고 호수에 낙엽이 많이 유입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자연환경 때문이다. 평지가 적고 가파른 산지가 많은 지형적 특성 때문에 강우 시에 낙엽의 유출이 많은데, 거기에 더해서 여름에 폭우가 내리는 기후특성이 낙엽의 유출을 더 증가시킨다.
폭우 시에 하천으로 대량 유입한 낙엽은 원래 바다로 흘러가는 것인데 댐이 있으면 댐 내에서 곧바로 가라앉아 분해되며, 이때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여 물에 녹아 들어간다. 호수 바닥에는 낙엽뿐 아니라 플랑크톤, 어류 배설물 등도 가라앉아 분해되므로 심층수에는 이산화탄소가 늘 과포화되어 있다.
과포화된 이산화탄소는 수면에서 공기와 접촉하여 서서히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낙엽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육상에서 분해되건 수중에서 분해되건 동일한 양이다. 그러나 댐이 없다면 많은 낙엽이 홍수 시에 바다로 떠내려가고 바닷물 속에서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는 바닷물에 녹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증가시키지 않았을 것인데, 댐을 만들었기 때문에 낙엽이 여기에 퇴적되어 이산화탄소를 만들고 수면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이다.

 

낙엽 썩은 메탄,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8배
그런데 이산화탄소 발생보다 기후변화를 더 많이 유발하는 현상이 메탄 발생이다. 낙엽이 분해될 때 산소가 충분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산소가 없으면 메탄이 만들어진다. 즉, 썩는다고 표현하는 과정이 일어난다.
낙엽은 수중에서 쉽게 가라앉으므로 호수의 상류 유입부에 집중적으로 퇴적된다. 낙엽이 겹쳐 쌓이면서 아래층으로는 산소가 확산되어 들어가지 못하므로 호수 바닥에 쌓인 낙엽은 이산화탄소 대신 메탄을 발생하면서 분해된다. 메탄은 물에 잘 녹지 않는 기체이므로 메탄이 축적되어 과포화되면 기포를 생성하여 물 밖으로 나온다.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소양호의 상류지역에서 메탄 발생량을 연구하고 있다. 초여름이 되면 기포가 여기저기에서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고 이것을 포집하여 분석하고 있는데 주성분은 메탄과 이산화탄소 가스이다. 소양호뿐 아니라 낙엽이 많이 유입되는 산간지역 호수, 안양천 등 부영양화한 도시하천의 하류, 플랑크톤이 많은 부영양화된 저수지, 부영양화한 4대강 보 등에서도 기포가 올라오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메탄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낙엽 분해에 의한 메탄 발생이 관심 대상이 되는 이유는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것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같은 양의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8배나 크다. 낙엽이 댐에 퇴적되어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분해되면 육상이나 바다에서 산소가 있는 조건에서 분해되는 것보다 온실효과가 월등하게 크게 되므로 이는 댐 건설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효과의 하나라고 볼 수 있겠다.
기후변화는 앞으로 인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므로 국제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협약을 맺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는 호수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도 줄이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하는 시대가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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