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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59_ 하천과 호수에서 거품이 발생하는 원인
2020년 05월 321 13262

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59

 

하천과 호수에서 거품이 발생하는 원인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명예교수
·‌전 한국하천호수학회장


필자가 자문을 요청받은 사례들 가운데 하천과 호수에서 거품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질문이 몇 차례 있었다. 수면에 떠 있는 거품은 미관상 좋지 않고 오폐수 방류 우려를 시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거품이 생기는 곳은 무언가 수질이 청정하지 않은 요인이 있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하수에 의한 비누거품을 의심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하수 배출로 인해 거품이 발생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며, 대부분은 부영양화로 인하여 증식한 미소조류나 미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물의 표면장력이 감소해 발생
거품은 물리화학적으로 물의 표면장력이 감소하여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표면장력이란 물 분자가 서로 당기는 힘이 있어 물의 표면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현상이다. 물 분자의 한쪽은 양전하를 띠고 한쪽은 음전하를 띠고 있으므로 물 분자들끼리 서로 당기는 힘이 작용하고 있는데, 그 때문에 작은 양의 물은 둥근 모양의 물방울을 형성한다. 기름이 발라진 표면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물이 둥근 방울을 만들고 모여 있다.
그런데 이 표면에 비누를 바르고 물을 떨어뜨리면 물방울이 무너지고 표면에 고루 퍼진다. 이런 상태를 표면장력이 감소하였다고 표현한다. 표면장력을 감소시키는 물질을 계면활성제라고 부르는데 한쪽은 기름에 친화적이고 한쪽은 물에 친화적인 길쭉한 분자들이다. 비누와 합성세제가 대표적인 계면활성제이다. 표면장력이 감소하면 물 분자들이 서로 뭉치는 힘이 약해지고 얇은 막으로 넓게 펼쳐질 수 있게 되어 거품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하천수에서 계면활성제가 거품 문제를 일으킨 것은 합성세제가 시초이다. 동물지방으로 만든 비누를 사용하다가 수요가 증가하여 동물지방으로는 부족하게 되자 합성세제를 개발하였다. 초기에 만들어진 세제는 ABS라는 세제이었는데 1940년대부터 사용이 증가하기 시작하여 1960년대에는 선진국의 여러 곳에서 하천의 거품 문제를 야기하였다. 하천이 거품으로 뒤덮이고 산소 공급이 차단되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은 하천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 이유는 당시 하수 처리가 부족하였고 ABS의 분해 속도가 느려서 오랫동안 수중에 잔류하였기 때문이었다. 그 후 미생물에 의한 분해 속도가 빠른 LAS라는 세제로 대체되어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용 세제는 LAS이다. 게다가 하수가 대부분 처리장을 거치면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므로 하천에서는 합성세제 성분이 많지 않다.

 

호수나 하천에선 조류에 의해 거품이 자연 발생하기도
문제는 계면활성제의 역할을 하는 유기물질이 자연적으로도 조류에 의해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천이나 호수에 퇴비와 하수가 배출되면 조류가 많이 성장하는데 이들 미소생물이 지방산과 같은 천연의 계면활성제 물질을 생성한다. 생물이 적은 청정수역에서는 거품이 생기지 않지만 부착조류가 많은 부영양하천이나 부영양호수에서 거품이 발생하는 것은 바로 이 조류 때문이다. 간혹 오염되지 않은 산간지역 호수일지라도 낙엽이 많이 쌓이는 호수의 하류에서 거품이 관찰된 사례가 있는데 낙엽의 미생물분해 과정에서 계면활성을 가진 물질들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알루미늄 응집제를 이용하여 수처리를 하는 수역에서도 응집제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거품이 생성된다.
계면활성제 이외에 거품이 생성되기 위한 또 하나의 조건은 수중의 기체 발생과 교란이다. 비누물이 있더라도 휘저어 주고 공기를 불어 넣어야 거품이나 비누 방울이 만들어 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하천과 호수에서도 물속에 가스가 생성되어 함유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가스가 이산화탄소이다. 하수의 오염물이나 낙엽이 분해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이 물을 흔들어 주면 가스가 기포를 만들며 떠오른다. 이때 계면활성제가 많은 물이라면 거품이 생성되는 것이다.
호수의 심층에서는 압력이 높기 때문에 유기물 분해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호수 표면보다 몇 배 많이 녹아 있다. 부영양호의 표층수에서는 조류의 광합성에 의해 산소가 많이 발생하여 과포화 상태로 녹아 있기도 한다. 부영양하천에서는 조류가 광합성 과정에서 생성한 산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오후에는 산소로 과포화되어 있는 것을 흔히 관찰할 수 있다. 이런 물이 방류되면서 작은 폭포나 보에서 낙하하면 물이 흔들려서 과포화되어 있던 가스가 방출되어 거품이 생성된다. 마치 맥주의 마개를 열고 흔들면 가스가 발생하며 거품이 생성되는 것과 같다. 호수표면에서는 파도에 의해 물이 교란되면서 거품이 만들어 지기도 한다.

 

거품이 없는 하천이 더 청정하다
하천과 호수의 거품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미국의 미시간호를 비롯한 미시간 주의 여러 호수와 하천에서도 발생하여 주정부는 홍보자료를 만들어 원인과 주의사항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유해 오염물질이 거품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으니 거품을 접촉하거나 먹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거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거품이 수질오염으로 인하여 발생하기도 한다. 인도의 벵갈루루(Bengaluru)라는 지역의 호수에서 방류되는 하천수에서는 거품이 너무 많이 생성되어 하천을 덮을 뿐 아니라 교량과 인근 도로에까지 넘쳐 나와 날아다닌 사건도 있었다. 이 지역의 호수에서는 처리하지 않은 가정하수와 산업폐수들이 그대로 방류되었는데, 유류 성분도 수면에 떠 있을 가능성이 있고 세제도 많이 함유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염수역에서는 산소 고갈이 발생하는데 산소가 없으면 세제의 분해 속도가 느리다. 오염된 호수 물에서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가 많이 발생하는데, 호수 물이 방류되면 과포화 상태로 물에 녹아 있던 가스가 기포를 만들면서 거품이 생성되는 것이다. 거품에는 각종 오염물질도 더 많이 함유되어 있고, 메탄 등의 가스가 채워져 있으므로 유해거품(toxic foam)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심지어는 저층에서 발생하는 메탄과 수면의 기름에 불이 붙으면서 거품에서 불꽃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 하천의 거품은 심각한 오염 현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품이 없는 편이 더 청정한 하천이다.  

 

거품이 발생한 남한강 상류 도암댐 방류수.

영국의 하천에서 하수의 합성세제로 인한 거품이 발생한 모습(1974년, 사진 Wikipedia).

하수가 유입된 도시하천에서 거품이 발생한 사례(우리나라).

부영양하천에서 부착조류 증식에 의해 거품이 발생하는 사례(소양강 상류 인북천, 2009년 7월).

하폐수 오염으로 인해 거품으로 덮인 인도의 하천(사진 theguard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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