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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돔 배낚시의 혁명이련가
2008년 07월 835 1831

루어낚시 원더랜드 서해로 가자


 

 

일본 어구 ‘타이라바’ 서해에서 대히트!

 

참돔 배낚시의 혁명이련가

 

고군산 슬픈여에서 24마리 타작, “참돔 낚기가 이렇게 쉽다니…”

 

글 사진 민병진 제로FG 회장

 

고군산군도에서 경험한 ‘타이라바’ 낚시는 내가 경험한 일본낚시 중 가장 놀랍고 위력적이었다. 타이라바! 생긴 건 꼭 초장 바른 주꾸미 대가리 같은데 참돔들이 못 먹어 안달이었다. 솔직히 나는 이 낚시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참돔이 너무 쉽게 낚이기 때문이다.

 

▲ “자 보세요, 타이라바에 올라 온 참돔들입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고군산군도 슬픈여 해상에서 타이라바로 참돔을 낚은 최진석, 강민희씨가 자신들도 신기하다는 듯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 

 

 

일본 어부들의 재래식 참돔 어구인 ‘타이라바(タイラバ)가 한국의 서해에서도 위력적이라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타이라바란 돔을 일컫는 타이(タイ)와 고무를 일컫는 라바(ラバ, rubber)를 일본 낚시인들이 합성해 만든 용어인데, 작은 주꾸미 대가리에 고무 술과 천 조각 몇 가닥을 붙인 것 같은 단순한 형태다. 낚시용으로 개량했다곤 하지만 요즘처럼 정교한 루어가 판치는 시대에서 본다면 여전히 조잡스럽고 우스꽝스럽게만 보인다. 이 엽기적인 루어에 고군산군도 참돔들이 미친 듯 달려들었다.
지난 6월 3일 FTV의 정규 프로그램인 ‘그레이트피싱’ 촬영차 군산으로 내려갔다. 이번 촬영의 멤버는 일본에서 온 다이와 필드테스터 다카하시 미치아키씨와 여성 방송인 강민희씨, 그리고 오브라더스 시즌2에 출연했던 최진석씨, 나까지 모두 4명이다. 다카하시씨는 작년 5월, 락피시 루어낚시와 농어 루어낚시 촬영을 위해 군산을 방문한 것이 낚시춘추 7월호에 소개된 적 있는 친숙한 얼굴이다.
이번 촬영의 목적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고군산군도의 농어 루어낚시이고 또 하나는 타이라바를 이용한 참돔낚시다. 사실 농어 루어낚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올해 군산 지역 농어 루어낚시 조황이 영 신통치 않다는 얘기가 출발 전부터 들려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지역도 고려해봤지만 참돔을 함께 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군산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에 촬영을 강행했다.

 

 좌) 촬영 첫날 명도 부근 해상에서 농어 루어낚시를 시도하고 있는 촬영팀. 우) 참돔이 많이 낚여 촬영에 여유가 생긴 필자(오른쪽)와 다카하시씨가 방금 낚인 참돔을 보여주고 있다.

 

“글쎄올시다, 이 희한한 루어에 참돔이 낚일까?”

 

첫 날 농어낚시 촬영을 의외로 성공적으로 끝났다. 우리가 타고 나간 가마우지호 이만성 선장 말로는 “전날만 해도 꽝 수준을 면치 못했다”고 했는데 다행히 농어가 여러 섬에서 낚였다. 내가 낚은 68cm가 제일 컸고 다카하시씨가 59cm짜리, 최진석씨가 50cm짜리를 낚는 등 총 6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농어낚시 촬영 성공에 고무된 우리는 다음날 본격적으로 타이라바 낚시에 들어갔다. 그러나 오전 내내 들뜬 마음으로 고군산군도를 돌아다녔지만 참돔은 쉽사리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조과라곤 오전 10시경 다카하시씨와 내가 낚은 40cm 광어 2마리와 우럭, 노래미, 양태 등이 전부.
그런데 혹시나 하고 써본 인치쿠(イソチク) 루어가 재미있는 놈이었다. 인치쿠는 참돔을 빼곤 바닥 고기란 고기는 다 유혹하는 것 같았는데, 어종에 관계없이 빠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했다(일본에서는 타이라바와 인치쿠를 이용해 근해에서 즐기는 선상 루어낚시를 교깅이라고도 부른다).
참돔이 낚이지 않자 맥이 빠진 내가 뱃전에 뻗어버리자 다카하시씨가 힘을 내라면서 말했다.
“이렇게 입질이 없다가도 갑자기 참돔이 물 때가 있어요. 조류가 변하거나 녀석들의 공격 본능이 갑자기 살아나면 갑자기 달려들지요. 이곳은 나도 처음이고 특징도 잘 모르니까 일단 열심히 해보자구요. 참돔이 있으면 분명히 물 겁니다.”
다카하시씨의 말에 알겠다고 답했지만 모두들 기대보다 의구심이 더 많은 표정들이다. 도대체 이 요상한 루어에 참돔이 물기는 할까? 그나마 나는 일본의 낚시방송에서 타이라바로 참돔을 끌어내는 모습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믿음을 갖고 있었으나 동승한 일행들과 선장의 표정엔 ‘과연 한국에서도 그럴까’하는 물음표가 선명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물이 맑고, 수심이 깊고, 수온도 높아서…’ 등의 온갖 추측들을 하고 있는 듯했다.  


 

좌) 지도를 보며 참돔 포인트인 슬픈여 부근을 지목하고 있다. 우) 타이라바에 참돔이 미친 듯 낚인 명도 앞 슬픈여 해상. 

 

주낙배들의 조업장에서 드디어 참돔 떼를 만나다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오후 3시경. 명도 북쪽 해상에 떠 있는 슬픈여 주위에서 타이라바를 감아 들이던 다카하시씨가 참돔을 끌어내다 놓치면서 조용했던 뱃전이 소란스러워졌다. 다카하시씨가 본능적으로 선실로 뛰어들며 어탐기를 살핀다.
알고 보니 그곳은 군산의 참돔 주낙배들이 주낙을 놓는 곳. 수심 25m 지점에 주변 지형보다 높이 솟구친 나지막한 큰 여가 있었다. 다카하시씨는 “바로 이런 곳에 참돔이 모여 있다”면서 힘을 내자고 한다.
입질을 받았던 지점의 위쪽으로 다시 이동해 타이라바를 내리자 20분 만에 여성 출연자 강민씨의 타이라바에 30cm급 참돔이 또 낚였다.

▲ 붉은색 타이라바에 걸려 든 고군산군도 참돔. 다카하시씨는 조업이든 낚시이든 참돔이 확인된 곳이면 어디서나 타이라바 낚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어어~ 이것 봐라. 정말 참돔이 낚이네. 민회장님 정말 신기해요.” 바다낚시 초보자인 강민희씨는 이런 우스꽝스런 쇳덩어리를 참돔이 물고 나온다는 게 신기한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때부터 입질이 쏟아졌다. 20분 뒤 내가 40cm급을 1마리, 곧이어 최진석씨도 비슷한 씨알을 뒤따라 낚아냈다. 그리고 또 내가 낚고, 그 다음은 다카하시와 최진석씨 순으로 돌아가며 입질을 받아냈다. 오후 3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총 3시간 동안 낚아낸 참돔은 모두 18마리. 제일 큰 놈은 51cm였다. 
다카하시씨는 “일단 참돔 밀집 지역만 찾아내면 그 다음엔 넣으면 나올 정도로 잘 낚이는 게 타이라바 낚시”라고 말하면서, “타이라바 낚시가 처음인 생초짜 촬영팀과 선장이 만나 이 정도 낚았는데 경험 많은 낚시인 4명이 탔다면 서너 배는 더 낚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 타이라바로 낚은 다양한 고기를 물칸에서 꺼내 나오고 있는 필자(왼쪽)와 최진석씨.   우) 필자의 전용 장비에 올라온 참돔. 릴은 바다 전용 베이트릴인 팀다이와 질리온 100SH, 낚싯대는 솔티스트 익스트림을 썼다.

 

몰려든 낚시점주들 “정말 타이라바로 낚았습니까?”

 

비응도항에 돌아오니 어떻게 소식을 들었는지 많은 선장들과 낚시점 주인들이 우리를 개선장군처럼 맞았다. 알고 보니 참돔낚시 성공 소식에 흥분한 선장님이 당시 상황을 서군산낚시로 생중계했던 모양이다. 작년부터 우리의 군산 지역 촬영 스케줄을 코디해주신 서군산낚시 홍성철 사장도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2일째는 다소 부족했던 농어낚시 촬영 분을 채우기 위해 오전엔 농어를 치다가 오후 2시경에 다시 슬픈여 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이날은 빗줄기가 굵어지는 바람에 일찍 철수했다. 그 와중에도 6마리의 참돔을 낚았는데 강민희씨가 가장 큰 71cm를 낚았다.
철수길, 이틀 동안 우리의 낚시 모습을 지켜보며 포인트를 메모하고 테크닉을 곁눈질해 익히던 이만성 선장은 “앞으로 타이라바가 참돔 배낚시의 대표 장르로 뜰 게 확실해 보인다” 고 말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고군산군도의 참돔 포인트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고 한다. 촬영팀의 무모한 도전이 결국 큰일을 낸 셈이다.
우리가 서울로 올라온 뒤 군산 시내는 타이라바 열풍에 휩싸였다. 낚시점들은 타이라바를 구하기 위해 수입업체를 수소문하기 바빴고 몇몇 낚싯배는 벌써 타이라바 낚시로 참돔을 낚아내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문의 군산 서군산낚시 063-445-5504, 우끼조공방 031-912-1957. 

 

▲ 초짜도 거뜬히 낚는다? 바다루어낚시 생초보 강민희씨가 타이라바로 걸어낸 71cm 참돔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타이라바와 인치쿠 어떻게 다른가?

타이라바는 참돔 전용, 인치쿠는 어종불문

 

◀타이라바는 장소와 시간에 따라 잘 먹히는 색상이 따로 있다. 위의 두 개가 타이라바, 아래 금속 몸체에 꼴뚜기 루어가 달린 게 인치쿠다.

 

 

 

타이라바와 인치쿠는 일본 시코쿠와 본토 사이에 있는 내해의 어부들이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둥근 모양의 타이라바는 주로 참돔이 낚인다. 원래 명칭이 타이카브라였는데 몸체에 천이나 비닐 같은 술을 붙였기 때문이다. 낚시인들이 이 루어를 개량해 고무 재질의 술을 붙이면서 타이라바라는 이름으로 대중화됐다. 다이와에서는 베이라바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인치쿠는 길고 날렵한 추에 꼴뚜기나 물고기 형태의 웜 종류를 덧댄 루어다. 바닥의 우럭, 노래미, 광어, 양태 같은 바닥고기가 모두 입질하는 만능 루어다. 마치 메탈지그처럼 날렵하게 톡톡 튀는 움직임에 고기들이 잘 달려든다고. 간혹 참돔도 걸려든다. 일본의 어부들은 일단 인치쿠로 다른 고기들을 잡다가 참돔 물때가 되면 타이라바로 교체한다고 한다.

 

 


 

 

타이라바 낚시 이렇게 하라


끝휨새 유연한 전용대 필수, 예신에서 채면 실패, 완전히 대 꺾일 때 챔질해야 

 

타이라바 낚시 요령은 다음과 같다. 일단 타이라바를 바닥까지 내린다. 타이라바가 바닥에 닿으면 2초에 1m씩 감아올린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릴을 감는다. 타이라바를 띄워 올리는 높이는 바닥에서 5m 정도가 적당하다. 입질이 없으면 다시 바닥까지 내려 똑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입질은 타이라바가 솟구치는 순간에 들어오는데 이때 ‘투두둑-’하는 입질이 온다고 해서 급하게 챔질했다간 대부분 헛방이다. ‘투두둑-하는 느낌은 참돔이 늘어진 고무술이나 천조각을 물고 늘어질 때 나타나는 입질인데 이때 챔질에 실패하면 놀란 참돔이 무리를 이끌고 멀리 달아나 버린다. 따라서 이런 예신이 오면 침착하게, ‘모르는 척’ 감던 속도 그대로 릴을 감다보면 낚싯대가 급하게 수그러들며 강한 본신이 들어온다. 이때 챔질하면 백발백중이다. 다카하시씨가 “타이라바 참돔낚시는 생초짜가 더 잘 낚을 때가 많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처럼 완벽한 입질을 유도하기 위해 타이라바 낚싯대는 휨새가 좋은 전용 연질대가 필수다. 특히 초릿대가 낭창낭창해야만 참돔이 루어를 물고 당겨도 부담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캐스팅을 위주로 만들어진 일반 릴대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릴은 염분에 강하고 고속 릴링이 가능한 바다낚시용 베이트릴을 쓰며, 원줄은 조류 저항을 줄이기 위해 PE라인 0.6~0.8호(드랙 조절만 잘 하면 터지지 않는다), 쇼크리더로는 카본줄 3~4호를 3m 정도 묶는다.
타이라바 종류는 무게에 따라 45, 60, 85, 100g 등이 있는데 수심에 맞춰 쓰는 것이 중요하다. 40m면 45g, 80m면 85g 정도가 적당하다고. 무거운 타이라바를 쓸수록 입질은 더디다고 한다.
낚시 테크닉보다 중요한 것이 선장의 운전 실력이다. 조류 흐름 속도와 비슷한 속도와 방향으로 배가 흘러가게 만들어야 적절한 무게의 타이라바를 쓸 수 있기 때문. 조류 방향과 바람이 역방향이면 배가 제대로 떠내려가지 못해 루어가 급격히 떠버리므로 무거운 루어를 쓸 수밖에 없다. 그만큼 입질도 더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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