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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 거제도 갯바위에서 만난 ‘찬찬찬’의 가수 편승엽
2011년 12월 5071 2502

PEOPLE

 

 

거제도 갯바위에서 만난  찬찬찬’의 가수 편승엽

 

 

노래와 낚시는 어릴 때부터 나의 분신

 

 

이기선 기자

 

 

▲ 국민트로트 ‘찬찬찬’으로 스타가 된 가수 편승엽씨.

 

▲ 10년 전부터 바다낚시 사부로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거제도 허영국씨(우)와 함께.

 

▲  바다낚시에 취미를 들이면서 제2의 고향이 된 거제도를 찾은 편승엽씨가 죽도 노랑바위에서 감성돔을 낚아들었다.

 

 

“차디찬 글라스에 빨간 립스틱…” 노래방에서 누구나 한번쯤 불러봤을 국민트로트 ‘찬찬찬’을 부른 가수 편승엽. 그는 열렬 낚시인이다. 나는 편승엽씨를 지난 9월 24일 인천 소청도에서 열린 옹진군수배바다낚시대회에서 처음 만났다. 낚시대회에 선수로 참가한 그와 우연히 한 방을 쓰게 되었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릴 때부터 낚시를 즐겨온 낚시마니아란 걸 알았다.
기회가 되면 꼭 함께 낚시를 가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진 지 보름쯤 지난 10월 17일, 편승엽씨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거제도 지세포바다낚시 허영국 사장이 바다낚시 사부인데 요즘 해금강에서 감성돔이 잘 나온다고 하니 같이 가자”는 것이었다. 18일 오후 6시 안산시 고잔동에서 편승엽씨를 만나 그의 차를 함께 타고 거제도로 출발했다. 거제도까지 가는 4시간 동안 나는 가수이자 낚시꾼인 편승엽을 인터뷰했다.


편승엽 하면 ‘찬찬찬’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찬찬찬이 히트를 쳤던 당시의 인기가 어떤 정도였습니까?
“그땐 정말 대단했지요. 93년 가을에 찬찬찬을 내놓았는데 94년 봄에 히트를 했어요. 정말 눈을 떠보니 어느 날 아침 트로트의 황제가 되어 있더라고요. 초등학생부터 직장인, 주부에 이르기까지 찬찬찬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몇 년 동안 트로트부문 애창곡 1위였고, 전국에 찬찬찬이라는 이름의 노래방도 많이 생겼어요. 또 선거에서 로고송으로도 많이 불려 한때 돈도 많이 벌었지요. 1995년에는 찬찬찬 때문에 MBC 10대 가수상까지 탔어요.”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인기가 쇠락했을 텐데, 어떻습니까? 근황이 궁금합니다.
“요즘도 찬찬찬 덕분에 지방에서 많이 불러줘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지방에서는 인기가 많나 봅니다. 며칠 전에는 지방 공연이 겹쳐서 하루에 비행기를 네 번씩이나 갈아탄 적도 있어요. 그래서 좋아하는 낚시를 자주 못가는 편이지요. 특히 며칠씩 걸리는 추자도나 가거도 같은 원도권은 꼭 한번 가고 싶은데 아직 꿈만 꾸고 있으니 정말 아쉽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아이들이 다섯이나 되고, 막내가 아직도 초등학교 2학년이니 많이 벌어야 해요. 하하하.”       
자녀들이 많네요?
“제가 이대 독자라서 저는 아이를 많이 낳았지요. 그러나 딸이 넷이고 아들은 하나입니다. 제일 큰 딸은 스물다섯으로 대학 졸업 후 회사를 다니고 있고 둘째와 셋째는 이란성 쌍둥이인데, 둘 중 큰 녀석이 아들입니다. 넷째와 다섯째는 초등학교 4학년, 2학년입니다.”

 

1994년 봄 찬찬찬 공전의 히트
 
가수 편승엽은 1958년 8월 14일 경기도 시흥에서 건설업을 하던 편무철씨와 이춘자씨의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오류중학교와 마포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진학할 78년에 부친의 사업이 기울면서 그도 막노동판에 나가 등짐을 져야 했다.
편승엽은 가수가 꿈이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잘했다. 동네 어르신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 용돈을 타기도 했고 중학교 때에는 콩쿠르에 나가 상도 탔다. 성인이 되어 사업을 하던 그는 주변의 권유와 아버지의 전폭적인 후원에 힘입어 전업가수에 도전했고 1991년 데뷔앨범인 ‘서울 민들레’를 내놓았다. 그러나 편승엽의 노래는 방송 한번 타지 못하는 실패를 맛봐야 했다.
좌절감을 딛고 새로운 음반을 만들어 재도전을 준비할 즈음 선배가수인 김수희를 만나게 되고, 그의 도움으로 1993년 김병걸 작사, 이호섭 작곡의 ‘찬찬찬’을 발표하게 된다. 이 노래가 방송을 타기 시작하면서 이듬해 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게 된다. 원래 곡목은 ‘카페연가’ 였으나 김수희의 제안으로 찬찬찬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찬찬찬 메들리 테이프가 ‘리어카 음반’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사람들에게 편승엽이라고 소개하면 몰라도 찬찬찬을 부른 가수라면 눈을 크게 뜨고 다시 보게 되었다고. 1995년에는 드디어 10대 가수상에 뽑혀 가요계 정상에 오르게 되었다.

 

낚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습니까?
“아버지가 낚시를 무척 좋아하셨어요. 중학교 1학년 땐가 아버지가 단골로 다니시던 집 근처 물왕리저수지로 따라갔다가 낚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붕어를 잡아오시면 나는 그때마다 어머니가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붕어 손질은 제가 도맡아 했는데, 어머니가 낚시를 못하게 하셨으면서도 붕어요리는 잘 해주었어요. 요리를 정말 잘하셨거든요”
낚시의 어떤 면이 좋습니까?
“낚시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아버지 사업이 실패해서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참 힘들게 살 때도, 무명의 가수로 힘들었을 때도 유일한 취미였던 낚시가 정말 많은 힘이 되어 주었지요. 주변의 지인들이 얼마나 큰 고기를 잡아봤냐고 자주 물어보는데 저는 큰 걸 낚는 것보다 낚시 자체가 좋습니다. 찌만 바라보고 있으면 온갖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사람이 많은 유료낚시터보다 사람이 잘 찾지 않는 자연낚시터를 자주 갑니다. 또 요즘 유행하는 대물낚시는 별로 해본 적이 없어요. 머리를 식히기 위해 저수지를 찾는데 찌를 열 개씩 띄워놓으면 어떻게 다 쳐다봅니까? 눈이 아파서 못 볼 것 같아요.”       
주로 어떤 낚시를 즐깁니까?
“중층낚시와 플라이낚시만 빼놓고 다 좋아합니다. 중층낚시는 어신이 너무 예민해서 눈이 아파 딱 한 번 해보고 접었습니다. 플라이낚시는 캐스팅이 너무 어려워 보여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주로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를 좋아하고 루어낚시, 생활낚시 뭐 가리지 않고 시즌에 맞춰 즐기는 편입니다. 방 한 개는 온갖 낚시용품으로 가득 차 있죠. 그러나 역시 붕어낚시가 내 체질에 가장 맞는 것 같아요. 바다낚시는 너무 멀어 자주 가기가 어렵거든요. 대신 손맛을 보러 대부도에 있는 바다유료낚시터를 가끔씩 들르는 편이예요.” 
거제도의 허영국씨가 바다낚시 사부라고 했는데, 어떻게 알게 됐습니까?
“10년 전인가? 후배 조용삼(한국프로낚시연맹 서울지부 회원)이 바다낚시를 배우라며 거제도 지세포에 있는 바다낚시 허영국 사장님을 소개시켜주었어요. 그때부터 시간만 나면 거제도를 다녔는데, 몇 달에 겨우 한두 번 가는 정도여서 배운 내용을 번번이 까먹어서 갈 때마다 다시 배워야 했어요. 두 달 전에 안경섬을 다녀왔는데 긴꼬리벵에돔 낚시가 손맛도 좋고 꽤 재미가 있더군요.”
연예인 중에서 같이 다니시는 분이 있나요? 
“옛날에는 이하늘, 염경환과 낚시를 간 적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혼자 다니는 편이예요. 제가 술을 워낙 좋아해 누구와 어울려 다니면 꼭 술을 먹게 되고 낚시를 하는데 지장을 받기 때문에 혼자 다니게 되더군요.”   
낚시 외에 즐기는 취미가 있습니까?
“골프도 몇 번 쳐봤는데 소질이 없는 것 같아 일찌감치 그만뒀어요. 낚시를 가지 않을 땐  산을 오릅니다. 학교 다닐 땐 핸드볼 선수를 했고 태권도도 좀 했습니다. 젊었을 땐 180센티에 80킬로그램이었으니 체격이 좋은 편이었지요. 공 차는 것도 좋아해 연예인으로 결성된 회오리축구단에서 주전선수로도 활약했었습니다. 그리고 한때는 사진 촬영에 미쳐 전국을 떠돌아다니기도 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낚시만 즐기니 낚시만한 게 없나 봅니다. 하하하.”
단골 낚시터가 있습니까?
“충북 음성군 감곡면에 있는 감곡지를 가끔 갑니다. 이곳은 주로 떡붕어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나는 잔교 위의 떡붕어꾼들 사이에 앉아 바닥낚시를 합니다. 수심이 워낙 깊어 3.6칸대 이상을 사용해야 낚시를 할 수 있는데, 꾸물꾸물 찌를 끝까지 다 올려줄 만큼 찌올림이 좋고, 월척 전후의 토종붕어가 깊은 수심에서 올라오니 손맛도 최곱니다.”       
작년에 HDF 필드스탭으로 임명되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제가 낚시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 곳에서 스탭 제의가 들어왔어요. 그러나 바다낚시를 제대로 할 줄도 모르고 또 연예인이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 것도 좀 우습잖아요. 그래서 거절했었는데, HDF 필드스탭 제의는 지인을 통해 들어와서 승낙하게 된 겁니다. 그러나 낚시용품을 받고도 자주 참석하지 못해 정연화 사장님에게 늘 미안했습니다. 이번에 제 사진을 크게 내주신다면 체면이 좀 서겠는데, 내일 열심히 해서 쓸 만한 감성돔을 잡으면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이번 주말에 남해군에서 주최하는 바다낚시대회에도 가신다고 들었습니다. 낚시대회에 참석해달라는 제의가 많이 들어오나 봅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양해를 구해 거절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남해군수님과는 워낙 절친이어서 가끔 참석하는 편이고, 또 한국프로낚시연맹에는 박재홍 회장을 후배 소개로 알게 되어 가까워지다 보니 반강제로 연맹에 가입되어 간혹 참석하는 정도입니다.”

 

“단골 바다낚시터인 거제도는 제2의 고향”

 

거제시 동부면 가배리 함박금 마을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었다. 가자피싱랜드 이창욱 사장이 소개해준 펜션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 5시경 일어나 낚싯배를 타고 죽도 노랑바위로 향했다. 노랑바위는 고래여, 검등여와 함께 죽도의 감성돔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최근 조황이 제일 좋아 허영국 사장이 하루 먼저 들어가 포인트를 잡아놓고 있었다. 허영국 사장은 10년 넘게 운영해온 낚시점을 접고 지금은 고현시내에서 부인과 함께 애완견용품샵을 운영하고 있다. 편승엽씨는 허영국 사장을 형님이라고 불렀고 허영국 사장은 아우님이라고 존칭을 썼다.
“편승엽씨와 인연은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바쁜 가운데에서도 거제도를 잊지 않고 찾아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형님에게 늘 혼나요. 낚시 못한다고요. 그래도 내려올 때마다 꼭 나와 함께 출조를 해주시고 한 가지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하시는 모습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형님과의 인연 때문에 거제도가 마치 제2의 고향처럼 생각됩니다.”
아침 갯바위에 내리자마자 초들물이 시작되었는데, 허영국 사장이 제일 먼저 입질을 받아 떠오르는 해를 배경으로 낚싯대가 반원을 그렸다. 편승엽씨가 엄지를 치켜들었다.
“형님 실력은 역시 최곱니다 최고!”
“오랜만에 왔는데 아우님도 손맛을 봐야지. 수심 14미터를 주고 20미터 전방으로 던져 흘려보시게나.”
노랑바위는 자리가 넓어 여러 명이 내릴 수 있으나 바깥쪽으로는 어장줄이 여러 개 쳐져 있어 맞은편의 고래여만 보고 낚시해야 한다. 그래서 세 사람이 올라서면 딱 알맞다. 노랑바위와 고래여 사이는 큰 만으로 이뤄져 있는데, 들물과 썰물에 상관없이 모두 입질을 받을 수 있다. 1.5호 어신찌와 수중찌를 채워 공략하던 편승엽씨도 이내 입질을 받았다.
“형님, 저한테도 왔어요 왔어. 제법 쓸 만한 씨알 같은데요.”
이날 죽도 노랑바위에서는 들물에 모두 여섯 마리의 감성돔이 낚였는데, 허영국 사장이 네 마리, 편승엽씨와 서상원씨가 각각 한 마리씩 낚았다.
오후 1시 갯바위에서 철수하여 동부면소재지에서 해물된장으로 점심을 먹은 뒤 고현에 있는 허영국 사장의 애완견샵으로 갔다. 이 가게의 단골손님들이 편승엽씨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아줌마 팬들에게 일일이 악수하고 사인까지 해주는 편승엽. 찬찬찬을 발표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는 여전히 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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