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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오십천 산천어 조행기 - 아침저녁, 하루살이들이 꽃가루처럼 날릴 때!
2010년 07월 1371 1419

삼척 오십천 산천어 조행기

 

아침저녁, 하루살이들이 꽃가루처럼 날릴 때!

 

 

I조홍식 理學博士, 루어낚시100문1000답 저자I

 

한일 계류낚시 동호인들이 삼척 오십천에서 만났다. 오십천은 이맘때 산천어가 잘 낚여 전국의 플라이낚시인들이 몰리는 곳이다. 삼척의 오십천은 석회암 지대의 이른바 초크 스트림(chalk stream)인데다가 영양분이 풍부한 하천이라(실은 상류로부터 흘러내려오는 하수의 영향도 큼) 수생곤충의 양이 많고 모든 물고기들이 살쪄 있다. 오십천에서 만난 오쿠야마 후미야씨는 일본에서 유명한 플라이낚시인으로 ‘그레이트피싱’ 촬영을 기획한 한국다이와 아베 코이치 사장의 초청을 받아서 왔다. 그와 함께 오랜만에 플라이낚시를 즐겨보았다.

 

▲ 플라이에 낚인 오십천 산천어.

 

 

▲ 오십천을 방문한 일본 낚시인 오쿠야마 후미야씨와(좌) 아베 코이치 사장.


 

곰곰이 생각해보니 플라이낚싯대를 흔들어보지 않은 지가 20년도 더 된 것 같다. 루어 일변도의 낚시에서 이번만은 조금 여유를 갖고 풀어 나가보자고 생각하며, 장속에 보관하던 4토막 4번 대를 꺼내고(3번이 있으면 좋겠지만 실은 민물용으로는 이것 하나밖에 없다), 릴에 새 WF라인도 감았다. 플라이낚시가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할 때, 타잉용 바이스가 없어서 롱노우즈 플라이어에 고무줄을 감아 바늘을 고정하고 털바늘을 묶던 기억이 있는데, 알루미늄으로 만든 케이스를 열어보니 그 당시 묶어두었던 캐디스(Caddis, 날도래 총칭)나 메이플라이(Mayfly, 하루살이 총칭) 등의 플라이훅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밤길을 달려 현장으로 향했다. 새벽, 아직 날벌레들이 날아오르기 전에 루어를 잠시 던졌다. 햇살이 퍼지고 벌레들이 공중에 춤을 추기 시작하면서 수면 여기저기에 벌레를 잡아먹는 물고기들의 파문이 늘어가기 시작할 무렵에는 플라이낚싯대를 들었다. 만날 짧은 루어낚싯대만 들다가 오랜만에 긴 플라이낚싯대를 드니 조금 어색했다. 캐스팅이 잘 될 리도 없어서 한 시간 정도 고생을 하고서야 캐스팅 감각이 조금 돌아오는 것 같았다.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한 나는 아쉽지 않을 정도로 손맛을 보았다. 크기가 3cm는 될 것 같은 대형 하루살이가 갑자기 많이 날고 수면에 떠내려가는 하루살이는 순식간에 산천어의 공격으로 사라지는 광경이 보이고 있었다. 지참한 플라이에 그 정도로 큰 사이즈가 없었다. 주로 12번 이하의 작은 크기들 뿐. 마침 날개를 너무 크게 잘못 만들어 붙인 바늘을 골라 던져보니 그것이 정답으로 단번에 큼직한 산천어가 낚였다. 더욱 나를 놀라게 만든 50cm의 뚱뚱한 무지개송어가 한 마리 있었는데, 양식장을 탈출한지 제법 오래 된 듯 꼬리지느러미가 완벽해 상류로 하류로 종횡무진, 한동안 나를 정신없게 해 주었다.
해가 제법 높이 솟았을 무렵이었다. 건너편에 두 명의 남자가 어깨에 무엇인가를 지고 나타났다. 투망이었다. 아마 우리들이 낚시를 하고 있는 자리에 물고기가 많다고 생각했는지 염치도 없이 바로 건너편에 와 확하고 투망을 던지는 것이 아닌가. 마침 입질도 끊어져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던 차라 어찌 하나 보고 있자니 물고기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포인트만 망가뜨리고 있었다.
깊은 곳을 찾아가 루어를 던지며 시간 때우기에 들어갔다. 텅스텐으로 만든 무겁고 작은 스푼을 던져 푹 가라앉을 만큼 카운트다운을 하고 슬슬 감아 들이니 연속으로 황어의 입질이 이어졌다. 혼인색을 띤 놈과 그렇지 않은 놈들이 골고루 낚여 올라왔다. 낚고 놔주고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데 이윽고 다이와 그레이트피싱 촬영팀이 도착했다.

 

▲ 산천어 미끼로 사용한 꼬내기(날도래 유충).


 


▲ 오쿠야마씨가 플라이낚시로 산천어를 유혹하고 있다.

 

플라이와 생미끼의 대결, 산천어와 열목어까지!

이번의 게스트, 오쿠야마 후미야씨는 일본에서 유명한 플라이낚시인으로 FFF(Federation of Fly Fishers)의 공인 인스트럭터인 실력파다. 현재는 동경해양대학의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해양 레크리에이션론’ 등의 과목에 낚시를 접목한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오쿠야마씨의 인터넷홈페이지 http://f-okuyama.com).
촬영장소로 점찍어 두었던 포인트가 투망질로 인해 망가진 상태라서 상류의 마차리로 이동하였다. 아베 사장은 꼬내기(날도래의 유충)를 사용하는 생미끼낚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돌 틈을 작은 뜰채로 뒤져 날도래의 유충을 잔뜩 잡더니, 그중에서 검은 색의 날도래 유충만 따로 골라 한 마리를 바늘에 꿰었다. 그리고는 작은 여울 속의 바위그늘로 흘러들게 하니 바로 입질이 왔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산천어가 단숨에 낚여 나왔다.
오쿠야마씨는 상류로 조금씩 이동하며 플라이를 아주 부드럽게 캐스팅하고 있었다. 그런데 왠지 자꾸만 물이 흐려지는 느낌? 아니나 다를까 상류로 올라갔던 촬영 팀이 되돌아왔다. 상류에 투망꾼이 나타나 물속을 헤집고 다닌다고 했다. 하류의 숨겨놓았던 포인트에도 가보니 또 다른 투망을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오랜만에 포근해진 주말에 강가로 나온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별 수 없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해가 뉘엿뉘엿 서쪽 산자락으로 사라지는 저녁시간, 조금 세게 불던 바람이 자고 갑자기 사방으로 날벌레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각종 날도래와 하루살이들이 일시에 우화를 시작한 것 같았다. 입을 벌리면 입안으로 날벌레가 들어올 정도다. 수면 위로 마치 꽃가루가 날리는 것 같은 모습으로 여러 종류의 곤충들이 서로 섞여 군무를 추고 있었다. 오쿠야마 씨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산천어를 낚아내기 시작했다.
나와 함께 간 T씨는 더 이상 촬영 팀에게 도움을 줄 것이 없는 듯하여 철수를 결정했다. 오쿠야마 씨가 한국에 온 기념으로 일본에는 서식하지 않는 열목어를 낚고 싶어 한다는 것을 듣고 현장에서 가까운 봉화지역을 추천하자 이미 촬영팀도 그곳을 생각하고 있었다.
다음날 저녁, 휴대전화가 울려 받아보니 다이와의 아베 사장님이 조과를 자랑하는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오는 길에 딱 30분 낚싯대를 폈는데 46cm의 개인기록 열목어를 낚았다는 것이다. 나도 하루 일정을 늘려 따라갈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과 부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 한국다이와의 아베 사장이 봉화군의 계류에서 낚은 46cm 열목어.


 

▲ 민장대 생미끼낚시로 산천어를 건 아베 사장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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