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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인의 이중생활 할리데이비슨 바이크 매니아 박승규씨
2013년 04월 6272 3591

낚시인의 이중생활

 

할리데이비슨 바이크 매니아 박승규


서울 낚시인 박승규씨는 바이크 매니아다. 그가 타는 바이크는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CVO라는 모델인데, 할리데이비슨사의 제품 중 최상위 기종이다. 그는 낚시를 갈 수 없는 주말이면 바이크를 타고 전국을 누빈다.

 

▲할리데이비슨사의 로드킹을 타고 라이딩을 즐기는 박승규씨. 2008년 여름 무렵 할리데이비슨 동호회 회원들과 유명산을 찾았을 때 촬영한 사진이다.


1950년생인 박승규씨는 예순셋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다양한 취미를 즐긴다. 낚시 외에도 등산, 골프, 바이크(모터사이클)가 그가 자주 즐기는 취미들이다. 그 중에서 우선순위는 낚시와 바이크다. 박승규씨는 그 이유를 ‘자연에 가장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취미이기 때문’이라고 말 한다. 같은 이유로 등산도 좋아하지만 우선순위에서는 약간 밀려나 있다고.
박승규씨는 낚시 경력도 탄탄하다. 여러 낚시 장르 중 갯바위 구멍찌낚시를 선호한다. 국내 갯바위는 물론 일본 남녀군도와 대마도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구멍찌낚시에 심취한 것은 1998년부터다. 군산 군장산업단지에서 대건과 하이프라 두 회사를 직접 운영할 때다. IMF로 회사에 위기가 닥치자 직접 군산으로 내려가 경영을 진두지휘했다. 외환위기 때라 골프를 치는 것조차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을 때여서 새로운 취미를 찾던 중 감성돔낚시를 접하게 됐는데, 당시 군산의 김용선, 조재용, 황민씨 같은 걸출한 테크니션들과 낚시를 다닌 덕분에 탄탄한 기본기를 쌓을 수 있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제주도를 자주 찾았다. 군산에서 알게 된 황민씨가 제주도 도남낚시에서 가이드로 활동하자 그를 찾아 제주도를 드나들었고 벵에돔낚시에 심취한 것도 그 즈음이다. 제주 도남낚시 조성호 사장, 제로FG 민병진 회장, 가이드 황민씨 등이 그의 벵에돔낚시 사부들이다. 

 

“바이크 타면 딸 못 준다” 장인 호통

 

박승규씨는 바다낚시보다 바이크를 먼저 알았다. 그가 바이크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4학년 때인 1973년도다. 기아혼다에서 나온 90㏄ 모터사이클이었는데 당시 가격은 약 20만원. 지금 가치로 따지면 600만원쯤의 고가품이었다. 그러나 당시 학군단(ROTC) 소속이던 박씨는 학교 안에서 바이크를 탈 수 없었고 부모님 몰래 장기할부로 덜컥 사긴 했지만  곧 발각돼 몇 달 만에 팔았다.
이후 직장생활을 할 때인 1977년 혼다에서 출시한 250㏄짜리를 샀다가 불과 1년 만에 또 팔았다. 처갓집에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장인이 바이크를 탄다는 사실을 알고는 “계속 오토바이를 타면 딸을 줄 수 없다”고 호통 쳐 눈물을 머금고 정리했다고 한다. 결혼 전 부인 될 김명자씨를 바이크 뒷자리에 태우고 서울에서 대천해수욕장까지 바이크투어를 다녔다고 하니 박승규씨가 얼마나 바이크를 좋아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IMF 후 박승규씨는 군산에 있던 두 회사를 모두 정리하고 상경했다. 그리고 서울 명동과 강남에 소유한 건물들을 임대하여 얻는 수입으로 한가한 생활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바이크 라이프는 다시 발동이 걸렸다. 2002년도에 일본 야마하의 로드스타라는 1300㏄짜리를 3년정도 타다가 정리한 뒤 8년 만에 할리데이비슨사의 로드킹(Road King)을 구입한 것이다.
1580㏄ 엔진이 달린 이 바이크는 할리데이비슨의 최상급 기종으로 차량 가격만 3000만원이 넘고 각종 액세서리와 튜닝 파트를 추가로 달면 40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모델이다. 그 후 로드킹을 후배에게 팔고 지금은 역시 할리데이비슨의 로드글라이드CVO(Road Glide CVO)로 기변했는데 이 모델은 현재 차량 값만 5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모델이다. 역시 튜닝머플러와 각종 튜닝 파트를 추가로 달면 6천만원에 육박한다. 이 바이크는 오디오가 달려있고 고급 자동차에나 달려있는 ABS 브레이크, 크루즈컨트롤도 달려있다. 웬만한 고급 승용차에 달려있는 기능은 모두 갖추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박승규씨는 “아메리칸 스타일 오토바이로 불리는 이런 대배기량 바이크를 타는 라이더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상은 과히 좋지만은 않습니다. 머플러에서 나는 굉음, 단체로 몰려다니며 차량 소통을 방해하거나 과속과 신호위반을 일삼는 라이더들이 일부 있기 때문이죠. 다행히 최근에는 라이더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어요. 동호회마다 자체적으로 질서 정화활동을 벌이면서 과거의 폭주족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늘날 대배기량 바이크는 변호사, CEO, 연예인과 고액 연봉 직장인들이 즐기는 고급 레저라는 이미지가 형성됐다. 특히 최근 KBS ‘남자의 자격’에서 ‘남자 그리고 모터사이클’ 편을 내보낸 후 중년 남성들의 모터사이클 구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대배기량 바이크의 묘미는 직접 타봐야만 이해

박승규씨가 말하는 대배기량 바이크의 묘미는 과연 무엇일까?
“1800㏄ 엔진의 고동치는 배기음과 진동을 온몸으로 느끼며 바람을 가르는 맛은 그 어떤 탈 것에서도 느낄 수 없는 원초적 짜릿함을 선사하죠. 배기량이 크면 그만큼 힘도 좋아 스로틀(액셀)을 당기는 만큼 바이크가 힘차게 튕겨져 나갑니다. 차들을 쉽게 추월할 수도 있고 언덕을 차보다 빠르고 경쾌하게 넘을 수 있어요. 차선대로 얌전하게만 주행할 수밖에 없는 카 드라이브와는 차원이 다르죠.”
낚시와 바이크 중 어떤 게 더 재미있느냐고 묻자 박승규씨는 난해한 질문이라고 했다. 
“둘 다 나름의 재미와 묘미가 있어 어떤 게 낫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간혹 낚시와 골프를 둘 다 즐겨봤지만 역시 낚시가 더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골프 매니아들이 들으면 웃을 얘기입니다. 골프가 낚시보다 재미없다는 사람은 골프가 자신과 맞지 않을 뿐입니다. 바이크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고성능 대배기량 바이크를 처음 탔을 때의 묘미는 생전 처음 감성돔을 걸었을 때의 감동에 비유할 수 있지요. 그 맛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아무리 오래 설명해도 공감하지 못합니다.”
 ▶바이크를 타고 낚시를 가는 경우도 있나요?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차와 달리 주행풍을 바로 맞는데다가 안전을 위해 신경을 바짝 쓰고 달리다 보니 보이지 않게 피로가 쌓이게 되죠. 그래서 낚시를 갈 때는 차를 이용합니다.  
▶할리데이비슨 같은 아메리칸 스타일의 바이크를 즐기는 사람들은 의외로 연령대가 높더군요. 이유는 뭡니까?
-할리데이비슨은 작은 모델도 1천만원을 넘습니다. 그러다보니 젊은 직장인이 선뜻 구입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 자녀들을 시집, 장가보낸 후 모터사이클 세계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에서는 안정된 고위직에 올랐고 자녀들도 모두 출가시키고 나면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 하는 물음표가 그려지게 되는데 그때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종종 봤던 할리데이비슨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죠.
▶대배기량 수입 바이크의 가격대는 어느 정도입니까?
-모터사이클 세계에서 벤츠급으로 인식되는 할리데이비슨의 경우 배기량이 가장 작은 스포스터(883㏄) 시리즈는 1천만 초중반대입니다. 1584㏄ 미들급 모델인 다이나 계열은 2천만원 초중반대죠. 장거리 투어에 좋아 투어러로 불리는 모델들은 2천만원대 후반부터 4천만원까지 다양합니다. 최상급 모델은 6천만원 짜리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일본산 아메리칸 바이크들은 할리데이비슨보다 30% 가량 저렴합니다. 오히려 내구성과 성능은 할리데이비슨을 앞서는 모델들도 있지만 브랜드 가치에서 뒤지다보니 다소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S&T모터스(전 효성기계공업)에서 650㏄와 680㏄짜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가격은 790만원과 890만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구입 방법은 자동차를 살 때와 동일합니다. 일시불로 사도 되고 선수금을 40% 가량 지불하고 나머지는 할부로 구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이크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가족을 둔 가장으로서 사고 위험 때문에 입문을 주저하는 경우는 없나요?
-왜 없겠습니까? 바이크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두 바퀴로 달리는 특성상 바이크는 위험을 안고 태어난 녀석입니다. 그러나 사오십대에 바이크를 시작하는 중장년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조심스럽게 타기 때문에 사고율은 낮은 편입니다. 사고의 대부분은 중고생 폭주족, 신호를 무시하고 과속하는 영업용 바이크들이 일으킵니다. 
▶바이크를 탄다고 하면 부인의 반대가 가장 심하다고 하던데요.
-맞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이 아내입니다. 바이크를 타겠다면 이혼부터 하자는 여자들이 많지요. 그래서 처음엔 부인 몰래 사놓고 타다가 육 개월이나 일 년 뒤에 꼬리가 밟혀 발각되곤 합니다. 그때 계속 탈 것이냐 팔 것이냐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지는데 이때 남편이 이기면 계속 타는 것이고 지면 포기하는 것이죠. 싸움에 져서 포기했다가도 대부분 1년 안에 병이 도져 다시 바이크를 구입하게 됩니다. 내 경우는 아내가 많이 이해해주는 편입니다. 

 

좌)예순셋의 나이에도 멋진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박승규씨. 어떤 취미를 즐기건 간에 그에 맞는 복장을 갖춰 입는 것도 즐거움이라고 말한다. 우상)박승규씨가 현재 타고 있는 로드글라이드CVO. 할리데이비슨사의 최고급 모델로서 오디오, ABS, 크루즈 컨트롤 같은 기능들이 기본으로 달려있다. 우하)박승규씨가 최근 새롭게 출시된 신 모델 바이크를 살펴보고 있다.


 
가장 자유로운 야외레저

연예인이나 유명인사 중에서도 대배기량 바이크를 타는 이들이 많다. 가수 김창완, 영화배우 최민수, 김갑수, 테너 김동규, 전 문화부장관 유인촌, 삼성정밀화학 성인희 사장 등이 바이크 매니아라고. 최근에는 직장인 사이에서 할리데이비슨 붐이 일어 바이크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박승규씨는 대배기량 바이크가 어른들의 장난감치곤 부담스러운 가격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하는 오락기구도 없다고 말했다.
“요트나 경비행기, 패러글라이딩, 스쿠버다이빙은 모두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장소까지 이동해야 하고 날씨의 제약을 많이 받습니다. 낚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바이크는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탈 수 있고 비 오는 날만 빼면 날씨 제약도 받지 않습니다. 어디든 갈 수 있고 주차도 용이합니다. 길이 막혀도 차 사이로 달릴 수 있어 정체로 인한 불편도 없습니다. 투자 대비 효율 면에서 바이크만큼 효율성 높은 취미도 없다고 봅니다.”  
박승규씨는 남들이 만류하는 위험한 취미를 왜 즐기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무슨 취미이건 간에 직접 즐겨보기 전에는 그 세계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바이크가 다소 위험이 따르는 취미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강한 스릴과 묘미가 있습니다. 안전상식만 준수하면 바이크는 어떤 장르보다 매력적인 취미입니다.”     

 



고배기량 바이크를 타려면?

2종 소형면허 별도로 따야, 전문학원도 있어

 

250㏄ 이상의 고배기량 바이크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2종소형 면허를 따야 한다. 자동차 운전면허로는 125㏄ 바이크까지만 운전할 수 있다. 2종소형 면허도 자동차 면허시험처럼 코스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자동차 면허증을 보유하고 있다면 필기시험은 면제). 굴절 코스와 요철 통과 등을 거치는데 코스 연습을 하지 않으면 10년 이상 무면허로 모터사이클을 탔던 사람도 통과하기 어렵다. 코스 연습도 없이 면허시험장을 찾은 경우라면 자동차 실기 시험통과보다 두 배는 더 어렵다고 보면 된다. 자동차운전면허 학원 중 2종소형을 교습하는 곳이 별도로 있으며 교습비는 30만원선. 연습하던 학원에서 자체 시험을 보므로 합격 확률은 매우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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