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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화의 월드피싱 어드밴처-아르헨티나(2부), 빙하호수 아르젠티노의 에메랄드빛 송어
2010년 06월 924 1992

 

 

World Fishing Adventure

 

 

ARGENTINA (2부)


 

 

빙하호수 아르젠티노의   에메랄드빛 송어

 

 

 

정명화 세계낚시여행가, FTV 더로드 진행자

 

 

 

아르헨티나 북쪽 파라나강을 따라 이과수폭포까지의 여정을 마친 우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와 하루를 쉬고 남쪽 파타고니아(Patagonia)로 향했다.
마침내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꿈의 루어낚시터로 떠나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남부 칼라파테 지역 아르젠티노호수의 페리토 모레도 빙하. 그 웅장함은 경외감까지 느끼게 만든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남쪽으로 약 4시간의 비행 끝에 산타크루즈(Santa Cruz)지역의 칼라파테(El Calafate)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숙소인 후지여관에 도착하자 한국인 주인아주머니가 반겨준다. 일본인 남편과 결혼해 여기 칼라파테에 정착, 일본과 한국의 배낭여행자들에게 대모로 통하는 분이다. 남편 따라 낚시도 즐긴다고 한다. 한국인 아내가 낚은 송어로 일본인 남편이 초밥을 만들어 배낭여행자들에게 맛보여준다.
다음날 그토록 보고 싶었던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를 만나기 위해 미리 예약한 투어 버스에 몸을 실었다. 창밖의 풍경은 파타고니아의 전형적인 사막이다. 척박한 대지가 끝없이 펼쳐졌고 약 1시간 후 아르젠티노호수(Lago Argentino)가 나타났다. 버스는 호수를 지나 끝없이 달리는데 멀리서 다가오는 하얀 물체가 있었다. 육안으로 그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한 순간 필자는 마음과 숨이 멎어버렸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였다. 바로 옆 좌석에 앉아있는 중년 여성은 손바닥을 가슴에 대고 “오 마이갓”을 내뱉었다. 버스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 바로 맞은편 아르젠티노호수 선착장에 도착했다.
아르젠티노호수는 안데스산맥의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서 만들진 빙하호다. 배를 타고 빙하 앞을 지나가는데 빙하가 녹아 떨어지며 천둥 같은 소리를 냈다. 아름답다기보다 두려웠다.
드디어 빙하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밟아보는 빙하의 느낌. 가지고 간 컵으로 빙하 사이로 흐르는 시원한 빙하수를 한 컵 떠서 단숨에 들이켰다. 잔소리를 해대던 안내자도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올려보이더니 필자의 컵을 빌려 빙하수를 마셨다.
에메랄드빛이 감도는 하얀 빙하와 자연이 만들어 놓은 크고 작은 협곡들,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같은 한 쌍의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의 전경을 한눈에 보기 위해 선착장으로 돌아와 다시 버스를 타고 전망대로 향했다. 10분 만에 도착한 전망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모레노의 파노라마! 나는 숨이 막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수 억 년을 이어온 이 대자연의 윤회를 보는 순간 그동안 그토록 몸부림쳤던 나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죽음이 없음을 모르고 죽는 것이 생사윤회요, 죽음이 없음을 알고 죽는 것이 해탈 열반’이라 했던가.

 

 

 

   빙하 트레킹을 하고 있는 관광객들.

 

 

 

숨 막히는 아름다움! 페리토 모레노 빙하

 

 

다음날 아침, 송어낚시를 위해 칼라파테에서 약 50km 거리에 있는 리코강(Rio Rico)으로 향했다. 리코 강은 아르젠티노호수와 연결된 작은 강이다. 낚시가이드의 자동차로 끝이 보이지 않는 목장길을 따라 20분을 달려 도착한 우리 일행은 다시 울타리를 넘어 약 15분 정도 걸어서 리코강에 도착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 강변 전체가 다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에 목장주에게 미리 허가를 받지 않으면 고발을 당한다고 했다.
송어용 계류낚싯대에 스푼을 달아 첫 캐스팅를 했다. 스푼이 수면으로 내려가자마자 뭔가가 물고 늘어져 깜작 놀랐다. 마음의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그냥 물고 들어가니 당했다고 해야 하나… 30cm 정도의 레인보우 트라우트였다. 자연에서 자란 송어라 그런지 선명한 색채가 너무 아름다웠다.

 

 

   야생 들국화로 뒤덮인 리코강변. 포인트에 진입하기 전 풍광에 취한 필자가 리코강을 바라보고 서있다.

 

 

이후 계속해서 30cm 전후의 작은 레인보우만 올라오자 가이드가 강 아래 호수 쪽으로 가자고 신호를 보냈다. 나도 호수송어(Lake trout)를 잡아 보고 싶었기 때문에 부리나케 강 아래로 내려갔다. 들판에는 온통 야생 들국화였다. 야생 들국화의 색채와 향기에 취해 낚시는 뒷전으로 미뤄놓고 계곡 사진만 찍어대자 보다 못한 FTV ‘더 로드’의 유상호 PD가 한마디 했다.
“정 선생님! 오늘 촬영 안 할 거에요?”
“아 예, 갈께요….”
가이드가 먼저 호수에서 뭔가를 걸었다. 호수송어였다. 나로선 호수에 사는 송어를 처음 본다. 그러나 내 스푼을 물고 나오는 놈은 역시나 레인보우였다. 약 한 시간이 지났을 때 드디어 묵직한 놈이 물고 늘어졌다. “왔어!”분명 레인보우 트라우트와는 힘이 달랐다. 서로가 밀고 당기기를 얼마나 했을까? 드디어 힘이 다 빠졌는지 서서히 딸려오기 시작했다. 잿빛과 검은색 바탕에 흰 반점들, 45cm의 레이크 트라우트였다. 나는 고함쳤다. “으아~ 호수송어야! 내가 드디어 호수송어를 낚았어!”
나의 송어 기록에 레인보우와 브라운, 여기에 호수송어가 하나 더 추가됐다. 이제 빅사이즈 호수송어 기록만 남았다. 호수에 비치는 만년설을 배경으로 호수송어를 낚아서 들고 있는 내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리코강으로 가던 중 촬영한 낚시 가이드의 차량(좌)과  리코강으로 가는 길. 멀리 만년설이 보인다.

 

거대한 호수송어를 찾아서

 

 

리코강에서 이번에는 로카호수(Lago Roca)로 향했다. 20분 후 로카호수 공원 캠프장에 도착한 우리는 현지 가이드 회사에서 미리 마련해 놓은 점심 식사를 마치자마자 낚싯대를 들고 호수로 향했다. 현지 가이드는 대단하다는 듯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내려갔다. ‘이 사람아, 내가 대단한 것이 아니고 이게 한국 사람들의 빨리빨리 근성이야. ㅋㅋ’
호수의 경치에 또 한 번 놀라면서 빅 사이즈의 호수송어를 낚기 위해 열심히 캐스팅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너무 조용했다. 5명이 낚시를 했으나 1시간 반 동안 한 마리도 못 낚았다. 현지 가이드도 의아해했다. 항상 여기에 오면 큰 사이즈의 송어들을  잡았다고 한다. 결국 2시간 동안 송어 한 마리 구경 못하고 할 수 없이 철수를 결정했다. 여기까지 와서 꽝이라니…. 다른 사람들은 다 철수 준비를 하고 필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섭섭한 마음에 마지막 캐스팅을 하는 순간 뭔가 왈칵 물었다. 깜짝 놀라 힘차게 혹킹을 했는데 그만 줄이 터지고 말았다. 망연자실! 어떻게 받은 입질인데… 그만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앞서가던 내 가이드에게 고함을 쳤다. “바이트했어. 조금만 기다려줘.” 가이드는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들은 척도 안하고 걸어갔다.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ㅆㅂ 내말을 못 믿는다 이거지. 두고 봐라. 한국 고추의 매운맛을 보여줄게.”
작은 스푼으로 교체하고 캐스팅한 뒤 액션을 취하면서 서서히 라인을 감아 들이는데 뭔가 뒤에서 따라오는 느낌을 받는 순간 왈칵 물고 내달렸다. “바이트! 걸었어!” 휘어지는 낚싯대 끝은 이내 물속으로 처박히고 있었다.
“무지개송어야!”    
수면위로 올라오는 무지개송어는 너무 길쭉했고 이곳에 먹잇감이 풍성하지 못함을 말해주고 있었다. 필자는 그래도 로카호수에서 꽝은 면했다. 뒤에 안 사실이지만 이 날 칠레 지진의 여진이 심하게 왔고 그 탓에 물고기들의 입질이 없었다고 한다.
칼라파테로 돌아온 나는 다음날 후지여관 사장님의 안내로 아르젠티노호수 북쪽 포인트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산타크루즈강(Rio Santa Cruz)으로 향했다. 아르젠티노 호수에서 바다까지 연결된 강이라서 바다에서 올라온 큰 송어들이 많다고 한다. 이곳은 레인보우 송어와 브라운 송어가 서식한다니 내심 빅 사이즈의 브라운 송어를 기대했다.
산타크루즈강의 첫 다리 밑으로 200m 정도 내려가 강물이 휘어지는 포인트에 도착했다. 큰 돌무덤들이 산재해 있는 포인트에서 스푼으로 먼저 공략했는데 세 번째 캐스팅에 20cm 정도의 레인보우가 올라왔다. 대부분 20~30cm 정도의 작은 씨알들이라 2시간만에 철수하여 아르젠티노호수 북쪽 포인트로 이동했다.

 

 

 

    아르젠티노호수에서 호수송어를 걸고 파이팅을 벌이고 있다.

 

 

   40cm급 무지개송어를 보여주고 있는 필자.

 

 

 

놓친 물고기도 신의 메시지

 

 

저 멀리 호수 위의 만년설은 그야말로 환상의 유토피아에 온 것 같다. 이런 곳에서 낚시하는 그 자체만으로 신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이곳 북쪽 포인트는 바위와 돌들이 잘 발달해 있었다. 송어들이 서식하기엔 정말 좋은 곳이다. 후지여관 여사장님이 이곳에서 1미터가 훨씬 넘는 호수송어를 낚았다고 했다. 호수가 워낙 크다 보니 바람에 의해 조류가 흘렀다. 스푼을 달아 다섯 번 정도 캐스팅했을까. 40cm 정도 되는 송어가 발밑까지 따라와서 스푼을 물고 달아났다. 힘이 장사였다. 역시나 레인보우였다. 이상하게도 내게는 레인보우만 자주 낚였다.
호수를 따라 약 300m를 걸어갔을까, 큰 스푼을 던졌는데 뭔가 걸렸다. 처음엔 바닥에 걸린 줄 알고 툭툭 치면서 루어를 빼려고 여유줄을 주는 순간 갑자기 라인이 빨려 들어가고 낚싯대 끝이 바닥으로 향했다. 스풀을 조금씩 조이면서 밀고 당기는 랜딩을 계속했지만 녀석은 막무가내로 차고 나갔다. 그러나 결국 놈도 지쳤는지 내가 원하는 대로 서서히 따라왔고 이때다 싶어 스풀을 조이고 힘차게 랜딩하는 순간 순순히 따라오던 몬스터가 갑자기 차고나갔다. “으악!” 놀라서 스풀을 풀어주려고 손을 대는 순간 허전한 느낌이 왔다. 손 쓸 시간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한참을 서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녀석의 정체가 궁금하기 이를 데 없었다. 뭐였을까? 무게감은 정말 대단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생각해 보면 아깝게 놓친 그 녀석은 아마 아르젠티노호수가 내게 또 오라고 하는 메시지 같다. 호수에서 철수한 우리는 엘찬텐(El chaltan)의 설산, 피츠로이(Fitz Roy)산을 돌아보며 20일간의 아르헨티나 여정을 마쳤다. ‘인간이 태어나서 꼭 한번쯤 가봐야 할 50곳’에 이과수 폭포와 파타고니아의 만년설과 빙하가 들어있다. 그 두 곳을 다 봤으니 나는 행운아다. 이제 검은 대륙의 물고기들을 찾아 아프리카 케냐로 떠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가지 모습(좌)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까미니또거리에서 한 댄서가 관광객과 탱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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