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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47-4대강 보 개방에 관한 오해와 진실
2019년 04월 940 12294

연재_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47

 

 

4대강 보 개방에 관한 오해와 진실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교수

 

요즘 4대강 보의 개방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은데, 찬반주장 가운데에는 오류들이 많이 있다. 4대강사업에는 준설, 보 건설, 제방 증설, 수변공원 조성, 자전거도로 건설, 하수처리 강화, 농업용 저수지 증고, 영주댐 건설 등 여러 가지 사업이 포함되어 동시에 진행되었고 각각이 서로 다른 효과를 갖기 때문에 단순히 판단할 수 없다.
우선 보의 필요성을 옹호하는 편의 주장을 보면 보가 홍수 피해 저감에 효과가 크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오해이다. 홍수 저감 효과를 가지는 것은 준설과 제방 증설이지 보가 아니다. 준설에 의해 하상이 낮아지면 그만큼 홍수위가 낮아지므로 제방을 넘어 범람할 위험이 줄어들고, 제방을 높이면 범람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준설한 곳은 그만큼 제방 범람의 위험이 줄어들지만 여기에서도 오해가 있다. 준설에 의한 홍수위 저하는 해당 지역에서만 효과가 있는 것이고 하류에서는 효과가 없다. 중류에서 준설을 하고 제방을 높였는데 하류에서도 홍수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류이다.
보가 물을 가두어 홍수를 막아주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례도 많다. 보는 댐과 달리 홍수 시 물을 가둘 수 없는 시설이며 오히려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다. 4대강 보는 댐의 규모이지만 하류에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저수량에 비하여 유량이 월등히 크다. 따라서 홍수 시에 소양강댐처럼 물을 가두어 둘 수 없으며, 강물이 보를 넘어 흐르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홍수 시 보 위로 넘어 흐르는 물의 깊이는 수미터 이상이 된다. 수문을 개방하더라도 강바닥에는 보가 있으므로 없는 경우보다 홍수위가 높아진다. 보로 인한 홍수위 상승은 보에 따라 0.5~ 2m 정도 되며, 보의 인접지역에서는 보로 인하여 홍수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뜻이다. 즉 준설은 홍수 저감 요인이고, 보는 홍수 유발 시설물이다.

 

▲홍수 시 세종보에서 강물이 보를 넘어 흐르는 모습. 보는 홍수저감시설이 아니고 취수를 편리하게 하는 시설이다.

 

 

보의 홍수, 가뭄 저감 효과는 없다
보가 가뭄 피해를 줄이는 수자원 공급원이라는 것도 무리한 주장이다. 보는 취수구의 관리를 용이하게 해주는 시설이지 수자원을 추가로 공급하는 시설이 아니다. 4대강 보는 건설 후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였다. 수심이 깊어지고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강바닥에 있던 취수구들을 수면으로 이전한 곳이 많다. 취수구 앞이 모래로 막히지 않아 관리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위가 일정하였으니 보에 유입하는 수량은 항상 유출하는 수량과 동일하였으며 저수된 물을 추가로 이용한 수량이 없었다는 뜻이다.
보에 저류된 물을 추가 수자원으로 공급하려면 취수구를 모두 깊은 곳으로 다시 이전하고 갈수기에 수위를 낮추면서 물을 이용하여야 한다. 그런데 보 건설 시 취수구를 만수위 가까이로 이전하였다는 것은 설계 당시부터 취수구 관리가 용이하게 할 목적이었지 순저수량을 추가로 이용할 계획이 없었다는 뜻이다.
순저수량을 이용할 계획이 없었던 이유는 4대강 보 인근에서는 수자원 부족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이 부족한 곳은 주로 강이나 저수지가 없는 상류지역이며, 하류 지역의 강변에서는 물 부족이 심각하지 않거나 강변의 천층지하수를 사용하기 쉽기 때문에 관정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즉, 물이 부족한 지역과 물을 모아둔 지역의 거리가 멀어서 물을 끌어다 쓰는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강의 하류에 있는 물을 상류에서 쓰려면 많은 비용을 들여서 도수관을 설치하고 전기를 사용하여 물을 퍼 올려야 한다. 이 비용은 간헐적 가뭄 피해로 발생할 수 있는 농업 수확량 감소에 비하여 월등하게 크기 때문에 국가적 낭비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수질 영향은 흑백논리로 판단 어렵다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상반된 주장이 가장 대립하는 주제이다. 한편에서는 수질이 좋아졌다고 하고, 한편에서는 녹조현상이 심해졌다고 주장한다. 둘 다 맞다.
4대강사업에는 하수처리장에 인을 제거하는 공정을 추가하는 사업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결과 부영양화의 원인이 되는 인의 농도가 대부분의 강 하류에서 절반으로 감소하였다. 4대강사업 이후 수질이 좋아진 지점들이 있더라도 주로 하수처리의 강화로 인하여 좋아진 것이지 보 건설 때문에 좋아진 것이 아니다. 수질항목에 따라 효과도 달라지는데, 하수에서 발생하는 유기물(흔히 BOD로 측정한다.)이 많은 보에서는 체류하는 동안에 유기물이 분해되므로 하류로 방류되는 물의 BOD는 감소한다. 보는 오염물질을 침강시키므로 하류로 유출되는 인의 양을 줄이고 하류의 수질을 오히려 개선하는 침전지의 효과도 가질 수 있다.
반면에 독성물질을 생성하는 유해 남조류의 녹조현상은 체류시간이 길어지는 보 내에서 증가하므로 해당 보의 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피해를 준다. 녹조현상의 발생도 보마다 다르다. 하수나 퇴비가 유입하여 인의 농도가 높은 호수에서는 녹조현상이 일어나지만 인의 농도가 낮은 호수에서는 체류시간이 길어져도 녹조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4대강사업에는 강변의 유기농을 중단한 사업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분명히 수질을 개선하는 조치이다. 즉, 수질에 미치는 영향들이 다양하므로 단순히 흑백논리로 판단할 수 없다.

 

4대강 보의 큰 가치는 관광자원
4대강 보의 가치 가운데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이다. 호수는 경관이 좋고 물놀이에도 좋기 때문에 미국에서 호수의 가치를 평가하면 대부분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수자원 공급보다 더 크게 평가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호수의 경관가치는 도시를 건설하면서 인공적으로 호수공원을 건설한 일산시와 세종시의 사례를 보면 체감할 수 있다. 호수나 강을 조망하는 곳의 집값이 더 비싸다는 것을 보면 그 가치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선진국을 다녀 보면 우리보다 물놀이가 훨씬 더 발달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득 증가에 맞추어 물놀이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며, 가까운 곳에 관광자원이 있다면 교통비 절약, 해외여행비 절약 등 국가적으로 큰 자원효과를 가진다.

 

생태계 변형은 가장 큰 피해, 그러나 당장 복원은 불가능
4대강사업의 피해 가운데 가장 과소평가하고 있는 점은 하천생태계의 변형이다. 원래 우리나라의 하천은 얕고 유량변동이 심한 특성을 가지며 고유어종들은 이에 적응하고 있다. 봄이 되면 상류를 찾아 산란을 하고, 홍수기에는 흙탕물을 견디며 계곡을 올라가고, 가을이 되면 하류로 피신하여 월동한다. 수중동물에게는 혹독한 환경이지만 이에 견디는 종만 살아남아 유수성 고유어종이 된 것이다.
그런데 보를 만들고 수심을 깊게 하면 살기 좋은 정수생태계로 변화하고 유수성 고유어종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어진다. 이때 현재 우리나라에서 우점하는 것이 정수성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이며 고유어종들은 줄어들거나 절멸의 위험을 겪는다. 원래 하천의 혹독한 자연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는 것은 좋지만 문제는 주인이 바뀐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를 철거한다고 해도 하상에서 준설해 버린 바위들이 다시 돌아올 리 없고, 곧게 직강화된 하도가 곡선으로 복원되려면 수많은 홍수를 겪어야 할 터이니 당장 복원할 방법이 없다.
인간에 의한 생태계 변화는 수만 년 이상 지속해온 환경조건을 변화시켜 야생생물을 교란한다. 야생생물이 다시 그 조건에 적응하고 진화하려면 수만 년이 걸릴 것이므로 변화는 대부분 생태계에 해로운 것이다. 장기적 안목으로 본다면 자연변형은 인류의 생존에 불리하다. 만일 인간의 수명이 수천 년이라면 지금과 같은 생태계 변형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의 생애 내에 그 피해를 겪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의 수명이 짧다보니 당대의 편익을 위해 자연을 변형하고 그 피해는 후손에게 전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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