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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인의 이중생활 캠핑마니아 설대권씨
2013년 03월 2970 3560

낚시인의 이중생활

 

캠핑마니아 설대권

 

서성모 기자 blog.naver.com/mofisher

 

서울도시철도공사에 근무하는 설대권씨는 낚시와 캠핑을 함께 즐기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가족과 함께 캠핑장을 찾고 낚시를 가서도 텐트를 치고 캠핑의 오붓한 멋을 살리려 노력한다.
   

 ▲텐트 안 오일랜턴의 불빛을 조절하고 있는 설대권씨. 한 달에 한 번 이상 캠핑을 즐기는 마니아다. 요즘은 캠핑 장비 중 빈티지 랜턴에 푹 빠져 있는데 사진의 오일랜턴은 1965년산 패트로막스 500CP로서 밝고 은은한 빛이 여유와 행복이라는 캠핑의 이미지와 어울려 콜렉팅하고 있다고. 랜턴 동호회인 러브랜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설대권씨는 낚시춘추에 2년 6개월 동안 ‘붕어꾼 설대권의 낚시터 현장요리’라는 코너를 연재한 바 있다. 양식집 요리사 출신인 설대권씨가 캠핑을 즐기면서 다진 요리 실력을 소개한 것인데 실속 있고 영양가 만점이어서 그의 연재분을 따로 스크랩해서 다니는 독자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캠핑을 즐기는 기자로서는 설대권씨가 캠핑을 즐기는 낚시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전부터 함께 떠나보고 싶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캠핑의 꽃이라고 불리는 겨울캠핑에 동행하게 되었다.
겨울캠핑은 텐트만 있으면 되는 봄가을 캠핑과 달리 준비할 것이 많다. 방한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텐트부터 침낭에 이르기까지 따로 준비해야 한다. 또 난로를 피우기 때문에 텐트엔 연통을 세워야 한다. 눈 오는 밤, 연기가 폴폴 나는 겨울캠핑의 정취를 직접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 가슴이 설랬다.

 

텐트 속에 난로 피우고 연통도 세우고

 

전국에 한파주의보가 떨어진 1월 25일,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의 반디오토캠핑장에서 가족과 함께 온 설대권씨를 만났다. 그가 몰고 온 스타렉스에 실린 대단한 캠핑 짐을 보고 놀라고 말았다. 5명의 가족이 탄 차 좌석 뒤엔 빈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캠핑 장비가 빽빽했다. 
설대권씨는 “겨울캠핑은 추위를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인데 난로란 아이템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난로가 들어갈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의 텐트가 있어야 하고 침낭은 오리털 충전량이 많은 동계용을 따로 마련해야 되는데 그러다 보니 짐이 만만치 않아요”하고 말했다.
설대권씨가 능숙한 솜씨로 텐트를 설치하고 있을 동안 부인 강보경씨와 예빈, 예진 자매와 막내 유찬이는 캠핑가구들을 조립했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인 예빈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엄마아빠를 따라 캠핑을 즐겨왔다는데 야전침대와 테이블을 조립해서 텐트 안으로 옮겨 배치하는 동작이 능숙하다. 
설대권씨 가족의 텐트는 잠자리용 텐트(이너텐트)가 또 들어가는 거실형(리빙쉘) 텐트였는데 텐트를 하나 더 연결해 이너텐트 대신 야전침대를 사용할 공간을 만들었다. 야전침대를 나란히 놓고 그 위에 대형 에어 매트리스를 얹어서 4인용 침대를 만들었다. 전기장판을 깔고 두터운 오리털 침낭을 덮은 뒤 전원을 끌어와 전기장판과 연결하니 침대는 금방 뜨끈뜨끈해졌다.
하이라이트는 난로였다. 설대권씨는 여행용 가방 크기의 난로를 들고 와서 텐트 입구에 설치했다. 펠렛(톱밥을 응축해 만든 땔감)을 원료로 사용하는 난로였다. 예전엔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화목(火木)난로가 주로 쓰였지만 2~3시간에 한 번씩 나무를 넣어줘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요즘은 한 번에 6시간 이상 쓸 수 있는 펠렛난로를 많이 쓴다고 한다. 텐트 밖에 연통을 세우고 불을 붙이자 연기는 텐트 밖의 연통으로 흘러나갔다. 
이윽고 어둠이 내려앉았다. 랜턴에 불을 켜자 텐트 안은 은은한 랜턴 불빛이 난로의 훈훈함과 어우러졌다. 설대권씨 부부는 텐트 안에서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들은 침낭 속으로 들어가 장난을 친다. 텐트 밖은 영하 10도를 밑돌고 있었지만 텐트 안은 딴 세상이었다. 

 

입문 시절, 자동텐트 샀다가 비바람에 혼쭐

 

설대권씨가 캠핑에 입문한 시기는 2007년이다. 38살에 캠핑을 시작한 셈이다. 여름 바캉스 때 가족과 텐트를 치고 야외에서 보내기로 마음먹은 그는 인터넷을 뒤져 자동텐트를 구입하고 코펠과 버너 등을 챙겨서 충남 태안 몽산포해수욕장을 찾았다. 자동텐트는 설치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해수욕을 즐기고 텐트에서 잠자리에 든 다섯 명의 가족은 한밤중에 날벼락을 맞았다.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비바람에 텐트가 무너져 가족이 모두 깔리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너무 놀란 설대권씨는 아이들을 황급히 차로 대피시키고 짐을 정리해 집으로 돌아왔고, 곧바로 제대로 된 텐트 구입에 나섰다.
“휴가 가서 크게 혼이 난 뒤로는 가족의 안전과 휴식을 위해 캠핑장비는 돈이 들더라도 튼튼하고 좋은 것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손이 많이 가지만 튼튼한 폴대형 텐트를 구입했다. 의자, 테이블, 매트도 추가로 구입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캠핑에 빠져들게 됐다. 이때부터 그는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가족과 함께 캠핑을 떠났다. 처음엔 캠핑에 자신이 없어 전기와 식수, 화장실이 갖춰져 있는 오토캠핑장을 주로 찾았지만 캠핑에 자신이 붙자 자신이 즐기는 낚시터를 찾아 낚시캠핑을 즐겼다. 낚시캠핑은 캠핑의 오붓한 멋을 즐기면서 물고기를 잡는 생동감이 있어서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
가족과 떨어져서 동료 낚시인과 출조할 때는 캠핑 때 사용했던 타프나 테이블, 스토브를 들고 갔다. 당시만 해도 돗자리를 깔고 앉는 정도였던 낚시터 식사 자리에 설대권씨가 타프를 치고 테이블을 준비하자 낚시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한다.
자동텐트로 시작한 캠핑은 폴대형 텐트를 거쳐 거실형 텐트, 티피(tepee, 인디언이 썼던 원추형 텐트)로 업그레이드됐다. 거실형 텐트는 말 그대로 주거공간을 겸한 텐트로서 식사도 하고 잠도 잘 수 있는 곳이다.

 

좌)경기 파주 반디오토캠핑장에 설치한 설대권씨 가족의 겨울캠핑 사이트. 랜턴이 텐트 입구를 밝히고 있고 높이 세운 연통에선 연기가 폴폴 흘러 나와 정겨운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우)야전침대로 만든 4인용 침대와 테이블, 주방도구가 배치된 텐트 안의 모습.

 

캠핑은 가족이 함께 추억을 나누는 레저

 

큰 딸 예빈이는 잊을 수 없었던 캠핑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충청북도의 어느 캠핑장이었어요. 삼박사일 일정으로 캠핑을 떠났는데 마지막 날에 큰 비가 내렸어요. 장비를 텐트 안으로 옮기고 하던 중에 아빠가 차 키를 잃어버린 거에요. 다음날 온 식구가 국그릇으로 땅을 파헤치면서 겨우 차 키를 찾았어요. 차 키를 찾지 못해 집에 오지 못할까봐 겁이 났었어요.”
설대권씨의 캠핑 스토리는 곧 가족의 여행 스토리였다. 설대권씨는 캠핑 장비를 구입할 때 그 장비를 사용해서 즐거워 할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캠핑 장비를 마련하는 데 부인이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액수가 큰 장비는 아내의 허락 없이는 살 수 없지만 꼭 필요한 장비라서 아내에게 사야 한다고 하면 승낙해주죠. 아내도 함께 캠핑을 즐기니까 비싸다고 반대하기보다는 필요하면 구입한다는 쪽입니다. 부부가 함께 캠핑을 즐기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밤이 깊었다. 부부가 아이들의 잠자리를 돌봐주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캠핑은 가족과 함께 하는 레저란 생각이 들었다.
“붕어낚시를 즐기면서 물가에서 바라보는 자연과 동화되는 것처럼, 캠핑도 가족이 자연 속에서 함께 보금자리를 마련하며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가족과의 관계가 서먹서먹하다고 느껴지신다면 캠핑을 해보세요.” 설대권씨가 말했다.
많은 캠핑장비에 낚시장비까지 보관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정리 보관하는가?
낚시 짐은 낚시 장르에 따라 필요한 것만 가져가지만 캠핑은 웬만한 장비들은 다 가져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캠핑용 차량으로 스타렉스를 한 대 더 구입해서 거기에 대부분의 캠핑 장비를 넣어두고 캠핑 갈 때는 스타렉스를 몰고 나간다. 캠핑 트레일러만 따로 장만하는 사람도 많다.
캠핑과 낚시를 함께 즐기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
나는 낚시를 가면 자연지를 즐겨 찾지만 그곳엔 화장실이나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저수지를 택하곤 한다. 대표적인 저수지가 음성 원남지인데 캠핑장이 따로 조성되어 있어서 몇 번 가족캠핑을 떠났다. 공원이 조성되어 있지 않은 곳은 별 방법이 없다. 장비를 최소화하고 가족들을 위해 화장실 텐트를 만들기도 한다. 내가 좀 불편하면 가족이 편하게 지낸다는 생각으로 낚시 시간을 줄여서 봉사한다. 

 

 좌)설대권씨 부부가 난로 앞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우)텐트 안의 설대권씨 가족. 좌로부터 부인 강보경씨와 큰딸 예빈이, 막내 유찬이, 설대권씨와 둘째 예진이.

 

 

 


 


설대권씨의 캠핑 장비 리스트

 

사계절용과 동계용으로 나눠보면 사계절용은 600만원대, 이를 포함해 동계용 장비까지 합하면 800만원대에 이른다. 괄호 안은 가격으로서 만원 단위.
●사계절용 버팔로 리빙쉘텐트(55), 버팔로 베스티블텐트(35), 버팔로 타프(40), 버팔로 타프스크린(40), 벨 티피텐트(45), 캠핑툴 에어박스(30), 블랙디어 IGT테이블(50), 더캠프 키친테이블(30), 콜맨 4폴딩테이블(20), 캠핑툴 화로대(20), 더캠프 화로테이블(20), 콜맨 슬림체어의자(20), 트랙커 야전침대(20),  스노픽 코펠(25), 카벨라스 더치오븐(15), 롯지 스칼렛(35), 웨버 바비큐그릴(10), 패트로막스 랜턴(25)
●동계용 혼마난로(40), 알라딘난로(20), 전기장판(10), 열기순환용 보네이도(10) 하이몰 침낭 4개(80) 


 

 


 

 

 

캠핑 입문자를 위한 설대권씨의 조언

 

텐트보다 침낭에 더 투자하세요 

 

캠핑장비를 처음 구입하면 구입 품목이 생각보다 많아 놀라게 된다. 예산은 정해져 있고 사야할 물건은 많다 보니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줄 알아야 한다. 텐트는 돈이 가장 많이 드는 장비인데, 텐트보다는 침낭에 좀 더 많은 예산 배분을 해야 한다.
입문자라면 결국 봄가을용 캠핑을 즐기게 되는데 새벽 추위가 만만치 않다. 부실한 텐트에선 잘 수 있어도 부실한 침낭을 덮고는 자기 힘들다. 가족 수대로 침낭을 마련하자면 생각보다 많은 예산이 지출되는데 한 번 사면 오래 써야 하므로 처음부터 좋은 제품을 사는 게 좋다는 것이다.
반면 텐트는 캠핑 경험에 따라 선호도나 취향이 점차 바뀌게 되므로 몇 차례 업그레이드나 장비 변경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처음부터 백만원이 넘는 거실형 텐트를 사지 말고 튼튼한 구조의 잠자리용 텐트부터 구입하는 게 좋다. 거실형 텐트는 나중에 필요하면 구입하고 처음 구입한 텐트는 중고로 팔거나 서브텐트로 갖고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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