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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화의 월드피싱 어드벤처-케냐, 빅토리아 호수의 미야가 된 나일퍼치여
2010년 08월 1048 1993

 

 

 

World Fishing Adventure

 

KENYA

 

 

빅토리아 호수의  迷兒가 된 나일퍼치여

 

 

정명화 세계낚시여행가, FTV 더로드 진행자

 

 

 

   아프리카 적도의 땅 케냐에 도착한 필자. 물소와 홍학이 떼 지어 있는 나꾸르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두바이를 경유하여 21시간의 긴 여정 끝에 케냐 나이로비공항에 닿았다. 그토록 와보고 싶었던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중에서도 적도가 관통하는 동아프리카의 중심지, 마사이족과 사파리의 나라 케냐 땅을 밟은 것이다. 위와 아래로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 좌우로 우간다와 소말리아가 둘러싸고 있는 케냐는 화산지역과 고원지대, 초원과 사막, 강과 호수, 늪과 숲지대를 포함하는 거대한 자연공원이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현지의 송익수 목사님과 함께 나이로비의 숙소로 향하는데 적도라는 인식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간 나는 자꾸만 쌀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아침, 가지고 간 감기약을 먹었다. FTV의 유상호 PD에게 물었다. “어제 저녁에 안 추웠어요?”“아~ 추웠어요, 정 선생님! 여기 아프리카 적도 맞아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는 해발 1700m 고지에 위치하고 있어 낮은 더워도 밤에는 한국의 가을 날씨처럼 쌀쌀했다. 킬로만자로가 설산으로 남아있는 이유를 알았다. 적도의 사바나기후로 인해 우기의 국지성 폭우는 해발이 높은 고산지역의 기온을 더욱 내려가게 하는 것이다.
나이로비 시내를 스케치하면서 또 한 번 놀랐다. 고층빌딩 숲과 수많은 인파, 잘 꾸며진 도심공원, 맑은 모습의 흑인들… 아프리카에 대한 필자의 선입견이 하나씩 무너지고 있었다.

 

70년 묵은 배스 찾아 나이바샤 호수로

 

 

다음날 배스낚시를 위해 나이바샤 호수로 향했다. 나이로비에서 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 나이바샤 꽃 재배 농장 지역을 지나 피셔맨 캠프(Fisherman camp)에 도착했다. 해발 1884m에 위치한 나이바샤 호수는 롱고노트 화산이 폭발할 때 생긴 호수로 케냐 국립공원 관리였던 조이 애럴스 부부의 수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Bon free(야생의 엘리)’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1930년에 낚시꾼들이 미국 남부에서 라지마우스배스를 가방 20개에 넣어 가지고 와서 이곳 나이바샤 호수에 이식시켰다고 한다.
이 호수에 배스가 들어간 지 약 70년, 잘하면 배스 세계 기록을 낚을지도 모르겠다. 낚시가이드 제임스의 안내로 호수 안에 있는 섬, 크레센트 아일랜드(Crescent Island)에 도착했다. 펜슬베이트와 포퍼, 프롭베이트 등을 번갈아가며 탑워터 낚시를 했으나 반응이 없다. 다시 스피너 베이트로 교체하고 탐색을 시작했으나 마찬가지다. 두 번째 포인트로 이동했다. 수초가 잘 발달한 늪지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역시 입질이 없다. 제임스도 왜 그런지 명확한 답을 주지 못했다.
보트로 약 20분을 달렸을까? 수초와 갈대지역이 나왔다. 제임스 말로는 최고 포인트로 가기 위해서는 이 지역을 통과해야 된다고 했다. 가는 도중 수초가 프로펠러에 계속 감기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고 설상가상으로 제임스가 길을 잃어버렸다. 보트 위에서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늪의 끝이 안보였다. 제임스는 아예 옷을 벗고 물에 들어가 보트를 밀고 당기면서 수초를 헤집고 나갔다. 몇 시간을 그렇게 헤매고 다닌 끝에 드디어 길을 찾았다. “아~ 이제 살았다!”
여기가 하마 서식지라서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케냐에서는 악어보다 하마에게 물려 희생된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한다. 보트가 수초 사이로 나있는 길을 따라 서서히 진행할 때 배 옆으로 하마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제임스는 ‘이틀 동안 비가 많이 와서 온도가 많이 내려갔다’고 말한다. 그래서 혹시나 깊은 수심에 배스들이 있을까 하여 깊은 곳을 탐색해보았으나 역시 실패. 허탈하게 돌아오는 길, 나이샤바가 멀어질수록 눈물이 핑 돌았다. 아~ 언제 또 이곳에 오나. 기약이 없다. “그냥 한 마리쯤 나와주지!”
나이로비 숙소로 돌아온 나는 내내 마음이 편치 못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 나이바샤 호수의 배스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남획과 호수 주변의 꽃 농장에서 흘려보내는 오폐수 때문이란다. 그나마 다행히 케냐 정부에서 꽃 재배 농장들의 폐수처리 규정을 엄하게 제정하고 수시로 감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다녀본 바로는 배스를 식용으로 먹는 나라들은 배스의 개체수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었다. 필리핀과 중국,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이 그랬고 이곳 케냐도 그랬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나꾸르 호수.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무대다.

 

 

나꾸르 호수의 물소와 홍학(좌)와 나이로비 기린박물관에서 기린에게 입으로 먹이를 주고 있는 필자.

 

 

타나강의 초대형 장어에 도전하다

 

 

필자의 마음을 알았는지 송익수 목사님이 다른 장소를 소개했다. 나이로비에서 약 30분 거리의 야산 계곡에 있는 작은 저수지였다. 상류는 연밭이고 수초가 저수지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여기서 스피너베이트로 입질을 받았으나 정체불명의 녀석이 수초를 휘감고 말았다. 이럴 수가…! 놓칠 수 없었다. 한국에서 가물치낚시로 익힌 수단을 모조리 동원하여 드디어 놈을 수초 속에서 끌어냈다. 35cm 정도 되는 작은 배스였다. 하지만 나는 감격에 겨워 카메라 앞에서 소리쳤다. “자~ 케냐에서 첫 배스를 낚았습니다. 나에게 또 한 나라의 배스 기록이 올라가는 순간입니다.” 벅찬 가슴을 주체 못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요즘 들어 나이 오십이 넘어가면서 왜 이리 눈물이 많아졌는지… 낚시란 이런 것이 아닐까. 내 인생의 희로애락과 같이 울고 웃는 고뇌와 환희… 뭐 그런 것.
다음날 장어낚시를 위해 마징가댐 상류의 타나강으로 향했다. 사실 필자가 이곳으로 오게 된 동기는 한 장의 거대한 장어 사진 때문이었다. 인터넷에서 발견한 케냐에서 낚인 초대형 장어의 꿈틀대는 듯한 사진.
타나강의 어부 조스팟을 만났다. 조스팟은 여기서 80kg 장어를 낚았다고 자랑했다. 믿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 조스팟의 안내로 개미와 지렁이를 미끼로 꿰어 낚시를 시작했다. 한 10분 지났을까. 드디어 초릿대에 어신이 왔다. 낚싯대를 힘차게 들어 올려 릴을 감았다. 수면위로 올라온 고기는 아프리카 머드피쉬라는 메기였다. 이후 작은 메기만 몇 마리 낚고는 자리를 이동했다.

 

 

  빅토리아호수로 가는 길에 발견한 작은 웅덩이. 현지민들이 우물 대신 사용하고 있다.

 

 

 

  “케냐 배스를 드디어 낚았습니다.” 나이로비 인근의 작은 저수지에서 낚아낸 35cm급 배스.

 

 

이번엔 타나강 상류에 있는 두 개의 폭포 밑에서 낚시를 했다. 조스팟의 말로는 최고의 대물터라는데 지금은 폭우로 강물이 불어 조금 힘들지만 그래도 여기가 대물을 낚기 위해서는 최고의 장소라는 것이다. 조스팟은 필자에게 폭포 중앙이 아닌 바로 발밑에 미끼를 던지라고 한다. 불어난 물 때문에 장어가 연안으로 나와 있다는 것이다. 지렁이를 끼워 던져놓고는 시간과의 지루한 싸움을 시작했다. 1시간 정도 흘렀을까. 낚싯대 끝에 약한 흔들림이 왔다. 필자와 조스팟은 긴장했다. 서서히 강도가 심해지고 필자가 낚싯대를 들어 올리려는 순간 조스팟이 옆에서 손바닥으로 조금만 더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내왔다. 드디어 라인을 차고 나갔다. 낚싯대를 힘차게 들어 올렸다. 순간 파워는 대단했다. 그러나 이내 힘이 빠져버렸다. 수면위로 올라오는 고기는 메기(아프리카 머드피시)였다. 실망, 허탈… ‘아~ 낚싯대 들고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지친 몸으로 나이로비로 돌아온 필자는 다음날 케냐 최고의 낚시어종인 나일퍼치를 만나기 위해 빅토리아 호수로 향했다.

 

 

남한 면적의 두 배가 넘는 빅토리아 호수

 

 

나이로비에서 자동차로 8시간, 빅토리아 호수는 호수가 아니라 바다였다.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의 세 나라에 접해 있는 이 호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이자 나일강의 발원지다. 호수의 면적이 남한 면적의 2.4배, 최고 수심이 120m에 달한다. 무엇보다 이 호수에는 최대 2m, 200kg까지 자라는 나일퍼치가 서식한다. 낚시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었을 물고기… 녀석을 만날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다음날 아침 현지 가이드를 만나 잠시 마을 어판장으로 향했다. 어판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어부들이 잡은 나일퍼치를 수매하고 있었다. 그중 한 어부가 잡아온 나일퍼치는 16kg이나 되었다. ‘저런 걸 낚아야지.’ 뜨거운 욕망이 솟아올랐다.
빅토리아 호수 안에는 수십 개의 섬이 있는데 그중 케냐 영토에 있는 몇 개의 섬 중 한 곳으로 이동했다. 보트로 약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크고 작은 바위와 돌무덤이 잘 발달된 곳이었다. 섬 주위를 돌면서 포퍼와 펜슬, 미노우, 바이브레이션 순으로 공략했다. 정말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간간이 옆에서 송 목사가 스푼으로 시크리드를 잡곤 했다. 약 한 시간 후 물속에서 뭔가 물고 늘어졌지만 너무 급하게 챔질했고 그만 터지고 말았다. 낚싯대로 전해오는 느낌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아까웠다.
저녁을 먹으면서 가이드와 상의한 끝에 내일은 생미끼낚시를 하기로 결정했다. 다음날은 다른 섬으로 이동했고 작은 개미를 바늘에 꿰어 풍선찌를 달아 수심 2m를 공략했다. 그러나 또 실패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철수하면서 그저 웃음만 나왔다. 갑자기 두려움이 다가왔다. 이러다 허송세월만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 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담당PD에게 말했다.
“유PD님 철수합시다. 내가 낚시를 하면서 이렇게 무력하고 두려워보기는 처음입니다. 지금 심정으로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필자의 말에 유상호PD는 당황하면서 말했다.
“출연자가 낚시를 못하겠다는데 할 수 없지요 뭐… 빨리 철수합시다.”

 

   마사이족 부락이 있는 마사이마로로 가는 국도. 적도의 땅을 걸으며 인간이 존재하는 의미를 생각했다.

 

 

우리는 조기 철수를 결정하고 나이로비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필자의 마음속엔 항상 빅토리아 호수가 있었고 잠자리에도 빅토리아 호수가 있었다. 더욱 놀란 것은 꿈속에서 필자가 빅토리아 호수를 보는 게 아니고 빅토리아 호수가 나를 보고 있었다. 며칠 동안 악몽에 시달리다가 유상호PD에게 용기를 내어 말했다.
“유PD님, 우리 빅토리아에 다시 한번 도전하면 안 될까요? 우리 한번 모험해 봅시다.”
나는 며칠을 더 연장하더라도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유상호 PD의 결정은 의외였다.
“정 선생님, 갑시다. 까짓것 다시 한번 도전해 봅시다. 안 되어도 할 수 없고. 이번엔 낚을 수 있을 겁니다.”
다시 찾은 빅토리아 호수. 처음부터 생미끼낚시를 했다. 낚싯대 두 대에 싱싱한 미끼를 갈아 끼우며 긴 시간 속에서 나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필자의 속은 타들어갔다. 결국 오늘도 입질 한번 못 받고 철수했다.
다음날, 필자는 가이드에게 어부들이 작업을 하는 곳으로 데려다달라고 했다. 어부는 싱싱하게 살아있는 개미를 미끼로 갈아주며 가끔 주낙에 걸린 나일퍼치를 배 위로 올렸다. 그런데 낚여 올라온 나일퍼치는 전부 눈이 튀어 나왔고 부레에 공기가 차 있었다. 깊은 곳에서 낚였다는 말이다. 그래서 어부에게 물었다. 지금 미끼가 수심 몇 미터까지 내려가느냐고. 어부 왈 “주낙의 길이는 총 4킬로미터, 바늘 간격은 2미터, 미끼는 수심 20미터까지 내려간다. 그리고 하루에 5마리 정도 잡는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찌를 달아서 2m를 공략할 것이 아니라 처박기낚시를 해야 된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4km 주낙에 하루 5마리 낚인다면 낚싯대로는 하루에 몇 마리나 낚을 수 있을까. 결국 어탐기 없이는 이 넒은 빅토리아 호수에서 한 마리 낚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마사이족 마을. 우측 사진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시내의 호수에서 만난 어린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신의 도움 없이는 낚기 힘든 巨魚들

 

 

결국 나는 포기했다. 빅토리아 호수의 나일퍼치 낚시는 신들이 도와주어야 가능한 것이었다. 그동안 필자는 새로운 어종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낚시를 했지만 이렇게까지 힘 한번 못쓰고 처참하게 돌아서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아마도 이것은 필자의 욕심과 오만함에 자연이 내린 채찍이라 생각한다.                 
케냐가 한때는 세계 나일퍼치 어획량 1위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어획량이 현저히 줄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이곳 어부들의 생활이 많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이곳 촌장이 말했다.
나이로비에서 하루를 쉰 우리는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촬영지 나꾸르 호수와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을 찾았다. 가는 도중 마사이족들을 만났다. 오늘날의 마사이족들은 편리한 현대문화를 받아들이는 대신 그들의 전통 생활문화는 서서히 잊고 있었다. 관광객이 볼 때만 옛 모습으로 잠시 돌아갈 뿐 관광객이 가고 나면 가스로 밥을 해먹는 것이 오늘의 마사이족이었다. TV에서 보던, 소 오줌으로 세수하고 염소의 피를 마시며 척박한 땅에서 생활하는 마사이족은 없었다. 우리는 나이로비로 돌아와 그동안의 여정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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