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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64_ 수인성전염병과 대장균 검사의 의미 코로나19도 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2020년 11월 332 13784

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64

 

수인성전염병과 대장균 검사의 의미

 

코로나19도 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김범철
·강원대학교 환경학부 명예교수
·‌전 한국하천호수학회장

 

후진국에서는 아직 배설물로 오염된 물을 사용하며 안전한 식수를 얻지 못하는 곳이 많다(wikipedia).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확산되는 사태를 겪게 되면서 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전염병은 19세기까지 많은 사람을 죽게 하는 원인이었는데 주로 물을 매개로 하는 수인성전염병이었다.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등의 전염병이 많은 사망자를 일으키는 집단감염의 원인이었는데 미생물이 건조한 공기 중보다 물속에서 생존하기 쉽기 때문에 물은 병원균 운반의 좋은 매개체이다.
수인성전염병의 발생원은 대부분 사람의 배설물이다. 보균자의 배설물에 병원균이 포함되어 있고 배설물로 오염된 식수를 사용하여 감염되는 것이 주된 경로이었다. 그러다가 20세기 초반에 상수도를 염소로 소독하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식수로 인한 전염병은 획기적으로 감소하였으나, 후진국에서는 아직도 음용수를 통한 집단 감염이 흔히 발생이 발생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흔한 설사병이었던 콜레라는 이제 우리 관심에서는 멀어졌지만 아직도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만 명이 감염되고 수만 명이 사망하는 대표적인 수인성전염병이다. 수돗물 살균시설이 잘 보급된 선진국에서도 아직 집단감염사고가 발생하며, 우리나라에서도 간헐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하는데 대개 간이상수도의 살균 실패 때문이거나 화장실에서 뒷처리한 손에 묻은 미생물이 식품에 옮겨져 감염되는 식중독 때문이다. 드물게 염소소독에 내성이 강한 미생물이 생존하여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물은 병원균 운반의 좋은 매개체
수인성전염병의 원인생물은 크게 원생동물, 박테리아(세균), 바이러스로 분류할 수 있는데, 원생동물의 세포가 가장 크고 바이러스가 가장 작다. 장티푸스, 콜레라 등 설사병을 수반하는 수인성전염병의 대부분이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며 박테리아는 염소소독에 의해 살균이 잘 되므로 상수도가 보급되면 거의 위험성이 없다. 박테리아는 세포의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포가 파괴되면 쉽게 사멸하지만 바이러스는 세포가 아니고 분자의 덩어리이므로 염소소독에 의한 살균효과가 박테리아보다 낮은 편이다. 수인성 바이러스 전염병으로는 A형간염이 대표적이며 소아마비 바이러스도 물로 전파될 수 있다. 아폴로눈병이라는 결막염도 수영장 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물을 통해 감염될 수도 있다고 한다.
원래 자연수에는 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 호수 물 1cc에는 박테리아가 10만 마리 정도 살고 있고 바이러스의 수는 박테리아의 10~100 배 정도 많다. 그러나 그 많은 미생물은 대부분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사람의 체내에서 기생하며 병을 일으키도록 진화된 종만이 병원균이 되는 것이다. 병원균은 사람의 몸속에서 살도록 진화하였기 때문에 대변을 통해 자연하천으로 배출되면 오래지 않아 사멸한다. 사람의 체온과 유사한 온도가 유지되면서 대장 내와 같이 먹이가 풍부한 조건이어야 생존할 수 있으며 자연 상태에서는 오래 살지 못한다.

 

대장균은 유익한 균
전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음용수와 식품에 대해 병원균을 검사하는 것이 필수인데 종류가 많다보니 이를 모두 확인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든다. 모든 종류의 병원균을 검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발된 것이 대장균검사법이다. 대장균은 학명으로 에셰리치아콜라이(Escherichia coli)라고 하는 박테리아인데 포유류와 같은 온혈동물의 체내에서 우점하고 있는 정상적인 장내미생물이다.
식중독 사고를 보도할 때면 의례히 대장균수가 보도되기 때문에 대장균이 유해한 병원균인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대장균은 병을 일으키지 않고 오히려 유익한 균이다. 드물게 병을 일으키는 변종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대부분 다른 나쁜 균들이 번식하는 것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대변 중에 엄청나게 많은 세포가 포함되어 있다.
대장균은 포유류와 같은 온혈동물의 장내에서 살기 때문에 하천에 배출되어 온도가 낮아지고 먹이가 적어지면 성장하지 못하고 사멸한다. 그러므로 대장균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가까운 과거에 동물의 대변에 의해 오염되었다는 것을 뜻하며, 만일 그 분변이 감염병 보균자의 배설물이라면 병균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병균은 그 수가 적어서 찾아내기가 어렵지만 대장균은 병균에 비하여 월등하게 많기 때문에 검출하기가 쉬워 분변오염의 지표로 사용된다.
또 하나의 특성은 자연계에 배출된 후 사멸속도를 보면 대체로 병균이 더 빠르게 사멸한다. 병균이 먼저 사멸하고 이후에 대장균이 사멸하므로 대장균이 없으면 병균은 이미 모두 사멸하였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대장균의 수는 병원균에 비하여 월등이 많으므로 만일 대장균이 없다면 병균도 모두 사멸하였고 존재할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장균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병균이 있는 것은 아니다.

 

탁수는 병균 오염도 높은 물일 가능성 높아
초기에는 간단히 대장균과 유사한 생리특성을 가진 박테리아를 검사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이를 총대장균군이라고 부르며 자연 하천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도 함께 검출되는 종류가 많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분변에 사는 균을 더 선별적으로 검출하도록 개선하였는데, 쓸개즙을 넣어 주는 것이다. 쓸개즙은 살균력이 있어서  장내에 적응한 세균 이외의 자연 하천의 박테리아는 살기 어렵다. 이를 분원성대장균군이라고 부르며 검사의 정확성을 더 높이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대장균이 사람에서만 배출되는 것이 아니고 야생동물이나 가축에서도 배출되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축과 사람에서 동시에 병을 일으키는 병균은 많지 않기 때문에 사람의 배설물만 검사하는 것보다 병원균오염의 위험성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수질기준에서는 분원성대장균의 수를 1a 수질등급이 100ml 당 10 마리이하, 1b 수질등급이 100 마리이하로 규정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하천과 호수가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 하수가 배출되거나 축사가 있는 하천에서는 대장균수가 매우 높으며, 특히 강우 시에는 하수가 넘치고 축분이 유출되어 대장균수가 급증한다. 비가 내려 탁수가 되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오염도가 높은 물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의 배설물 처리는 많이 개선되어 병균의 배출가능성이 낮은 편이지만 아직도 강우 시에는 처리하지 못한 하수가 배출되어 안전하지 않은 수준이며, 후진국에서는 여전히 병균으로부터 안전한 식수를 얻을 수 없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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