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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진의 ‘제로부터 시작하는’ 벵에돔낚시 낮 벵에돔낚시와 밤 벵에돔낚시
2006년 03월 947 1801

민병진의 ‘제로부터 시작하는’ 벵에돔낚시


 

 

낮 벵에돔낚시와 밤 벵에돔낚시

 

습성 무시하면 낚을 수 없는 고기

 

▲낮 시간에 낚인 벵에돔들. 습성을 잘만 파악하면 굵은 씨알만을 골라낼 수 있다.

 

낚시를 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물때나 시간에 대상어가 덜컥 걸려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를 흔히들 ‘재수고기’가 낚였다고들 표현한다. 여타 어종과 달리 유독 재수고기가 드문 어종이 바로 벵에돔이다. 습성을 알아야만 낚을 수 있는 고기인 동시에, 습성을 무시하면 결코 낚을 수 없는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주간과 야간에 움직이는 벵에돔은 시간대만큼이나 다른 회유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각각의 시간대에 맞는 습성을 꿰고 있지 못하면 원하는 만큼의 조과를 거두기 어렵게 된다.
우선 초저녁을 기점으로 한 밤낚시 요령부터 살펴보자. 벵에돔은 주간엔 먼 바다, 깊은 곳에서 활동하다가 해질녘이 되면 갯바위 가까이 접근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수심 얕은 여밭 등지에서 밤을 보내기 위해서인데, 바로 이 해질녘 30분~1시간 동안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게 된다. 초저녁에 떼고기 조황이 가능한 이유인 것이다.
이때는 발밑을 노리는 채비만 갖추면 누구나 벵에돔을 낚을 수 있어 실력보다는 운이 크게 좌우하는 시간대라고 할 수 있다.

 

 

야간엔 발밑낚시가 정석

밤낚시 활발하면 본류낚시도 가능

 

해가 완전히 저물어 어두컴컴해지면 채비법과 공략법이 달라진다. 초저녁에 제로찌 위주로 채비를 구성했다면 밤낚시 때는 3B~5B 정도의 다소 무거운 채비를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한밤중 벵에돔은 갯바위 벽면에 바짝 붙어 다니며 먹잇감을 찾기 때문인데, 너무 가벼운 채비를 사용하면 미끼를 벽면에 붙이기가 어렵게 된다. 바늘 위 30cm 지점엔 듬직한 B봉돌을 부착한다(<그림2 참조>).

 


목줄 길이는 너무 길지 않은 1.5m 정도가 적합하다. 밤낚시 때는 채비를 크게 타지 않으므로 찌멈춤봉 대신 도래를 사용하는 게 채비 교체에도 편리하다. 부력 상쇄용 봉돌은 도래 부근에 몰아주며, 도래 위 50cm 지점에 찌매듭을 해 전체 수심이 2~2.5m를 넘지 않도록 한다.
이처럼 수심을 얕게 주는 이유는 벵에돔의 먹잇감(각종 해초류 및 어패류)이 붙어있는 조간대를 중점적으로 노리기 위해서다. 한밤중의 벵에돔은 조간대를 기점으로 상하 1~2m 지점대를 회유하므로 <그림2>에서 보듯이 굳이 깊은 수심을 노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밑밥은 당연히 발밑에 품질하되 가급적 포말이 덜 생기는 곳을 포인트로 잡는다. 포말지대를 노렸다가는 밑밥과 채비가 멀리 밀려나버리는 결과만 발생시킨다. 밤 시간엔 물때와 조류의 유무에 관계없이 입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홈통도 좋은 포인트가 된다(<그림3> 참조).

 


낮낚시 때는 바늘과 비슷한 크기의 미끼가 주효하지만 밤 시간엔 다소 큰 미끼를 사용하여 벵에돔으로 하여금 미끼 찾기를 수월케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단번에 차고 들어가는 입질이 많은 낮 시간과 달리, 밤 시간엔 미끼가 슬며시 잠겨드는 상황이 잦으므로 가급적 챔질 타이밍을 늦춰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상이 밤 벵에돔낚시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이지만 최근의 밤낚시 패턴에선 적잖은 변화가 일고 있다. ‘발밑·직벽’이란 통념을 깨고 점차 먼 거리에서도 입질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인은 역시 밑밥에 있다. 밤낚시를 즐기는 꾼들의 숫자가 갈수록 늘고 품질 양도 많아지면서 한밤중에도 밑밥을 쫓아 나가는 습성이 생겨버린 것. 실제로 최근의 제주도뿐 아니라 남녀군도 대마도 등지에서도 본류대를 노리는 밤낚시가 적잖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본류대 밤낚시에서도 찌밑 수심은 발밑을 노릴 때와 동일하게 주면 되는데, 한 번 밑밥발을 받은 벵에돔은 야간에도 쉽게 부상한다. 다만 겨울철엔 수온의 영향에 따라 벵에돔이 다소 깊은 곳에서 입질할 때가 있으므로 때론 4발 수심까지도

두루 노려볼 필요가 있다.

 

▲ 석양 무렵 벵에돔을 낚아내고 있는 모습. 가장 입질 확률이 높은 타이밍이다.

 

한번 뜬 고기의 이목을 집중시켜라
정오로 갈수록 멀리, 수심은 오히려 얕게

 

낮낚시 패텬을 설명하기에 앞서 언제부터를 낮낚시로 볼 것이냐 하는, 시간대 구분부터 살펴보자.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았지만 점차로 주위가 밝아오는 시점까지는 밤낚시의 연장선으로 본다. 한 여름을 예로 든다면 새벽 4시 30분~5시경이 될 것이다.
이때까지의 공략법은 밤 시간과 별반 차이가 없다. 발밑에 채비를 바짝 붙이되 밑밥도 발밑에만 품질하면 된다. 밤새 갯바위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던 벵에돔들이 다시 깊은 곳으로 빠져나가기 전에 또 한 차례 먹이활동을 하므로 빠져나가는 벵에돔을 노릴 수 있는 시간대인 것이다(여전히 밑밥은 발밑에, 채비 캐스팅은 10m 범위를 넘지 않도록 한다). 적어도 1시간~1시간 30분가량은 이런 패턴으로 낚시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후 오전 8시경이 되면 점차 포인트를 멀리 잡는 방식으로 낚시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밑밥은 발밑에 집중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 시간대를 기점으로 잡어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비는 15m 전방에 캐스팅하고 밑밥은 발밑에 네 다섯 주걱, 찌 위에 한 주걱 정도를 던져주는 방식으로 낚시를 해 나간다.
시간이 더욱 흘러 정오에 가까워질수록 입질은 더뎌지고 멀어진다. 원투낚시가 위력을 발휘할 시점이다. 이때가 되면 대부분 낚시꾼들이 ‘더 이상 입질받기 힘들다’며 낚시를 포기하곤 하지만 오전부터 지속적으로 밑밥을 사용해왔다면 충분히 입질을 받아낼 수 있다.
만약 9시 이전의 오전 시간에 2~3발 수심에서 입질을 받았던 상황이라면, 정오에 30m 이상 채비를 날렸을 때는 오히려 1발 내지 1발 반 정도만 수심을 줘 보자(<그림4> 참조).

 


‘아니 경계심이 강해질 시점일 텐데 좀더 깊은 수심을 노려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고 판단하는 꾼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지난 1월 초 제주 지귀도에서 겪었던 상황이 대표적인 케이스였다. 늦잠을 잔 탓에 오전 8시경 갯바위로 나선 필자 일행은 해가 이미 중천에 떴음을 감안, 30m 이상의 원투낚시를 시도했다. 먼저 들어온 꾼들이 새벽 일찍부터 낚시를 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벵에돔들이 어느 정도는 밑밥에 길들여졌음을 직감했고 필자는 찌밑 수심을 과감히 한 발로 줄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출조한 3명의 낚시인 가운데 필자만이 두 마리의 벵에돔을 낚았고 씨알도 36~38cm급으로 굵었다. 반면 전유동 기법으로 깊은 수심을 노렸던 꾼들은 손맛을 볼 수 없었다. 이 순간 동안 만큼은 벵에돔의 관심이 상층에서 떨어지는 밑밥과 미끼에만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벵에돔이 필자의 입질 수심인 한 발 반 수심에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실제론 적어도 수심 4~5m층에서 유영하고 있었을 것이나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밑밥에 현혹돼 한 발 수심까지 떠오른 것이다. 그렇다면 하강 중인 전유동 채비의 미끼는 왜 건드리지 않는 것일까. 앞서 설명했듯이 한 번 목표를 정하고 떠오른 벵에돔은 강한 욕구를 발산하며, 인근 무리들까지 덩달아 집단행동을 하게 만든다. 이때는 미끼가 바로 옆을 스쳐가도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다.


 

 ▲ 초저녁 조과를 보여주고 있는 필자. 초저녁 낚시에선 채비를 많이 타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선 큰 놈들이 가장 앞에 서고 잔챙이가 뒤를 다르게 되며, 미끼를 보고 솟구치는 유영력 또한 가장 앞서기 때문에 큰 씨알이 먼저 낚이는 것이다(시도 때도 없이 입질하는 20cm 미만 잔챙이들은 예외로 한다). 한 번 뜬 고기는 하강하는 먹이엔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잊지 말자(<그림5> 참조).
조류가 없는 상황이라면 한곳만을 노리기보다는 이곳저곳을 공략해가며 낱마리 벵에돔을 뽑아내는 방식이 유리하다.
정오로 갈수록 신경 써야 될 부분 가운데 하나가 목줄이다. 동틀 무렵 2호를 사용했다면 오전 10시경엔 1.7호, 정오 무렵엔 1.5호나 1.2호로 낮춰 쓰는 것이 요령. 낮낚시에서 마릿수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인인 동시에 씨알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다.
앞서 구체적인 시간대를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공식이었을 뿐 현장 조건에 따라 공략법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벵에돔은 습성을 무시하면 결코 낚을 수 없는 고기다.

 

 


 

 

연재순서


1. 벵에돔의 종류와 습성  2. 왜 제로조법인가  3. 낮 벵에돔낚시와 밤 벵에돔낚시  4. 상황별 원줄과 목줄의 변환술  5. 본류대낚시와 감각낚시  6. 잡어 분리와 계절별 대처 요령  7. 잔챙이 무리에서 큰놈만 골라 낚기  8. 미끼 밑밥에 대한 고찰  9. 또 하나의 테크닉 바늘의 선택  10.. 벵에돔낚시에 있어서의 전유동과 반유동  11. 잠길조법의 미시적 분석  12.. 봉돌 부착의 기본 원리와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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