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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이름을 알면 낚시가 보인다
2006년 01월 1368 1647

서찬수의 釣行釣探(1)

 


 

 

 

소류지 성명학(姓名學)


못 이름을 알면 낚시가 보인다

 

이번 호부터 ‘서찬수의 釣行釣探’을 연재한다. 서찬수씨는 22년간 소류지 새우낚시를 즐겨온 베테랑 꾼으로서 대물낚시 기법인 ‘갓낚시’의 창안자이기도 하다. 공격적인 낚시 성향과는 달리, 동호인들 사이에선 ‘낚시 만물박사’로 통하는 그의 풍부한 식견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꾼들의 궁금증을 재미있게 풀어나가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제방에서 소류지를 내려다 보고 있는 필자. 옛 지명의 소류지 이름엔 그 낚시터의 특징이 드러나있다.

 

농업용수용 저수지를 관리하는 농업기반공사에 등록된 전국의 저수지 숫자는 1,8000여 개. 각각의 면모를 살펴보면 200만 평에 달하는 대형지가 있기도 하고 우리가 흔히 ‘소류지’라 꼽는 1만평 전후의 규모도 있다. 사람마다 성명이 있듯 각각의 저수지에도 이름이 있기 마련인데, 으레 그 저수지의 작명(作名) 기준은 소재한 마을 이름을 따는 게 대부분이다. 경남 진주 운천지나 충남 부여 반산지 모두, 저수지가 소재한 운천리와 반산리의 지명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예당지 역시 관련 지역의 지명에서 이름을 빌렸다. 예산·당진 지역에 걸쳐 펼쳐진 평야 지대(옛 홍문평야)의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축조된 만큼, 예산의 ‘예(禮)’와 당진의 ‘당(唐)’을 합쳐 예당지(禮唐池)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전국에 ‘장자못’은 모두 몇 개?
소류지 중 옛 지명 딴 고지(古池) 많아

 

하지만 개중엔 소재지의 지명과는 전혀 상관없는 저수지도 많아 보인다. 청양 갈망골지(충남 청양군 비봉면 강정리), 상주 가는골지(경북 상주시 외서면 연봉리), 함안 건능골지(경남 함안군 법수면 윤내리) 등은 소재한 마을 지명과는 언뜻 거리가 멀어 보인다. 세 저수지의 공통점은 모두 1945년에 지어진 오래된 지령의 소류지라는 것. 실제로 농업기반공사의 저수지들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1ha(약 3,025평) 이하, 즉 3천평 이하 소류지들의 준공년도는 대부분 1930~50년대였다. 저수지 이름 역시 아산 수철지(충남 아산시 배방면 수철리) 등 지금의 한자(漢子) 지명을 붙인 것과는 달리, 옛 지명을 그대로 사용한 곳들이었다.
필자가 눈 여겨 보는 이름도 이렇듯 옛 지명을 그대로 쓰고 있는 소류지들-. 대전(大田)의 옛 이름인 한밭의 ‘한’은 ‘크다(大)’는 의미를 가지고 있듯, 소류지 이름만으로도 그 낚시터의 대략적인 특징을 알 수 있는 곳들이 적잖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벌써 알아 차렸을 것이라 믿는데, 앞서 열거한 청양 갈망골지 등의 공통점은 모두 ‘골’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엔 비슷하거나 혹은 같은 이름의 소류지들이 너무도 많다. ‘부자들이 사는 동네’ 또는 ‘작은 산골의 마을’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장자 마을’은 전국에 같은 케이스로 많이 퍼져 있다. 만약 이곳에 자그마한 못이 만들어졌다면 ‘장자못’이요, 그곳에 또 골짜기가 있다면 ‘장자골못’이 되는 셈이다.

 

‘○○골지’는 대부분 계곡지
골·포·천 등으로 형태 가늠 
 
이제 본격적으로 소류지 이름을 살펴보도록 하자. 옛 지명을 딴 소류지 이름의 어원을 밝히기 위해 ‘우리 땅 이름의 뿌리를 찾아서①②’(배우리 著·토담 刊)를 참고로 했음을 밝혀둔다. 이를 토대로 필자의 출조 경험에 비춰 낚시와 관련이 있고, 그 뜻을 풀이했을 때 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이름’ 위주로 소류지를 간추려 보았다.
우선, 옛 지명을 차용한 소류지로서 낚시터 형태를 가늠할 수 있는 것들을 살펴보자. 앞서 밝힌 ‘골’은 아마도 우리나라 소류지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일 것이다. 골은 곧 골짜기(谷)로서 ‘골’이 들어간 소류지는 산과 산 사이에 위치해 있는 저수지다. 같은 골짜기의 못이라도 그 위치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달라지는데, 갓골못에서 ‘갓’은 ‘가장자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안골못에서 안은 ‘안쪽(內)’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골짜기 안쪽에 위치해 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지형도 과거의 얘기일 수도 있다. 길이 닦이고 교통편이 편해진 현재에 와서는 골짜기 아닌 골짜기가 돼버린 ‘골못’도 많기 때문이다.
‘가마골지’는 경북 경주시 서면 도계리의 가마골지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해마다 4짜 붕어가 몇 마리씩 배출되면서 ‘가마골지의 대표 낚시터(?)’가 된 셈이다. 여기서 ‘가마’는 언뜻 ‘가마솥’과 관련이 깊을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다. ‘큰 마을’ 또는 ‘마을의 중심’이라는 의미로서, 실제로 경주 가마골지는 건천읍과 아화읍 중간의 도로변에 위치할 정도로 도심과 가깝다.
‘천(川)’은 필자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이름이다. 옛 지명 이름은 아니지만 부산·경남 지역에서 ‘천’이 들어가는 소류지들은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필자는 이 단어가 들어간 소류지를 ‘다른 저수지보다 물이 따뜻한 낚시터’로 파악한다. 한 예로 의령 오천지는 계곡지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해선 결빙이 되지 않고, 가장 먼저 물낚시가 시작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온천 지역엔 이렇게 수온이 높은 소류지들이 많다. 그밖에 ‘포(浦)’가 들어가 있는 소류지는 대부분 해안가에 위치해 있어 평지 형태에 수초가 잘 발달해 있는 특징을 보이고, 새못의 ‘새’는 새로운 것(新) 이 아닌 ‘사이(間)’를 의미할 때도 있다.

 

 ▲‘골’은 골짜기를 의미하며, '골'이 쓰인 소류지는 계곡지일 가능성이 높다.

 

 

진(泥)못은 감탕 바닥
진·암·죽 등으로 특징 파악

 

소류지 이름은 또한 곧잘 그 낚시터의 여건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마을 이름은 지형 외에도 그 마을만의 특징을 근거로 작명(作名)을 하기 때문이다. 대나무가 많다거나 아니면 바위를 끼고 있다든가 하여 마을 이름에 죽(竹), 암(岩) 등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일단 ‘암’이 들어간 낚시터는 말 그대로 주변에 크고 작은 바위가 있거나 있었던 낚시터다. 오랜 시간을 거쳐 풍화·침수된 바위는 모래나 마사토 바닥을 이루게 됐는데, 이런 이유로 흔히 ‘○암지’라 불리는 곳들은 깨끗한 바닥의 낚시터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피라미가 많아 낮낚시는 사실상 어렵지만 종종 대물 붕어들이 출현해 ‘의외의 대물터’로 꼽히곤 한다. 이런 곳들은 새우낚시와 떡밥낚시가 함께 잘 되는 특징을 보이는데 부산·경남 지역에선 진주 백암지가 이에 해당된다.
‘죽(竹)’이 들어간 이름의 소류지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나무가 낚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설명할 순 없지만, 일단 대나무 포인트는 자리다툼을 피할 수 없는 1급 명당으로 꼽힌다. 필자가 속한 허송세월 회원들은 대나무 포인트를 서로 차지하려고 달려들곤 하는데, 신기하게도 그날 조황을 살펴보면 대나무 앞이 다른 곳보다 더 조황이 앞섰다.
한편 진못의 ‘진’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진은 ‘진흙(泥)’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진못은 곧 진흙 바닥의 낚시터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경산 진못. 최근 몇 년 새 늦봄마다 4짜 퍼레이드를 펼치는 대물터인데, 이곳 역시 펄 바닥이다. 진못의 특징은 물색이 탁하고 어찌된 이유인지 마을 가까이에 있어 주변이 밝다. 이런 곳은 보름달이 휘영청 뜨는 날에도 입질이 잘 들어오는 특징을 보인다.
필자 연락처 : www.f303.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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