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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화의 월드피싱 어드벤처-인도, 신의 물고기 골든마시르를 찾아서
2008년 12월 879 1989

 

 

World Fishing Aventure

 

인도 낚시 14일의 대여정

 

 

 

神의 물고기, 골든마시르를 찾아서

 

 

 

정명화   세계낚시여행가, FTV  ‘더로드’ 진행자

 

 

 

10시간의 여정 끝에 인도 인드라간디 공항에 도착했다. 마중 나온 현지 코디와 함께 델리 시내의 숙소로 향했다. 다양한 기후와 환경, 다민족 다문화가 공존하는 나라. 한반도의 16배 면적에 인구 10억(세계에서 두 번째)이 사는 나라. 이곳에는 794종의 민물고기가 살고 있다. 우리나라 민물어종이 약 167종이니까 거의 5배나 많은 숫자다.
내가 이 광활한 인도에서 만나고 싶은 물고기는 ‘골든마시르’다. 1989년 영국 BBC방송은 한 낚시꾼이 골든마시르를 찾아 이곳 인도에 와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마침내 대형 골든마시르를 만나 대결하는 모습을 몇 달에 걸쳐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전 유럽을 놀라게 했다. 나도 그 한 편의 다큐멘터리 때문에 지금의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필자가 람강가강에서 낚은 1.5m 군치를 현지 가이드와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람강가강에서 만난 아기 ‘골든마시르’

 

 

약 14일이라는 한정된 일정 속에 인도를 다 탐사할 수는 없어 나는 이번 여행에서 인도 북부지역을 택했다. 한국을 출발하기 전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본 결과 10월 현재 북부가 낚시시즌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날 저녁 우리 일행은 인도 북부의 람라가르로 가기위해 올드 델리 기차역에서 야간기차를 타고 약 7시간을 달려 새벽 5시에 람라가르에 도착했다. 마중 나온 임란(운전수 겸 현지 가이드)이 이것저것 설명하고는 우리를 재촉했다. 이른 아침 람라가르 시가지는 뿌연 안개로 덮여 있었다. 잠시 후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다시 낚시장비를 챙기고 곧바로 떠났다. 코르벳 국립공원과 코지강을 지나 약 1시간 30분 만에 람강가강이 흐르는 마출라에 도착, 낚시 가이드 알람을 만났다. 
마출라 지역의 낚시 포인트 상류에 도착한 나는 여기저기 탐색하며 오전 시간을 보내고 마출라 마을에서 점심을 먹었다. 진한 인도카레의 향에 질려 점심을 거의 못 먹은 나는 빵과 물로 대신했다. 오후에 람강가강에서 알람이 조언해준 스푼과 미노우로 열심히 공략했다. 반응이 없어 송어채비로 작은 마이크로 스푼을 달아 던졌는데 이내 작은 사이즈 한 마리가 나왔다. 뒤에서 알람이 “골든마시르”라고 했다. 작은 사이즈지만 골든마시르를 처음 보는 순간 나의 몸에서 보이지 않는 용트림과 욕망이 솟아올랐다. 큼직한 비늘에 검은 줄무늬, 영롱한 무지개빛과 황금빛 색채가 온몸을 휘감은 녀석의 자태는 나의 마음을 송두리째 가져가버렸다. 270cm까지 자란다는 골든마시르 성어를 떠올리니 두려움마저 느껴진다.  

 

 

 

   사원 지붕이 인상 깊었던 델리의 석양.

 

 

  델리의 시장 거리(좌)와  아씨강가강 캠프 텐트에서 아침을 맞은 필자.

 

 

 마출라의 어마어마한 자라와 ‘군치’

 

 

숙소에 돌아온 나는 끝내 잠을 설쳤다. 다음날 새벽 5시, 마출라로 출발했다. 마을에서 피싱 퍼밋(낚시 허가증)을 받는 동안 나는 인도 차 ‘짜이’를 마시면서 밤새 생각한 내용을 정리하고 오늘 낚시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알람과 상의한 결과 마을 다리 밑에서부터 공략하기로 결정했다.
현장에 도착한 나는 알람의 조언대로 현지식 생미끼 채비를 베이트대 2대에 먼저 던져 놓고, 기다리는 동안 아침 피딩타임을 노려 루어낚시를 하기로 했다. 먼저 스푼과 미노우를 번갈아 가며 2시간 동안 공략을 해봤지만 이렇다 할 반응이 없었다. 알람이 다가와 이제 루어낚시를 하지 말고 조용히 기다리라고 했다. 루어낚시 하느라 내는 발자국 소리 때문에 대물들이 경계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1시간, 나의 온몸은 점점 뒤틀리기 시작했다.
약 30분이 더 지났을까. 옆에서 알람이 뭔가를 직감했는지 손짓으로 준비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20분을 주시한 끝에 낚싯대 끝이 살짝살짝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낚싯대에 손을 살짝 올려놓고 기다렸다. 숨이 막힐 것 같다. 이내 릴에서 굉음이 울리고 라인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힘차게 들어 올린 낚싯대는 도무지 요동이 없다. 올스톱 그 자체다. 한동안 그렇게 버티고 있던 몬스터는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7m 정도의 바닥에서 수면 위까지 올라오는 시간은 무려 20분. 나의 입에서 “으으~” “우우욱”하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참을 씨름한 끝에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온 몬스터는 ‘군치’라 불리는 동자개과 물고기였다. 한참을 씨름하고 올라온 군치는 네 사람이 동원된 들것에 실려 나왔다. 나는 털썩 앉아버렸다. 길이 150cm, 무게 74파운드(약 34kg), 다리가 후들거린다. 낚시꾼에게 이 순간만큼 더 좋은 시간이 있을까.
하지만 그 황홀한 순간도 잠시, 왠지 마음 한구석은 즐겁지 않았다. 이래서 인간의 간사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는 건가. 내 마음은 온통 골든마시르에 있었다.

 

 

   람강가강 마출루 상류에서 낚은 50kg짜리 대형 자라.

 

또 다시 생미끼를 던져놓고 기다렸다. 이번에는 50kg 정도 되는 자라가 올라왔다. 그야말로 가마솥 뚜껑만 했다. 어른 네 사람이 못 들어 큰 말뚝으로 밀어 올렸다. 자라의 발톱 크기가 사람손가락보다 컸다. 이런 발톱으로 물밑에서 버티고 있는 놈을 끌어내느라 나는 죽을 고생을 했다. 어느 개그맨의 “해봤어요?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라는 말이 생각난다. 자라 때문에 너무 많은 체력을 소진한 나는 팔다리가 후들거려 더 이상 낚시를 못하고 철수를 서둘렀다. 정말 잡아보고 싶은 골든마시르를 포기하면서까지 말이다. 낚시하는 건너편에서는 악어가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리시케시에서 블랙마시르와 극적인 상봉

 

 

다음날 우리 일행은 람라가르에서 택시를 타고 리시케시로 향했다. 약 7시간을 달려 리시케시에 도착한 우리는 락슈만 즐라 지역에 숙소를 정했다. 다음날 아침 람라가르에서 같이 온 낚시가이드 비내이 바돌라와 함께 낚시허가증을 받고 강가강 쉬브푸리 지역의 골든마시르 포인트로 출발했다.
자동차로 1시간을 달려 도착한 강가강은 수량이 풍부하고 유속이 조금 빠른 편이다. 물 밑에 큰 돌들과 모래가 있어 고기가 은신하기 좋은 지역이었다. 먼저 나는 비내이 바돌라가 조언한 대로 루어낚시와 떡밥낚시를 번갈아 가며 낚시했다. 이른 아침부터 해질 무렵까지 낚시했는데 철수 20분을 남겨놓고 극적으로 70cm 정도 되는 ‘블랙마시르’가 노란색 스푼에 유혹되어 달려들었다. 정말 짜릿한 순간이었다. 람라가르에서 못 잡은 마시르를 리시케시에서 낚은 기분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것도 귀한 블랙마시르를 낚았으니 말이다.

 

 

 

  골든마시르를 낚기 위해 찾은 강가강.  

 

 

 

   강가강에서 낚은 70cm급 블랙마시르를 들고 있는 필자.

 

 

다음날 나는 브라운송어를 만나러 리시케시에서 자동차로 7시간을 달려 우타르까시에 도착했다. 자동차는 30분을 더 달려 아씨강가강 상류 계곡에 위치한 캠프에 여장을 풀고 미리 낚시허가증을 받았다. 다음날 아침 아씨강가강 계곡 중류에서 상류까지 탐색했다. 플라이낚시와 루어낚시로 공략했는데 30~40cm 브라운송어가 많이 나왔다.
델리로 철수하는 날, 더 큰 사이즈를 노리기 위해 이틀 전에 알아둔 상류 포인트에 갔다. 8시에 철수하니까 낚시할 시간은 불과 1시간 정도였다. 첫 캐스팅에 스피너가 돌에 걸린 듯했다. 그런데 그게 물고기였다. 한참을 씨름한 끝에 물가로 나온 브라운송어는 놀랄 만큼 컸다. 지름 40cm의 뜰채에 들어가지 않아서 허둥대다 그만 놓치고 말았다. 한동안 멍하게 도망가는 브라운송어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내가 보기엔 70cm 정도 되는 녀석이었다. 이곳의 브라운송어는 1m까지 자란다고 한다.
다음에 또 오라는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철수했다. 인도에서 나는 또 다른 자연의 법칙을 배웠다. 무엇보다 한국 낚시꾼으로서 내가 이곳에 첫 족적을 남긴다는 것에 대해 의미를 두고 싶다. 새로운 낚시에 대한 도전과 모험은 내 삶의 큰 버팀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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