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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_구명뗏목 의무설치, 안정성 논란에도 불구 해수부 “4월 1일부터 법 시행·단속”
2020년 03월 624 13086

이슈

 

구명뗏목 의무설치, 안정성 논란에도 불구
해수부 “4월 1일부터 법 시행·단속”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해양수산부가 오는 4월 1일부터 13인승 이상 낚시어선 구명뗏목 의무설치 조항을 담은 낚시관리 및 육성법 개정법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구명뗏목을 설치하지 않은 13인승의 낚싯배는 단속에 걸리면 벌금을 물고 영업을 할 수 없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2019년 2월 8일 ‘파고 2m 이상 시 출항금지, 낚시로 잡은 고기의 판매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낚시관리 및 육성법 개정안을 공포했다. 이 법안엔 ‘승선인원 13명 이상의 낚시어선은 의무적으로 탈출용 구명뗏목을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개정된 법안은 2019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2020년 1월 1일로 미뤄졌다.
한국낚시어선협회를 비롯해 전국에서 모인 낚시어선단체 회원 800여 명은 지난 12월 26일, 세종특별시 해양수산부 청사 앞에서 개정법 시행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가한 낚시어선 선주들은 의무 설치할 구명뗏목이 안전하지 않고 설치·관리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며 시행을 반대했다. 시위 당일 해양수산부 수산정책과 김영신 과장 및 수산자원정책과 김도환 사무관과의 면담이 이뤄졌을뿐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지난 1월 13일 인천낚시어민협회 회원들과 관계자들이 모여 인천 무의도 앞 바다에서 구명뗏목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낚시어선단체 구명뗏목 테스트 결과, 안정성 불신
낚시어선단체는 해수부, 낚시어선단체, 구명뗏목 제조업체가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 바다에서 제품 안정성 테스트를 하자고 요구했으나 해양수산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월 13일 구명뗏목 제조업체와 낚시어선 선주들만이 참석해 테스트를 진행했다.
낚시어선 선주들이 구명뗏목 안정성 테스트를 요구하는 이유는 구명뗏목의 안정성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낚시어선단체 회원들은 “바다는 수영장이 아니다. 수영 선수도 아니고 둥둥 떠다니는 구명뗏목에 일반 낚시인들은 올라타기가 쉽지 않다. 재난 상황이라면 파도가 높을 텐데 그런 상황에서 효과가 있는지 현실성 있는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 무의도 인근 앞바다에서 실시한 구명뗏목 안정성 테스트에서는 구명뗏목이 정상 작동했으나 우려했던 문제점들이 발견되었다. 바다에 던진 구명뗏목이 거꾸로 뒤집히기도 했고 테스트에 참가한 전문 다이버들이 구명뗏목에 제대로 오르지 못했던 것. 6명 중 1명만 겨우 올라탈 수 있었다. 테스트 현장에 있던 낚시어선단체 회원들은 “다이버들도 올라타기 힘든데 거센 바람과 강한 조류가 흐르는 상황이라면 성인 남성이 오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구명뗏목의 안정성에 큰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했다.  

 

 

 

지난 12월 26일, 해양수산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낚시어선단체 회원들.

뒤집힌 구명뗏목에 오르지 못해 힘겨워 하는 테스트 참가자들. 전문 다이버들로 구성해 테스트에 참가했음에도 구명뗏목에 오르지 못했다.

 

 

해수부 “구명뗏목 안정성에 문제없다”
구명뗏목 안정성 테스트 결과가 페이스북 등 SNS로 확산되자 낚시인들은 ‘과연 이런 구명뗏목을 설치해서 효과가 있을까’, ‘해양수산부가 정책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자는 지난 2월 11일, 해양수산부에 수산자원정책과에 전화를 걸어 이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황현태 사무관과의 일문일답.

 

Q 낚시어선단체가 바다에서 자체적으로 구명뗏목 안정성 테스트를 했다. 알고 있는가?
A 알고 있다. 테스트에 참가한 낚시단체 회원들이 결과를 알려왔고 일부는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테스트 결과 해수부가 승인한 구명뗏목 제품이 제대로 펴지지 않고 사람이 올라타기도 힘들었다. 낚시어선단체의 지적대로 제품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A 안정성에 문제는 없다. 해양수산부가 승인한 구명뗏목은 일반 여객선에 장착된 제품과 다를 것이 없다. 현재 3개 업체의 제품을 승인, 판매하고 있는데 안정성은 모두 동일하다. 오히려 여객선에 비치된 구명뗏목보다 보온성이 뛰어나다. 다른 점이 있다면 구명뗏목에 비치하는 식량이나 식수 등을 줄인 정도다.

 

Q 하지만 낚시어선단체는 구명뗏목 안정성과 관련해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A 낚시어선단체는 법령을 폐지하라고 주장하지만 그럴 계획이 없다. 그리고 집행 유예할 수도 없다. 개정된 법은 2019년 7월 1일에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명뗏목 적합성 등의 이유로 2020년 1월 1일까지 시행이 미루어졌다. 법령은 이미 1월 1일에 시행이 되었고 구명뗏목을 공급하는 업체가 독점이라 추가 업체 선정을 위해 오는 3월 31일까지 집행이 유예된 것이다. 따라서 법 내용을 수정하거나 시행을 더 이상 미루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미 해경과 논의를 마쳤고 4월 1일부터는 법령 시행과 동시에 단속이 이뤄질 것이다.

 

Q 한 척당 수백 만원에 이르는 구명뗏목 설치비용을 낚시어선 선주들은 부담스러워 하고 있으며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지원책을 고려하고 있는가.
A 현재로서는 없다. 구명뗏목 설치와 관련하여 정부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낚시어선단체의 입장을 이해하고 해양수산부가 각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남은 예산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각 지차제마다 예산 규모가 다르고 정책이나 입장도 달라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낚시인들 “구명뗏목 제 구실 못하면 누구 책임?”
낚시어선 선주들은 해양수산부가 예정대로 4월 1일부터 개정법을 시행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해수부와 전화통화를 했거나 개별 면담을 한 선주들이 모두 똑같은 답변을 들었고 이 소식이 선주들 사이에 퍼진 것이다. 경북 울진 오산항 이프로호 이영수 선장은 “인천에서 진행된 구명뗏목 테스트 결과를 들었고 해수부가 4월부터 구명뗏목을 설치하지 않은 낚싯배를 단속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9.77톤 낚싯배에는 구명뗏목을 2개 설치해야 하는데 비용이 500만원 이상 소요된다. 나와 같은 선장들은 반발을 하면서도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 일단 단속을 한다고 하니 설치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 희망이 있다면 울진군청에 지원 요청을 하는 것인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진해 덕성호 김준수 선장은 구명뗏목 설치 지원과 관련해 해수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구명뗏목은 설치뿐만 아니라 관리 비용도 많이 든다. 해양수산부가 이에 대한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옹진군낚시어선협회 김태운 회장은 “낚시어선단체 회원들은 이제 남은 시간이 없어서 뾰족한 대응 방안이 없다. 구명뗏목의 안정성이 엉터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3월 31일까지 낚싯배에 구명뗏목을 설치하고 해양수산부에 신고해야 출조를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설치를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에서는 시행을 밀어붙일 것이고 단속을 당하면 결국 낚시어선은 이중 피해를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명뗏목 테스트 결과를 접한 낚시인들은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탁상, 전시 행정은 현장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고가 난 현장에서 구명뗏목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그때도 모든 책임을 선장에게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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