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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진의 ‘제로부터 시작하는’ 벵에돔낚시 잡어분리와 계절별 대처요령
2006년 06월 583 1814

민병진의 ‘제로부터 시작하는’ 벵에돔낚시


 

 

잡어분리와 계절별 대처요령

 

벵에돔의 학습 효과를 역으로 이용하라

 


바다낚시 중에서 벵에돔낚시만큼 잡어가 골칫거리로 등장하는 경우도 없다. 벵에돔의 활성도가 가장 높은 수온은 16~18도인데, 공교롭게도 이 수온은 잡어들이 좋아하는 수온대와도 일치한다. 잡어가 가장 성화를 부리지 않은 시기는 역시 겨울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겨울낚시에서도 일정한 양의 잡어는 항상 있기 마련이며, 해수온 변화가 심해진 최근년에는 남해안에서도 사철 잡어가 떠나지 않는 곳들이 많아졌다. 그만큼 벵에돔 낚기도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벵에돔낚시에 관한 기사를 써 온 필자 역시 가장 고민스러워 하는 부분이 바로 잡어 분리에 대한 것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기본 분리 요령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잡어의 양적 증가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개인마다 갖고 있는 비장의 ‘개인기’ 등으로 벵에돔을 솎아내야 하는 등 철저한 테크닉 위주의 낚시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낚시터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은 거꾸로인 경우가 더 많다. 기본적 분리 요령도 숙지하지 않은 채 감성돔 대하듯 낚시를 하는 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 말은 아직도 국내엔 기본적 분리 요령만 숙지하면 보다 효율적이고 재미있는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는 얘기도 될 것이다. 이번 호에는 일반적 상황에서의 분리 요령부터 최근년 들어 주목을 받고 있는 ‘인내형 잡어 분리’에 대한 내용을 상황별로 구분해 설명해 보겠다.    

 

▲벵에돔낚시에서 밑밥주걱용 물통은 필수다. 그래야만 밑밥이 주걱에서 완벽히 떨어져 밑밥 찌꺼기가 중간에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반적 상황에서의 분리 요령

 

조류 흐름이 그다지 세지 않은 상황에서 활용할만한 기법이다. <그림1>에서 보듯 ①~⑤의 순서대로 잡어를 분리하되 각각의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의 과정은 잡어를 발밑에 불러 모으는 과정이다. 밑밥은 철저히 잡어 유인용이며 갯바위에서 1m 이내에만 품질을 한다. ②의 과정에서는 ①의 과정에서 모여든 잡어를 확인한 뒤 재차 같은 방식으로 조류의 2~3m 상단에 2차 밑밥을 2~3주걱 소리 내어 투입한다. 충분히 잡어가 발밑에 모여들었다고 생각되면 이번엔 20m 이상 떨어진 ③번 지점에 채비를 원투 한다. 여기서 20m라는 거리를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소리 때문이다. 잡어는 시각이나 군중 심리에 의해 떼거리로 몰려다니기도 하지만 소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이후 ④지점에 밑밥을 투입하는 이유는 채비가 착수하는 소리를 듣고 몰려 든 잡어의 관심을 돌려놓기 위해서다.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가는 잡어의 바로 뒤에 밑밥을 투여하여 재차 불러 모은다(밖으로 빠져나가는 잡어가 없다고 판단될 때는 뿌리지 않는다). 이 과정이 끝났으면 이제 채비와 가까운 지점인 ⑤지점에 벵에돔 집어용 밑밥을 가능한 조용히 투척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그림1-①>에서 보듯 날아가는 밑밥에서 떨어지는 밑밥 유실분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적잖은 낚시인들이 ‘그 정도 흘리는 거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이 유실 밑밥이 징검다리 식으로 잡어들의 관심을 끌면서 멀리 떨어진 미끼에까지 잡어를 유도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벵에돔낚시에 형성되는 잡어는 군중심리가 유독 강하기 때문에 한두 마리만 밑밥을 좇아 이동해도 호기심에 따라붙는 잡어들의 수는 몇 배수에 이른다. 벵에돔낚시 때 밑밥주걱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는 별도의 물통을 부착시켜 놓는 것은 앞서와 같은 문제점을 방지키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하겠다.  

 

조류를 이용한 시간차 분리

 

<그림2>에서 보듯 측면에서 원활히 흘러드는 조류에 밑밥을 태워 일정 범위에 잡어를 묶어 놓는 분리법이다. 우선 조류와 90도 각도로 선 뒤 전방 10m 지점에 ①~⑤의 순서대로 약 10여분 동안 밑밥을 품질 한다. 이 동작은 잡어의 군집 지역을 어느 한쪽으로 한정시키는 반복 학습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이 오래지속 될수록 잡어들도 리듬을 타게 된다. 잡어들의 움직임이 통일성을 갖게 됐다고 판단되면 밑밥이 떨어진 지점보다 약 10m 상단에 채비를 투입 한다 이때는 절대 밑밥을 함께 주어서는 안 된다. 일정 수심 아래로 잠겨 흘러내려온 미끼가 밑밥이 투여된 지점에 가까이 다가서면서 벵에돔 입질을 받아낼 수 있는 낚시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류가 횡으로, 일정하게 흘러 나가주는 상황에서 매우 잘 먹히는 방식이다.

 

고부력 채비를 사용한 공략법

 

저부력 채비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시도하는 극약처방 식 대처법이라고 할 수 있다. 1~2호 이상의 고부력찌(반드시 고부력일 필요는 없다) 사용하여 잡어 무리의 뒤쪽에서 미끼를 접근시키는 방법이다. 발밑에만 밑밥을 뿌려 잡어의 관심을 불어 모은 뒤 채비는 15m 이상 원투해 안착시키고 끌어당기며 입질을 유도한다. 벵에돔이 높이 부상하지 않고 깊은 수심에서만 밑밥을 받아먹을 때 종종 사용되는 기법이다.

 

오직 발밑에만 품질하고 먼 거리를 노린다

 

앞서의 방법들이 잘 먹혀들지 않는 상황에서 시도해 보는 최후의 전략 중 하나다. <그림4>에서 보듯 당일 준비해간 밑밥의 전부를 발밑에만 뿌린다. 좌우 범위는 얼마든지 넓어도 좋지만 절대로 앞쪽에 밑밥이 투여되어선 안 된다. 그리곤 채비는 20~25m 이상 멀리 던져놓고 기다리는 방식이다. ‘밑밥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데 과연 입질이 들어올까’도 싶지만 의외로 잦은 입질이 받히는 게 특징이다.
언듯 이 방식은 발밑에 뿌린 밑밥의 일부가 빠져나가면서 미세하나마 밑밥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 쉽다. 물론 전혀 그렇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 방식이 종종 먹혀들어가는 것은 역시나 벵에돔의 학습 능력 덕분이다.
즉 갯바위 주변에 뿌려지는 밑밥에도 학습을 통한 경계심을 갖게 된 벵에돔은, 갯바위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 자체엔 관심을 갖지만 적극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먼 거리에서만 배회하는 것이다. 높은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보면 큰 고기가 밑밥띠 주변으로 접근하다가 갑자기 모습을 감추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실제로 필자는 지난해 2월 중순 지귀도 등대밑 갯바위에서 동일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꽝을 친 뒤로는 앞서와 같은 방식으로 먼 거리를 노리기로 했다. 물론 밑밥은 발밑에만 계속 뿌리면서.
예상은 적중했다. 밑밥 한 주걱 안 들어간 25m 전방에서 연속 3마리의 벵에돔을 뽑아낸 것이다. 33~36cm까지 씨알도 출중했다. 한 가지 더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25m 이상의 원투를 했음에도 수심은 고작 두 발 밖에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곧 미끼를 문 벵에돔이 밑밥과 미끼를 보고 이 수심까지 올라붙었다기보다는, 앞서의 과정 자체에 관심을 갖고 주변을 배회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미끼를 덮쳤을 확률이 더욱 높다고 하겠다. 만약 자신뿐 아니라 주위의 모든 낚시꾼들이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한 기법이다.

 

 



연재순서


1. 벵에돔의 종류와 습성  2. 왜 제로조법인가  3. 낮 벵에돔낚시와 밤 벵에돔낚시  4. 상황별 원줄과 목줄의 변환술  5. 본류대낚시와 감각낚시  6. 잡어 분리와 계절별 대처 요령  7. 잔챙이 무리에서 큰놈만 골라 낚기  8. 미끼 밑밥에 대한 고찰  9. 또 하나의 테크닉 바늘의 선택  10.. 벵에돔낚시에 있어서의 전유동과 반유동  11. 잠길조법의 미시적 분석  12.. 봉돌 부착의 기본 원리와 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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