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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투낚시 동행취재기 보리멸 낚으러 대마도까지 온다고?
2009년 10월 844 1837

일본 원투낚시 동행취재기


 

 

보리멸 낚으러 대마도까지 온다고?

 

나까모또 명인 “일본에서 30cm 보리멸은 6짜 감생이 대접”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대마도에 머물면서 다이와의 던질낚시 필드테스터 나까모또 쯔꾸미찌씨의 원투낚시를 취재했다. 나는 이번 취재를 통해 일본 낚시인들의 원투낚시 열정에 깜짝 놀랐는데 그들은 보리멸을 노리기 위해 오사카에서 대마도까지 원정 올 정도였다.

 

민병진 다이와 필드테스터·제로FG 회장·대마도 우끼조민박 대표

 

▲니히 아소만 갯바위에서 굵은 보리멸을 낚은 나까모또 명인이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올해로 48살인 나까모또씨는 던질낚시만 35년 간 즐겨온 정통파 원투낚시인이다. 일본에서는 전문적인 원투낚시가 성행하고 있다. 또 <서프(SURF)>라는 원투낚시 전문 잡지가 인기리에 팔린다. 나까모또씨는 그 잡지의 고정필진으로도 활동 중이라고 했다. 그는 다이와 외에도 4개 회사의 필드테스터를 겸하고 있다.
나까모또씨는 2년 전 한국을 찾은 적 있다. 내가 FTV에서 진행하는 ‘그레이트피싱’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서였는데 당시 울진에서 시도한 보리멸낚시는 성공적이었지만 남해 미조에서 시도한 참돔낚시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와의 두 번째 촬영 장소를 대마도로 정한 것은 나까모또씨의 제안이었다. 그는 “기왕 촬영을 할 것이면 내가 잘 알고 있는 곳에서 낚시를 하는 것이 정통 일본식 원투낚시를 제대로 보여주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판단한 듯했다.
나까모또씨의 말에 의하면 일본의 원투낚시인들에게 대마도는 꿈의 낚시터로 불린다고 한다. 본토에서 낚이는 보리멸은 13~18cm가 대부분이지만 대마도에서는 25~30cm를 마릿수로 낚을 수 있어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타고 찾는다고 한다. 그 역시 지난 10년 간 대마도를 꾸준히 찾고 있다. 직장인인 그는 출조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렌터카를 빌려 돌아다니며 잠도 차에서 잤다고 한다.
일본 낚시인들의 보리멸 사랑은 이렇듯 유별나다. 그만큼 보리멸이 고급 어종으로 대접받고 있다. 특히 보리멸 회와 튀김은 최고급 일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진미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한국 낚시인들은 보리멸보다 참돔, 감성돔을 더 좋아하므로 이번 대마도 원투낚시 촬영의 주 대상어는 참돔과 감성돔을 정했다.

 

좌)나까모또 명인이 준비해 온 지렁이 미끼.  우) 드랙을 한 바퀴 반만 돌리면 꽉 조여지는 원투낚시 전용릴.

 

참돔, 감성돔은 밤낚시 “낮에는 잡어 때문에 어려워요”

 

민박집 도착 후 스케줄을 점검하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촬영팀은 낮에 촬영하고 밤에 휴식을 취하려 했는데 나까모또씨가 “일본에서 참돔, 감성돔 원투낚시는 철저하게 밤낚시를 한다”는 게 아닌가? 낮에는 너무 많은 잡어가 달려들기 때문에 도저히 미끼가 견뎌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즈하라항 인근 방파제에서 첫날부터 밤낚시를 시작했다. 가장 입질 확률이 높은 시간은 오후 7시부터 밤 10시까지이며, 새벽 4시부터 아침 7시까지가 두 번째 호기라고. 오전 8시만 넘으면 모두 철수한다고 했다.
참돔용 미끼로는 참갯지렁이와 참갯지렁이를 닮은 묘한 지렁이를 함께 준비했고 두 지렁이가 모두 죽거나 쓸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청갯지렁이를 여분으로 준비했다. 낚싯대는 총 4대를 폈는데 2대는 20m 거리의 양식장 주변, 2대는 본류와 지류가 만나는 120m 지점을 향해 원투했다.
첫 입질이 들어온 것은 밤 9시경. 본류대를 향해 던진 채비에 35cm와 45cm급 참돔이 차례로 낚여 올라왔다. 생각보다 참돔이 쉽게 낚인다는 생각이 들어 “왜 2년 전 한국에서는 실패했냐”고 묻자 갯바위를 에워싼 주낙과 어선들의 잦은 왕래를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대마도에서는 양식장 줄만 조심하면 되기 때문에 참돔을 낚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목표했던 80cm 이상의 대형 참돔은 낚지 못했다.

 

좌)나까모또 명인이 참돔을 낚을 때 사용한 채비를 보여주고 있다. 우) 전용 스탠드에 걸쳐 놓은 원투낚싯대들. 바람에 스탠드가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스탠드 가운데에 물통을 매달아 놓았다. 

 

신속하게 조여지는 원투 전용 릴에 감탄

 

둘째 날은 날씨가 좋지 않아 포기하고 마지막 날 니히아소만 갯바위에서 참돔낚시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날은 참돔을 노린 채비에 굵은 보리멸이 계속 입질하는 바람에 대상어를 보리멸로 바꿔 촬영에 들어갔다.
보리멸을 낚는 방법은 매우 이채로웠다. 백사장에서는 200m 이상 채비를 원투한 뒤 서서히 끌어주는 동작을 취하지만 암반인 곳에서는 밑걸림을 피하기 위해 드랙을 최대한 풀어 놓고기다렸다.
“보리멸 같은 작고 힘없는 고기를 낚는데 왜 드랙을 풀어놓느냐”고 내가 묻자 나까모또씨는 “모르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우선 참돔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리멸도 25cm 이상 되면 30호 봉돌 채비를 5~10m 가량 끌고 갈 정도로 우악스럽기 때문에 한 번 정도 드랙을 차고 나간 뒤에 챔질을 한다는 것이다.
전용 릴은 이런 용도에 맞춰 설계돼 있었다. 다른 릴들은 드랙을 여러 바퀴 돌려야 꽉 조여지지만 원투낚시 전용릴은 한 바퀴 반만 돌려도 신속하게 조여지도록 설계돼 있었다. 미끼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특성상 걸려든 고기가 순식간에 돌 틈으로 처박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참돔을 낚을 때도 그는 드랙을 최대한 풀어놨다가 챔질과 동시에 드랙을 잠그는 방식을 썼다. 그때 난 속으로 “드랙 조이는 손놀림이 무척 빠르구나!”하고 감탄했는데 릴 자체가 그런 설계였다.
마지막 날 촬영에서 그는 3시간 낚시에 25cm 이상 보리멸을 5마리 낚았다. 그는 최근에 거둔 조황 중 최고의 호황이라고 좋아하며 이리저리 사진을 찍었다. 원투낚시 전문지에 기사를 쓰기 위해서란다.
3박4일간 그의 낚시를 지켜본 나로서는 제 아무리 장비가 좋고 테크닉이 좋아도 한국 낚시인들이 금방 보리멸낚시에 빠져들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대상어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전용 장비와 테크닉을 발전시켜나가는 그들의 치밀함과 전문성에 또 한 번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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