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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절기 호소의 불청객 ‘녹조’
2005년 09월 1004 1607

 ‘대물꾼’ 차종환의 붕어 탐구(9)

 


 

 

 

하절기 호소의 불청객 ‘녹조’

 

대물-, 그러나 생각 외로 녹조에 강한 편

 

차종환 <붕어연구소ㆍ「실전 붕어대물낚시」저자>

 

▲녹조가 짙게 낀 저수지에서 낚시 중인 꾼들.

지인 하나가 집에 작은 수족관을 마련한 이후 고민에 빠졌다. 며칠이 멀다하고 수족관 내부 표면을 뒤덮는 녹색 혹은 황갈색의 이물질, 흔히들 이끼라고 칭하는 불청객이 찾아온 때문이다.
수족관을 햇볕이 잘 드는 창가 바로 앞에 두었던 탓이다. 해결책은 바로 햇빛을 가리는 것이다. 그는 종이로 햇볕을 가리고 나서부터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좋아했다.
수족관의 이끼와 여름철 낚시터의 녹조는 사실은 한 핏줄인 식물성 플랑크톤이다. 하지만 낚시터를 수족관처럼 종이로 가릴 수는 없는 일! 7~9월은 연중 녹조 발생이 가장 잦은 시기다. 녹조의 원인과 붕어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녹조에 관한 오해와 정의
식물성 플랑크톤 이상번식 현상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조(綠潮·Green tide) 현상이란 말 그대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대량 증식하여 수면에 띠 모양의 녹색 층(Scum)을 형성하는 현상이다. 이 때 바다에서 일어나는 적조(赤潮) 현상에 비유하여 물의 흐름을 나타내는 한자 ‘조(潮)’를 쓰게 되는데, 이로 인한 오해도 한 가지 있다.
흔히 발견되는 대부분의 녹조현상이 실제는 남조류(藍藻類)가 그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발음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녹조류(綠藻類)가 종종 그 원흉으로 지목된다는 점이다. ‘녹조류’의 ‘조(藻)’는 단세포 광합성 생물(독립영양생활을 하는 원생생물)에 붙여지는 명칭으로, ‘녹조 현상’에서의 ‘조(潮)’와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
물론 녹조류 또한 녹조 현상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남조류의 녹조현상과는 다소 다른 양태를 보인다. 녹조류는 남조류보다 진한 녹색을 띠며 수중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찌꺼기와 같은 녹색 띠 내지는 부유물을 형성하지는 않는다. 호소에서는 이밖에도 봄철에 물을 황갈색으로 만드는 규조류나 적갈색으로 만드는 와편모조류의 이상 증식도 접할 수 있지만 녹조현상만큼 일반적이지는 않다.
녹조현상의 주요 원인 종이라 할 수 있는 남조류는 다른 플랑크톤과는 달리 기포를 가지고 있고, 비중이 물보다 작아 수면에 떠오르며, 세포 내에 독소를 함유하고 있다. 특히 남조류 중에서도 간독을 갖고 있는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는 우리나라 민물 수계 녹조현상의 대표 원인 종이다.
이 종은 녹색 가루 형태를 띠며 모여 있으면 수면에 페인트를 풀어 놓은 듯이 보인다. 이들이 갖고 있는 간독을 동물이 섭취했을 경우 말 그대로 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보고 된 바 없으나 일본·미국·캐나다·호주 등지에서는 녹조 낀 물을 마신 육상 동물들의 폐사가 수천 마리 이상인 경우도 보고된 바 있다.
다행히도 우리의 붕어들은 남조류의 간독에 대해서는 강한 내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도 남조류를 섭취한 붕어의 몸속에는 간독이 축적되어 다른 포식 동물에게까지 지속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

 

용존산소량 급변이 문제
대물 붕어, 상대적으로 잘 견뎌

 

그렇다면 녹조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흔히들 꼽는 것으로 강한 햇볕과 따뜻한 수온, 수질의 부영양화를 들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강한 햇볕은 식물성 플랑크톤 폭증에 필요한 광합성 작용의 필수적 에너지원이다. 또한 외부에서 유입된 유기물은 물 속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기 마련인데 이 과정에서 많은 영양 물질이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질소(N)나 인(P) 등의 무기물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주요 양분이 된다.
더운 여름 오염된 물이야말로 녹조현상의 최적 장소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미생물이면서도 식물적 특징을 지녀 외부 환경이 악화될 때는 포자 상태로 - 해양·담수·공기·토양 모두에 서식 가능하다 - 존재하다 여건이 갖춰지면 번식을 꾀한다.
하지만 막상 낚시 현장에서 만나는 녹조가 반드시 이러한 공식에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그다지 높지 않은 수온의 비교적 쾌적한 수질에서도 뜻하지 않게 녹조와 맞닥뜨릴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녹조 발생은 패턴과 주기성을 지니게 되므로 자주 나타났던 장소, 자주 나타났던 시기에 또다시 녹조와 부딪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역으로, 녹조에 대한 꾼들의 대처 또한 일정한 패턴 내지는 공식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나 대물꾼에게  녹조는 그다지 두려운 상대만은 아닌 듯하다.
녹조가 붕어에게 해로운 것은 용존산소량이 급증하거나 급감하기 때문이다. 평소 적당량의 플랑크톤은 수중 먹이사슬의 가장 근본을 이루므로 없어서는 안 될 생태계 순환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플랑크톤이 갑자기 많아질 경우 낮에는 일제히 산소를 내뿜어(동화작용) 과(過)산소를 만들고, 밤에는 한꺼번에 산소를 들이켜(이화작용) 저(低)산소를 불러일으킨다.
그 어느 쪽도 붕어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여담이지만 육상식물 또한 밤에는 이처럼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기 때문에 밀폐된 침실에 많은 화분을 두고 자는 것은 사람에게도 좋지 않다.

 

새물 유입구나 깊은 수심 찾아야
대물은 녹조에서도 입질할 때 많아

 

수중 용존산소량의 경우 평소 3~5ppm 정도가 적당하나 녹조 발생 시 낮에는 15ppm 이상으로 치솟기도 한다. 저산소나 과산소일 경우 모든 붕어의 활동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생존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 고기들이 먼저 피해를 입게 된다.
녹조가 발생하면 붕어는 본능적으로 녹조 발생 지역을 피해 서식장소를 옮기게 된다. 때문에 꾼들 또한 붕어를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새물이 유입되는 곳이나 수심이 깊은 곳(2m 이상), 또는 바람의 소통이 원활한 곳이 대표적이다. 일단은 녹조를 피해 낚시하는 것이 최선인 것이다.
하지만 그 대상어가 대물 붕어라면 이야기는 다소 달라질 수도 있다. 실제로 필자는 녹조 가득한 5천평 이하 소류지에서, 그것도 90cm 정도의 깊지 않은 수심에서 대물을 낚아낸 일이 적지 않았다. ‘어쩌다 한두 번’으로 그친 우연만은 아니었다.
지난 6월호 본 지면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붕어, 특히 그중에서도 대물 붕어의 생존 능력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특히 오염이나 갈수와 같은 수중 극한 상황에서 대물 붕어는 작은 붕어들보다 훨씬 우월한 위치를 점유하곤 한다. 이는 아마도 대물이 목숨을 다해가는 노성어만 아니라면 수십만 개의 다음 생명을 산란할 수중 생태계의 미래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물낚시에서 녹조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일반 붕어낚시에서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치명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녹조가 발생하면 낮과 밤의 용존산소량이 큰 폭으로 변하게 된다. 녹조발생 수면에서 한낮에 정상치보다 3배 이상 높은 용존산소량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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