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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 ‘꿈뻑 입질’의 비밀
2007년 11월 875 1636

뻘과 붕어낚시

 


 

붕어는 뻘 속 먹이를 어떻게 먹는가?

 

 

한 마디 ‘꿈뻑 입질’의 비밀

 

미끼가 바닥수초에 묻히면 월척 붕어는 ‘수평 입질’로 대처한다

 

차종환 「실전 붕어대물낚시」 저자 붕어연구소 소장

 

 ▲삭은 수초가 깔린 뻘 바닥 위의 붕어.

 

7년 전 가을 전남 신안 안좌도의 둠벙으로 낚시를 떠났을 때 일이다. 소류지만한 꽤 넓은 둠벙이었다. 둠벙이 너무 마음에 들어 짧은 대부터 긴 대까지 모두 펴놓았는데 밤낚시 중 2.9칸대에서 입질을 한 번 받았다. ‘꿈~뻑’ 한 마디만 올리고 말아서 예신인 줄 알고 찌가 더 올라오기만 기다렸는데 그것으로 끝이었다.

한 마디 찌올림이 39cm 월척 입질!

다시 다음날 밤낚시. 2.9칸대에 또 입질이 들어왔다. 전날과 같이 찌를 살짝 들어 올린다. 무슨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곧바로 챔질했는데 뜻밖에도 입걸림이 됐다. 올라온 붕어는 39cm. 그때 난 무릎을 탁 치고 말았다. 한 마디 느리게 ‘꿈~뻑’하던 입질은 붕어가 미끼를 탐색하는 예신이 아니라 바로 붕어가 입안에 새우를 넣고 더 깊숙이 삼키는 동작이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생각에 깊이 빠졌다. 어떻게 한 마디 들어 올리는 입질이 붕어의 본신 동작이었을까? 마음 같아서는 물속을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일. 아침의 일을 떠올려봤다. 아침엔 비교적 시원하게 찌를 올려주는 입질이 들어왔고 37cm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그런데 뒷받침대에 걸어뒀던 살림망이 그만 물속으에 빠지고 말았다. 살림망을 건질 요량으로 앞받침대를 물속으로 집어넣었는데 6절 받침대가 다 들어갈 정도로 깊었고 살림망 대신 수초더미가 걸려 올라왔다. 뻘이 그만큼 깊었던 것이다.
일단 깊은 뻘의 붕어는 취이동작이 다를 수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어차피 낚시인은 찌를 보고 물속을 알 수밖에 없다. 입질이 왕성한 늦가을이고 보면 한 마디의 찌올림은 붕어가 45도 각도로 미끼를 취이하는 게 아니라, 수평으로 다가와 먹이를 삼켰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바닥에 배를 깔고 접근해 내가 던진 미끼를 문 것이다. 수평 동작으로 미끼를 삼키면 찌로는 작은 움직임 밖에 전달이 안 되기 때문에 물 밖에 있는 나는 예신으로만 보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붕어는 수평 입질을 했을까? 이 의문은 그 해 가을 출조한 장흥 포항지와 무안 관동지에서 확실히 풀 수 있었다.

 

장흥 포항지, 무안 관동지의 호황과 몰황

 

장흥 포항지에 갔을 땐 좌측 상류 지역에서 낚시를 했다. 삭아 내린 수초가 바닥에 얼기설기 쌓여 있었는데 이곳에서 난 신안 안좌도에서 보았던 붕어 입질을 또 받을 수 있었다. 한 마디 또는 반 마디 살짝 올리는 입질을 챔질했더니 모두 붕어였고 월척 이상의 씨알이었다. 내가 연신 입질을 받아내는 것을 보고는 보트 한 대가 내 자리 가까이까지 접근했다. 하지만 전혀 입질을 보지 못하고 뻘 속에 깊이 들어간 폴대를 뽑느라 고생만 하고 돌아갔다.
무안 관동지 역시 ‘수평 입질’로 조황 차가 극명하게 난 곳이다. 대물실사팀과 3회에 걸쳐 출조했는데 팀원들은 모두 몰황을 거뒀지만 나는 41, 40, 38.5cm 등을 거두며 풍족한 조과를 올릴 수 있었다. ‘꿈뻑’하는 한 마디 찌올림을 팀원들은 모두 예신인 줄 알고 그냥 내버려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낚시한 무안 관동지 우안 상류는 깊은 뻘바닥에 다량의 수초더미가 육초대와 어우러져 있었다.
포항지와 관동지의 출조 경험을 통해 깊은 뻘바닥, 특히 삭은 수초가 많이 쌓인 곳에선 이러한 수평 입질이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머릿속으로 물속의 그림을 그려 보았다. 먹잇감을 찾아다니던 붕어에게 바닥에 쌓인 수초더미는 여간 성가시지 않았을 것이다. 삭은 지 얼마 안 돼 억센 수초 줄기도 쌓여 있는 바닥. 이 바닥의 수초는 분명 몸을 숙여 먹이를 취하는데 장애물이 됐을 것이다. 그래서 바닥으로 배를 붙이고 ‘먹이와 같은 눈높이’에서 입을 벌렸던 것이다. 수초더미를 헤치며 다니는 붕어의 동작은 매우 조심스러울 것으로 보였다. 마치 포클레인이 땅을 팔 때 수도관이나 가스관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듯 붕어도 수초줄기를 더듬듯 피해가며 미끼를 찾아 갔을 것으로 보인다. 수초 속의 먹잇감을 살살 빼먹는다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꿈뻑 입질은 수초가 삭아 쌓이기 시작하는 10~11월에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35cm 이상의 대물 붕어가 많았다. 한겨울에도 꿈뻑 입질 경험은 있었지만 가을보다는 드물었다. 겨울엔 바닥에 쌓인 수초 줄기도 흐물흐물하게 완전히 삭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깊은 뻘, 수초더미에서 ‘수평 입질’ 많아

 

나는 늦가을에 10번 출조를 하면 두 번 정도는 이런 입질을 본다. 다른 낚시인도 같은 경험을 했을 것으로 본다. 여러분이 ‘잔챙이 입질이었네’ 혹은 ‘예신만 오고 그것으로 끝이야’ 하던 한 마디 입질이 그렇게 기다리던 대물 붕어의 입질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수평 입질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밤새 몇 번의 입질로 끝날지도 모르는데 예신 동작일 수 있는 찌놀림에 손이 불쑥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같은 저수지라도 포인트에 따라 한 마디의 약한 입질이 나오는 곳이 있고 시원하게 찌를 올려주는 곳이 있기 때문에 종잡기도 어렵다. 이러한 꿈뻑 입질을 읽어내기 위해선 그날의 낚시 여건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뻘의 깊이나 수초가 많이 쌓였는지 바닥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붕어의 경계심을 자극하는 소음이 없었는데도 붕어의 입질이 예신으로 끝나고 말았다면 붕어가 바닥에 배를 깔고 미끼를 취하고 있을 것이라고 의심해 봐야 한다. 입질이 온 낚싯대를 들어 미끼를 살펴봤을 때 새우의 머리나 꼬리를 떼어 먹었다면 잔챙이 입질인 경우가 많고 몸 전체가 흐물흐물하다면 붕어가 이미 한 입에 삼켰다가 뱉은 것이다. 흐물흐물한 새우 상태라면 한 마디 입질이 들어올 때 챔질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입질을 알려줘도 챔질을 쉽게 못한다. 예신 뒤 본신의 입질에 익숙해 있어 손이 쉽게 못나가는 것이다. 전북 고창 사창지로 함께 낚시 갔던 대물실사팀 정의석씨는 한 마디 수평 입질을 챔질해 35cm 붕어를 낚았는데 “지금까지 예신이라고 그냥 지나쳤던 입질을 다시 꼼꼼히 살펴야겠다”면서 놀라워했다.
한 마디 올라오는 꿈뻑 입질은 느릿하면서도 부드러워 폴짝거리는 잔챙이 입질과는 구별이 된다. 그리고 찌가 올라오고 내려오는데 그 시간이 1초 정도에 불과한,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므로 판단을 빨리 내리고 잽싸게 챔질해야 한다.
다대 편성을 한 경우 찌를 모두 보기 위해 낚싯대에서 조금 물러나 앉게 되는데 그래서는 빠른 챔질이 어렵다. 낚싯대 가까이 몸을 붙이고 쏙 들어가는 내림 입질에 반사적으로 챔질하는 전층낚시처럼, 곧바로 낚싯대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꿈뻑 입질은 자동 입걸림이라는 게 없다는 것이다. 졸다가 혹은 한 눈을 팔다가 입질을 미처 보지 못해 대를 차고나가는 일은 수평 입질에선 전혀 없다. 오로지 챔질에 의해서만 입걸림이 된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수평 입질’을 정리해 보면,
①뻘이 깊고 수초가 많이 쌓이는 곳에서 자주 들어온다.
②수초가 삭아 바닥에 쌓이기 시작하는 10~11월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③깔짝대는 잔챙이 입질과 달리 찌톱의 한 마디 또는 반 마디를 부드럽게 올려준다.
④수평 입질에 낚인 붕어는 대부분 월척 이상의 대물 붕어다.

 

 ▲태안 모항둠벙을 찾아 누렇게 삭은 갈대밭을 보고 낚싯대를 펴고 있는 낚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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